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대구형사사건전문변호사 천주현 박사(대구·경북 1호 형사전문변호사)의 저서 ‘수사와 변호’를 통하여, '참고인조사 관련 신 쟁점 중 '강제소환과 진술강제'에대해 알아보겠습니다.

[수사와 변호 13회차]

참고인조사 신 쟁점 중 '강제소환과 진술강제'

‘수사와 변호’ (박영사)

제1편 수사

제2장 수사기관

제3장 수사의 방식과 종류

제1절 수사의 방식

제2절 임의수사

4. 참고인조사

다. 참고인조사 관련 신 쟁점

(1) 강제소환, 진술강제

(가) 참고인 소환에 응하고 말고는 참고인의 자유이다. 어디까지나 임의수사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중요 참고인의 진술의 중요성을 감안하여 참고인소환명령제와 같은 의무적 출석에 대한 논의가 있다. 바로 중요참고인 및 진술강제제도의 도입 문제이다.

(나) 2011년 7월 12일 국무회의를 통과한 정부의 형사소송법 개정안에는 중요참고인 강제구인제도가 포함되어 있었다.

중요참고인(각주 1)이 검사의 출석요구를 받고 정당한 이유 없이 출석을 거부하는 의사를 표시하거나 2회 이상 연속해 출석요구에 불응한 경우 검사는 법관의 영장을 발부받아 강제로 구인할 수 있다는 내용이다. 또 필요한 경우 구인영장에 따라 구인한 참고인을 가까운 경찰서나 그 밖의 적당한 장소에 유치할 수 있고, 진술을 다 듣거나 구인한 때로부터 24시간이 경과한 경우 즉시 석방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법무부는 출석이 강제된 참고인도 24시간 이내에 조사를 마치게 되므로 참고인에 대한 출석 강제가 과잉수사에 해당되지는 않을 것으로 내다보았다. 피의자 또는 피의자가 아닌 자도 국가의 형벌권 실현에 적극 협조할 의무가 있어 이 정도의 권리침해는 적어도 과잉에 이르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만약 안양 초등생 혜*‧예*양 살해 사건의 범인 정OO을 그 사건 이전 강간 피해자 송OO가 출석하여 수사에 협조하였다면, 이미 신병을 확보하고 있던 수사기관이 범인을 풀어주지 않고 구속시켰을 것이고, 그랬다면 추가 살인을 막을 수 있었을 것이어서 대를 위한 소의 희생은 충분히 의미 있다는 주장이다.(각주 2)

안(案)에서는, 모든 범죄에 대한 참고인이 출석 강제의 대상이 되는 것이 아니라 5년 이상의 징역형에 해당하는 중범죄에 대한 참고인만 출석을 강제하도록 하여, 살인, 상해, 방화, 강간, 체포‧감금, 횡령‧배임, 절도, 사기, 공갈, 공무집행방해, 뇌물수수‧요구‧약속, 증거인멸‧은닉‧위조, 통화위조, 공문서위조 등은 이에 해당하나, 폭행, 모욕, 과실치사, 협박, 재물손괴, 업무상 비밀누설, 주거침입‧퇴거불응, 공연음란, 도박, 점유이탈물횡령 등 벌금형에만 처해질 수 있거나 최고 형량이 5년 미만인 징역형의 가벼운 범죄는 해당하지 않는다. 법무부는 제도 남용을 막기 위한 장치라고 소개하고 있다.(각주 3)

(다) 입법례

법무부가 소개한 입법례를 보면,(각주 4) ① 미국(美國)의 경우, 범죄의 진실을 알고 있는 사람은 국가의 수사과정에 적극 협조하여야 한다는 기본적 인식에 기초하여 그에 대한 출석을 강제하는 증인소환영장제도(각주 5)와 중요참고인 체포제도(각주 6)를 운영하고 있고,

② 독일(獨逸)의 경우, 증인‧감정인의 출석 및 진술의무를 형사소송법에 규정하고 있다. 검사는 증인‧감정인이 이유 없이 불출석하거나 증언을 거부하는 경우 벌금형을 부과할 수 있고, 출석을 거부하는 증인‧감정인을 강제로 구인하여 24시간까지 데리고 있을 수 있으며(독일 형사소송법 제51조 제1항, 제161a조 제2항),(각주 7)

③ 프랑스(佛蘭西)의 경우, 수사를 담당하는 기관으로 예심판사 제도를 운영하고 있는데, 예심판사의 출석요구에 불응하는 증인에게 예심판사는 벌금형을 부과할 수 있고, 또 프랑스 경찰은 범죄사실이나 압수된 물건에 관한 정보를 제공할 수 있다고 인정되는 모든 자를 소환하여 수사할 수 있고 소환에 불응하는 경우 검사의 허가를 받아 공권력으로 출두를 강제할 수 있다.

