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는 대구형사전문변호사 천주현 박사(대구·경북 1호 형사전문)의 저서 ‘수사와 변호’를 통하여, ‘수사방식의 변화: 과학수사와 디지털증거②’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수사와 변호 25회차]

‘수사방식의 변화: 과학수사와 디지털증거②’

‘수사와 변호’ (박영사)

제1편 수사

제2장 수사기관

제3장 수사의 방식과 종류

제4장 위법수사 규제의 필요성

제5장 수사방식의 변화

제1절 과학수사와 디지털증거

3. 디지털증거의 압수·수색 및 증거능력

가. 압수조항의 신설

사회의 범죄현상이 디지털화 되어감에도 불구하고, 1954년 제정된 형사소송법은 그 동안 크고 작은 수정을 거듭하였지만 증거수집, 증거능력과 관련된 규정은 최초 제정 당시와 별반 다르지 않아 이는 형법이 1995년 개정되면서 디지털 기반의 범죄에 대응하기 위한 여러 규정을 마련한 것과는 사뭇 다르다는 비판(각주 1)을 받아 오다가, 2011. 7. 형사소송법 제106조(압수), 제107조(우체물의 압수)를 개정(각주 2)하여 현재는 컴퓨터용 디스크 등 정보저장매체 압수·수색에 대한 법적 근거가 명확해졌다.

특히 형사소송법 제106조의 개정은 종래 형사소송법 제219조에 의해 준용되던 제106조 제1항이 “법원은 필요한 때에는 증거물 또는 몰수할 것으로 사료되는 물건을 압수할 수 있다. 단, 법률에 다른 규정이 있는 때에는 예외로 한다”고만 규정하여 이 규정의 해석론만으로는 디지털증거가 압수물에 해당하는지 논란이 있자, 이러한 입법미비를 해결하기 위하여 검찰이 디지털 증거 수집 및 분석 규정(대검예규 410호, 2006. 11. 21.)(각주 3)을 마련하여 수사의 근거를 삼고 있던 중 형사소송법이 이를 전면 반영한 것이란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

위와 같은 형사소송법 제106조 제3항 신설 이전, 구법은 압수·수색의 대상을 ‘증거물’ 또는 몰수물‘로만 규정하고 있었기 때문에 디지털증거 자체가 압수·수색의 대상이 될 수 있는지와 관련하여 해석론상 대립이 있었으나, 디지털증거의 확보가 사람을 대상으로 한 수사보다 한층 더 과학적이면서도 인권침해의 소지가 적고, 또 확보한 디지털증거는 훼손·오염되지만 않는다면 역사적 사실에 가장 부합하는 객관적 증거가 된다는 점에서 실체진실을 추구하는 형사소송의 이념에 비추어 하등 압수·수색을 불허할 이유가 없으며, 형사소송법의 압수 대상물을 유체물로 한정하여 이해하여야 할 까닭은 없었기 때문에 당연히 압수·수색의 대상이 된다고 보고 수사실무는 이미 위 대검규칙에 따라 압수·수색수사를 하여왔던 것이다.

만약 디지털증거에 대해 압수·수색이 불가능하다고 본다면, 수사기관은 회사 서버시스템에 저장되어 있는 디지털증거만 압수할 수 없으므로 시스템 전체를 압수하는 방법을 취할 것이고, 그와 같은 방식의 압수는 기업운영에 커다란 피해를 야기하므로 디지털증거에 대한 압수·수색은 수사현실 및 법익균형성에도 부합하여 실무상으로는 수사기관은 회사의 서버시스템에 접속하여 범죄 입증에 필요한 디지털증거만을 다른 저장매체로 복사하는 방법을 취하여 왔다.(각주 4)

이러한 현실적 요청에 따라 2011. 7. 형사소송법의 개정으로 이제 컴퓨터용 디스크, 그 밖에 이와 비슷한 정보저장매체에 대한 압수가 가능해졌고, 또한 전화·전자우편·회원제정보서비스·모사전송·무선호출 등과 같이 유선·무선·광선 및 기타의 전자적 방식에 의하여 모든 종류의 음향·문언·부호 또는 영상을 송신하거나 수신하는 전기통신에 관한 것으로서 체신관서, 그 밖의 관련 기관 등이 소지 또는 보관하는 물건의 제출을 명하거나 압수를 할 수 있게 되었다(법 제106조, 법 제107조).(각주 5)

외국의 경우를 보면,(각주 6) (1) 독일(獨逸)은 형사소송법 제110조(각주 7)에서 일반적인 압수수색 규정(제102조)과 별도로 서류와 전자저장매체에 대한 검열 또는 열람(Durchsicht)을 규정하고 있다. 그 내용은 수색의 연속으로 열람이 필요하며 그 후 압수가 이루어지는 규정을 두고 있고, ‘서류’는 종이형태로 존재하는 것뿐만 아니라 전자시스템에 저장된 하드디스크, 플로피디스크, CD, 메모리카드 기타 다른 데이터 이동식 저장장치도 포함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특이한 점은 검사가 전자저장장치의 수색‧검열‧압수를 결정하고, 나아가 수색현장에서 열람을 할지, 아니면 제3의 장소로 이전하여 열람할지에 대한 결정도 검사의 권한과 재량에 두고 있는 점이다.

(2) 일본(日本)의 경우, 2011. 6. 24. ‘정보처리의 고도화 등에 대처하기 위한 형법 등의 일부를 개정하는 법률안’(情報處理の高度化等)に對處するためのき刑法等の一部を改正する法律案)을 공포하였고, 그 중 특히 형사소송법의 개정내용은 주로 디지털 증거의 압수·수색에 관련한 부분으로,

① 정보를 압수하는 강제처분인 ‘전자적 기록압수제’,

② 원격압수제 도입,

③ 서비스제공자에 대한 통신기록의 보전처분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

특히 형사소송법 제110조의2를 신설하여, 전자적 기록매체를 압수할 때에는 수사기관이 압수해야 할 기록매체에 기록된 전자적 기록을 다른 기록매체에 복사하거나, 인쇄하거나, 또는 이전하도록 한 후 다른 기록매체를 압수하도록 하였고, 압수를 받는 자에게 압수해야 할 기록매체에 기록된 전자적 기록을 다른 기록매체에 목사, 인쇄, 또는 이전하도록 한 후 해당 다른 기록매체를 압수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원본 압수를 금지하였다. 수사단계에서의 압수수색은 ‘범죄수사에 필요한 때’를 요건으로 하고 있다.

(3) 미국(美國)의 경우, 연방형사소송규칙(Federal Rules of Criminal Procedure) 41(e)(2)(b)에서 치안판사(Magistrate)가 발부한 수색영장에 의한 압수수색 현장(on site)에서의 전자저장매체 원본 또는 복사본의 압수, 그리고 원본에 대한 수사기관에서의 복사(off site)에 대하여 규정하고 있다. 특히 영장에 따라 저장매체나 정보를 수색현장 이외의 곳으로 이전한 후 분석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는 점, 원본 압수와 사본 압수를 모두 허용하고 있는 점이 특징이다. 미 연방 및 각 주 법원의 대부분의 판례는 컴퓨터 정보저장매체의 원본 압수를 인정하고 있다(연방대법원 판결은 아직 없음).(각주 8) 미국의 실무기준으로는 미 법무성하의 CCIPS(Computer Crime and Intellectual Property Section)이 마련한 컴퓨터 압수‧수색에 관한 연방지침서가 있다.

나. 디지털증거의 압수·수색절차

(1) 법원은 압수의 목적물이 컴퓨터용 디스크, 그 밖에 이와 비슷한 정보저장매체인 경우에는 기억된 정보의 범위를 정하여 출력하거나 복제하여 제출받아야 하고, 다만 범위를 정하여 출력 또는 복제하는 방법이 불가능(각주 9)하거나 압수의 목적을 달성하기에 현저히 곤란하다고 인정되는 때에는 정보저장매체 등을 압수할 수 있다(법 제106조 제3항).(각주 10)

개정 형사소송법은 이와 같이 원칙적으로는 기억된 정보의 범위를 정하여 출력하거나 복제하여 제출받고, 예외적으로 정보의 범위를 정하여 출력 또는 복제하는 방법이 불가능하거나 압수의 목적을 달성하기에 현저히 곤란한 때에는 정보저장매체 등을 곧바로 압수할 수 있다고 규정하였으나, 실무상 판단에 있어 어려운 점이 남아 있다.

즉 정보저장매체 등을 곧바로 압수할 수 있는 경우는 어떤 경우인가?(각주 11) 또 누구를 기준으로 그것을 판단해야 하는가? 에 대한 것이다.

(2) 우선, 전자(前者)의 문제 즉, 전자정보에 대한 압수·수색영장을 집행할 때 저장매체 자체를 수사기관 사무실 등 외부로 반출할 수 있는 예외적인 경우 및 위 영장 집행이 적법성을 갖추기 위한 요건과 관련하여서는 대법원의 최근 결정이 있고, 현재로서는 일응의 판단기준이 될 것이다.

<결정 1> 대법원 2011. 5. 26, 선고 2009모1190 결정

「[1] 전자정보에 대한 압수·수색영장을 집행할 때에는 원칙적으로 영장 발부의 사유인 혐의사실과 관련된 부분만을 문서 출력물로 수집하거나 수사기관이 휴대한 저장매체에 해당 파일을 복사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져야 하고, 집행현장 사정상 위와 같은 방식에 의한 집행이 불가능하거나 현저히 곤란한 부득이한 사정이 존재하더라도 저장매체 자체를 직접 혹은 하드카피나 이미징 등 형태로 수사기관 사무실 등 외부로 반출하여 해당 파일을 압수·수색할 수 있도록 영장에 기재되어 있고 실제 그와 같은 사정이 발생한 때에 한하여 위 방법이 예외적으로 허용될 수 있을 뿐이다.

