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는 대구형사전문변호사(대한변호사협회 대구·경북 1호) 천주현 박사의 저서 ‘수사와 변호’를 통하여, ‘위법수사 규제의 필요성: 피의자의 절차상 권리를 침해한 사례 일반’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수사와 변호 21회차]

‘위법수사 규제의 필요성: 피의자의 절차상 권리를 침해한 사례 일반’

‘수사와 변호’ (박영사)

제1편 수사

제2장 수사기관

제3장 수사의 방식과 종류

제4장 위법수사 규제의 필요성

제1절 서론

실체진실주의 및 응보형을 기본으로 하는 필벌주의에서는 수사의 목적이 중요시되고 수사의 방식은 특별히 고려되지 않는다. 수사의 목적을 중요시할 경우 수사는 범인의 체포와 증거의 수집·확보를 위한 다양한 위법이 허용될 수 있고, 수사기관도 그 같은 유혹을 이기기가 쉽지 않다. 특히 후진국일수록, 실질적 법치주의가 확립되지 않은 시기일수록 위법수사의 관행이 많다고 보아야 하며, 인권 침해적 수사를 견제하고 무효화시킬 수 있는 법원의 사건 통제도 어려운 경우가 많다.

현재 우리나라의 경우 수사절차에 위법이 있는 경우라도 원칙적으로 공소제기 자체가 무효로 되지는 않는다.(각주 1)  판례에 따를 때 위법한 수사에 의해 공소제기가 무효로 되는 경우는 범의유발형 함정수사에 의한 공소제기의 경우 형사소송법 제327조 제2호에 의해 공소기각 판결 선고, (각주 2)(각주 3)공소권남용의 경우 공소기각 판결 선고가 전부라 볼 수 있다.

그 외의 위법수사의 결과에 대해서는, 위법한 공무집행방해에 대항한 것이 구성요건에 해당하지 않거나, 그에 대항한 상해가 정당방위에 해당하거나, 위법한 동행요구에 터 잡은 음주측정을 거부한 것이 측정거부죄의 구성요건에 해당하지 아니하는 몇 가지 특별한 사례를 제외하고는 대부분 취득한 증거가 위법수집증거배제법칙에 따라 고작해야 증거능력을 상실하는 결과에 이를 뿐이다.

해당 증거의 증거능력을 배제시키는 것과 같은 간접적 통제에 불과하더라도 현재로서 우리의 최선은 위법한 수사의 형태에 대해 정확히 숙지하고 있어야 하겠으며, 실무상 그러한 사안이 발견될 경우 변호인은 효과적인 방법으로 이의하고 불복함으로써 불법을 적극 시정하여야 할 것이다.

따라서 아래에서는 피의자의 절차상 권리를 침해한 사례(제2절)를 가급적 상세하게 소개한 후 몇 가지 최근의 중요 주제(제3절 내지 제6절)에 대해서는 별도로 정리하였다.

제2절 피의자의 절차상 권리를 침해한 사례 일반

우리나라 수사실무상 문제된 사례를 보면,

1) 불법체포에 항의하는 과정에서 일어난 공무집행방해 및 상해는 공무집행방해에 대해서는 이미 적법한 직무집행이 아니어서 이에 대항한 행위는 무죄라는 사례,(각주 4)

2) 위법한 체포를 면하기 위해 몸부림치다가 일어난 경찰관 또는 검사에 대한 상해는 정당방위(각주 5)로 무죄라는 사례,(각주 6)

3) 위법한 체포 상태에서 음주측정요구가 이루어진 경우, 음주측정요구를 위한 위법한 체포와 그에 이은 음주측정요구는 주취운전이라는 범죄행위에 대한 증거 수집을 위하여 연속하여 이루어진 것으로서 개별적으로 그 적법 여부를 평가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으므로 그 일련의 과정을 전체적으로 보아 위법한 음주측정요구가 있었던 것으로 볼 수밖에 없어 음주측정거부죄가 성립하지 않는다고 본 사례,(각주 7)

4) 사법경찰관이 피고인을 수사관서까지 동행한 것이 사실상의 강제연행, 즉 불법체포에 해당하고, 불법 체포로부터 6시간 상당이 경과한 후에 이루어진 긴급체포 또한 위법하므로 피고인이 불법체포된 자로서 형법 제145조 제1항에 정한 ‘법률에 의하여 체포 또는 구금된 자’가 아니어서 도주죄의 주체가 될 수 없다고 한 사례,(각주 8)

5) 긴급체포 당시의 상황으로 보아서도 그 요건의 충족 여부에 관한 검사나 사법경찰관의 판단이 경험칙에 비추어 현저히 합리성을 잃은 경우에는 그 체포는 위법한 체포라 할 것이고, (각주 9) 이러한 위법은 영장주의에 위배되는 중대한 것이니 그 체포에 의한 유치 중에 작성된 피의자신문조서는 위법하게 수집된 증거로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이를 유죄의 증거로 할 수 없다고 본 사례,(각주 10)

6) 자진출석한 피의자를 긴급체포한 후 긴급체포 승인건의서와 구속영장 신청서를 검찰청에 접수한 사법경찰관이 위 피의자를 검사실로 데려오라는 검사의 명령을 전해 듣고도 이를 이행하지 않은 사안에서, 위 사법경찰관에게 인권옹호직무명령 불준수죄에 대한 고의가 인정된다고 본 사례, (각주 11)

