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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녹화물의 증거법상 의미와 기능」 - 대한변협 대구 1호 형사전문변호사 천주현 박사
첨부 :    2021-05-09 10:42:52 조회 : 2,497

아래 논문은 대한변호사협회 대구 1호 형사전문변호사 천주현 박사의 논문으로써, 대구지방변호사회 회지인 「형평과 정의」 제26집(2011년)에 수록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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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녹화물의 증거법상 의미와 기능 (각주 1)

 

천 주 현 (각주 2)

 

2021. 4. 20 (7).jpg

 

Ⅰ. 序

 

1. 대법원판례와 영상녹화물에 대한 논의

 

가. 영상녹화물의 의의

 

2007년 개정형소법은 과학기술의 발전을 반영하여 영상녹화물에 관한 일련의 규정을 마련하였다.(각주 3) 신형사소송법이 새로이 규정한 영상녹화물은 수사기관이 피의자를 신문하는 과정에서 또는 참고인의 진술을 청취하는 과정에서 그 진술을 영상녹화하여 기록해 놓은 것을 말한다.

 

피의자신문의 경우에 영상녹화는 수사기관의 재량에 의하지만(법244조의2②) 참고인진술청취의 경우에는 참고인의 동의를 얻지 않으면 영상녹화를 할 수 없다(법221조 1항 2문). 형사소송법은 수사기관이 피의자나 참고인의 진술을 영상녹화하여 기록해 놓은 것을 ‘영상녹화물’이라고 표현하고 있다. 수사기관 이외의 사람이 본인이나 다른 사람의 진술을 영상녹화해 놓은 기록물은 영상녹화물에 해당하지 않는다. 형사소송법은 이러한 경우를 가리켜서 별도로 ‘비디오테이프’라는 표현을 사용하고 있다(법292조의3).

 

나. 대법원의 판례변경

 

영상녹화물에 관한 규정의 신설은 최근의 대법원 전원합의체판례와 밀접한 관련을 맺고 있다. 2004년 대법원은 판례변경을 통하여 검사작성 피의자신문조서의 증거능력과 관련한 진정성립의 인정방법을 강화한 바가 있다. 즉 종전에는 간인 및 서명․날인이 자신의 것임을 인정하는 피고인의 진술(소위 형식적 진정성립)이 있으면 그로부터 그 피의자신문조서에 기재된 내용이 진술자의 진술대로 기재된 것(소위 실질적 진정성립)임을 추정하는 것이 판례의 태도이었다. 이에 대해 참고인진술조서의 경우 대법원은 형식적 진정성립 이외에 실질적 진정성립을 독립적으로 인정해야 한다는 입장을 취하고 있었다.(각주 4) 대법원은 2004년의 판례변경을 통하여 검사작성 피의자신문조서에 대해 형식적 진정성립으로부터 실질적 진정성립을 추정하지 아니하고 피고인이 법관 면전에서 실질적 진정성립을 인정하는 진술을 하여야만 그 조서의 진정성립이 인정되는 것으로 판단하였고, 이를 통하여 검사작성 피의자신문조서의 진정성립요건을 크게 강화하였다.

 

다. 영상녹화물에 대한 논의

 

이러한 판례의 태도변화와 관련하여 검찰실무에서는 실질적 진정성립의 증명과 관련하여 검사 면전의 피의자신문과정을 영상녹화하여 이를 증거로 제출하는 방법이 모색되었다.(각주 5) 나아가 새로운 대법원판례를 계기로 피의자신문조서의 작성이라는 번거로움을 배제하고 아예 처음부터 검사 면전의 피의자신문 내용을 영상으로 녹화하여 그 영상녹화물을 증거로 제출하자는 제안도 나오고 있었다. 그리고 이러한 움직임에 대해 찬반 양론이 대립하는 가운데 2007년 신형소법은 이 문제에 대해 절충적 관점에서 입법적 해결책을 제시하였는바 개정 과정에 대해서는 항을 나누어 기술한다.

 

라. 개정과정

 

위와 같이 검사 작성의 피의자신문조서에 관하여 형식적 진정성립이 인정되면 실질적 진정성립이 추정된다는 종전의 대법원판례를 바꾸는 대법원 2004. 12. 16. 선고, 2002도537호 판결이 나옴에 따라 검사 작성의 피의자신문조서의 입지가 크게 좁아지게 되자 이에 자극받은 검찰이 보다 활발하게 형사소송법에 영상녹화물의 도입을 추진하기 시작(각주 6)(각주 7)한 것인바, 결국 우리 형소법에서 영상녹화물에 관한 규정을 신설하게 된 것은 통상 수사의 투명성과 수사과정에서의 인권보장을 목적으로 입법된 다른 나라의 입법례와는 달리 보다 효율적이고 안정적인 수사방법을 찾기 위한 한 방법으로 강구된 결과라고 할 수 있다. 당초 사법개혁추진위원회의 기획추진단에서 2005. 4. 23. 내놓은 최초안에 의하면, 현행법에 비하여 수사기관에서 작성된 진술조서의 증거능력을 기존 형사소송법에서보다 강력히 제한하여 수사기관에서 작성된 피의자신문조서, 참고인진술조서 및 진술서 등에 대하여 모두 원칙적으로 피고인 또는 변호인이 그 내용을 인정하거나 증거사용에 동의한 경우에만 증거능력을 가지도록 하는 한편, 영상녹화물을 처음으로 형사소송법에 도입하여 별개의 규정을 두면서 피의자신문을 녹화한 영상녹화물에 대하여 피의자신문조서에 준하도록 함으로써 피고인이 내용을 부인하면 증거능력을 상실하도록 하였다. 이는 강한 검찰의 반발에 부딪쳐 최종 법무부 개정안에서, 검사 작성의 피의자신문조서는 현행법과 같이 ‘성립의 진정’을 증거능력부여 요건으로 하는 것으로 원상복구 되었고, 대신 영상녹화물에 관하여 보충적인 범위 내에서 독자적인 증거능력을 갖도록 하였으며(개정법 제312조의2), 다른 한편으로는 검사 작성의 피의자신문조서의 ‘성립의 진정’을 인정하는 수단이 될 수 있도록 하였고(개정법 제312조 제2항), 기억을 환기시키기 위한 수단으로 규정하였다(개정법 제318조의2 제2항).

 

2. 수사기관 영상녹화물의 근거규정

 

가. 피의자진술의 영상녹화

 

2007년 신형사소송법은 수사절차의 적법성과 투명성을 보장하고 인권침해를 방지하기 위하여 영상녹화제도를 도입하면서 그 근거규정을 마련하였다. 수사기관은 피의자의 진술을 영상녹화할 수 있다(법244조의2 1항 1문). 이 경우 수사기관은 피의자에게 미리 영상녹화사실을 알려주어야 하며, 조사의 개시부터 종료까지의 전 과정 및 객관적 정황을 영상녹화하여야 한다(동항 2문). 영상녹화가 완료된 때에는 피의자 또는 변호인 앞에서 지체없이 그 원본을 봉인하고 피의자로 하여금 기명날인 또는 서명하게 하여야 한다(법244조의2 2항). 이 경우 피의자 또는 변호인의 요구가 있는 때에는 영상녹화물을 재생하여 시청하게 하여야 한다. 피의자 또는 변호인이 그 내용에 대하여 이의를 진술하는 때에는 그 취지를 기재한 서면을 첨부하여야 한다(동조3항).

 

나. 참고인진술의 영상녹화

 

또한 검사 또는 사법경찰관은 수사에 필요한 때에는 피의자가 아닌 자의 출석을 요구하여 진술을 들을 수 있는데, 이 경우에는 그의 동의를 받아야 영상녹화할 수 있다(법221조 1항 2문). 피의자진술에 대한 영상녹화의 절차에 대해 형사소송법은 명시하고 있지 않으나 연출이나 편집의 위험성을 방지하기 위하여 피의자신문조서의 영상녹화에 관한 규정을 준용해야 할 것이다.

 

Ⅱ. 획득절차

 

1. 피의자진술의 영상녹화

 

법 제244조의2 제1항에서 인정하고 있다. 검사 또는 사법경찰관이 피의자의 진술을 녹화한 영상녹화물은 피의자의 진술내용을 사실대로 녹화하여 재생시킬 수 있는 과학적 증거방법이지만 녹화와 편집과정에서 조작의 위험이 있을 뿐만 아니라, 이에 대하여 절대적 증거능력을 인정할 때에는 수사과정에서 작성된 영상녹화물의 상영에 의하여 법관의 심증이 좌우되는 결과를 초래하므로 법은 피의자진술의 영상녹화의 절차를 법정하고, 영상녹화물을 검사작성의 피의자신문조서와 검사 및 사법경찰관작성의 참고인 진술조서의 진정성립을 인정하는 방법으로 인정하고(312조), 진술자의 기억이 불명확한 경우에 기억환기용으로 사용할 수 있게 하고 있다(318조의2 제2항).