나아가 이처럼 저장매체 자체를 수사기관 사무실 등으로 옮긴 후 영장에 기재된 범죄 혐의 관련 전자정보를 탐색하여 해당 전자정보를 문서로 출력하거나 파일을 복사하는 과정 역시 전체적으로 압수·수색영장 집행의 일환에 포함된다고 보아야 한다.(각주 12) 따라서 그러한 경우 문서출력 또는 파일복사 대상 역시 혐의사실과 관련된 부분으로 한정되어야 하는 것은 헌법 제12조 제1항, 제3항, 형사소송법 제114조, 동법 제215조의 적법절차 및 영장주의 원칙상 당연하다.(각주 13) 그러므로 수사기관 사무실 등으로 옮긴 저장매체에서 범죄 혐의 관련성에 대한 구분 없이 저장된 전자정보 중 임의로 문서출력 혹은 파일복사를 하는 행위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영장주의 등 원칙에 반하는 위법한 집행이다.

한편 검사나 사법경찰관이 압수·수색영장을 집행할 때에는 자물쇠를 열거나 개봉 기타 필요한 처분을 할 수 있지만 그와 아울러 압수물의 상실 또는 파손 등의 방지를 위하여 상당한 조치를 하여야 하므로(법 제219조, 제120조, 제131조 등), 혐의사실과 관련된 정보는 물론 그와 무관한 다양하고 방대한 내용의 사생활 정보가 들어 있는 저장매체에 대한 압수·수색영장을 집행할 때 영장이 명시적으로 규정한 위 예외적인 사정이 인정되어 전자정보가 담긴 저장매체 자체를 수사기관 사무실 등으로 옮겨 이를 열람 혹은 복사하게 되는 경우에도, 전체 과정을 통하여 피압수·수색 당사자나 변호인의 계속적인 참여권 보장, 피압수·수색 당사자가 배제된 상태의 저장매체에 대한 열람·복사 금지, 복사대상 전자정보 목록의 작성·교부 등 압수·수색 대상인 저장매체 내 전자정보의 왜곡이나 훼손과 오·남용 및 임의적인 복제나 복사 등을 막기 위한 적절한 조치가 이루어져야만 집행절차가 적법하게 된다.

[2] 수사기관이 전국교직원노동조합 본부 사무실에 대한 압수·수색영장을 집행하면서 방대한 전자정보가 담긴 저장매체 자체를 영장 기재 집행 장소에서 수사기관 사무실로 가져가 그곳에서 저장매체 내 전자정보파일을 다른 저장매체로 복사하자, 이에 대하여 위 조합 등이 준항고를 제기한 사안에서, 수사기관이 저장매체 자체를 수사기관 사무실로 옮긴 것은 영장이 예외적으로 허용한 부득이한 사유의 발생에 따른 것으로 볼 수 있고,(각주 14)(각주 15)나아가 당사자 측의 참여권 보장 등 압수·수색 대상 물건의 훼손이나 임의적 열람 등을 막기 위해 법령상 요구되는 상당한 조치가 이루어진 것으로 볼 수 있으므로 이 점에서 절차상 위법이 있다고는 할 수 없으나, 다만 영장의 명시적 근거 없이 수사기관이 임의로 정한 시점 이후의 접근 파일 일체를 복사하는 방식으로 8,000여 개나 되는 파일을 복사한 영장집행은 원칙적으로 압수·수색영장이 허용한 범위를 벗어난 것으로서 위법하다고 볼 여지가 있는데, 위 압수·수색 전 과정에 비추어 볼 때, 수사기관이 영장에 기재된 혐의사실 일시로부터 소급하여 일정 시점 이후의 파일들만 복사한 것은 나름대로 대상을 제한하려고 노력한 것으로 보이고, 당사자 측도 그 적합성에 대하여 묵시적으로 동의한 것으로 보는 것이 타당하므로, 위 영장 집행이 위법하다고 볼 수는 없다.」(대법원 2011. 5. 26, 선고 2009모1190 결정[준항고기각결정에대한재항고])(각주 16)

<결정 2> 대법원 2015. 7. 16, 선고 2011모1839 전원합의체 결정(각주 17)

대법원은 이 결정에서 앞서 본 대법원 2011. 5. 26, 선고 2009모1190 결정과 같이, 압수수색 대상인 컴퓨터 등 저장매체 자체를 직접 반출하거나 그 저장매체에 들어 있는 전자파일 전체를 하드카피나 이미징 등의 형태(복제본)로 압수수색하는 것은 압수수색 영장 혐의 사실과 관련한 정보만 추출하기에는 시간적·기술적 제약이 큰 경우 등 제한적인 경우(각주 18)에만 예외적으로 허용되고, 이후 수사기관이 압수수색한 저장매체에서 영장 혐의와 관련이 없는 별도의 범죄혐의와 관련된 전자정보를 발견하더라도 피의자 측에 적정한 참여권 등을 보장하지 않으면 적법하게 그 내용을 압수할 수 없다는 원론적인 입장은 그대로 유지하면서도,

다만 앞서 본 대법원 2011. 5. 26, 선고 2009모1190 결정은 해당 사건을 참여권 보장 등 압수·수색 대상 물건의 훼손이나 임의적 열람 등을 막기 위해 법령상 요구되는 상당한 조치가 이루어진 것으로 본 후, 다만 영장의 명시적 근거 없이 수사기관이 임의로 정한 시점 이후의 접근 파일 일체를 복사하는 방식으로 8,000여 개나 되는 파일을 복사한 영장집행은 원칙적으로 압수·수색영장이 허용한 범위를 벗어난 것으로서 위법하다고 볼 여지가 있다고 보면서도, 압수·수색 전 과정에 비추어 볼 때, 수사기관이 영장에 기재된 혐의사실 일시로부터 소급하여 일정 시점 이후의 파일들만 복사한 것은 나름대로 대상을 제한하려고 노력한 것으로 보이고, 당사자 측도 그 적합성에 대하여 묵시적으로 동의한 것으로 보는 것이 타당하므로, 위 영장 집행이 적법하다고 본 것과는 달리,

해당 사건(대법원 2015. 7. 16, 선고 2011모1839 전원합의체 결정)에서는 저장매체 자체를 직접 반출하거나 복제본 형태로 이용하는 것이 허용되는 예외적인 경우에도 이를 수사기관 사무실 등에서 복제·탐색·출력하기 위해서는 피압수자나 그 변호인에게 참여의 기회를 보장하고 혐의사실과 무관한 전자정보의 임의적인 복제 등을 막기 위한 적절한 조치를 취하는 등 영장주의 원칙과 적법절차를 준수해야 하며, 이와 같은 예외적인 경우 혐의사실과 관련된 전자정보 이외에 이와 무관한 전자정보를 탐색·복제·출력하는 것은 원칙적으로 위법한 압수수색이고, 다만 전자정보에 대한 압수수색이 종료되기 전 혐의사실과 관련된 전자정보를 적법하게 탐색하는 과정에서 별도의 범죄혐의와 관련된 전자정보를 우연히 발견한 경우라면 더 이상 추가 탐색을 중단하고 법원으로부터 별도의 범죄혐의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을 발부받으면 그러한 정보에 대해서도 적법하게 압수수색을 할 수 있으나, 이 같은 경우에도 별도의 압수수색 절차는 최초의 압수수색 절차와 구별되는 별개의 새로운 절차로 봐야하기 때문에 피압수자에게 참여권을 보장하고 압수한 전자정보목록을 교부하는 등 피압수자의 이익을 보호하기 위한 적절한 조치가 이뤄져야 하는데도 불구하고, (이 사건에서 최초 압수수색 당시 검찰이 저장매체 자체를 압수한 것은 부득이한 사정이 있어 적법하지만,) 이미징 과정과 별도 범죄 혐의와 관련된 전자정보를 출력한 일련의 행위들은 피압수자에게 계속적인 참여권을 보장하는 등의 조치가 이루어지지 않은 채 진행돼 압수수색 영장이 허용한 범위를 벗어나고 적법절차를 위반한 것이어서 위법하다고 판단하여, 대법원 2011. 5. 26, 선고 2009모1190 결정과 달리 보았다.

이처럼 대법원의 변경된 견해에 따를 때, 이제 예외적으로 저장매체 자체를 반출하더라도 그 압수과정 뿐만 아니라 전자정보 복제·탐색·출력 과정에도 당연히 피압수자의 참여권이 보장되어야 하며, 탐색과정에서 별도의 범죄혐의 정보를 발견한 경우 탐색을 중단하고 별도의 압수수색 영장을 받아야 하지, 임의로 탐색을 계속하여 정보를 발견·복제하여서는 아니되고, 별도의 압수수색과정에도 계속하여 피압수자에게 참여권을 보장하여야만 적법한 압수가 된다고 할 것이다.

(3) 후자(後者)의 문제, 즉 저장매체 자체를 압수할 예외사정은 누구를 기준으로 판단해야 하는가?

법문만으로는 사건을 수사 중인 검사·수사관이 결정할 문제인지, 전자정보 압수·수색을 집행하는 검사·수사관이 결정할 문제인지 판단의 주체가 명확하지 않다.

이 점에 대해 디지털 증거 수집 및 분석 규정(대검예규 616호, 2012. 11. 6.) 제13조는 디지털증거의 압수·수색·검증을 원칙적으로 디지털 포렌식(각주 19) 수사관 또는 대검찰청에서 실시한 디지털증거 압수·수색 실무교육을 받은 수사관이 하여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지만, 디지털증거 압수·수색의 집행은 당해 사건의 성격과 내용 등을 잘 이해하고 있는 사건 담당 수사관에 의해 수행되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다.

현재 실무상 위 규칙과 같이 사건의 내용을 모르는 디지털 포렌식 지식과 기술을 갖춘 전문 수사관에 의해 이루어지고 있지만,(각주 20) 사건 담당 수사관이 우선권을 갖고 압수실무와 관련해 포렌식 수사관이 보조하는 방식이 타당할 것이다. 압수의 목적 면에서, 압수의 실효성 면에서 옳기 때문이다.