7) 급속하게 연행하여야 할 필요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피의사실 요지의 고지 및 구속영장 정본의 제시 없이 영장표지의 사본 제시만으로 강제 연행한 것은 불법연행이고, 압수·수색영장 없이 공항의 보안구역 내 피의자의 수하물을 임의로 개봉·수색한 행위는 비록 그것이 관세청 직원의 입회하에 이루어졌다 하더라도 영장주의에 반하는 위법한 행위이며, 또한 영장 없이 피의자나 그 친구의 예금계좌 입·출금 상황에 대한 정보를 요구한 것은 금융실명거래에관한법률에 위반한 불법행위라는 이유로, 그러한 수사기관의 행위 등에 대하여 국가의 불법행위 책임을 인정한 사례, (각주 12) 같은 취지로, 검사의 지시를 받은 경찰관이 구속영장을 제시하지 아니한 채 피의자를 강제로 연행하여 불법구금하면서 자백을 강요하여 구타 등 가혹행위 한 데 대하여 국가의 손해배상책임을 인정한 사례,(각주 13)

8) 동행을 거부하는 의사를 표시한 피의자를 수사기관이 영장에 의하지 아니하고 강제 연행한 행위가 위법한 체포에 해당하고, 위법한 체포상태에서 이루어진 마약 투약 혐의를 확인하기 위한 채뇨요구가 위법하다는 사례,(각주 14)

9) 별건으로 구속된 자를 일정 기간 동안 거의 매일 검사실로 소환하여 밤늦게까지 조사를 하였다면 그에 대한 진술조서는 임의성을 의심할 만한 사정이 있어 증거능력이 없다고 보았고, 또 알선수재 사건의 공여자의 증언이 검찰 측의 헌법위반적인 증인 접근차단과 증인에 대한 편의제공 중에 이루어진 것으로서 신빙성이 없다고 본 사례,(각주 15)

10) 단순 수뢰죄의 가벼운 형으로 처벌되도록 하겠다고 약속하고 자백을 유도한 것으로 위와 같은 상황 하에서 한 자백은 그 임의성에 의심이 가고 따라서 진실성이 없다는 취지에서 이를 배척한 원심을 수긍한 사례,(각주 16)

11) 검사작성의 피의자 신문조서가 그 진술의 임의성이 없는 것이라면 그 전부를 유죄의 증거로 할 수 없을 것이고, 만일 그 일부를 믿을 수 없는 것이라면 특단의 사정이 없는 이상 다른 일부에 대하여도 다 같이 믿을 수 없는 것이라고 함이 논리나 경험칙에 합치된다고 본 사례,(각주 17)

12) 피고인이 검사 이전의 수사기관에서 고문 등 가혹행위로 인하여 임의성 없는 자백을 하고 그 후 검사의 조사단계에서도 임의성 없는 심리상태가 계속되어 동일한 내용의 자백을 하였다면 검사의 조사단계에서 고문 등 자백의 강요행위가 없었다고 하여도 검사 앞에서의 자백도 임의성 없는 자백이라고 볼 수밖에 없다고 본 사례,(각주 18)

13) 경찰관들이 형사피의자(각주 19)를 구속영장 없이 또는 구속영장 발부 후 그 제시 없이 연행 구금하여, 소위 물고문 및 전기고문의 방법으로 가혹행위를 하고, 교도관들이 고문증거(상처딱지)를 강제로 수거하여 임의로 폐기한 행위에 대하여 국가의 (위자료)배상책임을 인정한 사례,(각주 20)(각주 21)

14) 경찰관들이 중학교 3학년에 불과한 피의자들에게 자백을 강요하면서 여러 차례에 걸쳐 폭행, 협박 등의 가혹행위를 하였고, 이러한 가혹행위로 위 피의자들이 강도살인 범행을 자백한 경우, 국가가 그 소속 경찰관들의 직무상의 불법행위로 말미암아 위 피의자들과 그 부모가 입은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고 본 사례,(각주 22)

15) 경찰관의 고문행위에 의하여 조사받던 사람이 사망하게 되었음에도 그 사실을 은폐하고 사인을 허위로 발표하는 등의 행위는 위와 같은 가족권의 침해로서 정신적 고통을 가한 경우에 해당하여 불법행위를 구성한다고 본 사례,(각주 23)

16) 형사소송법 제216조 제1항 제2호, 제217조 제2항, 제3항은 사법경찰관은 형사소송법 제200조의3(긴급체포)의 규정에 의하여 피의자를 체포하는 경우에 필요한 때에는 영장 없이 체포현장에서 압수·수색을 할 수 있고, 압수한 물건을 계속 압수할 필요가 있는 경우에는 지체 없이 압수수색영장을 청구하여야 하며, 청구한 압수수색영장을 발부받지 못한 때에는 압수한 물건을 즉시 반환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는바, 형사소송법 제217조 제2항, 제3항에 위반하여 압수수색영장을 청구하여 이를 발부받지 아니하고도 즉시 반환하지 아니한 압수물은 이를 유죄 인정의 증거로 사용할 수 없다고 본 사례,(각주 24)

17) 경찰이 피고인의 집에서 20m 떨어진 곳에서 피고인을 체포하여 수갑을 채운 후 피고인의 집으로 가서 집안을 수색하여 칼과 합의서를 압수하였을 뿐만 아니라 적법한 시간 내에 압수수색영장을 청구하여 발부받지도 않은 경우, 위 칼과 합의서는 임의제출물이 아니라 영장 없이 위법하게 압수된 것으로서 증거능력이 없고, 따라서 이를 기초로 한 2차 증거인 임의제출동의서, 압수조서 및 목록, 압수품 사진 역시 증거능력이 없다고 본 사례,(각주 25)