 

피의자의 진술을 영상녹화할 때에는 피의자에게 미리 영상녹화사실을 알려주어야 하며, 조사의 개시부터 종료까지의 전과정 및 객관적 정황을 영상녹화하여야 한다(244조의2 제1항 2문). 피의자에게 미리 영상녹화한다는 사실을 알려주면 족하며 피의자 또는 변호인의 동의를 받을 필요는 없다. 피의자 또는 변호인의 동의를 요한다고 할 때에는 영상녹화제도 자체가 어렵게 된다는 점을 고려한 결과이다. 영상녹화에 있어서는 조사의 개시부터 종료까지의 전과정 및 객관적 정황을 영상녹화하여야 한다. 조사의 개시부터 종료까지의 전과정이란 조사가 개시된 시점부터 조사가 종료되어 피의자가 조서에 기명날인 또는 서명을 마치는 시점까지의 전과정을 의미한다(규칙 제134조의2 제3항). 따라서 당해 조사에서 그 일부분만을 선별하여 영상녹화하는 것은 허용되지 않는다. 그러나 여러 차례의 조사가 이루어진 경우에 최초의 조사부터 모든 조사과정을 영상녹화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영상녹화가 완료된 때에는 피의자 또는 변호인 앞에서 지체없이 그 원본을 봉인하고 피의자로 하여금 기명날인 또는 서명하게 하여야 한다(제244조의2 제2항). 다만, 디지털 파일 생성 방식으로 영상녹화가 이루어진 경우에는 디지털 파일형태가 아니라 생성된 영상녹화물이 최초로 저장된 매체를 원본이라고 보아야 하므로 이에 봉인하면 족하다고 해야 한다. 이 경우 피의자 또는 변호인의 요구가 있는 때에는 영상녹화물을 재생하여 시청하게 하여야 한다. 피의자 또는 변호인이 그 내용에 대하여 이의를 진술하는 때에는 그 취지를 기재한 서면을 첨부해야 한다(동조 제3항).

 

변호인의 참여여부에 대한 명문의 규정은 없지만 피의자신문과 그 범위가 중복되는 경우 수사기관의 선택에 따라서 그 권리의 존부가 좌우될 수 없는 점, 변호인에게 내용에 대한 이의진술권이 인정되는 점에 비추어 영상녹화조사만을 할 때에도 피의자 신문과 마찬가지로 변호인참여권이 보장된다고 해석된다. 물론 피의자는 변호인의 참여를 원하지만 변호인이 장시간의 참여를 원하지 않을 경우 피의자로서는 실질적인 방어권 보장에 차질을 빚을 것이어서 실무상 문제이다.(각주 8)

 

다만, 영상녹화조사에 있어서 수사관의 참여제도는 명시적 보장이 없을 뿐 아니라 전 과정을 영상녹화 함으로써 공정성과 적법절차가 철저하게 보장되는 점 등을 종합할 때 적용되지 않는다고 해석된다.

 

문제는 영상녹화조사의 주체를 피의자신문과 마찬가지로 검사에 한정할 것인가이다. 현재 영상녹화조사의 주체에 대한 명시적 규정이 없고 기존의 조서와 달리 영상녹화물은 허위녹화의 우려가 매우 낮은 것은 맞으나, 피의자에 대한 영상녹화조사는 피의자신문에 준하는 수사방법으로 인정되고 있고 그 결과물인 영상녹화물의 증거가치가 매우 높은 점, 형사소송법이 법관과 동일한 자격을 갖춘 검사를 피의자신문의 주체로 규정하고 있는 점, 검찰에 대한 국민들의 기대수준 등을 고려할 때 원칙적으로 수사의 주체인 검사가 영상녹화를 할 것이 요구된다. 다만, 피의자신문과 마찬가지로 검사가 영상녹화 전 과정에 참여할 필요는 없으며 핵심사항을 질문하는 등 주도성을 가지면 족할 것으로 생각된다.

 

2. 참고인진술의 영상녹화

 

참고인에 대해서는 동의를 받아 참고인의 진술을 영상녹화할 수 있으며(제221조1항 2문), 참고인을 조사하는 경우에도 수사과정을 기록해야 하는 것은 피의자신문의 경우와 같다(제244조의4 제3항). 다만 참고인 진술의 영상녹화에 있어서는 참고인의 동의를 요건으로 하는 점에서 피의자 진술의 영상녹화의 경우와 구별된다. 참고인의 진술을 기재한 진술조서는 일정한 조건하에서 증거능력이 인정된다(제312조, 제313조).

 

Ⅲ. 증거조사(각주 9)

 

1. 조사신청

 

검사는 피고인이 된 피의자의 진술을 영상녹화한 사건에서 피고인이 그 조서에 기재된 내용이 피고인이 진술한 내용과 동일하게 기재되어 있음을 인정하지 아니하는 경우, 그 부분의 성립의 진정을 증명하기 위하여 영상녹화물의 조사를 신청할 수 있다(규칙 제134조의2 제1항). 이 경우에 영상녹화물의 조사신청은 서면에 의하여야 한다. 즉, 검사는 실질적 진정성립을 인정하기 위하여 영상녹화물의 조사를 신청함에 있어서는 ① 영상녹화를 시작하고 마친 시각과 조사 장소, ② 피고인 또는 변호인의 진술과 조서 기재내용의 동일성을 다투는 부분의 영상을 구체적으로 특정할 수 있는 시각을 기재한 서면을 제출하여야 한다(동조 2항). 다만, 기억환기를 위한 영상녹화물의 조사신청은 서면에 의할 것을 요하지 않는다고 해야 한다. 조서를 신청한 영상녹화물은 조사가 개시된 시점부터 조사가 종료되어 피의자가 조서에 기명날인 또는 서명을 마치는 시점까지 전과정이 영상녹화된 것이어야 하고, 조사가 행하여지는 동안 조사실 전체를 확인할 수 있도록 녹화되고 조사자와 진술자의 얼굴을 식별할 수 있는 것이어야 하며(동조 제3항, 4항) 영상녹화물의 재생화면에는 녹화 당시의 날짜와 시간이 실시간으로 표시되어야 한다(동조 제5항).

 

한편 검사는 피의자 아닌 자가 공판준비 또는 공판기일에서의 조서가 자신이 검사 또는 사법경찰관 앞에서 진술한 내용과 동일하게 기재되어 있음을 인정하지 아니하는 경우에도 그 부분의 성립의 진정을 증명하기 위하여 영상녹화물의 조사를 신청할 수 있다(규칙 제134조의3 제1항). 검사가 위의 영상녹화물의 조사를 신청하는 때에는 피의자가 아닌 자가 영상녹화에 동의하였다는 취지로 기재하고 기명날인 또는 서명한 서면을 첨부하여야 한다(동조 제2항).

 

2. 조사여부의 결정

 

법원은 검사가 영상녹화물의 조사를 신청한 경우 이에 대한 결정을 하여야 한다. 법원은 결정을 함에 있어 피고인 또는 변호인으로 하여금 그 영상녹화물이 적법한 절차와 방식에 따라 작성되어 봉인된 것인지 여부에 관한 의견을 진술하게 하여야 한다(규칙 제134조의4 제1항). 영상녹화물이 피고인 아닌 자의 진술에 관한 것인 때에는 원진술자인 제3자도 의견을 진술하여야 한다(동조 제2항). 영상녹화의 적법요건을 구비하였는가의 여부는 검사가 입증하여야 할 것이나, 조사의 전과정이 녹화되었는가, 일정한 사항을 고지하였는가 등이 문제되는 때에는 영상녹화물을 확인할 수밖에 없다.

 

3. 조사방법

 

형사소송법 제312조 제2항은 실질적 진정성립의 입증과 관련하여 조서에 기재된 진술이 피고인이 진술한 내용과 동일하게 기재되어 있음이 영상녹화물이나 그 밖의 객관적인 방법에 의하여 ‘증명’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이 경우 ‘증명’은 범죄사실 자체에 대한 증명이 아니므로 자유로운 증명으로 족하다고 본다.(각주 10) 그러나 영상녹화물이나 그 밖의 객관적인 증거방법은 반드시 공판준비나 공판기일에 법관의 면전에서 조사되어야 한다고 본다. 실질적 진정성립의 원칙적 입증방법인 피고인의 진술이 공판준비 또는 공판기일에 이루어지는 점과 조화를 이루어야 하기 때문이다. 대체적 증명방법에 의한 실질성립은 ‘증명’되어야 한다. 증명불능에 대한 거증책임은 검사에게 돌아간다.