(라) 그러나 이러한 제도 도입에 대해 필자는 다음과 같은 이유로 반대한다.

부패범죄의 수사에 있어서는 부패범죄와 관련되거나 그 진상을 알고 있는 자의 입을 통하지 않고서는 실체적 진실을 파악할 수 없는 경우가 많아 중요참고인의 진술확보제도의 부분 도입이 필요하다고 주장하는 견해가 있으나,(각주 8) 아무런 범죄혐의도 없는 참고인에게 출석을 강제하고 진술을 강제한다는 것은 헌법상 신체의 자유 및 양심의 자유를 침해하는 것으로서 어떤 경우에도 허용되어서는 아니 될 것이고, 참고인의 진술확보가 반드시 필요할 경우 증거보전절차를 밟는 방식으로 해결할 수 있기 때문이다.(각주 9) 하나의 예외를 열어두면, 조만간 ‘중요’의 개념을 국가보안사건, 대형 금융비리 사건, 의료·교육비리 사건 등 예외가 어디까지 열릴지 모른다. 국민 누구나가 상시 수사기관에 억류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수사실무상의 문제는 신속한 압수절차, CCTV 영상 등 핵심 증거의 조기 수집과 분석, 과학수사의 활성화와 같은 방식으로 해결하여야 할 것이지 무리하게 국민 전체의 신체의 자유를 위협하는 방식으로 해결하려 해서는 안 될 것이다. 예산의 문제가 있긴 하겠으나, 점진적으로 여론을 형성하고 국회를 설득하는 방법을 고민해야 할 것이고, 압수영장의 기각률 문제는 충분한 범죄사실의 소명을 통해 법관을 설득하기 위한 추가의 노력으로 해결해 나가야 한다. 유죄의 입증책임은 무고한 시민에게 있지 않고 검사에게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 각주 >

1) 참고인 강제소환제는 후술하는 사법방해죄 도입과 함께 법무부에 의해 2002년 12월, 2010년 12월 두 차례 추진되었는데, 두 차례 모두 대법원, 대한변호사협회, 형사법학회, 국가인권위원회, 시민단체 등의 반대로 무산된 바 있다. 두 차례의 것은 참고인의 범위와 관련하여 변화가 있었는데, 즉 ① 2002년 안(案)에서는, “범죄의 수사에 없어서는 아니 될 중요한 사실을 안다고 명백히 인정되는 피의자 아닌 자가 제1항의 출석요구를 받고 정당한 이유 없이 2회 이상 출석 요구에 불응한 때에는 검사는 관할지방법원판사에게 청구하여 구인을 위한 구속영장을 발부받아 구인한 후 진술을 들을 수 있고, 사법경찰관은 검사에게 신청하여 검사의 청구로 관할지방법원판사의 구속영장을 발부받아 구인한 후 진술을 들을 수 있다(제221조 제2항)”라고 규정하고 있어 모든 참고인을 구인할 수 있되 “범죄수사에 없어서는 아니 될 중요한 사실을 ‘명백히’ 안다고 인정되는 참고인”이 그 대상인데 반해, ② 2010년 안(案)에서는 ‘사형·무기·장기 5년 이상의 징역이나 금고에 해당하는 죄와 관련된 참고인’이 그 대상이고, 이 경우 “범죄의 수사에 없어서는 아니 될 사실을 ‘단순히’ 안다고 인정되는 참고인”에 대해서도 구인할 수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박달현, “사법방해죄 도입가능성과 그 필요성 검토”, 「형사정책연구」91권, 한국형사정책연구원, 2012, 13면 주20), 14-15면 각 참조).

2) 법무부, “우리나라 형사사법제도 이렇게 바뀝니다(선진형사사법제도 입법관련 Q&A).", 2010. 10, 29-32면.