18) 경찰관들이 노래연습장에서의 주류 판매여부를 확인하기 위하여 법관이 발부한 영장 없이 노래연습장을 검색한 행위가 적법한 직무집행이라고 볼 수 없어 그 검색행위를 방해하였다고 하더라도 공무집행방해죄를 구성하지 않으나(공무집행방해죄 무죄), 적법한 압수절차를 거치지 아니하고 플라스틱 통에 들어 있던 음료를 취거했다고 하더라도 물건자체의 성질, 형태에 변경을 가져오는 것은 아니어서 그 형태, 성질 등에 관한 증거가치에는 변함이 없어 증거능력이 있다고 본 사례,(각주 26)

19) 압수수색 대상물의 기재가 누락된 압수수색영장에 기하여 물건을 압수하고, 일부 압수물에 대하여는 압수조서·압수목록을 작성하지 아니하고 보관한 일련의 조치가 불법행위를 구성한다고 본 사례,(각주 27)

20) 압수물에 대한 압수목록이 압수 후 무려 5개월이나 지난 뒤에 작성·교부된 점, 압수목록의 작성자가 압수물을 제대로 확인하고 압수목록을 작성한 것이 아니라 제3자가 작성한 것을 옮겨 적은 데 불과한 점, 압수경위가 임의제출로 잘못 기재되어 있을 뿐만 아니라 작성월일도 누락되어 있는 점 등에 비추어 볼 때, 압수가 위법하다고 본 사례,(각주 28)

21) 수사기관 사무실 등으로 옮긴 저장매체에서 범죄혐의와 관련성에 대한 구분 없이 저장된 전자정보 중 임의로 문서출력 또는 파일복사를 하는 행위가 영장주의 등 원칙에 반하는 위법한 집행으로 본 사례,(각주 29)

22) 검사가 압수물을 제출인에게 환부하지 아니하고 소외 4에게 환부한 것이 위법한 처분이라는 사례,(각주 30)

23) 피고인이 진술을 거부한 것을 죄책에 대한 인정이라거나 방어권의 포기로 해석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진술을 거부하는 피고인에게 계속 진술을 요구하면서 그 거부 장면을 동영상으로 촬영하고 증거로 제출한 것은 위법수사에 해당하여 증거로 사용할 수 없다고 한 사례,(각주 31)

24) 범인식별절차를 준수하지 못한 사례로,

① 경찰관들이 피해자들의 신빙성이 낮은 진술만을 기초로 피의자를 범인이라고 속단한 나머지 자신의 혐의 없음을 주장하는 피의자의 변명에 대하여는 확인이나 조사를 하지 아니한 것은 수사를 담당한 경찰관으로서 직무를 수행함에 있어 범죄의 혐의 유무를 밝혀 피의사건의 실체적 진실을 규명함은 물론 그 과정에서 피의자에게 불리한 증거만이 아니라 유리한 증거도 공정하게 수집·보존하여야 할 직무상 주의의무를 위반한 것이라고 한 사례,(각주 32)

② 피해자에게 미리 피의자의 사진만을 제시하여 보여준 후 피의자와 단독 대면한 사례가 위법하다고 본 사례,(각주 33)

③ 참고인에게 미리 피의자가 범인일 수 있다는 암시를 하면서, 피의자의 사진만을 제시한 것이 위법하다고 본 사례,(각주 34)

④ 강간 피해자가 수사기관이 제시한 47명의 사진 속에서 피고인을 범인으로 지목하자, 이어진 범인식별 절차에서 수사기관이 피해자에게 피고인 한 사람만을 촬영한 동영상을 보여주거나 피고인 한 사람만을 직접 보여주어 피해자로부터 범인이 맞다는 진술을 받고, 다시 피고인을 포함한 3명을 동시에 피해자에게 대면 시켜 피고인이 범인이라는 확인을 받은 것은 위법하다는 사례,(각주 35)

⑤ 이미 피의자가 범인으로 체포된 사실을 들어 암시받았고, 피고인과만 대면하여 지목하였고, 다른 피해자들과 함께 확인(각주 36)하여 진술에 영향을 받은 경우로 위법하다는 사례,(각주 37)

⑥ 야간에 짧은 시간 동안 범행을 당한 피해자에게 수사기관이 잘못된 단서에 의하여 범인으로 지목하고 신병을 확보한 용의자를 일대일로 대면(각주 38)한 것이 위법하다는 사례,(각주 39)

⑦ 야간에 잠깐 동안 강간피해를 당한 피해자들을 상대로 여러 장의 사진을 제시하였으나, 피해자가 진술한 인상착의와 같은 사진은 피의자 사진뿐이었고, 피해자들을 한 자리에 모아두고, 피의자만 대면시킨 것은 위법하다는 사례,(각주 40)

⑧ 범인식별실이 아닌 공개 장소에서 어린 피해자들로 하여금 직접 다수의 윤간범 용의자를 세워놓고 범인식별진술을 강요한 것이 피해자의 명예와 사생활의 평온을 보호할 법규상·조리상 의무를 위반하여 위법한 사례,(각주 41)