 

법원은 공판준비 또는 공판기일에서 봉인을 해체하고 영상녹화물의 전부 또는 일부를 재생하는 방법으로 조사하여야 한다. 이때 영상녹화물은 그 재생과 조사에 필요한 전자적 설비를 갖춘 법정 외의 장소에서 이를 재생할 수 있다(동조 제3항). 영상녹화물의 재생에는 많은 시간이 소요되어 법정이 영상녹화물을 시청하는 극장으로 전락할 우려가 있다는 법원의 우려를 감안하여, 수사기관은 법정에서 영상증거물을 증거로 제출할 필요가 있는 경우에 한하여 제출하고(선택제출의 원칙), 증거로 제출하더라도 다툼이 있는 진술에 한정하여 최소한으로 재생하여(일부재생의 원칙) 그 부작용을 최소화 할 필요가 있다.(각주 11)

 

그렇다면, 영상녹화물을 증거로 제출하는 경우 일선 법원에서 종래에 영상녹화물을 판사실에서 재생하여 시청을 한 후에 그 내용에 대하여 검증조서를 작성하고 공판정에서는 그 검증조서를 증거조사하는 방식을 취하던 일부 관행은 공개주의에 반하는 편법이고 원칙적 방법이라 할 수 없어 타당하지 않을 것이다. 즉 영상녹화물은 영상녹화물 그 자체가 원본증거이므로 영상녹화물의 증거조사는 영상녹화물 자체를 공판정에서 사람들이 다 볼 수 있도록 재생하여 시청하게 하는 방법이라야 하는 것이고 판사실에서 재판부만이 시청하는 것은 법원 중심의 사고방식이며 그렇게 법원이 인식하고 만든 검증조서도 원본의 내용을 기록한 기록물에 불과하므로 최우량증거가 아닌 것이다. 또한 법원이 공판정에서 증거조사를 하지 않고 판사실에서 영상녹화물을 검증한다면 이는 증거의 수집행위인 것이고 그 증거의 수집행위의 결과인 검증조서를 공판정에서 증거조사 하여야 이를 판결의 근거로 할 수 있는 것이다. 따라서 영상녹화물 자체를 증거로 제출한 경우 법원이 행할 결정은 그 증거를 채택하여 증거조사할 것인지 이지 그 증거에 대하여 법원이 별도로 또 다시 증거를 수집하는 행위인 판사실 검증을 할 필요는 없는 것이다.

 

공판정에서 재생하여 시청하는 경우 그 조서정리는 어떻게 할 것인지에 대해 보면, 공판정에서 재생하여 시청하는 것도 오감에 의하여 인식하는 것이므로 이를 검증이라고 할 수 있겠고 법 49조는 검증에 관하여도 조서를 작성하여야 하므로 제51조에 따라 공판조서에는 검증을 실시하였다는 기재를 한 후에 별도로 검증조서를 만들어 공판조서의 일부로 하여야 할 것이지만 “녹취록에 준하는 상세한 검증조서”를 작성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왜냐하면 이미 최우량 증거원칙에 따라 원진술자가 법정에서 증언을 하였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법원은 먼저 영상녹화물을 채택할 것인가를 결정하기 위하여 원진술자의 법정증언과 영상녹화물의 진술내용 중에 실질적으로 차이가 있거나 새로운 진술이 무엇인가를 확인하여야 하고 이 점은 영상녹화물을 제출하는 검사가 특정하여 증거신청을 하여야 할 것이다. 확인절차를 거쳐 법원이 원진술자의 공판정 진술과 상이하거나 실질적으로 차이가 있어(즉, 중복증거에 해당하지 않아) 증거조사가 필요하다고 판단되는 부분이 있으면 그 부분만을 공판정에서 증거조사하면 되는 것이다. 그러면 공판정에서의 증거조사로서의 검증에 대한 조서에는 그렇게 특정하여 재생하여 시청한 부분에 대하여 법정진술과 상이하거나 실질적으로 다른 부분이 어떠한 내용이 있었다는 식의 기재만 하면 족할 것이므로 법원이 걱정하는 것처럼 영상녹화물 전체에 대하여 녹취록에 가까운 상세한 검증조서를 작성할 필요는 없는 것이다.(각주 12)

 

재판장은 조사를 마친 후 지체 없이 법원사무관 등으로 하여금 다시 원본을 봉인하도록 하고, 원진술자와 함께 피고인 또는 변호인에게 기명날인 또는 서명하도록 하여 검사에게 반환한다. 다만, 피고인의 출석 없이 개정하는 사건에서 변호인이 없는 때에는 피고인 또는 변호인의 기명날인 또는 서명을 요하지 아니한다(동조 제4항).

 

4. 이의신청 및 피고인의 의견

 

검사․피고인 또는 변호인은 증거조사에 관하여 이의신청을 할 수 있다. 법원은 이의신청에 대하여 결정을 하여야 한다(제296조). 증거조사에 관하여란 증거조사의 절차뿐만 아니라 증거조사단계에서 행하여지는 모든 처분을 포함한다. 이의신청은 법령의 위반이 있는 경우뿐만 아니라 상당하지 아니함을 이유로 하는 경우에도 허용된다. 다만 재판장의 증거신청의 결정에 대한 이의신청은 법령의 위반이 있음을 이유로 한 때에만 할 수 있다(규칙 제136조).

 

재판장은 피고인에게 각 증거조사의 결과에 대한 의견을 묻고 권리를 보호함에 필요한 증거조사를 신청할 수 있음을 고지하여야 한다(제293조).

 

Ⅳ. 증거능력

 

1. 검사작성 피의자신문조서

 

가. 영상녹화물에 의한 실질적 진정성립의 인정

 

2007년 신형소법은 각종 조서의 진정성립 증명과 관련하여 영상녹화물에 의한 실질적 진정성립의 입증을 허용하였다.

 

(1) 피의자신문조서의 경우

 

검사작성 피의자신문조서는 적법한 절차와 방식에 따라 작성된 것(조서작성의 적법성)으로서 피고인이 진술한 내용과 동일하게 기재되어 있음(실질적 진정성립)이 공판준비 또는 공판기일에서의 피고인의 진술에 의하여 인정되어야 하는 것이 원칙이다(법312조 1항). 신형소법은 여기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312조 2항에서 “제1항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이 그 조서의 성립의 진정을 부인하는 경우에는 그 조서에 기재된 진술이 피고인이 진술한 내용과 동일하게 기재되어 있음이 영상녹화물 기타 객관적인 방법에 의하여 증명되고, 그 조서에 기재된 진술이 특히 신빙할 수 있는 상태하에서 행하여졌음이 증명된 때에 한하여 증거로 할 수 있다”고 규정하였다.

 

형소법 제312조 2항 후단의 특신상황은 원칙규정인 제1항 후단의 특신정황과 표현이 동일하다. 동일한 부분을 제외하고 보면, 형소법 312조 2항은 피고인이 검사작성 피의자신문조서의 진정성립을 부인하는 경우에 ‘그 조서에 기재된 진술이 피고인의 진술한 내용과 동일하게 기재되어 있음’(실질적 진정성립)을 영상녹화물 기타 객관적인 방법에 의하여 증명할 수 있도록 허용한 규정이라고 할 수 있다.

 

검사작성 피의자신문조서의 실질적 진정성립을 영상녹화물 등에 의하여 증명하도록 한 형소법 312조 2항은 사경작성 피의자신문조서(법312조 3항)의 경우에도 적용된다고 본다. 사경작성 피의자신문조서의 증거능력요건은 검사작성 피의자신문조서의 증거능력요건에 내용인정의 요건을 추가한 것이기 때문이다.

 

(2) 참고인진술조서의 경우

 

실질적 진정성립을 영상녹화물에 의하여 증명할 수 있도록 한 것은 참고인진술조서의 경우에도 마찬가지이다. 형사소송법 312조 4항은 “검사 또는 사법경찰관이 피고인이 아닌 자의 진술을 기재한 조서는 적법한 절차와 방식에 따라 작성된 것으로서 그 조서가 검사 또는 사법경찰관 앞에서 진술한 내용과 동일하게 기재되어 있음이 원진술자의 공판준비 또는 공판기일에서의 진술이나 영상녹화물 또는 그 밖의 객관적인 방법에 의하여 증명되고...”라고 규정하여 이 점을 분명하게 밝히고 있다.