(4) 향후에는 디지털증거 압수·수색 집행실무에 적용함에 있어 제기되는 위와 같은 문제점들에 대해서도 세부적으로 명문화함으로써, 전자정보의 관련성 여부를 판단하기 위함 구체적 기준과 실효적 집행방법, 정보저장매체 압수를 허용할 예외 상황에 관한 판단 기준과 절차 등에 대해 의문이 없도록 해야 할 것이다.(각주 21)(각주 22)

다. 디지털증거의 증거능력 부여요건(각주 23)

(1) 적법한 압수절차

우선, 법원의 적법한 영장을 발부받아야 하고, 영장의 집행과정도 당사자에게 참여권을 주고 인권침해를 최소화하는 등 일련의 적법한 절차를 준수하여야 한다. 또한 압수수색검증영장에 기재된 압수물의 범위를 초과하여 압수하는 것은 금지된다. 위배시 영장절차 위배에 따라 위법수집증거로 배척될 것이다.

(2) 무결성

(가) 디지털증거는 다른 증거와 달리 훼손, 변경이 용이한 특성으로 인하여 최초 증거가 저장된 매체에서 법정에 제출되기까지 변경이나 훼손이 없어야 한다(무결성, Authenticity). 보관의 연속성이라고도 한다. 디지털증거의 압수에서 법정에 제출되기까지의 일련의 과정에 주목하는 개념으로서, 구체적으로는 디지털증거에 대한 압수·수색 이후 증거로 현출되기까지 일련의 절차에서 그 증거가 변개, 훼손 등 인위적 개작이 없는 것을 의미한다.(각주 24)

(나) 무결성에 대한 입증여부는 압수·수색 영장의 집행이나 디지털증거의 복제, 분석절차 등에 참여한 수사관이나 디지털포렌식 전문가 등 관련자 진술, 봉인 내지 재봉인 상태에 대한 검증결과 등 제반사정을 종합하여 객관적이고 합리적으로 판단하면 충분하고, 반드시 압수·수색 전 과정을 촬영한 영상녹화물의 재생 등 검증절차가 필요한 것은 아니라고 할 것이다(즉, 수사기관은 형사소송법 제219조, 제120조 1항에 의하여 압수·수색 집행에 있어서 압수·수색 영장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하여 필요한 최소한도에서 사회통념상 상당하다고 인정되는 방법으로 필요한 처분을 할 수 있는바, 수사기관이 압수·수색을 하면서 그 상황을 촬영하는 것은 위 필요한 처분에 해당하는 것일 뿐, 그 자체가 공소사실에 대한 증거가 되는 것이 아니고 증거로 제출된 것이 아닌 이상 반드시 압수·수색 과정을 촬영한 영상녹화물의 재생이 필요한 것은 아니라고 할 것이고, 따라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법정에서 영상녹화물의 재생이 없다는 사정만으로 곧바로 무결성의 입증이 부족하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각주 25)

이러한 무결성은 디지털증거의 증거능력의 요건에 해당하므로 검사가 그 존재에 대하여 구체적으로 주장·입증하여야 하는 것이지만, 이는 소송상의 사실에 관한 것이므로 엄격한 증명을 요하지 아니하고 자유로운 증명으로 족하다.(각주 26)

(다) 현재 우리 수사기관은 디지털증거의 무결성을 증명하기 위하여, ① 하드디스크 등의 저장매체를 압수한 다음 피의자의 서명을 받아 봉인하고, ② 서명, 봉인과정을 비디오카메라로 녹화하며, ③ 피의자가 입회한 가운데 봉인을 풀고, 통합 포렌식 프로그램인 ‘Encase'를 이용하여 압수한 저장매체에 대한 이미지 파일을 생성한 후 별도의 저장장치에 이미지 파일을 저장한 다음, 이미지 파일을 이용하여 복구 등의 분석 작업을 실시하며, ④ 쓰기방지장치(Fastblock)를 압수한 저장매체에 연결한 상태에서 이미지 파일 생성작업을 실시하고, 이미지 파일에 대한 해쉬(Hash)값을 계산하여 피의자로 하여금 해쉬값이 기재된 서면에 서명, 날인케 하고, ⑤ 피의자가 재판과정에서 무결성을 부정하는 경우 압수한 저장장치의 해쉬값과 이미지 파일의 해쉬값을 비교할 수 있도록 법원에 검증을 요구하고 있다.(각주 27)

디지털증거의 무결성을 확보하지 못하여 무죄판결이 선고된 창원지방법원 진주지원의 2005재고단3 사건에서, 법원은 「검찰에서는 피의자의 주거지에서 압수한 컴퓨터 하드디스크에서 명예훼손 내용을 기재한 한글 파일을 발견하고 이를 근거로 법원에 피의자를 명예훼손죄로 기소하여 제1심부터 제3심까지 모두 유죄판결이 있었으나, 파일의 최초 생성일자가 범죄일자 이후인 2002. 5. 7. 11:03:06 이라는 데이터복구전문업체의 감정결과로 재심이 청구되어 무죄가 선고되었고, 하드디스크만을 압수하는 경우에는 시스템 시간과 표준시간을 비교 확인하여 그 결과에 대한 확인서를 작성할 필요가 있고, 하드디스크 원본은 최초 압수 시점 상태로 보관, 유지하고 이미지 파일만으로 분석 작업을 실시하여야 함에도 원본 하드디스크로 분석 작업을 실시하여 증거 파일의 속성에 변화가 발생되었다」고 판시하여 해쉬값의 동일성이 얼마나 중요한지 보여주었다.(각주 28)

(3) 동일성

(가) 저장매체 원본이 압수되더라도 원본의 훼손 방지를 위하여 복제본 내지는 복제본에서 출력한 문건이 증거로 제출된 경우 원본과 복제본의 동일성, 복제본에 저장된 내용과 출력문건의 동일성 여부가 입증되어야 한다. 이와 같이 동일성은 원본과 복제본 혹은 출력물간, 또는 같은 저장매체의 압수·수색 당시와 증거로 제출될 때의 비교에 주목하는 개념이다.(각주 29)

(나) 동일성에 대한 입증은 기본적으로 원본과 복제본의 해쉬값(각주 30) 비교를 통하여 원본과 복제본의 동일성을 확인한 후 복제본과 출력문건의 동일성을 검증하는 방법 등으로 판단하면 될 것이나, 한편 위 동일성과 표리(표리)의 관계에 있는 무결성(보관의 연속성)이 담보되는 한, 반드시 동일성 입증을 위하여 해쉬값을 비교 확인하는 절차가 요구된다고 할 수 없고, 법정에 제출된 원본과 출력문건을 직접 비교한 검증결과 등 제반사정을 종합하여 그 동일성 여부에 관하여 자유심증주의에 따라 객관적이고 합리적으로 판단하면 된다.(각주 31)

(다) 이러한 동일성은 디지털증거의 증거능력의 요건에 해당하므로 검사가 그 존재에 대하여 구체적으로 주장·입증하여야 하는 것이지만, 이는 소송상의 사실에 관한 것이므로 엄격한 증명을 요하지 아니하고 자유로운 증명으로 족하다.(각주 32) 따라서 반드시 법률상 증거능력 있고 적법한 증거조사를 거친 증거에 의하여야 하는 것은 아니다.

(4) 신뢰성

위와 같은 무결성, 동일성을 갖춘 경우라도 다음과 같이 신뢰성을 갖추어야 한다. 즉 디지털 저장매체 원본에 저장된 내용과 출력한 문건의 동일성이 인정되어야 하고, 이를 위해 디지털 저장매체 원본이 압수 시부터 문건 출력 시까지 변경되지 않았음이 담보되어야 할 뿐만 아니라, 특히 디지털 저장매체 원본을 대신하여 저장매체에 저장된 자료를 ‘하드카피’ 또는 ‘이미징’한 매체 사이에 자료의 동일성이 인정되어야 하며, 이를 확인하는 과정에서 이용한 컴퓨터의 기계적 정확성, 프로그램의 신뢰성, 입력·처리·출력의 각 단계에서 조작자의 전문적인 기술능력과 정확성이 담보되어야 한다.(각주 33)

따라서 디지털증거를 수집, 분석하는데 사용되는 컴퓨터는 정확하고, 프로그램은 신뢰할 수 있어야 한다(신뢰성, Reliability). 우리나라 수사기관은 통합 포렌식 프로그램으로 미국에서 신뢰성이 입증된 'Encase'를 사용하고 있는데, 아직까지 재판과정에서 프로그램의 신뢰성이 문제된 사례는 없다고 한다. 현재 대검찰청에서는 국내의 ㈜파이널데이터에 의뢰하여 ‘DEAS'라는 통합 포렌식 프로그램을 개발하여 일선청에 배포하였고, 통상 'Encase'를 이용하여 이미지 파일을 생성한 후 ‘DEAS'를 이용하여 그 이미지 파일을 분석(파일 복구 작업 등)하고 있다.(각주 34)

(5) 원본성 문제

디지털증거는 그 자체로는 가시성, 가독성이 없으므로 가시성 있는 인쇄물로 출력하여 법원에 제출하여야 하는데(원본성 문제, The problem of Best Evidence), 현행 형사소송법은 미국과 같이 최량증거원칙(각주 35)을 채택하지 않고 있으므로 디지털증거의 원본성에 대해 다툴 실익이 없어, 결국 압수한 하드디스크 등 저장매체의 원본에 저장된 내용과 출력한 문건이 동일한지 여부가 문제될 뿐이다. 대법원도 “압수물인 디지털 저장매체로부터 출력한 물건을 증거로 사용하기 위해서는 디지털 저장매체 원본에 저장된 내용과 출력한 문건의 동일성이 인정되어야 한다”고 판시(각주 36)하여 같은 입장을 취하고 있다.