25) 필로폰 수입에 대한 수사가 그에 대한 범의를 갖도록 하는 방식의 위법한 함정수사에 기한 공소제기의 효력이 무효라고 본 사례,(각주 42)

26) 피고인이 판결 확정 전에 범하여진 일련의 범죄행위에 대하여 동시에 재판을 받지 못함으로써 두 번의 형을 선고받게 된 것이 검사가 피의자가 범한 일련의 범죄행위 중 일부에 대하여 이미 구속 기소된 사실을 알면서도 정당한 이유 없이 나머지 범죄행위에 대하여 신속한 수사 및 소추권 행사를 하지 아니한 검사의 태만 내지 위법한 부작위에 의한 공소권 행사에 기인한 것이고, 또한 동시에 재판을 받지 못한 점에 대하여 피고인에게 귀책사유가 없는 경우, 이시추가소추권 행사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피고인의 신속한 재판을 받을 권리를 침해하는 것으로서 공소권 남용에 해당하여 공소제기의 절차가 무효라 할 것이므로, 형사소송법 제327조 제2호에 의하여 공소를 기각한 사례,(각주 43)

27) 변호인의 접견시 가청거리에서 교도관이 변호인과의 대화를 청취하는 방식으로 변호권을 침해한 것은 위헌이라는 사례,(각주 44)

28) 피의자의 신병이 있는 경찰서의 순경 등이 담당자가 없다는 이유로 변호인의 접견신청을 거부하였다면 고의 또는 과실로 형사소송법상 인정된 변호인의 접견권을 침해한 위법한 행위로 인정한 사례, (각주 45)

29) 구속적부심을 준비하기 위해 수사기록에 대한 열람·등사신청을 한 것에 대해 수사기록 일체를 정당한 이유 없이 거부한 것은 위헌이라는 사례, (각주 46)

30) 수사기관이 피의자를 신문함에 있어서 피의자에게 미리 진술거부권을 고지하지 않은 때에는 그 피의자의 진술은 위법하게 수집된 증거로서 진술의 임의성이 인정되는 경우라도 증거능력이 부인되어야 한다고 본 사례,(각주 47)

31) 피의자의 진술을 녹취 내지 기재한 서류 또는 문서가 수사기관에서의 조사과정에서 작성된 것이라면 그것이 진술조서, 진술서, 자술서라는 형식을 취하였다 하더라도 당해 수사기관이 작성한 피의자신문조서와 같이 보아야 한다는 사례,(각주 48) 따라서 검사가 피의자신문조서가 아닌 일반적인 진술조서의 형식으로 조서를 작성한 사안에서, 미리 피의자에게 진술거부권을 고지하지 않았다면 유죄인정의 증거로 사용할 수 없다고 한 사례,(각주 49)

또 경찰 수사과정 중 피의자였던 피고인이 작성한 진술서에 대해 피고인이 내용 부인할 경우 구 형사소송법 제312조 제2항(현행 제312조 제3항)에 따라 증거능력을 상실시킨 사례,(각주 50) 나아가 검찰주사 작성의 피고인 3에 대한 제1, 2회 각 피의자신문조서, 검찰주사 작성의 피고인 3에 대한 제1, 2회 각 진술조서, 피고인 3 작성의 진술서는 피고인 3과 공범관계에 있는 피고인 1, 피고인 2가 법정에서 그 내용을 부인하고 있는 이상 구 형사소송법 제312조 제2항(현행 제312조 제3항)에 의하여 모두 증거능력이 없다고 본 사례,(각주 51)

32) 검찰주사 등이 검사의 지시에 따라 검사가 참석하지 않은 상태에서 피의자였던 피고인을 신문하여 작성하고 검사는 검찰주사 등의 조사 직후 피고인에게 개괄적으로 질문한 사실이 있을 뿐인데도 검사가 작성한 것으로 되어 있는 피의자신문조서는 형사소송법 제312조 제1항 소정의 '검사가 피의자나 피의자 아닌 자의 진술을 기재한 조서'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한 원심의 판단을 정당하다고 한 사례,(각주 52)

33) 이미 증인으로 증언한 참고인을 위증사건으로 소환하여 다시 참고인진술조서를 작성(각주 53)한 후 종전의 피고사건에 제출한 것(번복 진술조서)은 당사자주의, 공판중심주의, 직접주의에 반하므로 피고인이 증거로 할 수 있음에 동의(각주 54)하지 아니하는 한 증거능력이 없다고 본 사례,(각주 55)

34) 검사가 객관의무에 위배하여 국가배상책임이 인정된 사례로,

① 강도강간의 피해자가 제출한 팬티에 대한 국립과학수사연구소의 유전자검사(각주 56)결과 그 팬티에서 범인으로 지목되어 기소된 원고나 피해자의 남편과 다른 남자의 유전자형이 검출되었다는 감정결과를 검사가 공판과정에서 입수한 경우 그 감정서는 원고의 무죄를 입증할 수 있는 결정적인 증거(각주 57)에 해당하는데도 검사가 그 감정서를 법원에 제출하지 아니하고 은폐한 사례,(각주 58)

② 법원이 검사의 열람·등사 거부처분에 정당한 사유가 없다고 판단하여 수사서류의 열람·등사를 허용하도록 명한 이상, 검사로서는 당연히 법원의 그러한 결정에 지체 없이 따라야 하는데도 법원의 결정에 반하여 수사서류의 열람·등사를 거부한 사례,(각주 59)