 

나. 수사기관 영상녹화물의 독립적 증거능력 부인 (각주 13)

 

2007년 신형사소송법은 수사기관이 촬영한 영상녹화물을 피의자신문조서나 참고인진술조서를 대체하는 증거방법으로 사용하는 것을 허용하지 않았다. 입법자는 영상녹화물이 심증형성에 미치는 영향력이 과다하다는 점에 주목하였다. 그리하여 범죄사실을 인정함에 있어서 영상녹화물을 엄격한 증명의 자료로 쓸 수 없게 하였다.(각주 14)(각주 15)

 

2007년 신형소법은 구두변론주의(법275조의3)를 공판절차의 기본원칙으로 천명하고 있다. 전문법칙(법310조의2)과 구두변론주의(법275조의3)를 종합해 볼 때 명문의 허용근거가 없는 한 구두가 아닌 영상녹화물 형태의 증거는 범죄사실을 증명함에 있어서 증거능력을 가질 수 없다. 전문법칙의 예외조항을 놓고 볼 때 서면 형태의 각종 조서에는 증거능력 인정을 위한 근거규정이 마련되어 있지만 조서를 대체하는 영상녹화물에 대하여는 명문의 허용근거가 없다.

 

결국 피고인이 성립의 진정을 부인하는 경우에 영상녹화물이나 그 밖(각주 16)의 객관적 방법으로 실질적 진정성립이 증명될 수 있을 뿐이다(제312조 2항).(각주 17) 이 때 영상녹화물에 의하여 실질적 진정성립을 증명하기 위하여는 조사의 개시부터 종료까지의 전과정 및 객관적 정황을 영상녹화한 것이어야 하는 등 피의자진술의 영상녹화에 관한 규정(제244조의2)을 준수한 것이어야 한다. 검사 또는 사법경찰관이 피의자의 진술을 기재한 영상녹화물은 피의자의 진술내용을 사실대로 녹화하여 재생시킬 수 있는 과학적 증거방법인데도 법은 피의자의 진술을 기재한 영상녹화물의 독립된 증거로서의 증거능력을 인정하지 아니하고 검사가 작성한 피고인이 된 피의자의 진술을 기재한 조서나 참고인에 대한 진술조서의 성립의 진정을 인정하기 위한 방법으로만 허용하고 있다. 영상녹화물에 대하여 독립된 증거능력을 인정할 때에는 수사절차가 비디오 촬영절차가 되고 공판절차는 비디오 상영장으로 변질될 위험이 있을 뿐만 아니라, 수사단계에서 촬영한 영상녹화물의 상영에 의하여 법관의 심증이 좌우되어 공판중심주의가 무의미하게 될 우려가 있다는 점을 고려한 결과라고 할 수 있다. 이처럼 영상녹화물은 피고사건의 범죄사실을 증명하는 데에는 대단히 제한적 의미를 가지고 있되 다만 피의자신문조서의 진성성립을 증명하는 방법으로 사용될 수 있고, 나아가 수사기관의 위법수사를 입증하는 데에는 영상녹화물이 제한없이 증거능력을 가진다 볼 것이다.

 

그러나 이에 대해서는 피의자진술에 대한 영상녹화에 관한 외국의 입법례는 대부분 피의자의 진술을 영상녹화 해야 하는가, 즉, 영상녹화하지 않은 피의자의 자백을 증거로 할 수 있는가의 문제로 다루어지고 있다(각주 18)는 이유로 법이 영상녹화물의 활용을 강제할 것은 아니라고 할지라도 진실발견에 유용한 과학적 증거방법의 증거능력을 부인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보면서 수사기관이 피의자의 진술을 녹화한 영상녹화물은 성질상 피의자의 진술이 기재된 피의자신문조서와 같으므로 피고인이 된 피의자의 진술을 녹화한 영상녹화물도 피의자 신문조서에 준하여 증거능력을 인정하는 것이 당연하다고 하면서 입법론상 재검토를 요한다는 견해가 있고,(각주 19) 영상녹화물도 그 성질에 따라 같은 성질을 가진 조서와 같이 취급을 하여 전문증거에 관한 조서규정을 적용하여 증거능력을 판단하는 것이 적절할 것이어서 조서에 준하여 제310조의2의 전문증거 정의규정과 제311조 내지 제318조의2까지의 전문증거에 관한 규정을 적용하면 족하므로 따라서 검사가 피의자의 진술과정을 녹화한 영상녹화물은 검사작성의 피의자신문조서에 준하여, 검사 또는 사법경찰관이 참고인의 진술과정을 녹화한 영상녹화물은 참고인진술조서에 준하여 증거능력이 인정된다고 보는 견해가 있다.(각주 20)

 

이러한 상황에서 서울남부지방법원에서 비록 하급심이긴 하지만 어떻든 현행법 하에서도 영상녹화물은 증거능력이 없다고 하는 판례(각주 21)가 나왔는데 간단히 소개하면, 이 사건에서 검찰은 피의자의 진술과정 영상녹화물의 참고인의 진술과정 영상녹화물을 증거로 제출하였는데 법원은 ① 피의자의 진술에 대한 영상녹화물에 대하여는 법 제244조에서 피의자의 진술은 반드시 조서에 기재하도록 하고 있어 조서로 작성된 것만 유죄의 증거로 법정에 제출하도록 한 것인데 조서를 작성하여 제출하지 않고 영상녹화물만 제출하는 것은 이러한 입법취지를 잠탈하는 것이어서 부적법하여 증거능력이 없다고 하고, ② 참고인의 진술에 대한 영상녹화물은 참고인이 법정에서 증인으로 출석하여 증언까지 하였음에도 위 영상녹화물을 증거로 채택한 후 다시 법정에서 이에 대한 검증을 실시하여 녹취록에 준하는 상세한 검증조서를 작성하는 것은 절차의 중복에 해당한다면서 증거로 채택하지 않는다고 하였다.(각주 22)

 

이 판결을 한 이영한 판사는 영상녹화물이 피조사자의 진술내용을 특수한 매체를 통하여 전달한다는 점에서 결국 진술을 녹화한 영상물은 진술을 기재한 조서의 증거능력에 준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는 것이 대부분의 견해이고, 대법원(각주 23)도 검사가 피의자와 대화하는 내용을 녹화한 비디오테이프에 대한 법원의 검증조서는 검사 작성의 피의자신문조서에 준하여 그 증거능력을 결정한다고 판시하고 있는데, 이러한 해석에 의하면 피의자신문조서의 증거능력이 부정될 경우 수사과정을 촬영한 영상녹화물에 증거능력을 부여하는 것은 어렵고 따라서 영상녹화물은 조서와 별도로 독자적인 유죄의 증거로 인정받지 못한다고 보며 역사적 연원은 차치하더라도 피의자의 진술을 반드시 조서에 기재하도록 하고 있는 현행법하에서 피의자신문조서를 제출하지 아니한 채 영상녹화물만을 제출하는 것은 명백히 문제가 있다(각주 24)며, 독자적인 증거능력을 둘러싼 국회 법사위 회의과정에서 논의된 바와 같이 개정법에 의하여 영상녹화물로써 실질적 진정성립이 인정된 조서 자체를 유죄의 증거로 쓰면 될 것인데 조사과정에서 발생한 고문, 협박 등의 사실을 입증하기 위한 용도는 별론으로 하고 피조사자가 진술한 사실을 인정하기 위한 증거로서 굳이 영상녹화물을 사용해야 하는가 하는 의문이 제기될 수 있다고 하는바 경청할 만하다.

 

2. 진술조서

 

2007년 신형사소송법은 수사기관이 피고인 아닌 자의 진술을 기재한 조서에 대해 증거능력의 요건을 재정비하였다. 수사기관이 피고인 아닌 자의 진술을 기재한 조서를 일반적으로 참고인진술조서라고 부른다. 2007년 개정 전의 형사소송법 제312조 1항은 검사가 피고인 아닌 자의 진술을 기재한 조서에 대해서는 규정을 하고 있었으나 사경작성 진술조서에 대해서는 명시하고 있지 않았다. 그리하여 사경작성 진술조서는 일반적인 서면으로 취급되어 형소법 제313조 1항의 적용대상으로 이해되었다. 그러나 2007년 신형소법은 검사작성 진술조서와 사경작성 진술조서의 증거능력을 같은 요건 아래 정하고 이를 형소법 제312조 4항에서 규정하였다.

 

검사 또는 사법경찰관이 피고인 아닌 자의 진술을 기재한 조서는 적법한 절차와 방식에 따라 작성된 것으로서 그 조서가 검사 또는 사법경찰관 앞에서 진술한 내용이 동일하게 기재되어 있음이 원진술자의 공판준비 또는 공판기일에서의 진술이나 영상녹화물 또는 그 밖의 객관적인 방법에 의하여 증명되고, 피고인 또는 변호인이 공판준비 또는 공판기일에 그 기재 내용에 관하여 원진술자를 신문할 수 있었던 때에는 증거로 할 수 있다. 다만, 그 조서에 기재된 진술이 특히 신빙할 수 있는 상태하에서 행하여졌음이 증명된 때에 한한다.