3) 법무부, “우리나라 형사사법제도 이렇게 바뀝니다(선진형사사법제도 입법관련 Q&A).", 2010. 10, 28면.

4) 소개되는 입법례는, 법무부, “우리나라 형사사법제도 이렇게 바뀝니다(선진형사사법제도 입법관련 Q&A).", 2010. 10, 26-27면을 전적으로 참조하였음.

5) 증인소환영장(subpoena)을 통한 출석강제 제도란 사건 관련 증언을 할 가능성이 있는 자에게 특정 일시, 장소에 출석하여 증언하도록 하고, 증인소환영장을 수령한 증인은 법정 또는 대배심에 출석하여 진술할 의무를 부담하게 되는 제도이다. 만약 증인이 출석 또는 증언을 거부하는 경우 법정모독죄로 처벌된다고 한다｛법무부, “우리나라 형사사법제도 이렇게 바뀝니다(선진형사사법제도 입법관련 Q&A).", 2010. 10, 26면｝.

6) 중요참고인 체포제도는 특정 사건에 있어 그 참고인의 진술이 결정적으로 중요하고 증인소환영장에 의하여 그 참고인의 출석을 보장할 수 없는 경우 법원이 증인의 체포를 명할 수 있는 제도이다｛법무부, “우리나라 형사사법제도 이렇게 바뀝니다(선진형사사법제도 입법관련 Q&A).", 2010. 10, 26면｝.

7) 독일은 ‘기소 전 증인신문청구제도’와 ‘중요참고인 출석의무제’를 모두 운영하고 있다｛ 법무부, “우리나라 형사사법제도 이렇게 바뀝니다(선진형사사법제도 입법관련 Q&A).", 2010. 10, 35면｝.

8) 류전철, “부패범죄의 척결과 예방을 위한 형사절차상 대응방안”, 「비교형사법연구」13권 2호, 한국비교형사법학회, 2011, 844면; 법무부, “우리나라 형사사법제도 이렇게 바뀝니다(선진형사사법제도 입법관련 Q&A).", 2010. 10, 20면.

9) 이에 대하여 법무부는, 증거보전절차(법 제221조의2, 구인은 제152조)와 중요참고인 출석의 무제는 절차진행의 주체, 절차의 본질 등에서 많은 차이가 있어 증거보전절차로 중요참고인 출석의무제를 대체하기엔 불충분하다고 반박한다. 즉 ① ‘기소 전 증인신문청구제도’는 절차진행의 주체가 ‘판사’이고, 공판절차에 준하여 절차가 진행되어 피의자, 피고인 또는 변호인이 모두 참여하도록 되어 있어 수사기밀을 전혀 유지할 수 없는 문제가 있으며, 이는 본질상 증인신문에 해당하여 피의자나 변호인의 반대신문이 허용되므로 수사로서의 효율성이 낮고, 참고인이 수사기관의 출석요구에 불응하는 가장 큰 이유가 피의자와 대면하기를 꺼리기 때문인데 피의자가 참여하고 반대신문이 가능한 증인신문에 나와 피의자의 면전에서 진술해야 하는 문제가 있다는 것이다. 또 검사의 증인신문 청구, 법원의 참고인소환, 소환 불응 시 법원의 구인영장 발부‧집행 등 여러 단계를 거치면서 상당한 기일이 소요되어 수사 타이밍을 놓치게 되므로 사실상 수사에서 유용하지 않은 제도이고, 이러한 제도의 효율성에 대한 의문으로 수사실무 상 거의 활용하고 있지 않다고 한다(서울중앙지검의 경우 2007-2009. 3.말까지 기소 전 증인신문청구를 이용하여 증인신문을 구한 사건은 0건으로 소개).｛법무부, “우리나라 형사사법제도 이렇게 바뀝니다(선진형사사법제도 입법관련 Q&A).", 2010. 10, 34면}.

이상으로 대구형사사건전문변호사 천주현 박사의 ‘수사와 변호’를 통해, '참고인조사 관련 신 쟁점 중 '강제소환과 진술강제'에 대해 살펴보았습니다.

천주현 변호사는 대구에서 다수의 성범죄 등 형사재판, 형사소송 사건을 처리해 오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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