35) 수사기관이 인권보호를 위한 수사공보준칙에 따른 초상권 보호 규정을 어기고, 피의자에 대한 보도자료 배포 직후 기자들의 취재 요청에 응하여 피의자가 경찰서 조사실에서 양손에 수갑을 찬 채 조사받는 모습을 촬영한 것이 인격권을 침해한 것으로 위헌임이 확인된 사례, (각주 60)

36) 피의사실공표와 관련하여,

① 국가정보원장이 자신의 발언에 대해 가질 신뢰성에 비추어 볼 때 피의자에 대해 사실상 회복하기 어려운 정신적 피해를 가할 우려를 잘 예상하면서도 피의자의 간첩혐의 피의사실의 진실성을 담보할 객관적이고도 충분한 증거를 확보한 상태가 아닌데도 공식적 절차도 아닌 경로를 통하여 피의사실을 공표하여 위법한 사례(단 1심에 한함),(각주 61)

② 담당 검사가 피의자가 피의사실을 강력히 부인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추가 보강수사를 하지 않은 채 참고인 측의 불확실한 진술만을 근거로 마치 피의자의 범행이 확정된 듯한 표현을 사용하여 기자들에게 피의사실을 공표하여 위법한 사례,(각주 62)

37) 경찰관은 고소사건을 신속하게 수사하여 검사에게 인계해야 할 주의의무 및 수사 도중에 위 고소사건에 관한 공소시효가 완성되지 않도록 주의하여 공소시효 기간 경과 전에 검사의 종국처분이 내려지도록 협조할 주의의무가 있다 할 것인데도, 위 고소사건의 공소시효 만료일인 2004. 5. 14. 이전인 2004. 4. 26. 이미 1년 이상의 기간에 걸친 수사를 모두 완료하고서도 그로부터 한 달이 경과한 2004. 5. 25.에서야 검찰청에 송치지휘 건의를 하고 2004. 6. 8. 위 고소사건을 송치함으로써 위 고소사건에 대한 공소시효가 완성되게 한 과실이 있다고 본 사례(각주 63)를 들 수 있다.

< 각주 >

1) 「공소기각의 판결을 할 경우 중 법 제327조 제2호에 규정된 공소제기의 절차가 법률의 규정에 의하여 무효인 때라 함은 무권한자에 의하여 공소가 제기되거나 공소제기의 소송조건이 결여되거나 또는 공소장의 현저한 방식위반이 있는 경우를 가리키는 것인바, 불법구금, 구금 장소의 임의적 변경 등의 위법사유가 있다고 하더라도 그 위법한 절차에 의하여 수집된 증거를 배제할 이유는 될지언정 공소제기의 절차 자체가 위법하여 무효인 경우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대법원 1996. 5. 14, 선고 96도561 판결)

2) 대법원 2005. 10. 28, 선고 2005도1247 판결; 대법원 2007. 10. 12, 선고 2007도5571 판결.

3) 백형구, 형사소송법, 법원사, 2012, 45면.

4) 대법원 2012. 12. 13, 선고 2012도11162 판결(공무집행방해는 무죄, 상해는 유죄).

5) 중국 현행 형법 제20조 제3관은 “현재 진행 중인 행흉, 살인, 강도, 강간, 납치 기타 인신의 안전을 엄중하게 위태롭게 하는 폭력범죄에 대하여 방위행위를 하여 불법침해인의 상해 또는 사망을 초래한 경우에는 과잉방위에 속하지 아니하고 형사책임을 지지 아니 한다”라고 규정하여 무한방위권을 규정하고 있다｛박종근(朴宗根), “중국형법에서 범죄未遂에 관한 문제점과 해결방안”, 「비교형사법연구」14권 2호, 한국비교형사법학회, 2012, 308면｝. 반면, 우리나라의 경우 정당방위 인정에 대단히 인색하고, 필자는 비판적 견해를 취하고 있다.

6) 대법원 2011. 5. 26, 선고 2011도3682 판결; 대법원 2006. 9. 8, 선고 2006도148 판결; 대법원 2006. 11. 23, 선고 2006도2732 판결; 대법원 2000. 7. 4, 선고 99도4341 판결; 대구지방법원 2009. 9. 29, 선고 2009고단1743 판결; 대전지방법원 1995. 4. 25, 선고 95고단200 판결.

7) 대법원 2006. 11. 9, 선고 2004도8404 판결.

8) 대법원 2006. 7. 6, 선고 2005도6810 판결.

9) 대법원 2003. 3. 27, 선고 2002모81 결정.

10) 대법원 2005. 11. 10, 선고 2004도42 판결; 대법원 2002. 6. 11, 선고 2000도5701 판결.

11) 대전지방법원 2007. 9. 13, 선고 2006고합4 판결.

12) 서울지방법원 1996. 8. 8, 선고 95나54753 판결.

13) 서울민사지방법원 1993. 9. 24, 선고 91가합89214 판결.

14) 대법원 2013. 3. 14, 선고 2012도13611 판결, 그러나 영장에 의한 2차 채뇨는 1차 위법압수와 인과관계가 희석되어 유효.

15) 대법원 2002. 10. 8, 선고 2001도3931 판결.