(6) 전문법칙 적용여부

(가) 디지털 저장매체에 저장된 문건 또는 그로부터 출력된 문건이 진술증거로 사용되는 경우 ‘그 기재내용의 진실성’에 관하여는 전문법칙이 적용되므로, 원칙적으로 형사소송법 제313조 제1항에 의하여 그 작성자 또는 진술자의 진술에 의하여 그 성립의 진정함이 증명된 때에 한하여 이를 증거로 사용할 수 있다.(각주 37)(각주 38)

(나) 다만 전자문서로 작성된 디지털증거가 진술증거라 하더라도 전문증거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요증사실과의 관계에 의하여 결정되는 상대적 개념이므로, 그러한 디지털증거의 존재 또는 기재내용 자체가 요증사실이 되는 경우가 아니라 디지털증거에 포함된 그 기재내용의 진실성이 문제되는 경우에 전문법칙이 적용된다고 할 것이다.(각주 39)따라서 이적표현물 소지와 같이 디지털 저장매체에 담긴 문건 내지는 그로부터 출력된 문건 내용의 진실성이 아닌 그러한 내용의 문건의 존재 그 자체가 직접 증거로 되는 경우이거나,(각주 40) 위와 같은 문건의 기재내용 자체가 요증사실의 구성요소를 이루는 경우,(각주 41) 또는 그 기재내용의 진실성과 관계없는 간접사실에 대한 정황증거로 사용되는 경우(각주 42)에는 전문증거라고 볼 수 없으므로 전문법칙이 적용되지 않는다.(각주 43)

(다) 전문법칙이 적용되는 증거의 경우 디지털증거의 형식적 진정성립을 위해 작성자의 서명·날인을 요구할 수 있는가 하는 의문이 있다.

디지털증거의 출력물은 작성자의 자필을 기대할 수 없고, 또 그 서명 또는 날인을 생각하기 쉽지 않은 증거물이다. 따라서 대법원은 비슷한 성격을 가진 녹음테이프의 경우 작성자나 진술자의 서명 또는 날인이 없어도 녹음테이프의 증거능력을 인정할 수 있다고 보았고,(각주 44) 나아가 디지털증거에 대하여도 “압수된 디지털 저장매체로부터 출력한 문건을 진술증거로 사용하는 경우, 그 기재 내용의 진실성에 관하여는 전문법칙이 적용되므로 형사소송법 제313조 제1항에 따라 그 작성자 또는 진술자의 진술에 의하여 그 성립의 진정함이 증명된 때에 한하여 이를 증거로 사용할 수 있다(대법원 2007. 12. 13, 선고 2007도7257 판결)”고 판시하여 작성자의 서명·날인을 요하지 않고 있다.(각주 45)

(라) 한편, 컴퓨터가 작동되면서 자동적으로 기록·저장되는 디지털증거로 시스템 로그파일, 인터넷 웹 히스토리 파일 등은 사람의 사상이나 감정이 가감되지 않고, 자동적으로 생성·기록되는 자료이므로 이러한 디지털증거 자체가 증거로 제출되는 경우에는 전문법칙이 적용되지 않고,(각주 46) 무결성과 신뢰성이 인정된다면 증거능력이 인정된다고 할 것이다. 이 경우 형사소송법 제315조 제2호 내지 제3호(각주 47)에 의해 당연히 증거능력이 있다.(각주 48) 따라서 통신서비스업체에서 회신하는 통신사실확인자료(서버에 저장되어 있는 접속 로그인 일시, 아이피 등의 자료의 출력물) 역시 제315조 제2호에 의하여 당연히 증거능력이 있다.(각주 49)

4. 소결

현대인의 절대 다수가 컴퓨터 또는 스마트폰을 이용하여 통신기록, 금융내역을 비롯한 다수의 증거를 양산하며 생활하고 있으며, 특히 컴퓨터는 저장매체의 기능, 문서작업 기능을 넘어서서 인터넷을 통해 전 세계와 접속·검색·업로드·다운로드·스크랩·게시 기능을 하고 있어 실로 한 개인의 행보를 고스란히 담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따라서 우발적 범행을 제외한 사전 계획범죄는 대부분 흔적을 남기기 마련이며, 컴퓨터나 스마트폰에 혐의를 입증할 증거가 남기 마련이다.

그렇다면, 이제 수사기관은 무리하게 진술증거를 확보하기 위해 임의성을 억압하고, 조서작성방식을 위배하거나, 반복·밤샘 조사를 통해 인권을 침해할 필요가 없어졌다. 과학수사로서의 디지털증거에 대한 수집·제출의 노력을 기울임으로써 효과적인 증거수집이 가능해졌기 때문이다.

미국에서는 ‘PERSON OF INTEREST’라는 드라마가 SEASON 1, SEASON 2로 제작·방영되어 2012~2013년 연속 시청률 1위를 기록했는데,(각주 50) 이 드라마의 소재는 모든 개인의 정보(전산화된 또는 디지털화된)를 보는 정부의 프로그램이 있어 범죄 발생 전 사전에 차단한다는 꿈같은 이야기이다. 비록 현대 과학이 그 정도로까지 발전되지는 않았다 하더라도 지나간 행적을 추적하여 법정에 증거로 제출하는 것은 충분히 가능하고, 분명히 과거에 비하면 발전된 과학수사의 면모라 할 것이다. 장래 대법원 2007. 12. 13, 선고 2007도7257 판결(각주 51)이 제시한 디지털증거의 증거능력 부여요건을 충족한 과학수사의 결과물이 법정에 자주 제출되어 검사도 피고인도 승복할 수 있는 재판이 되길 기대한다.

향후 입법론으로는, 증거능력을 부여받기 위한 무결성, 동일성, 원본성, 신뢰성 등의 문제 및 전문법칙 적용 문제도 장차 모두 형사소송법에 명문화하는 것이 타당하고,(각주 52) 형사소송법 제313조,(각주 53) 제315조(각주 54)를 명확하게 개정하여 증거능력 획득과정의 합리성을 확보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다. 또 증거분석과정에 대한 시간적 제약을 별도로 부과하고 있지 않으므로 증거분석기간의 제한규정을 두는 것,(각주 55) 압수물 반환에 대한 기간제한을 부과하는 것,(각주 56) 증거분석방법에 대한 일응의 기준을 두는 것(각주 57)을 함께 입법론으로 제시해 본다.(각주 58)

< 각주 >

1) 장상귀, “디지털증거의 증거능력에 관한 연구”, 「법학실무연구회」발표논문, 대검찰청, 2009. 5, 226면.

2) 형사소송법 제106조(압수) ① 법원은 필요한 때에는 피고사건과 관계가 있다고 인정할 수 있는 것에 한정하여 증거물 또는 몰수할 것으로 사료하는 물건을 압수할 수 있다. 단, 법률에 다른 규정이 있는 때에는 예외로 한다. <개정 2011. 7. 18> ② 법원은 압수할 물건을 지정하여 소유자, 소지자 또는 보관자에게 제출을 명할 수 있다. ③ 법원은 압수의 목적물이 컴퓨터용디스크, 그 밖에 이와 비슷한 정보저장매체(이하 이 항에서 "정보저장매체등"이라 한다)인 경우에는 기억된 정보의 범위를 정하여 출력하거나 복제하여 제출받아야 한다. 다만, 범위를 정하여 출력 또는 복제하는 방법이 불가능하거나 압수의 목적을 달성하기에 현저히 곤란하다고 인정되는 때에는 정보저장매체등을 압수할 수 있다. <신설 2011. 7. 18> ④ 법원은 제3항에 따라 정보를 제공받은 경우 「개인정보 보호법」 제2조 제3호에 따른 정보주체에게 해당 사실을 지체 없이 알려야 한다. <신설 2011. 7. 18>

제107조(우체물의 압수) ① 법원은 필요한 때에는 피고사건과 관계가 있다고 인정할 수 있는 것에 한정하여 우체물 또는 「통신비밀보호법」 제2조제3호에 따른 전기통신(이하 "전기통신"이라 한다)에 관한 것으로서 체신관서, 그 밖의 관련 기관 등이 소지 또는 보관하는 물건의 제출을 명하거나 압수를 할 수 있다. <개정 2011. 7. 18> ② 삭제 <2011. 7. 18> ③ 제1항에 따른 처분을 할 때에는 발신인이나 수신인에게 그 취지를 통지하여야 한다. 단, 심리에 방해될 염려가 있는 경우에는 예외로 한다. <개정 2011. 7. 18>

3) 현재는 대검찰청예규 제616호로 개정되어, 2012. 11. 6.부터 시행되고 있다. 디지털 증거의 압수·수색과 관련한 직접 규정은 과잉금지원칙 준수를 규정한 예규 제12조. “디지털 증거를 압수·수색·검증할 때에는 수사에 필요한 최소한의 범위에서 실시하여야 하고, 모든 과정에서 적법절차를 엄격히 준수하여야 한다.”

4) 장상귀, “디지털증거의 증거능력에 관한 연구”, 「법학실무연구회」발표논문, 대검찰청, 2009. 5, 232면.

5) 미국의 경우 연방규칙(The Federal Rules of Criminal Procedure) 제41조에서 압수(Seizure)의 대상으로 재산(property)에 정보(information)을 포함하고 있다｛(Rule 41. Search and Seizure)(A) "Property" includes documents, books, papers, any other tangible objects, and information｝(곽병선, “디지털 증거의 압수‧수색절차상 문제점과 개선방안”, 「법학연구」제51집, 한국법학회, 2013, 255면 주21)에서 재인용).

6) 이하 외국의 입법례에 대한 내용은 안경옥, “[제12부] 형사재판절차에서 테크놀로지의 활용과 형사소송법적 문제점”, 「연구총서」04-05, 한국형사정책연구원, 2004. 12, 164면을 전적으로 참조하였음.

7) 독일 형사소송법 제110조(서류 및 전자저장매체의 검열) ① 피수색자의 서류는 검사 또는 검사의 명령을 받은 수사요원이 검열한다. ③ 수사대상인 자의 전자저장매체에 대한 검열은 검열대상인 데이터가 상실될 우려가 있다면 저장매체로부터 도달될 수 있는 한 당해 저장매체와 공간적으로 분리되어 있는 저장매체들에까지 확대될 수 있다. 조사에 중요한 의미가 있을 수 있는 데이터는 이를 압수할 수 있다.

8) 이흔재, “디지털 증거의 압수수색에 관한 쟁점별 해석과 통제방안-개정 형사소송법을 중심으로-”, 「법학논총」97권 3호, 단국대학교 법학연구소, 2013, 146-152면 참조.