 

참고인진술에 대한 영상녹화물은 참고인진술조서의 진정성립 입증방법(법312조 4항) 및 증인의 기억환기용(법318조의2 제2항)으로 사용될 수 있다. 그러나 범죄사실 증명을 위한 독립증거로는 사용할 수 없다.이와 관련하여 위 서울남부지법 이영한 판사는 참고인 진술의 경우 피의자와 달리 법문상 그 진술을 조서에 기재하도록 강제하고 있지는 아니하나, 검사가 참고인 진술조서의 작성 제출 없이 피고인의 진술을 녹화한 영상녹화물만을 유죄의 증거로 제출한 경우 공판 전에 미리 영상녹화물을 열람한 피고인 또는 변호인이 그 진술내용을 부동의 하는 경우에는 조서의 경우에 준하여 그 참고인을 증인으로 소환하여 생생한 법정 증언을 들을 수 있고 이것이 직접주의와 공판중심주의의 원칙에도 부합함에도 이와 별도로 강력한 신뢰감과 과도한 편견을 부여할 가능성이 높은 영상녹화물을 굳이 검증의 방법으로 조사할 필요가 없다고 하면서 실제로 각국의 입법례를 보더라도 독일을 제외하고는 참고인에 대하여 그 진술의 영상녹화물을 일반적으로 허용하는 국가는 거의 없는 즉 영상녹화물이 수사절차에서 일차적으로 수사의 투명성을 보장하고 수사과정에서의 인권침해를 방지하기 위한 제도로서의 의미가 있어 주로 피의자의 진술을 녹화하는 것을 중심으로 논의되어 왔을 뿐 수사기관이 원하는 진술을 손쉽게 증거로 인정하기 위한 제도적 장치로 고안된 것이 아니라는 점을 감안하면 참고인의 진술에 대한 영상녹화물만을 제출하는 경우 이를 유죄의 증거로 쓰기 어렵다고 보고 있다. 더욱이 위 판결의 사례에서는 증거로 제출된 2장의 영상녹화물 CD 중 피의자와 참고인의 대질 진술이 녹화된 영상녹화물 CD가 있었는데 피의자의 진술을 녹화한 영상녹화물을 증거로 쓸 수 없다는 원칙을 고수할 경우 피의자의 진술과 동시에 또는 번갈아 계속 이루어지는 참고인의 진술부분을 분리하여 추출하거나 그 부분만을 특정하여 증거조사를 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 점도 고려되었다고 한다. 한편 검사가 진술의 상이함을 주장하면서 그 상이한 부분을 특정하여 영상녹화물에 대한 증거신청을 한다고 하더라도 판사가 중복증거인지 여부를 판단하기 위하여 공개 법정이 아닌 곳에서 영상녹화물을 직접 본다는 것은 직접주의 및 공판중심주의에 명백히 반하는 것이고 피고인의 권익을 현저히 침해하는 것인바, 이미 밀실에서 시청한 일부 영상으로 인하여 심증이 형성된 판사가 공개된 법정에서 실시한 영상녹화물에 대한 증거조사가 적법한지 의문이며, 위 남부지법의 판결 또한 검사가 제출한 영상녹화물의 내용을 판사가 확인하여 본 후 참고인의 법정증언과 대동소이하다는 결론 하에 중복증거인 영상녹화물을 배척한 것이 아니라 직접주의와 공판중심주의의 원칙에 따라 참고인의 생생한 법정증언을 통한 심증형성이 충분히 가능한 이상 수사기관에서의 반대신문권이 보장되지 아니하는 현행법하에서 강력한 신뢰감과 과도한 편견을 줄 수 있어 사실상 독자적인 증거로 취급받을 여지가 있는 영상녹화물에 의존하여서는 안된다는 인식에 기인한 바가 크다고 한다.(각주 25)

 

그리고, 앞서 본 바와 같이 참고인의 경우 피의자와 달리 조서 작성 의무는 없으나, 이같은 영상녹화물의 용도가 조서의 진정성립으로 한정되므로 참고인의 진술을 녹화한 영상녹화물이 제출되는 이상 반드시 참고인 진술조서는 함께 작성.제출되어야 할 것이며 따라서 위 영상녹화물을 독자적인 증거로 쓸 수는 없다고 판단된다.

 

Ⅴ. 탄핵증거 자격

 

1. 수사기관 영상녹화물에 대한 탄핵증거 사용의 불허

 

가. 형소법 제318조의2 구조

 

2007년 신형소법은 영상녹화물을 탄핵증거로도 사용할 수 없게 하였다. 피고인 또는 피고인 아닌 자의 진술을 기재한 영상녹화물도 전문증거에 해당한다. 따라서 영상녹화물을 탄핵증거로 제출할 수 있는가가 문제된다. 개정 형사소송법은 제 318조의2 제1항에서는 “312조 내지 316조에 따라 증거로 할 수 없는 서류나 진술이라도 공판준비 또는 공판기일에서의 피고인 또는 피고인 아닌 자(공소제기 전에 피고인을 피의자로 조사하였거나 그 조사에 참여하였던 자를 포함한다. 이하 이 조에서 같다)의 진술의 증명력을 다투기 위하여 이를 증거로 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그리고 제318조의2 제2항에「제1항에도 불구하고피고인 또는 피고인 아닌 자의 진술을 내용으로 하는 영상녹화물은 공판준비 또는 공판기일에 피고인 또는 피고인이 아닌 자가 진술함에 있어서 기억이 명백하지 아니한 사항에 관하여 기억을 환기시켜야 할 필요가 있다고 인정되는 때에 한하여피고인 또는 피고인이 아닌 자에게 재생하여 시청하게 할 수 있다」는 규정을 신설하였다.

 

형소법 제318조의2 제1항과 제2항의 관계를 살펴볼 때, ① 전문법칙에 의하여 증거능력이 부인된 전문증거라 할지라도 진술의 증명력을 다투기 위하여 탄핵증거로 사용될 수 있는 것이 원칙이지만(제1항), ② 영상녹화물은 이 원칙에도 불구하고(‘제1항에도 불구하고’) 탄핵증거로도 허용되지 않으며, ③ 공판준비 또는 공판기일에 피고인 또는 피고인이 아닌 자가 진술함에 있어 기억이 명백하지 아니한 사항에 관하여 기억을 환기시켜야 할 필요가 인정되는 때에 ‘한하여’, ④ 피고인 또는 피고인 아닌 자에게 재생하여 시청하게 할 수 있을 뿐이다.

 

따라서 영상녹화물은 탄핵증거로도 사용할 수 없도록 하고, 단지 피고인 또는 피고인 아닌 자의 기억환기를 위하여 사용할 수 있도록 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탄핵증거는 증거의 증명력을 탄핵하는 증거이지만 실제 재판에서 법관의 심증형성에 큰 영향을 줄 수 있고, 특히 영상녹화물의 탄핵증거로 제출하는 경우에는 그 위험이 더욱 커진다는 점을 고려한 것이다.(각주 26) 기억 환기를 이하여 영상녹화물을 제출하는 경우에 법원이 시청하는 것이 아니라 피고인 또는 피고인 아닌 자에게 시청하게 하는 것도 법관이 증거능력이 없는 영상녹화물에 의하여 심증형성에 영향을 받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것이라고 한다.(각주 27)

 

그러나 이에 대해서는 영상녹화물을 탄핵증거로도 제출할 수 없게 한 것은 입법론상 타당하다고 할 수 없다는 견해가 있다.(각주 28)(각주 29) 원래 탄핵증거는 증거능력 없는 전문증거라도 증인을 탄핵하기 위해서는 사용할 수 있게 한 것인데 영상녹화물은 법관의 심증형성에 큰 영향을 줄 수 있는 증거이며, 진실발견에 도움을 주는 과학적 증거방법인 점을 감안하고 또 공판중심주의는 진실발견을 위한 원칙이지, 진실한 증거를 허용하지 않는, 법원의 진실발견의무를 초월하는 원칙은 아닌 점 까지 고려하면 법관의 심증형성에의 영향을 우려하여 믿을 만한 증거를 탄핵증거로도 사용할 수 없게 한 것은 옳다고 할 수 없다는 것이다.