반면, 이미 기결수 상태였고, 별도 증거가 발견되지 않았는데도 단순히 검사가 자백하지 않으면 다시 경찰서로 돌려보내 조사시키겠다고 말한 것 정도라면, 검사의 이와 같은 협박이 임의성을 해친 것으로 보기 어렵다고 본 사례도 있었다. 「검사가 피고인에게 만약 자백하지 않으면 경찰에 다시 보내어 엄문토록 하겠다는 협박을 하여 겁이 나서 허위자백을 하였다고 해도 자백당시에 피고인이 이미 기결수였고 신병이 교도소에 있어 경찰서로 다시 되돌려 보내 재수감케 하는 것은 불가능한 상태에 있고, 또 불리한 새로운 증거가 발견된 바 없는 상태에서 만약 허위자백을 하였다가 그 자백을 기초로 한 처벌을 받게 될지도 모를 위험성에 견주어 볼 때 검사의 위와 같은 협박만으로는 피고인의 진술의 임의성을 해할 정도의 협박 이였다고는 도저히 인정되지 않는다.」(서울고등법원 1973. 4. 23, 선고 73노239 판결)

16) 대법원 1984. 5. 9, 선고 83도2782 판결.

17) 대법원 1971. 2. 8, 선고 70도2449 판결.

18) 대법원 1981. 10. 13, 선고 81도2160 판결; 서울고등법원 1982. 6. 10, 선고 82노605 판결; 대법원 1983. 9. 27, 선고 83도1953 판결; 대법원 1984. 5. 15, 선고 84도472 판결; 대법원 1992. 11. 24, 선고 92도2409 판결; 수원지방법원 성남지원 1997. 3. 25, 선고 96고합165 판결; 대법원 2011. 10. 27, 선고 2009도1603 판결; 대법원 2012. 11. 29, 선고 2010도11788 판결.

19) 민주화 운동으로 수사 받아 인권침해를 당한 김근태 전 의원 사건.

20) 서울민사지방법원 1992. 1. 30, 선고 86가합5126 판결. 그러나 검사가 형사피의자에 대하여 증거인멸 및 수사지연의 우려가 있다고 판단하여 가족과의 접견을 금지하고, 그의 진술을 받기 위하여 계속하여 검찰청에 소환함으로써 변호인들과의 접견교통 역시 결과적으로 불가능하게 되었다 하더라도 검사 또는 교도관의 불법행위가 되지 아니한다고 보아 아쉬움이 남는다. 판결이유에서 피의자가 고립무원 상태에 있었다고 인정하고 있는 점을 보면 더욱 그러하다.

21) 비슷한 사례로, 권인숙 양 성고문사건이 있다. 국가의 가혹행위 배상책임, 허위사실에 터 잡은 수사결과 발표로 인한 인격권 침해 배상책임이 인정되었다. 다만 피의자(고문 경찰관)들을 위하여 동료경찰관들이 허위의 알리바이를 진술하고 증거를 조작한 점에 대해서는 추후 번복진술 하였다는 점과 그로 인하여 피의자가 형사처벌 받았기에 동료경찰관들의 행위가 부적절하긴 하나 그로 인하여 원고가 무슨 개인적 법익이 침해되었다고 보기 어렵다는 이유로 배상책임을 부정하였고, 나아가 검사의 불기소처분이라는 결정 자체가 원고에게 분노를 주더라도 배상책임이 인정될 수 없다고 판시하였다(서울민사지법 1989. 6. 13, 선고 86가합5264 판결).

22) 서울고등법원 2006. 7. 19, 선고 2005나46181 판결.

23) 피해자의 권리를 침해한 사례이나, 편의상 이 곳에서 소개하였다(서울고등법원 1993. 7. 2, 선고 89나50586 판결, 박종철 군 고문치사사건의 이른바 身元權).

24) 대법원 2009. 12. 24, 선고 2009도11401 판결.

25) 대법원 2010. 7. 22, 선고 2009도14376 판결.

26) 대법원 2005. 10. 28, 선고 2004도4731 판결, 이제는 더 이상 유지될 수 없다.

27) 대법원 2001. 10. 12, 선고 2001다47290 판결.

28) 광주고등법원 2008. 1. 15, 선고 2007노370 판결.

29) 대법원 2012. 3. 29, 선고 2011도10508 판결.

30) 서울고등법원 1968. 3. 27, 선고 65나2466 판결.

31) 창원지방법원 2008. 2. 12, 선고 2007노1311 판결.

32) 인천지방법원 2008. 5. 14, 선고 2007가단51610 판결. 상세하게는, 피해자들의 진술이 범인의 인상착의에 관하여 상당한 부분 일치하기는 하나, 이후 대면절차에서 피해자들이 범인에 관하여 의견을 주고받고 함께 대면하여 원고를 범인으로 지목함으로써 그 신빙성이 떨어짐은 물론 잘못 지목한 범인식별로 인해 국가배상책임이 인정된 사례이다.

33) 대법원 2007. 5. 10, 선고 2007도1950 판결.

34) 대법원 2004. 2. 27, 선고 2003도7033 판결(다른 증거가치 높은 증거를 토대로 유죄가 선고된 사례임).

이 판결에 대해 조광훈, “수사기관의 범인식별진술 및 절차의 문제점과 개선방안”, 「법학연구」18권 1호, 연세대 법학연구원, 2008, 210면에서는, 수사기관의 단독면접 및 사진식별에 의한 범인식별진술의 절차적 문제점을 지적하고, 범인식별진술 방법을 선택함에는 신중을 기하고 나아가 절차에서도 공정성을 지켜야 한다는 가이드라인을 최초로 제시한 판례로 보고 있다.

35) 대법원 2008. 1. 17, 선고 2007도5201 판결.