9) 개정 형사소송법의 이러한 태도에 대해서는, 컴퓨터 데이터에 대한 수색의 경우 유체물과 같은 공간의 분리와 범위의 제한에서 사실상 어려운 난관에 봉착하며, 특정성에 대한 요구가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것이라는 견해가 있다. 즉 2013년 현재 판매되는 개인용 컴퓨터의 하드디스크는 일반적으로 500기가바이트에서 1테라바이트의 데이터 저장용량을 가졌는데, 이것을 유체물인 문서로 치환하면 약 2,500만 페이지에서 5,000만 페이지에 해당하고, 물리적 공간으로 변환시키면 대형 학술도서관 12층 빌딩의 서고에 꽂혀있는 책의 분량과 맞먹는 정보의 양이므로 이제 오늘날 특정 컴퓨터의 수색공간을 제한한다는 것은 한 도시의 일부 지역에 대한 수색을 하는 것과 비슷하므로 이러한 디지털 증거의 특성에 비추어 볼 때, 물리적 공간에 대한 압수·수색영장과 같은 방법으로 보이지 않는 디지털 공간에 대하여 수색범위를 특정하라고 요구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까우며 그 안에서 혐의사실과 관련된 압수할 디지털 증거를 기재하는 것은 더더욱 불가능하여 결국 ‘모래사장에서 조개 찾기’에 가깝다는 주장이다. 따라서 현행 형사소송법상의 영장주의는 디지털 공간의 개념을 전제로 한다면 디지털 증거에 대한 압수수색의 경우 가능하지 않은 것을 수사기관에 요구하고 있는 것이며, 이러한 결론은 현행 압수‧수색 규정이 물리적 공간에 대한 압수‧수색을 전제로 입법된 것이어서 유체물에 대한 압수‧수색 규정을 무체물인 디지털 증거에 적용하려고 할 때 발생하는 문제점이므로, 실무상으로는 영장이 일정 부분 개괄적, 추상적인 면이 있더라도 현실적 필요성에 따라 특정되었다고 보는 쪽으로 선해해야 한다는 것이다(이흔재, “디지털 증거의 압수수색에 관한 쟁점별 해석과 통제방안-개정 형사소송법을 중심으로-”, 「법학논총」97권 3호, 단국대학교 법학연구소, 2013, 139-141면 참조; 안경옥, “[제12부] 형사재판절차에서 테크놀로지의 활용과 형사소송법적 문제점”, 「연구총서」04-05, 한국형사정책연구원, 2004. 12, 169-170면).

10) 참고로 디지털 증거 또는 전자적 증거에 대한 형사소송법 제106조 제3항의 신설내용에 대해, 전자증거를 증거로 활용하기 위해 원본성이나 무결성이 필요한데도 이를 명시적으로 규정하지 않아 아쉽다는 지적이 있으나, 현행 형사소송법상 검증규정은 원본성이나 무결성을 확인하는 근거규정으로 이미 충분하며, 이러한 검증활동을 위한 새로운 규정이 명문화 될 필요는 없다고 보는 견해가 설득력이 있다(김성룡, “형사절차에서 전자적 증거의 원본성과 의미와 기능”, 「IT와 법 연구」제7집, 경북대학교 IT와 법 연구소, 2013. 2, 208면).

11) 2012년도 국가인권위원회 인권상황 실태조사 연구용역 보고서에 따르면, 압수방식으로 44.4%가 저장매체 자체가 압수되었고, 압수수색 현장에서 범죄와 관련성 있는 데이터만을 출력하거나 복제한 경우는 11.1%에 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따라서 원본 자체를 압수(44.4%)하거나 이미징 복사한 후 압수(44.5%로 추정)한 것이 88.9%에 이르러, 사실상 실무에서는 원칙이 예외가 되고, 예외가 원칙이 된 것인데, 이는 범죄와 관련성 있는 데이터만을 출력하거나 복제하는 경우 증거의 진정성과 무결성을 확보할 수 없다는 디지털증거의 속성에 기인하는 근본적 한계가 있고, 압수수색현장에서 범죄와의 관련성 여부를 판단하여 선별적으로 압수하는 것이 기술적‧환경적으로 어렵다는 점에서 기인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이흔재, “디지털 증거의 압수수색에 관한 쟁점별 해석과 통제방안-개정 형사소송법을 중심으로-”, 「법학논총」97권 3호, 단국대학교 법학연구소, 2013, 152면 참조).

12) 이와 같이 수사기관이 전자정보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을 집행함에 있어서 저장매체 자체를 직접 또는 하드카피나 이미징 형태로 수사기관 사무실 등 외부로 반출하여 해당 저장매체나 복제물에서 영장에 기재된 범죄혐의 관련 정보를 탐색하는 행위에 대해, ① 아직 압수가 행해진 것이 아니며 수색에 불과하다는 견해(수색설), ② 그 검색은 디지털 증거의 압수에 예상되고 별도의 강제처분으로 볼 수 없으며 강제력을 행사하거나 프라이버시를 침해하는 것이 아니어서 임의수사에 불과하다는 견해(임의수사설)가 있으나, ③ 판례는 ‘집행과정’에 있다고 보고 있는 것이고(집행과정설), 따라서 그 전체과정을 통하여 참여권이 보장되어야 한다고 본다. 이에 대하여 이완규 차장검사는, 디지털 증거의 검색과정을 수색이나 집행과정으로 볼 때 현실적으로 검색은 여러 단계를 거치고 장기간이 소요되므로 ‘검색의 어느 단계까지 그 과정이라 볼 것이며, 따라서 어느 시점까지 참여하게 할 것인가’가 불명확하여 실무상 문제이며, 최종적 개체로서 파일을 찾을 때까지 피의자를 참여하게 한다는 것은 불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이 견해에서는 참여권은 현장에서의 압수수색절차에만 미치고, 이후의 검색과정에는 미치지 않는 것으로 본다. 따라서 수사기관은 피의자의 참여 없이 압수된 저장매체나 복제파일을 검색할 수 있다(이완규, “디지털 증거 압수수색과 관련성 개념의 해석”, 「법조」62권 11호, 법조협회, 2013, 142-150면 참조).

13) 同旨 대법원 2012. 3. 29, 선고 2011도10508 판결.

14) 원심인 서울중앙지방법원 2009. 9. 11, 선고 2009보5 결정[압수·수색집행에 대한 준항고]을 보면, 저장매체를 수사기관으로 옮겨야 했던 예외적 사정이 잘 드러나고 있다 법문이 구체적으로 규정하지 않은 기준에 대해 법원이 일응의 기준을 제시한 것이어서 상세히 소개한다.

「…(전략) 위 고발사건을 담당하던 피준항고인 검사는 2009. 7. 2. 서울중앙지방법원에 압수·수색영장을 청구하였고, 같은 날 서울중앙지방법원 판사로부터 아래와 같은 내용의 이 사건 영장을 발부받았다.

피준항고인 검사의 집행지휘에 따라 피준항고인 사법경찰관은 2009. 7. 3. 05:00 - 07:00까지 사이에 준항고인 전교조 본부 사무실에서 이 사건 영장을 집행하였다. 영장 집행 당시 피준항고인 사법경찰관은 저장매체에 저장된 파일들을 카피하기 위하여 하드 복사기 2대를 준비하여 갔으나 위 사무실에 설치된 컴퓨터 50여 대 중 대부분의 컴퓨터에서 하드디스크가 제거된 상태였고, 컴퓨터와 서버의 전원공급은 차단된 상태여서 저장매체에 저장된 내용을 확인할 수도 없는 상태였다. 이에 따라 피준항고인 사법경찰관은 저장매체가 포함된 데스크톱 컴퓨터 3대 및 서버 컴퓨터 10대를 압수하고 서울영등포경찰서로 가지고 갔다.

그런데 위와 같은 저장매체에는 2009. 5. 1. 이후 열람된 문서(단 엑셀문서는 2009. 6. 1. 이후)파일 만 8,000여 개(DVD 3장 분량 및 CD 1장 분량)가 존재하였다. 이 사건 영장집행 직후에 서울영등포경찰서에서, 피준항고인 사법경찰관은 준항고인 전교조의 직원들 및 그 변호인이 참관하고 있는 가운데 압수된 저장매체에 저장된 파일들 중 2009. 5. 1. 이후 열람한 모든 문서(단 엑셀문서는 2009. 6. 1. 이후) 파일들을 해쉬값 교환 등을 통하여 무결성을 확보하는 방식으로 DVD 및 CD에 카피하였다. 이때 준항고인 전교조의 직원들 및 그 변호인은 카피 범위가 너무 넓다는 이유로 이를 축소할 것(시국선언과 가까운 일자에 ‘작성된 문서’ 등) 등을 요구하기도 하였다. 위와 같이 파일 카피가 마쳐 진 후 준항고인 사법경찰관은 저장매체가 포함된 압수물을 준항고인 전교조 측에 가환부하였다.

…(중략) 앞에서 인정한 사실 및 기록상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① 압수수색 장소의 사무실에 증거인멸의 정황이 있었던 점, ② 피압수자인 전교조의 조합원 수가 70,000여 명에 달하고, 피의사실과 관련된 조합원 수도 17,000여 명에 달하였던 점, ③ 피압수자인 전교조의 직원들 중 여러 명이 이 사건 영장집행 당시에 사무실에 있었고 이들은 피준항고인인 사법경찰관이 이 사건 영장을 집행하는 것에 대하여 적대시하였고, 더 나아가 다른 직원 또는 조합원들이 이들로부터 연락을 받고 몰려올 가능성도 있었던 점, ④ 이 사건 영장집행 당시 초기에 서버에 전원공급 등이 제대로 되지 아니하여 하드카피가 물리적으로 불가능하였고, 이에 따라 서버 및 컴퓨터를 압수하기 위하여 본체를 떼어내 들고 나오려고 할 때서야 비로소 전교조 직원들이 전원공급이 가능하다고 말하였던 점(저장매체에 저장된 파일크기를 고려할 때, 이를 현장에서 이미징하거나 문서로 출력하는 것은 원천적으로 불가능하다), ⑤ 피준항고인인 사법경찰관이 하드카피에 필요한 장비 등을 소지하고 있었던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피준항고인 사법경찰관이 이 사건 영장집행 당시 저장매체에 저장된 시국선언과 관련된 파일들을 휴대한 하드디스크에 하드카피하는 방법으로 집행할 수는 없다고 판단되고, 따라서 시국선언과 관련된 파일들이 담긴 컴퓨터 및 서버의 저장장치 자체를 압수한 것은 이 사건 영장의 내용에 부합하는 집행이라고 할 것이다.