 

나. 국민참여재판과의 관계

 

수사기관의 영상녹화물을 탄핵증거로도 사용하지 못하게 한 것은 국민참여재판제도의 도입과 관련이 있다. 국민의 형사재판 참여에 관한 법률에 의하여 형사사건에 배심재판이 도입됨에 따라 공개법정에서 구두로 진행되는 공격.방어활동은 한층 더 중요한 의미를 가지게 되었다. 그런데 수사절차상 피의자나 참고인을 조사하면서 촬영한 영상녹화물을 탄핵증거라는 명목으로 사용하게 한다면 배심원들의 심증형성에 지나친 왜곡을 초래할 수 있다. 법률문외한인 배심원들은 전문법칙이나 탄핵증거의 의미를 잘 알지 못한다. 이러한 과정에서 탄핵증거라는 이유로 영상녹화물이 법정에 공개되면 배심원들은 시청한 내용을 근거로 유.무죄에 대한 심증을 형성하기 쉽고, 입법과정을 살펴볼 때 입법자는 영상녹화물을 탄핵증거로 사용하게 허용할 경우 그것이 비록 법이론적으로는 증거의 증명력에 관한 것이긴 하지만 실질적으로 법관 또는 배심원의 심증형성에 영향을 주는 사실상의 본증으로서의 기능을 할 수 밖에 없으므로 이를 금지하는 결단을 했다고 보아야 하며, 2006년 4월 25일 사개추위의 형사소송법 개정안처럼 검찰조서의 증거능력이 대폭 약화되었더라면 영상녹화물의 탄핵증거로의 사용을 고려할 수도 있겠지만, 검찰조서가 무사생환한 마당에 그러한 해석을 하는 것은 소추측에 새로운 ‘무기’를 주는 결과를 낳을 것이다.(각주 30)

 

이러한 문제점을 의식하여 2007년 신형소법은 수사기관의 영상녹화물을 탄핵증거로도 사용할 수 없게 하면서, 다만 공판준비 또는 공판기일에 진술할 자가 진술함에 있어 기억이 명백하지 아니한 경우에 기억을 환기시켜야 할 필요가 있다고 인정되는 경우에 한하여 극히 제한적으로 그 진술자에게 영상녹화물을 재생하여 시청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이 때 기억환기를 위한 영상녹화물의 재생(법318조의2 제2항)은 검사의 신청이 있는 경우에 한하고, 기억의 환기가 필요한 피고인 또는 피고인 아닌 자에게만 이를 재생하여 시청하게 하여야 한다(규칙134의5 1항).

 

Ⅵ. 법적용의 유의점 및 전망

 

1. 수사기관 영상녹화물의 실질적 기능

 

가. 영상녹화물의 도입의의 및 기능

 

형사소송절차에 처음으로 영상녹화물을 도입함과 동시에 개정법 제312조 제2항에서 규정하는 바와 같이 실질적 진정성립을 원진술자의 진술 뿐만 아니라 영상녹화물 기타 객관적인 방법으로 인정할 수 있도록 허용함으로써 피의자신문조서에 대한 증거능력 부여 요건을 대폭 완화시키고 있는데, 비록 개정법하에서 수사과정에 변호인의 참여를 허용함으로 인해 수사과정 진술의 신빙성과 임의성 보장이 더 확고하게 된 면이 있다고 하더라도 ‘성립의 진정’을 구실로 영상녹화물을 증거의 세계로 일단 투입하게 되면 공판심리의 대부분은 수사단계에서 작성된 영상녹화물을 확인하는 방식으로 치우치게 되어 공판중심주의를 역행할 우려가 크고, 공판절차가 당해 사건에서 관련된 모든 형사소송절차의 중심으로 기능하여 유무죄 심증형성을 공판정에서의 심리에 의하도록 한다는 공판중심주의를 구현하겠다는 당초의 증거법칙 개정의도를 후퇴시킨다는 학계의 염려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또한 영상녹화물은 그 자체가 유죄의 증거가 아닌 조서에 증거능력을 부여하기 위한 요건의 하나로서 증거능력의 요건을 판단하기 위한 자료이므로 엄격한 증명을 요하는 것이 아니라 그에 대한 조사는 자유로운 증명으로 족하다고 해석할 여지도 있는 증거방법인데다 피의자 등이 검찰청사에 입장하여 조사가 개시되기 직전까지 사이나 종료 직후 다음 조사일까지 사이에 전화나 기타 다른 방법으로 조사자와 피조사자 사이에 어떤 형태로든 협상이나 회유가 개입할 수 있는 가능성이 충분히 상존(각주 31)하는 등 그 녹화 외적인 요소로 인하여 녹화된 영상이 전달하는 의미를 왜곡할 여지가 많은바, 법 개정을 통해 영상녹화물이 형사소송법에서 규정한 증거의 세계로 들어온 이상 공판정에서의 유죄심리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도록 하기 위하여는 개정법 제244조의2 규정(각주 32)과 이를 구체화시킨 형사소송규칙 등에 의하여 개별 재판절차를 통해 조사의 전과정을 보다 세밀하게 규제할 필요가 있다고 할 것이다.

 

위 사정을 감안하여 보면, 2007년 신형사소송법은 수사기관의 영상녹화물 활용에 대해 다음과 같은 절충방안을 제시하였다고 할 수 있다. 첫째로, 영상녹화물에 의하여 각종 조서를 대체하는 것은 허용되지 않는다. 둘째, 수사기관의 영상녹화물은 피의자신문조서나 참고인진술조서의 실질적 진정성립을 증명하는 자료로 사용될 수 있다.(각주 33) 세 번째로, 공판준비 또는 공판기일에서의 수사기관의 영상녹화물은 진술자의 기억을 환기하기 위한 보조장치로서만 활용될 수 있다. 네 번째로, 영상녹화물은 수사기관이 피의자나 피의자 아닌 자를 조사함에 있어 자행한 강압수사를 입증할 수 있는 객관적 자료로 사용될 수 있다.

 

나. 조사의 전 과정

 

2007년 신형소법은 수사절차의 적법성과 투명성을 보장하기 위하여 영상녹화물의 촬영과 관련하여 “조사의 개시부터 종료까지의 전 과정 및 객관적 정황을 영상녹화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법244조의2 1항 후단). 조사의 전 과정을 영상녹화하도록 한 것은 수사기관이 피의자를 신문하던 중에 영상녹화를 하기로 결정하고 영상녹화를 하는 경우 영상녹화 이전의 상황을 알 수 없을 뿐만 아니라, 경우에 따라서는 영상녹화가 사실상 사전 리허설을 거친 결과물이 됨으로써 신용성의 정황적 보장이 이루어질 수 없다는 점을 고려하였기 때문이다.(각주 34)

 

조사의 ‘전 과정’을 영상녹화하여야 한다는 의미는 피의자신문조서를 작성할 당시 조사의 처음부터 끝까지 영상녹화를 해야 한다는 뜻이다. 원래 영상녹화를 함에 있어서 수사기관의 자의적인 연출을 방지하려면 최초의 피의자신문으로부터 최종 피의자신문까지의 전 과정을 영상녹화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그러나 입법자는 영상녹화물이 범죄사실을 증명하는 본증으로 사용될 수 없다는 점을 고려하여 개별적인 조사 단위를 기준으로 조사의 전 과정을 영상녹화 하도록 하고 있다.(각주 35)

 

참고인조사와 관련한 영상녹화에 대해서는 조사의 전 과정에 대한 영상녹화의 규정은 없으나 피의자신문조서의 영상녹화에 관한 규정(법244조의2 1항 후단)을 준용하여 조사의 전 과정을 영상녹화해야 할 것이다.

 

[주제어]

 

영상녹화, 영상녹화물, 증거조사, 증거능력, 영상녹화물의 본증, 공판중심주의, 검사작성의 피의자신문조서, 전문법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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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각주 >

 

1) 이 논문은 2010년 제2학기 경북대학교 법과대학원 형사증거법연구 세미나에서 발표한 자료를 보완, 정리한 것임

 

2) 변호사, 법학석사

 

3) 영상녹화에 대한 필요성은 성폭력범죄의 처벌 및 피해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 제21조의 3에서 “성폭력피해인 16세 미만이거나 신체장애 또는 정신상의 장애로 사물을 변별하거나 의사를 결정할 능력이 미약한 때에는 피해자의 진술내용과 조사과정을 비디오 녹화기 등 영상물 녹화장치에 의하여 촬영하여야 한다”라고 규정하여 비디오 녹화를 의무화하고 있어 신문 등 수사기관의 조사방식에 커다란 영향을 미쳤고, 검찰에서는 현행 형소법이 시행되기 이전에도 13세 미만 아동 성폭력 피해자 조사 지침을 각 지방청에 하달하여 아동 성폭력 피해자 조사시 검사가 반드시 조사실에 입장하여 임장할 것을 지시함과 아울러 2004년 5월부터 서울중앙지검 등 5개 지검과 울산지청 등 5개 지청에서 각기 2곳에 비디오 녹화실을 설치하여 구속피의자를 대상으로 신문시작 때부터 종료까지 비디오녹화를 시범 실시하였다.