36) 범인식별시 준수사항을 보면, 1) 범인의 인상착의 등에 관한 목격자의 진술 내지 묘사를 사전에 상세히 기록화하여야 하고, 2) 용의자를 포함하여 그와 인상착의가 비슷한 여러 사람을 동시에 목격자와 대면 시켜 범인을 지목하도록 하여야 하며(일대다면 원칙), 3) 용의자와 목격자 및 비교대상자들이 상호 사전에 접촉하지 못하도록 하여야 하고, 4) 사후에 증거가치를 평가할 수 있도록 대질 과정과 결과를 문자와 사진 등으로 서면화하는 등의 조치를 취하여야 한다. 2)와 관련하여, 대법원 2004. 2. 27, 선고 2003도7033판결도 일대다면 원칙의 경우 신빙성을 높게 보고 있으며, 단독대면 또는 단독사진으로 확인하는 방식의 신빙성을 낮게 보고 있다. 이러한 원칙은 목격자가 용의자를 범인으로 지목한 이후에 이루어지는 동영상 제시 및 대면 등에 의한 범인식별 절차에서도 적용된다(대법원 2008. 1. 17, 선고 2007도5201 판결).

37) 대법원 2005. 6. 10, 선고 2005도1461 판결.

38) 그러나 피해자가 경찰관과 함께 범행 현장에서 범인을 추적하다 골목길에서 범인을 놓친 직후 골목길에 면한 집을 탐문하여 용의자를 확정한 경우, 그 현장에서 용의자와 피해자의 일대일 대면은 적법하다(대법원 2009. 6. 11, 선고 2008도12111 판결 참조).

39) 대법원 2001. 2. 9, 선고 2000도4946 판결.

40) 대법원 2005. 5. 27, 선고 2004도7363 판결.

41) 대법원 2008. 6. 12, 선고 2007다64365 판결.

42) 대법원 2006. 9. 28, 선고 2006도3464 판결.

43) 대구지방법원 의성지원 1998. 11. 7, 선고 98고단200 판결.

다만 공소권남용에 해당하기 위해서는 검사가 자의적으로 공소권을 행사하여 피고인에게 실질적인 불이익을 줌으로써 소추재량권을 현저히 일탈하였다고 보여지는 경우에 한한다. 자의적인 공소권의 행사라 함은 단순히 직무상의 과실에 의한 것만으로는 부족하고 적어도 미필적으로나마 어떤 의도가 있어야 한다(대법원 1999. 12. 10, 선고 99도577 판결 참조, 이 대법원 판결은 여러 가지 사정에 비추어 후행사건에 대한 별도의 기소가 자의적인 것으로 보기 어렵다는 사안임).

44) 헌법재판소 1992. 1. 28, 선고 91헌마111 결정.

45) 서울민사지방법원 1991. 9. 19, 선고 91가단24555 판결; 서울중앙지방법원 2006보1, 서울중앙지방법원 2006보3, 서울중앙지방법원 2008. 7. 9, 선고 2007가합42537 판결. 피의자의 절차권을 침해한 것은 아니나, 그의 변호인의 권한을 침해한 것으로 편의상 이 곳에서 소개하였다.

46) 헌법재판소 2003. 3. 27, 선고 2000헌마474 결정; 서울남부지방법원 2009. 7. 7, 선고 2009가단15903 판결.

47) 대법원 1992. 6. 23, 선고 92도682 판결; 대법원 2009. 8. 20, 선고 2008도8213 판결; 대법원 2010. 5. 27, 선고 2010도1755 판결.

48) 대법원 1982. 9. 14, 선고 82도1479 전원합의체 판결; 대법원 1987. 2. 24, 선고 86도1152 판결; 대법원 1992. 4. 14, 선고 92도442 판결; 대법원 2004. 9. 3, 선고 2004도3588 판결; 대법원 2006. 1. 13, 선고 2003도6548 판결; 대법원 2007. 10. 25, 선고 2007도6129 판결; 대법원 2010. 5. 27, 선고 2010도1755 판결; 대법원 2011. 11. 10, 선고 2010도8294 판결.

위 82도1479 대법원 판결은 김시훈 피고인의 살인사건이다. 따라서 경찰의 요구로 피의자신문을 하지 않고 진술서를 작성한 것이라면, 마땅히 사법경찰관작성 피의자신문조서에 준하여 제312조 제2항이 적용되어야 하는 것이다(현행 제312조 제3항으로 내용인정이 필요). 입법취지나 서면의 성질에 비추어 제312조의 적용을 받게 하는 것이 보다 합리적이고 피의자에게 유리한 해석이 된다(차용석, “수사서류의 증거능력”, 「법학논총」제1집, 한양대학교 법학연구소, 1984, 45-46면 참조).

49) 대법원 2009. 8. 20, 선고 2008도8213 판결; 대법원 2011. 11. 10, 선고 2010도8294 판결.

50) 대법원 1982. 9. 14, 선고 82도1479 전원합의체 판결; 대법원 1987. 2. 24, 선고 86도1152 판결.

51) 대법원 2007. 10. 25, 선고 2007도6129 판결(현행 제312조 제3항의 사실상 잠탈을 금지함).