…(중략) 살피건대, 이 사건 영장은 문언상, 압수수색할 물건으로 ‘시국선언과 관련된 파일이 저장된 저장매체’를, 압수방법의 제한으로 ‘원칙적으로는 위와 같은 파일을 하드카피하는 등의 방법으로 압수하여야 하나 예외적으로 하드카피 등을 할 수 없는 경우에 저장매체 자체를 압수하는 것’으로 기재되어 있음이 명백하다. 따라서 이 사건 영장은 원칙적으로 시국선언과 관련된 저장매체에 저장된 시국선언 관련 파일만을 압수하되 예외적으로 압수방법 제한의 해제요건 즉, 하드카피 등을 할 수 없는 경우에 한하여 그와 같은 파일이 저장된 저장매체 자체를 압수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고 할 것이다. 따라서 이 사건 영장의 압수방법 제한의 해제요건이 충족되었음은 위에서 본 바와 같고, 압수된 저장매체에 시국선언 관련 파일이 존재하고 있음은 기록상 분명하므로 이 사건 영장집행은 적법하다고 할 것이고, 이와 다른 전제에선 준항고인들의 이 부분 주장도 이유 없다. [다만, 이와 같은 내용으로 해석할 때, 원칙은 현장에서 범죄사실과 관련된 파일을 카피하는 방식으로만 압수할 수 있도록 제한하면서 현장에서 그와 같은 방식으로 압수할 수 없는 예외적인 경우에는 관련된 파일이 포함된 저장매체 자체를 압수하는 것을 허용하여 수사기관이 범죄사실과 관련이 없는 파일들까지도 압수할 수 있게 되어 피압수자의 여러 기본권이 과도하게 침해된다는 비판이 제기될 수 있다. 그러나 이는 ① 법원이 수사기관이 예외적으로 저장매체 자체를 압수하는 경우에도 일정기간 안에 범죄사실과 관련된 파일들만을 추출하여 이를 카피하여 보관하게 하고 나머지 파일들은 삭제하고 저장매체를 반환하라는 취지의 문구를 압수수색영장에 기재하여 발부하는 방식으로 해결할 수 있거나, ② 피압수자가 수사기관에 범죄사실과 관련 없는 파일들에 대하여 압수의 필요성이 없거나 소멸하였다는 이유로 삭제를 요구하고 이를 거부하였을 때 형사소송법 제417조에 따라 법원에 준항고를 제기하여 구제받는 방법으로 해결할 수 있으므로 피압수자의 여러 기본권이 구제방법 없이 침해된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할 것이다]」

15) 독고지은, “디지털증거 압수, 수색에 대한 개정 법의 규제와 집행에 관한 연구 -영장 집행시 제기되는 쟁점을 중심으로-”, 「법조」 62권 5호, 법조협회, 2013, 262면에서는, 저장매체를 바로 압수할 수 있는 예외적 사정과 관련한 다른 하급심 판결의 내용도 소개하고 있다.

서울중앙지방법원 2012. 2. 13, 선고 2011고합1131 판결. 「…(전략) 압수·수색·검증 영장은 압수·수색·검증할 물건을 “각 압수·수색·검증할 장소 및 신체에 장소·관리·보관·사용하고 있는 컴퓨터(PC), 카메라, 캠코더, 녹음기, 차량 네비게이션, 디지털 정보저장매체(USB, CD, HDD, MP3, PDA, 전자수첩, 디지털테이프, 프린트기, 기타 각종 메모리 등) 및 동기기·매체에 수록된 내용”으로 하고 있는 점, 각 영장 발부의 사유로 된 혐의 사실이 많고, 각 압수·수색 장소에서 디지털 저장매체가 많게는 60여 개에 이를 정도로 다수 압수되었으므로 현장에서 범죄 사실의 관련성이 있는 전자정보만을 구분해 내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였던 것으로 보이고, 실제로 이 법원에 압수된 각 디지털 저장매체에 저장되어 있던 600여 개에 이르는 문건이 증거로 제출되었던 점, 일부 보안USB에는 암호가 설정되어 있어 현장에서 그 내용을 지득할 수 없었으며, 삭제 파일의 복구 등 추가적 분석이 필요하였던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을 인정할 수 있고, 이를 종합하여 보면 저장매체 자체를 직접 혹은 하드카피나 이미징 등 형태로 반출한 것에는 부득이한 사유가 있었음이 인정된다.」

16) 이흔재, “디지털 증거의 압수수색에 관한 쟁점별 해석과 통제방안-개정 형사소송법을 중심으로-”, 「법학논총」97권 3호, 단국대학교 법학연구소, 2013, 159면에서는, 위 판례가 영장발부 후의 집행과정에 몇 가지 제한사유를 명시하였다며 그 요소를 체계화시키고 있는데, 즉 ① 범죄혐의와의 관련성을 구분하여 저장된 전자정보 중 관련성이 있는 문서나 파일을 출력하거나 복사할 것, ② 피압수‧수색 당사자나 변호인의 계속적 참여권 보장, ③ 피압수‧수색 당사자가 배제된 상태의 저장매체에 대한 열람‧복사 금지, ④ 복사대상 전자정보 목록의 작성‧교부의 4가지 사유이다. 특히 미국, 독일, 일본의 경우 수사기관의 디지털 증거분석과정, 그 중에서도 수사기관에 압수물을 이전한 이후 피의자, 변호인의 참여권을 인정한 입법례가 없는데도 위 대법원 결정은 참여권을 열거하고 있어 압수수색영장 발부 후의 통제방법으로 대단히 효과적인 장치를 마련하였다고 보고 있다. 이러한 판례의 태도에 대해 이흔재 교수는, 대법원은 위와 같은 이론구성을 하여 디지털 저장매체를 압수하거나 이미징 복사하여 수사기관에서 디지털 증거를 찾기 위해 탐색하는 일련의 과정을 ‘압수‧수색영장 집행에 포함’되는 것으로 판단하여 법상 압수수색영장 집행절차규정인 제121조(영장집행과 당사자의 참여), 제122조(영장집행과 참여권자에의 통지), 제129조(압수목록의 교부), 제133조(압수물의 환부, 가환부)가 적용되도록 한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17) 준항고 인용결정에 대한 재항고.

제1 영장 부분(다수의견) : 검사가 준항고인 이○○의 배임혐의와 관련하여 압수․수색 영장(제1 영장)을 발부받아 준항고인 회사 안에 있는 준항고인 이○○의 사무실을 압수․수색하였는데, 당시 저장매체에 유관정보와 무관정보가 혼재된 것으로 판단하여 준항고인 회사의 동의를 받아 저장매체를 수사기관 사무실로 반출하여 저장매체를 대검 디지털포렌식센터에서 피압수자 측의 참여 하에 저장매체에 저장된 전자정보파일 전부를 ‘이미징’의 방법으로 복제(제1 처분)하고, 저장매체를 준항고인 회사에 반환한 다음 피압수 측의 참여 없이 이미징한 복제본을 자신이 소지한 외장 하드디스크에 재복제(제2 처분)한 후 재복제한 하드디스크에서 유관정보를 탐색하면서 준항고인 회사의 별건 혐의와 관련된 정보 등 무관정보도 함께 출력(제3 처분)한 사안에서, 제1 처분은 위법하다고 볼 수 없지만 제2․3 처분이 가지는 위법의 중대성에 비추어 제1 영장에 기한 압수수색은 전체적으로 취소되어야 한다는 이유로 제1․2․3 처분 전체를 취소한 원심을 수긍한 사례임.

제2 영장 부분(전원일치) : 검사가 위와 같이 재복제한 외장 하드디스크에서 유관정보를 탐색하던 중 우연히 준항고인 이○○의 별건 혐의와 관련된 전자정보를 발견하여 이를 같은 검찰청 소속 특수부 검사에게 이를 통보하여 특수부 검사가 별건 정보를 소명자료로 제출하여 별건 정보를 압수․수색할 수 있는 영장(제2 영장)을 발부받아 외장 하드디스크에서 별건 정보를 탐색․출력하는 방식으로 압수․수색하였는데 그 과정에서 준항고인 측에 참여권을 보장하지 않은 사안에서, 제2 영장 청구 당시 압수할 물건으로 삼은 정보는 검사가 임의로 재복제한 외장하드디스크에 저장된 정보로서 그 자체가 위법한 압수물이고 나아가 제2 영장에 기한 압수․수색 당시 준항고인 측에 참여할 기회도 보장하지 않은 만큼 제2 영장에 기한 압수․수색은 위법하다는 이유로 원심을 수긍한 사례임.

http://www.scourt.go.kr/supreme/news/NewsViewAction2.work?currentPage=1&searchWord=&searchOption=&seqnum=4904&gubun=4 대법원 홈페이지 주요판결 참조

18) “현장의 사정이나 전자정보의 대량성으로 관련 정보 획득에 긴 시간이 소요되거나 전문 인력에 의한 기술적 조치가 필요한 경우 등 범위를 정해 출력 또는 복제하는 방법이 불가능하거나 압수의 목적을 달성하기에 현저히 곤란하다고 인정되는 때”

19) 참고로 디지털 포렌식의 일반적 절차는, ① 증거에 해당하는 정보 또는 기록 등을 수집하고 세분화하는 과정의 수행, ② 전자적으로 저장된 자료를 확인 후 변경되지 않도록 보존, ③ 디지털 자료를 추출‧처리‧판단하는 단계로, 분석용 도구를 이용하여 전자 자료를 분석하는 절차를 거치게 된다. 이와 같은 분석을 마친 후에 증거로 채택될 수 있고, 증거능력 확보를 위해 다음의 점을 유의해야 한다. ⓐ 디지털 증거원본은 절대적으로 보존하여 원본 사용을 통제하는 한편, 무결성을 증명하는 조치를 병행하여야 하고, ⓑ 신뢰성이 검증된 분석장비와 소프트웨어를 사용하고 공개된 알고리즘을 사용하여 증거가치를 확보해야 하고, ⓒ 증거분석의 모든 과정을 상세히 기록하여 사후검증을 대비해야 하며, ⓓ 증거수집 시에도 가급적 입회자를 확보하여 신뢰성을 확보해야 한다(탁희성/이상진, “디지털 증거분석도구에 의한 증거수집절차 및 증거능력확보방안”, 「연구총서」06-21, 한국형사정책연구원, 2006. 12, 44-52면 참조).