 

4) 2004. 12. 16. 2002도537 전원합의체판결

 

5) 엄격한 절차를 거쳐 작성된 조서임에도 불구하고 우월한 신뢰도를 부여하기는커녕 불신의 대상으로 삼아 증거적 기능도 인정하지 않는 상황이라면 더 이상 조서를 작성할 필요는 없는 것이고 오히려 다른 입증수단을 찾는 것이 합리적인 선택일 것이어서 검사가 피의자를 신문하면서 조서를 작성치 않고 그 진술을 기록하는 방법으로 영상녹화물을 선택하는 것은 그러한 진술이 있었음을 입증하는데 있어서 조서보다 더 확실하고 우수한 입증수단을 선택하는 것이므로 법원이 이를 탓할 이유가 없고, 개정법은 수사절차에서 어떠한 진술이 행해졌음을 입증하는 수단으로서 조서, 진술서 등 서면뿐만 아니라 녹음테이프, 영상녹화물, 조사자 증언 등 다양한 수단을 등장시키고 있으므로 증거제출의 권한과 책임을 부담하는 검사는 그 다양한 방법 중에서 구체적 사건에 따라 가장 적절하다고 생각하는 방법을 선택하면 되는 것이고 그 선택에 의하여 입증이 효과적으로 되지 않았다면 그 책임도 검사가 지면 되는 것이라는 주장까지 제기되고 있다는 견해로는 이완규, 개정 형사소송법상 조서와 영상녹화물, 비교형사법연구 제9권 제2호, 164-166면

 

6) 이완규, 형사소송법특강, 2006, 237, 266-267면 에서는 변경된 판례는 “거짓말을 조장”하는 판례라며 강력반발하였다.

 

7) 반면, 조국, 검사작성 피의자신문조서와 영상녹화물의 증거능력, 저스티스, 2008. 9. 25. 175면에서는 성립진정추정론에 따르면 검사 앞에서 이루어진 진술은 공판정에서 아무리 부인해도 소용이 없게 되는 것이 필연적인 바, 이는 공판중심주의의 정신에 결코 부합할 수 없었고 이 점에서 변경된 판례가 “거짓말을 조장”한다는 비판은 소추측의 입장만을 강조하며 피의자신문의 현실을 외면하는 것이라 하지 않을 수 없기에 판례 변경은 피의자신문시 피의자가 실제 무엇을 말하려고 하였는가를 공판정에서 제대로 밝히기 위해서 반드시 이루어져야 했던 것으로 오히려 늦은 감이 크다고 한다.

 

8) 변호인이 참여를 했다 하더라도 조서를 대충 읽은 후 이의없다고 기재하였다면 추후 피의자가 이를 문제삼을 수 있을 것인지에 대해서 보건대 법률전문가이자 조력가인 변호사가 조서를 읽고 이의하지 않았다면 결국 임의성 있는 증거로 인정될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될 것이다.

 

9) 김성룡, 경북대학교 대학원 형사증거법 지도내용으로 일관된 증거조사 방식이 없어 각 재판장의 취향에 따라 조사방식이 다양하다면 증거조사절차에서 함부로 이의를 제기하기 어려운 실정인 피고인 또는 변호인에게는 불측의 손해를 가져올 수 있다고 하는 바 타당한 지적이다. 예컨대 사인간의 대화가 녹화된 경우라든가 사인의 행동을 찍은 부분은 어떤 방식으로 증거조사를 할지, CD등 제출방식과 관련하여 CD만 내느냐, 조서도 내게 하느냐, 녹취록을 내도 되느냐 등에 대하여 재판장에게 일임되어 있는 것 등을 보면 알 수 있을 것이다.

 

10) 법무부, 개정 형사소송법, 2007, 238면

 

11) 노정환, 독립적 수사방법으로서의 영상녹화조사, 법률신문, 2010. 6. 24.

 

12) 이완규, 개정 형사소송법상 조서와 영상녹화물, 비교형사법연구 제9권 제2호, 169-171면

 

13) 개정전 형사소송법에서는 영상녹화물에 대한 규정이 전혀 존재하지 않았으나 실무적으로는 다양한 영상녹화물이 증거로 제출되었고 이에 따라 증거능력에 관한 논의가 다양하게 제시되었지만, 대법원 판례로 비교적 자주 다루어져 형소법 개정 전에 증거능력에 대하여 어느 정도 정리가 된 것은 진술 영상녹화물인데 즉, 수사기관에서 피의자 신문과 관련된 것이 대부분이고 이에 대하여 통설과 판례는 실질적으로 피의자신문조서와 같이 보아 피의자신문조서에 준하여 증거능력 부여 여부를 판단하였다(대법원 2007. 10. 25. 선고 2007도6129 판결).

 

14) 사개추위 형소법개정안 제312조의2 (피의자의 진술에 관한 영상녹화물) ① 검사 또는 사법경찰관 앞에서의 피고인의 진술을 내용으로 하는 영상녹화물은 공판준비 또는 공판기일에 피고인이 검사 또는 사법경찰관 앞에서 일정한 진술을 한 사실을 인정하지 아니하고, 검사, 사법경찰관 또는 그 조서에 참여한 자의 공판준비 또는 공판기일에서의 진술 기타 다른 방법으로 이를 증명하기 어려운 때에 한하여 증거로 할 수 있다. ② 제1항의 영상녹화물은 적법한 절차와 방식에 따라 영상녹화된 것으로서 공판준비 또는 공판기일에 피고인이나 검사, 사법경찰관 또는 그 조사에 참여한 자의 진술에 의하여 조사의 전 과정이 객관적으로 영상녹화된 것임이 증명되고, 영상녹화된 진술이 변호인의 참여하에 이루어지는 등 특히 신빙할 수 있는 상태하에서 행하여졌음이 증명된 것이어야 한다. ③ 제1항의 영상녹화물을 증거로 제출하는 경우에는 녹취서를 제출하여야 한다.

 

15) 영상녹화물을 독립된 증거로 사용하는 사개추위 형소법개정안 제312조의2는 영상녹화물의 위험성을 고려하여 국회 법제사법위윈회 심의과정에서 삭제되었다. 국회사무처, 제267회국회(임시회) 법제사법위원회의록(법안심사제1소위원회) (임시회의록), (2007. 4. 16.), 43-45면

 

16) ‘기타 객관적인 방법’은 영상녹화물에 준할 정도의 객관적인 방법이어야 한다. 이와 관련하여 증언과 같은 인적 방법도 포함된다고 새기는 견해가 있지만, 기타 객관적인 방법은 영상녹화물과 같은 정도로 진술내용을 기계적으로 재현해 낼 수 있는 방법을 의미한다고 보므로 증언은 증인의 주관적 기억능력에 좌우되기 때문에 ‘객관적 방법’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고 봄이 마땅하다.

 

17) 영상녹화물 등에 의해 실질적 진정성립을 증명하는 방법은 피의자가 검사의 수사과정에서 작성한 진술서에 대해서도 준용된다(법 제312조 5항).

 

18) 피의자진술의 영상녹화물에 관한 규정을 두고 있는 미국의 미네소타, 알라스카, 텍사스 및 일리노이 등 4개 주에서는 경찰서 기타 구금장소에서 구금된 상태에서 피의자가 한 진술은 전자적으로 기록되지 않으면 증거로 허용되지 않으며, 오스트레일리아 형법 제570조의 d에 의하면 중죄사건에 있어서 피고인의 승인은 비디오로 녹화되지 않으면 증거로 허용되지 않는다고 규정하고 있다. 다만, 영국에서는 2001년 형사사법 및 경찰법의 시행에 따라 잉글랜드와 웨일스에 있는 경찰서에 피의자신문에 대한 비디오녹화가 도입되기 시작했으나, 녹화되지 않은 피의자의 진술을 증거에서 배제할 것인가는 해결되지 않고 있다. 형사정책연구원, 수사상 녹음․녹화자료의 증거능력 부여방안, 2003, 37면 이하

 

19) 이재상, 형사소송법, 제2판, 2008, 박영사, 569면; 이완규, 개정 형사소송법상 영상녹화물의 증거능력, 법조 2007. 10., 169-179면

 

20) 이완규, 개정 형사소송법상 조서와 영상녹화물, 비교형사법연구 제9권 제2호, 173-174면. 그 논거로는 첫째, 영상녹화물이 원진술자의 진술을 있는 그대로 법정에 전달함으로써 기존의 조서제도에 대해 비판을 상당부분 극복할 수 있다는 장점이 충분히 고려되지 않았고, 둘째 영상녹화물이 재판에 적극 활용된다는 것만으로 비판의 대상이 될 수 없고, 새로운 유형의 증거방법이라도 피고인의 인권보장과 실체적 진실발견이라는 형사사법의 이념구현에 기여할 수 있는 것이라면 일정한 요건하에 활용할 필요가 있으며, 셋째 영상녹화물의 장기간 시청에 따른 문제는 주요 증거로서 장기간 시청을 하는 것이 실체적 진실규명을 위해 불가피하다면 이를 시청하는 것이 당연하고, 그렇지 않은 경우는 영상녹화물의 부분적.선택적 상영에 의한 증거조사로 충분히 해결이 가능하다는 점을 들고 있으며 이 견해는 영상녹화물의 본증 사용은 물론 탄핵증거로의 사용도 허용된다고 본다. 한편, 그동안 조서가 많은 문제점을 노정하였으므로 조서 자체의 증거능력을 인정할 것이 아니라 원칙적으로 조서에 기재된 진술을 조사자의 증언으로 공판정에 현출시켜 그 진술을 증거로 인정하는 것이 타당하며, 조사자의 증언에 대하여 다툼이 있거나 불분명한 경우에 한정하여 예외적으로 영상녹화물을 활용하면 족하다고 보는 견해로는 정웅석, 피의자신문의 영상녹화에 관한 연구, 법조통권 제625호, 2008. 10., 5-53면