52) 대법원 2003. 10. 9, 선고 2002도4372 판결(현행 제312조 제3항으로 돌아가 내용 부인하여 증거능력을 상실함). 이 사건은 검사가 직접 피의자를 신문하지 않고 검찰주사가 신문한 방식이다. 검사가 수사 전 과정을 지켜보고 미리 지휘한 대로 검찰수사관이 조사한 것이며, 조사 전후 검사가 직접 수사한 것과 동일한 정도로 주재하였다면 문제되지 않겠지만, 이 사건과 같이 검사가 아예 참석하지도 않은 상태에서 임의로 검찰주사에 의해 이루어진 신문은 현행 제312조 제3항을 충족하지 않는 한 증거능력을 상실할 수밖에 없다. 이러한 점을 인식하여 최근 검찰 스스로 자성하여 가급적 검사 직접처리 사건의 비율을 높이고 있다. 검사가 직접 수사하는 사건의 개수가 적다는 점에 대해서는 이완규, “사법경찰관작성 피의자신문조서 증거능력문제의 올바른 방향-수사권독립론과 연관된 주장과 관련하여-”, 「형사정책연구소식」제75호, 한국형사정책연구원, 2003, 9면 참조.

53) 그 실질에 있어 증인이 행한 종전 증언을 탄핵할 목적으로 그 증인을 상대로 재신문을 행하되 법정이 아닌 검사실에서 증인신문절차가 아닌 임의의 방법을 취한 것에 불과하다. 이러한 검사의 행위는 수사기관이 행하는 수사라기보다는 공소유지기관인 당사자가 행하는 재신문의 성격을 띠고 있는 문제점이 있다.｛대법원 2000. 6. 15, 선고 99도1108 전원합의체판결의 다수의견의 보충의견(대법관 김형선); 변종필, “증언번복 진술조서의 증거능력-대법원 2000. 6. 15, 선고 99도1108 전원합의체판결-”, 「비교형사법연구」2권 2호, 한국비교형사법학회, 2000, 402-403면 참조｝.

54) 이와 같은 수사방식이 위법하고, 위법의 정도가 중하여 증거능력을 배제할 만한 사유로 볼 경우라면 동의에 불구하고 위법수집증거로 보아 증거능력을 배제하는 것도 가능할 것이다. 위 대법원 판례의 반대의견은, 증거능력을 배제할 만큼 위법한 수사였다면 증거능력을 배제해야 하겠으나, 그에 이르지 않을 정도(해당 증거가 증거능력 배제규정에 해당되거나 형사절차의 지도이념에 명백히 위배되는 경우가 아닐 경우)일 경우라면, 증거능력을 인정하되 증거가치에 관한 판단을 법관의 자유심증에 맡기는 방향으로 운용해야 한다고 보았다(변종필, “증언번복 진술조서의 증거능력-대법원 2000. 6. 15, 선고 99도1108 전원합의체판결-”, 「비교형사법연구」2권 2호, 한국비교형사법학회, 2000, 404-406면 참조).

55) 대법원 2000. 6. 15, 선고 99도1108 전원합의체판결; 대법원 2004. 3. 26, 선고 2003도7482 판결.

56) 조성용, “DNA 지문감식과 피해자의 권리보호”, 「비교형사법연구」6권 1호, 한국비교형사법학회, 2004, 257면에서는, 우리 형사소송법이 DNA지문감식에 관한 명문의 규정을 두지 않고 법관에 의한 사법적 통제(영장주의)에 의하여 허용여부를 해결하고 있는데, DNA지문감식은 기존의 과학수사기법과 달리 그 자체로 많은 위험요소를 내포하고 있어서 그 허용요건과 절차를 엄격히 법으로 규정할 필요가 있다고 보고 있다.

참고로, 미국 법원에서는 DNA 증거는 유죄의 증거로 많이 활용되는 것뿐만 아니라 유죄선고를 받은 자들이 재심을 받기 위하여 이용하며, 48개 주 및 연방은 수형자로 하여금 DNA 증거에 대해 접근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McDaniel v. Brown, No. 08-559, Decided January 11, 2010. 판결에서도 DNA 증거의 중요성을 강조한 바 있다(박용철, “미국의 형사법 연구의 쟁점과 동향-2007년~2010년 미국 연방 대법원 판례를 중심으로-”, 「비교형사법연구」14권 1호, 한국비교형사법학회, 2012, 255-258면 참조).

57) 대법원은 유전자 검사의 증명력이 상당하여 일정한 경우 자유심증주의를 구속한다고 보고 있다(대법원 2004. 6. 25, 선고 2004도2221 판결; 대법원 2007. 5. 10, 선고 2007도1950 판결).

58) 대법원 2002. 2. 22, 선고 2001다23447 판결.

59) 대법원 2012. 11. 15, 선고 2011다48452 판결.

60) 헌법재판소 2014. 3. 27, 선고 2012헌마652 결정.

61) 서울중앙지방법원 2008. 7. 9, 선고 2007가합42537 판결.

62) 대법원 1999. 1. 26, 선고 97다10215, 10222 판결.

63) 부산지방법원 2009. 7. 3, 선고 2009가합5394 판결(나아가 만약 공소시효와 무관하게 이 사건이 결국은 혐의 없음 처분이 내려질 사건이었다고 하더라도 고소인의 형사피해자로서의 절차적 권리는 여전히 침해되었다 할 것이므로, 경찰관의 행위와 고소인의 손해 사이에 인과관계가 있다는 점까지 설시하였다).

이상으로 대구형사전문변호사 천주현 박사의 ‘수사와 변호’를 통해 ‘위법수사 규제의 필요성: 피의자의 절차상 권리를 침해한 사례 일반’에 대해 살펴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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