20) 독고지은, “디지털증거 압수, 수색에 대한 개정 법의 규제와 집행에 관한 연구 -영장 집행시 제기되는 쟁점을 중심으로-”, 「법조」 62권 5호, 법조협회, 2013, 223-224면. 같은 논문 260면에서는 포렌식 수사관이 예외적 집행사정의 판단을 하는 것이 적합하다는 견해를 제시하고 있다.

21) 독고지은, “디지털증거 압수, 수색에 대한 개정 법의 규제와 집행에 관한 연구 -영장 집행시 제기되는 쟁점을 중심으로-”, 「법조」 62권 5호, 법조협회, 2013, 211면.

22) 장상귀, “디지털증거의 증거능력에 관한 연구”, 「법학실무연구회」발표논문, 대검찰청, 2009. 5, 232-233면에서는 형사소송법 제106조 제3항 신설 전 수사실무관행에 대해 다음과 같이 소개하고 있다. “수사실무는 컴퓨터 하드디스크를 비롯한 저장매체 자체를 압수한 후 저장매체에 저장되어 있는 디지털증거를 인쇄하여 출력한 문건을 법원에 제출하거나 별도로 분석보고서를 작성한 후 이를 법원에 제출하고 있다.”

위 내용을 보면, 제106조 개정 전에는 일단 저장매체 자체를 바로 압수하였다는 말이고, 이로 인해 과잉수사의 논란이 있자, 제106조 제3항에서 원칙적으로는 기억된 정보의 범위를 정하여 출력하거나 복제하여 제출받아야 하고 예외적으로만 저장매체 자체를 압수할 수 있도록 개정한 것이다. 이처럼 근원적 해결책은 항상 명시적 입법이다.

23) 안경옥 교수는, 디지털 증거가 조작이 용이하기 때문에 증거로 사용하기 위해서는 근거법률에 엄격한 증거능력의 요건과 증거조사의 방법을 규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법률로 규정하는 경우에는 특별법보다는 형사소송법에 디지털 증거의 ‘정의’와 증거능력 등의 요건에 관련된 규정을 마련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보고 있다(안경옥, “[제12부] 형사재판절차에서 테크놀로지의 활용과 형사소송법적 문제점”, 「연구총서」04-05, 한국형사정책연구원, 2004. 12, 95면). 그렇다면, 이하 증거능력을 부여받기 위한 무결성, 동일성, 원본성, 신뢰성 등의 문제 및 전문법칙 적용 문제도 모두 형사소송법에 명문화하는 것이 타당할 것이다.

24) 서울고등법원 2013. 2. 8, 선고 2012노805 판결.

25) 서울고등법원 2013. 2. 8, 선고 2012노805 판결.

26) 대법원 2001. 9. 4, 선고 2000도1743 판결.

27) 장상귀, “디지털증거의 증거능력에 관한 연구”, 「법학실무연구회」발표논문, 대검찰청, 2009. 5, 234-235면.

28) 장상귀, “디지털증거의 증거능력에 관한 연구”, 「법학실무연구회」발표논문, 대검찰청, 2009. 5, 235면, 주 24) 참조.

29) 서울고등법원 2013. 2. 8, 선고 2012노805 판결.

30) 해쉬값(Hash Value) : 파일에 형성되는 일종의 디지털 지문(숫자와 영문 알파벳 32자 조합으로 이루어짐)으로 원본 데이터의 1bit만 바꾸어도 전혀 다른 값이 생기므로 이 값이 같으면 두 파일이 동일하다고 할 수 있다(서울고등법원 2013. 2. 8, 선고 2012노805 판결).

31) 서울고등법원 2013. 2. 8, 선고 2012노805 판결.

32) 대법원 2001. 9. 4, 선고 2000도1743 판결.

33) 대법원 2007. 12. 13, 선고 2007도7257 판결.

34) 장상귀, “디지털증거의 증거능력에 관한 연구”, 「법학실무연구회」발표논문, 대검찰청, 2009. 5, 236면, 주 27) 참조.

35) 장상귀, “디지털증거의 증거능력에 관한 연구”, 「법학실무연구회」발표논문, 대검찰청, 2009. 5, 236-237면에서는 미국의 최량증거원칙에 대해 다음과 같이 소개하고 있다. 「미국에서는 ‘서면, 녹음, 사진의 내용을 증명하기 위해 다른 법률에 의하지 아니하고는 원본에 의하여 입증되어야 한다’는 최량증거원칙(The Best Evidence Rule)이 확립되어 있다. 다만, 미국 연방증거규칙 제1001조 제3호에서는 “데이터가 컴퓨터 또는 동종의 기억장치에 축적되어 있는 경우에는 가시성을 가지도록 작출한 출력인쇄물 또는 산출물로서 데이터의 내용을 정확히 반영하고 있다고 인정되는 것은 원본으로 한다(If data are stored in a computer or similar device, any printout or other output readable by sight, shown to reflect the data accurately, is a original)”고 규정하고 있어 디지털증거를 출력한 인쇄물의 원본성을 인정하고 있다.」

36) 대법원 2007. 12. 13, 선고 2007도7257 판결.

37) 同旨 안경옥, “[제12부] 형사재판절차에서 테크놀로지의 활용과 형사소송법적 문제점”, 「연구총서」04-05, 한국형사정책연구원, 2004. 12, 94면. 안경옥 교수는 컴퓨터에 저장된 정보나 이를 출력한 서면은 기계적으로 기록‧처리된 것이라고 하더라도 사람에 의해 제공된 정보를 입력, 저장, 출력한 것이므로 전문법칙의 적용을 받는 진술증거로 보고 있다.

38) 대법원 1999. 9. 3, 선고 99도2317 판결, 대법원 2013. 1. 10, 선고 2010도3440 판결.

39) 서울고등법원 2013. 2. 8, 선고 2012노805 판결.

40) 대법원 1999. 9. 3, 선고 99도2317 판결.

41) 대법원 2008. 9. 25, 선고, 2008도5347 판결.

42) 대법원 2000. 2. 25, 선고, 99도1252 판결.

43) 서울고등법원 2013. 2. 8, 선고 2012노805 판결.

44) 대법원 2008. 3. 13, 선고 2007도10804 판결.「피고인과 피해자 사이의 대화내용에 관한 녹취서가 공소사실의 증거로 제출되어 그 녹취서의 기재내용과 녹음테이프의 녹음내용이 동일한지 여부에 관하여 법원이 검증을 실시한 경우에 증거자료가 되는 것은 녹음테이프에 녹음된 대화내용 그 자체이고, 그 중 피고인의 진술내용은 실질적으로 형사소송법 제311조, 제312조의 규정 이외에 피고인의 진술을 기재한 서류와 다름없어 피고인이 그 녹음테이프를 증거로 할 수 있음에 동의하지 않은 이상 그 녹음테이프 검증조서의 기재 중 피고인의 진술내용을 증거로 사용하기 위해서는 형사소송법 제313조 제1항 단서에 따라 공판준비 또는 공판기일에서 그 작성자인 피해자의 진술에 의하여 녹음테이프에 녹음된 피고인의 진술내용이 피고인이 진술한 대로 녹음된 것임이 증명되고 나아가 그 진술이 특히 신빙할 수 있는 상태 하에서 행하여진 것임이 인정되어야 하고, 녹음테이프는 그 성질상 작성자나 진술자의 서명 혹은 날인이 없을 뿐만 아니라, 녹음자의 의도나 특정한 기술에 의하여 그 내용이 편집, 조작될 위험성이 있음을 고려하여, 그 대화내용을 녹음한 원본이거나 혹은 원본으로부터 복사한 사본일 경우에는 복사과정에서 편집되는 등의 인위적 개작 없이 원본의 내용 그대로 복사된 사본임이 입증되어야만 하고, 그러한 입증이 없는 경우에는 쉽게 그 증거능력을 인정할 수 없다.」

45) 이에 대하여 장상귀, “디지털증거의 증거능력에 관한 연구”, 「법학실무연구회」발표논문, 대검찰청, 2009. 5, 240-242면에서는 녹음테이프를 증거로 제출하는 것과 디지털증거는 다르므로 녹음테이프의 이론을 그대로 적용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한다. 즉 디지털증거의 법정 제출 증거물은 저장매체가 아니라 출력한 문건, 즉 서류로 제출하는 것이어서 녹음테이프를 제출하는 것과 제출 증거물에서 차이가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대법원이 형식적 진정성립과 실질적 진정성립을 별개로 보고, 형식적 진정성립을 위하여 서명·날인이 필요하다고 보고 있는 점(대법원 2004. 12. 16, 선고 2002도537 판결), 형사소송법 제313조 제1항 본문에서 작성자 또는 진술자의 자필 또는 서명·날인을 요구하고 있는 점, 전문증거는 가급적 엄격히 해석해야 하는 점을 토대로 위 녹음테이프의 이론을 디지털증거에도 유추하는 것은 유추해석금지원칙의 범위를 넘는 것이어서 타당하지 않다는 것이다. 이 견해는 디지털증거의 진정성립 문제를 위해 전자서명, 아이디와 패스워드의 일치 및 IP주소의 확인 등 기술적 방법으로 디지털증거의 작성자를 특정할 수 있는 경우에는 예외적으로 진정성립을 인정하면 될 것이며, 종국적으로는 입법으로 해결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보고 있다; 안경옥, “[제12부] 형사재판절차에서 테크놀로지의 활용과 형사소송법적 문제점”, 「연구총서」04-05, 한국형사정책연구원, 2004. 12, 188면. 종국적으로 제313조의 ‘서명 또는 날인’을 디지털시대에 걸맞게 보충하여야 한다고 보는 같은 견해로는 김성룡, “형사절차에서 전자적 증거의 원본성과 의미와 기능”, 「IT와 법 연구」제7집, 경북대학교 IT와 법 연구소, 2013. 2, 223면, 225면.