 

21) 서울남부지방법원 2007. 6. 20. 선고 2006고단3255 판결

 

22) 이에 대해서는 법원이 최우량증거원칙이나 중복증거금지원칙에 따라 검사가 제출한 영상녹화물의 내용을 확인하여 보고 참고인들이 법정에서 진술한 내용과 대동소이하여 다시 중복하여 증거조사할 필요가 없겠다고 판단한 것이라면 이를 증거로 채택하지 않은 것은 타당하다고 할 것이지만 그렇다고 하여도 이 때문에 그 영상녹화물의 증거능력이 없는 것은 아니며 따라서 증거능력은 있으나 중복하여 조사할 필요가 없을 뿐이라는 견해로는 이완규, 개정 형사소송법상 조서와 영상녹화물, 비교형사법연구 제9권 제2호, 172면, 144-145면

 

23) 대법원 1992. 6. 23. 선고 92도682 판결

 

24) 이영한, 개정 형사소송법상의 조서와 영상녹화 토론문, 비교형사법연구 제9권 제2호, 193면. 다른 논거로는, 검사가 피의자의 진술을 기록한 영상녹화물을 공판정에서 제출하고자 한다면 그 영상녹화물은 제312조 제2항의 규정 형식상 반드시 조서의 진정성립을 입증하기 위한 용도로만 사용될 수 있는 것이므로 이때는 반드시 피의자신문조서를 함께 제출해야 한다고 해석하는 것이 옳고, 따라서 검사는 그가 조사한 피의자의 진술에 관하여는 종전처럼 피의자신문조서만을 제출하거나 조서와 함께 영상녹화물을 제출하는 두 경우만을 생각할 수 있으며, 후자의 경우 조사자와 피조사자 사이에 자유로이 이루어지는 대화과정을 영상녹화하고 이와 별도로 피의자신문조서를 작성하여 제출하는 관행은 개정법하에서 피의자신문조서를 작성하는 과정을 녹화하는 것으로 바뀌게 될 것이므로 현재처럼 피의자 조사를 편리하게 영상녹화만 해버리는 이점은 완전히 사라진 채 피의자신문조서를 작성하는 과정을 전체를 녹화해야 하는 조사자의 입장에서도 상당히 불편이 예상되는데, 이것이 바로 수사과정에서의 영상녹화물을 도입한 본래의 취지에 부합하는 것임을 들고 있다.

 

25) 이영한, 개정 형사소송법상의 조서와 영상녹화 토론문, 비교형사법연구 제9권 제2호, 188-189면

 

26) 법원행정처, 형사소송법 개정법률 해설, 143면

 

27) 법원행정처, 앞의 책, 145면; 신동운, 신형사소송법, 2008년, 법문사, 188면에서도 영상녹화물을 피고인진술의 증명력을 탄핵하기 위한 증거로 사용할 수 없다고 하면서 형사소송법 제318조의2 제2항이 ‘제1항의 규정에도 불구하고’라는 표현을 사용한 것은 영상녹화물을 탄핵증거의 허용범위에서 배제하기 위한 표현이라고 한다.

 

28) 이재상, 형사소송법, 제2판, 2008년, 624면; 정웅석, 피의자신문의 영상녹화에 관한 연구, 법조 통권 제625호, 2008. 10., 21면; 안성수, 형사소송법-쟁점과 미래-, 박영사, 2009년, 256-257면에서는 첫째,318조의2 제1항은 탄핵증거 규정인 반면, 동조 제2항은 기억환기용(신문수단으로서의 증거사용) 규정으로서 전혀 상관없는 별개의 성격을 갖는 조문이며, 둘째,본래 탄핵증거란 전문증거에 해당하여 증거능력이 없는 증거라도 진술의 증명력을 다투기 위하여 사용할 수 있는 증거이므로 영상녹화물에 한정하여 탄핵증거의 사용을 제한할 이유가 없다는 점에서 영상녹화물의 탄핵증거 사용은 당연히 가능하다고 보아야 하는데 그 이유는 제318조의2 제1항에서 탄핵증거로 할 수 있는 “제312조 내지 제316조에 따라 증거로 할 수 없는 서류나 진술”에서의 ‘진술’은 어느 학설을 따르더라도 피의자나 참고인의 자기모순 진술을 포함하는 것이고, 따라서 그 진술이 비록 영상녹화물에 담겨 있다고 하더라도 탄핵의 수단으로 사용하고자 하는 것은 영상녹화물이 아닌 그 안에 담겨 있는 자기모순의 ‘진술’이므로 규정해석상 당연히 탄핵증거로 사용할 수 있기 때문이며 따라서 탄핵증거와의 혼동을 피하기 위하여 입법형식상 별도의 조문으로 규정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한다.

 

29) 한편 본증으로는 사용할 수 없지만 탄핵증거와 기억환기를 위한 재생은 다른 것이므로 기억환기용 외의 탄핵증거로는 사용할 수 있다는 견해로는 안성수, 영상녹화물의 녹화 및 증거사용방법, 인하대학교 법학연구소, 법학연구 제10집 제1호, 2007. 3. 40-41면

 

30) 조국, 검사작성 피의자신문조서와 영상녹화물의 증거능력, 저스티스, 2008. 9. 25., 187-188면

 

31) 실제 강간치상 및 상해로 긴급체포된 피의자가 자신이 입은 상처로 병원에서 마취수술을 받고 얼마 안된 상태에서 야간조사를 받을 때에 조사 직전에 자백을 강요당하는 사례를 필자가 목격할 수 있었다.

 

32) 244조의 2 규정은 영상녹화물을 본증으로 사용하기 위하여 검사가 준수해야 할 절차로 규정된 것이므로, 영상녹화물을 본증으로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검사 작성 피의자신문조서의 진정성립 입증 수단으로 사용하는 경우, 탄핵증거, 기억환기를 위한 수단으로 사용하는 경우에는 영상녹화를 위한 절차 규정의 준수는 문제되지 않는다고 하면서 장차 영상녹화물의 본증 사용을 명문화하거나, 244조의 2를 삭제 혹은 수정해야 할 것이며, 다만 244조의 2를 삭제하는 경우 영상녹화 방법에 관한 것은 검찰 규칙으로 정하여 인권침해의 소지가 없도록 해야 한다는 극단적 견해로는 안성수, 형사소송법-쟁점과 미래-, 박영사, 2009년, 259-262면

 

33) 이같이 성립진정의 보조수단으로만 보아야 하고 독자적인 증거능력이 부정되어야 하는 이유를 국회법제사법위원회 제1소위에서 이루어진 회의과정(제267회 법제사법위원회 제1소위 제2차 회의록 43-45면, 법제사법위원회 제5차 회의록 10-12면)을 보면, ① 형식상 영상녹화물이 보충적인 것으로 규정되어 있기는 하나, 원칙적이고 정상적인 방법으로 입증을 시도하였음에도 입증이 어려운 최후의 경우에 오히려 유죄의 심증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칠 위험성이 큰 영상녹화물을 중요한 증거로 사용할 수 있게끔 길을 열어주는 것은 위험하고(즉 우량 증거로도 입증이 안되는 것에 대해 불량 증거인 영상녹화물을 독립 증거로 쓰도록 해서는 안된다), ② 영상녹화제도가 도입된 취지는 피의자 진술의 임의성 여부를 확인하고 또 피해자를 보호하기 위한 것이지 수사기관의 증거수집방법을 좀더 용이하게 하여 수사기관의 편의를 위한 것은 아니며, ③ 영상녹화가 널리 보급된 영미법의 배심제도에서는 법관이 배심원에게 보여지는 영상녹화물을 차단할 수 있으나, 우리나라와 같은 대륙법계에서는 사실심 법관에게 영상녹화가 바로 직접적으로 보여진다는 것은 피의자나 국민의 인권을 상당히 침해할 소지가 있다는 등의 이유로 영상녹화물을 독립증거 또는 본증으로 사용할 수 없도록 하고 영상녹화물이 쓰일 수 있는 것은 조서에 증거능력을 부여하는 경우 뿐이라고 명백히 못박고 있다.

 

34) 법원행정처, 형사소송법 개정법률 해설, 2007, 50면 이하

 

35) 법무부, 개정 형사소송법, 2007, 122면 이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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