참고로 녹음테이프와 디지털증거의 차이에 대한 장상귀 변호사의 표는 생소한 디지털증거에 대한 이해를 돕는데 도움이 될 수 있어 소개한다(위 논문 240-242면).

46) 안경옥, “[제12부] 형사재판절차에서 테크놀로지의 활용과 형사소송법적 문제점”, 「연구총서」04-05, 한국형사정책연구원, 2004. 12, 94면.

47) 제315조 (당연히 증거능력이 있는 서류) 다음에 게기한 서류는 증거로 할 수 있다.

1. 가족관계기록사항에 관한 증명서, 공정증서등본 기타 공무원 또는 외국공무원의 직무상 증명할 수 있는 사항에 관하여 작성한 문서

2. 상업장부, 항해일지 기타 업무상 필요로 작성한 통상문서

3. 기타 특히 신용할 만한 정황에 의하여 작성된 문서

48) 안경옥 교수는, 컴퓨터 등에 저장된 기록이 그것을 출력한 서면과 일체로 볼 수 있다면 형사소송법 제315조를 적용할 수 있다고 보고 있으나, 다만 이러한 전자증거도 조작, 변경될 위험성이 있으므로 컴퓨터에 저장된 내용이 입력이나 저장, 출력의 과정 중에서 변경되거나 조작되지 않았으며 컴퓨터에 저장된 내용과 출력된 내용이 동일하다는 것을 요구하고 있다(안경옥, “[제12부] 형사재판절차에서 테크놀로지의 활용과 형사소송법적 문제점”, 「 연구총서」04-05, 한국형사정책연구원, 2004. 12, 188-189면 참조).

49) 장상귀, “디지털증거의 증거능력에 관한 연구”, 「법학실무연구회」발표논문, 대검찰청, 2009. 5, 244면.

50) 현재 시즌 5가 인기리에 방영 중이다.

51) 대법원 2007. 12. 13, 선고 2007도7257 판결.

「…(전략) 다. 압수물인 디지털 저장매체로부터 출력된 문건의 증거능력에 대하여(이 점에 대한 검사의 상고이유를 함께 판단한다) (1) 압수물인 디지털 저장매체로부터 출력된 문건이 증거로 사용되기 위해서는 디지털 저장매체 원본에 저장된 내용과 출력된 문건의 동일성이 인정되어야 할 것인데, 그 동일성을 인정하기 위해서는 디지털 저장매체 원본이 압수된 이후 문건 출력에 이르기까지 변경되지 않았음이 담보되어야 하고 특히 디지털 저장매체 원본에 변화가 일어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디지털 저장매체 원본을 대신하여 디지털 저장매체에 저장된 자료를 ‘하드카피’·‘이미징’한 매체로부터 문건이 출력된 경우에는 디지털 저장매체 원본과 ‘하드카피’·‘이미징’한 매체 사이에 자료의 동일성도 인정되어야 한다. 나아가 법원 감정을 통해 디지털 저장매체 원본 혹은 ‘하드카피’·‘이미징’한 매체에 저장된 내용과 출력된 문건의 동일성을 확인하는 과정에서 이용된 컴퓨터의 기계적 정확성, 프로그램의 신뢰성, 입력·처리·출력의 각 단계에서 조작자의 전문적인 기술능력과 정확성이 담보되어야 한다. 그리고 압수된 디지털 저장매체로부터 출력된 문건이 진술증거로 사용되는 경우에는 그 기재 내용의 진실성에 관하여 전문법칙이 적용되므로, 형사소송법 제313조 제1항에 의하여 그 작성자 또는 진술자의 진술에 의하여 그 성립의 진정함이 증명된 때에 한하여 이를 증거로 사용할 수 있다(대법원 1999. 9. 3, 선고 99도2317 판결 참조). (2) 기록에 의하여 살펴보면, 국가정보원에서 피고인들 혹은 가족, 직원이 입회한 상태에서 원심 판시 각 디지털 저장매체를 압수한 다음 입회자의 서명을 받아 봉인하였고, 국가정보원에서 각 디지털 저장매체에 저장된 자료를 조사할 때 피고인들 입회하에 피고인들의 서명무인을 받아 봉인 상태 확인, 봉인 해제, 재봉인하였으며, 이러한 전 과정을 모두 녹화한 사실, 각 디지털 저장매체가 봉인된 상태에서 서울중앙지방검찰청에 송치된 후 피고인들이 입회한 상태에서 봉인을 풀고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프로그램을 이용하여 이미징 작업을 하였는데, 디지털 저장매체 원본의 해쉬(Hash) 값과 이미징 작업을 통해 생성된 파일의 해쉬 값이 동일한 사실, 제1심법원은 피고인들 및 검사, 변호인이 모두 참여한 가운데 검증을 실시하여 이미징 작업을 통해 생성된 파일의 내용과 출력된 문건에 기재된 내용이 동일함을 확인한 사실을 알 수 있는바, 그렇다면 출력된 문건은 압수된 디지털 저장매체 원본에 저장되었던 내용과 동일한 것으로 인정할 수 있어 증거로 사용할 수 있고, 같은 취지의 원심의 판단은 정당하다. (3) 원심은 나아가, 검사가 디지털 저장매체에서 출력하여 증거로 제출한 문건 중에서 판시 53개의 문건은 그 작성자가 제1심에서 그 성립의 진정함을 인정하였으므로 이를 증거로 할 수 있으나, 그 밖의 문건은 그 작성자에 의하여 성립의 진정함이 증명되지 않았거나 작성자가 불분명하다는 이유로 그 문건의 내용을 증거로 사용할 수 없다고 판단하였는바, 위 법리와 기록에 비추어 보면 원심의 이러한 판단은 정당하고, 그 판단에 피고인들과 검사가 상고이유로 주장하는 증거법칙 위배나 판단유탈 등의 위법이 없다. 그리고 이 사건 디지털 저장매체로부터 출력된 문건의 경우 논지와 같은 정황자료만으로 진정 성립을 인정할 수 있다거나 형사소송법 제314조, 제315조에 의하여 증거능력이 부여되어야 한다는 검사의 상고이유 주장은, 위에서 본 법리에 배치되거나 형사소송법 제314조, 제315조의 요건을 오해한 주장으로 받아들일 수 없다.」

52) 同旨 탁희성/이상진, “디지털 증거분석도구에 의한 증거수집절차 및 증거능력확보방안”, 「연구총서」06-21, 한국형사정책연구원, 2006. 12, 233-235면; 안경옥, “[제12부] 형사재판절차에서 테크놀로지의 활용과 형사소송법적 문제점”, 「연구총서」04-05, 한국형사정책연구원, 2004. 12, 95면, 194-195면.

53) 예컨대, 형사소송법 제313조 제3항을 「압수된 디지털 저장매체에 저장된 파일 중 피고인 또는 피고인 아닌 자의 진술을 내용으로 하는 것을 출력한 문건은 그 파일이 기술적인 방법(또는 기타 객관적 방법)에 의하여 피고인 또는 피고인 아닌 자가 작성한 것임이 증명된 때에는 증거로 할 수 있다」로 개정할 수 있을 것이다(장상귀, “디지털증거의 증거능력에 관한 연구”, 「법학실무연구회」발표논문, 대검찰청, 2009. 5, 242면 참조).

54) 예컨대, 제315조 (당연히 증거능력 있는 서류)를 「다음에 게기한 서류는 증거로 할 수 있다. 1. 가족관계기록사항에 관한 증명서, 공정증서등본 기타 공무원 또는 외국공무원의 직무상 증명할 수 있는 사항에 관하여 작성한 문서 또는 전자적 기록, 2. 상업장부, 항해일지 기타 업무상 필요로 작성한 통상문서 또는 전자적 기록, 3. 기타 특히 신용할 만한 정황에 의하여 작성된 문서 또는 전자적 기록」로 개정할 수 있을 것이다(장상귀, “디지털증거의 증거능력에 관한 연구”, 「법학실무연구회」발표논문, 대검찰청, 2009. 5, 243면 참조. 이 견해는 현재 디지털증거는 거의 대부분 가시성 확보를 위해 출력된 인쇄물 형태로 법원에 제출되므로 디지털증거 자체가 현행 형사소송법 제315호에 포섭될 수 있는지 다툴 실익은 크지 않으나, 앞으로 도래할 전자재판 시대에 전자적 기록 자체가 증거로 사용될 것에 대비하여 위와 같이 각 호를 보충할 필요가 있다고 보고 있다); 탁희성/이상진, “디지털 증거분석도구에 의한 증거수집절차 및 증거능력확보방안”, 「연구총서」06-21, 한국형사정책연구원, 2006. 12, 229-230면에서도, 미국 연방의 새 증거법 제1001조 (1)의 기록의 정의에서 “수기, 타자, 인쇄, 마그네틱 임펄스, 기계적‧전자적 기록 기타 데이터 편집”을 포함하는 것으로 규정한 것처럼, 우리 형사소송법도 제315조에서 디지털 데이터를 포함할 수 있는 문구로 수정할 필요가 있다고 입법론적 제언을 하고 있다.

55) 현행 형사소송법에는 압수·수색영장의 발부연월일, 유효기간 만을 기재하도록 요구할 뿐, 별도의 증거분석과정에 대한 시간적 제약을 부과하고 있지 않다(법 제114조, 제219조).

56) 현행 형사소송법은 압수물환부‧가환부의 요건과 방식에 대하여만 규정하고 있을 뿐, 압수물반환에 대한 어떠한 기간제한도 부과하고 있지 않다(법 제133조, 제218조의2).

57) 현행 형사소송규칙 제107조는 압수‧수색영장청구서에 증거분석방법을 기재하도록 요구하고 있지 않다.

58) 조성훈, “디지털증거와 영장주의 : 증거분석과정에 대한 규제를 중심으로”, 「형사정책연구」제24권 제3호(통권 제95호), 한국형사연구원, 2013, 136-144면 참조.

이상으로 대구형사전문변호사 천주현 박사의 ‘수사와 변호’를 통해 ‘수사방식의 변화: 과학수사와 디지털증거②’에 대해 살펴보았습니다.

천주현 변호사는 대구에서 사기, 업무상 횡령, 배임 등 다수의 형사사건을 전문으로 처리해 오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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