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는 대구변호사 천주현 박사(대한변호사협회 대구 경북 1호 형사전문)의 저서 ‘수사와 변호’를 통하여, ‘변호인 제도②_변호인의 선임과 종류’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수사와 변호 33회차]

‘변호인 제도②_변호인의 선임과 종류’

‘수사와 변호’ (박영사)

제1편 수사

제2장 수사기관

제3장 수사의 방식과 종류

제4장 위법수사 규제의 필요성

제5장 수사방식의 변화

제6장 수사서류의 증거법상 기능

제7장 수사의 객체

제2편 변호

제1장 변호인 제도

제1절 변호인의 의의 및 지위

3. 변호인의 선임과 종류

변호인이 수사절차 및 소송절차에 관여하기 위해서는 선임·선정을 필요로 한다.

변호인 선임 또는 선정방식에 따라, 의뢰인과 변호인간의 위임계약으로 인한 사선변호인(私選辯護人)과 피고인의 선정신청 또는 필요적 변호사건으로서 재판부의 직권으로 선정하는 국선변호인(國選辯護人)으로 나눌 수 있다.

그러나 이는 어디까지나 선임되는 과정에서 구분되는 것에 불과하고, 막상 선임 또는 선정된 후에 변호인의 소송법적 권한과 의무는 동일하다. 따라서 국선변호인이라 해서 재판부의 눈치를 보며 피고인이 불이익을 감수하는 재판을 이끌어가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고, 후술하는 바와 같이 특히 국선전담변호인제도의 문제점 해결은 시급하다.

가. 사선변호인

(1) 선임권자

피고인 또는 피의자는 변호인을 선임할 수 있고(법 제30조 제1항), 피고인 또는 피의자의 법정대리인, 배우자, 직계친족과 형제자매는 독립하여 변호인을 선임할 수 있다(법 제30조 제2항). 형사소송법 제30조제2항에 규정한 자가 변호인을 선임하는 때에는 그 자와 피고인 또는 피의자와의 신분관계를 소명하는 서면을 제출하여야 한다(규칙 제12조).

(2) 방식

변호인 선임은 변호인과 선임자가 연명·날인한 서면(변호인선임계)을 수사기관 또는 법원에 제출하여야 한다(법 제32조 제1항). 구속 중인 피의자로부터 직접 위임받기 위해서는 변호인선임계와 무인원을 지참하여 구치소 접견을 통해 선임계를 완성하고 수사기관에 제출할 수 있다.

변호인선임계의 제출은 소송행위이므로 기초된 위임계약이 무효 또는 취소되더라도 선임의 효력에는 영향이 없다. 변호권을 상실시키기 위해서는 의뢰인은 해임계를, 변호인은 사임계를 제출하여야 한다(택일).

(3) 효과

변호인선임에 의해 비로소 변호인으로서의 권리·의무가 발생하는 것이므로 선임계 제출 전 제출된 변호인의견서, 항소이유서 등은 적법하지 않아 효력이 없다.(각주 1)

수사기관에 제출한 선임계의 효력은 제1심에도 효력이 있다(법 제32조 제2항). 따라서 수사변호만을 담당하기로 분리계약을 한 경우라서 의뢰인과의 관계에서 재판변론을 하기 어렵다면 법원에 사임계를 제출하여야만 피고인이 된 피의자가 국선변호인의 도움을 초기부터 받을 수 있는 점을 유의하여야 한다. 같은 취지로 기소 전 국선(영장실질심사의 국선변호인으로 선정된 경우)의 변호인으로 선임되어 활동한 후 기소된 경우에도 제1심 재판의 변호인 자격이 여전히 있으므로 역시 사임계를 제출하지 않을 경우 자동으로 본안 국선의 변호인이 된다(법 제201조의2 제8항).

다만 재판단계에서는 변호인선임의 효과는 심급에 한하여 미친다(법 제32조 제1항). 1심 변호인의 권한은 항소장 제출까지이므로 2심 선임계 제출 없이 2심 법원에 항소이유서를 제출할 경우 효력이 없고,(각주 2) 항소심 재판 중 항소심의 소송기록을 열람·등사할 수 없다.

사건과 관련하여서는 변호인 선임의 효력은 공소사실의 동일성이 인정되는 사건의 전부에 미치는 것이 원칙이다. 공소사실이 변경된 경우에도 사실의 동일성이 유지되는 한 변호권도 존속한다.

하나의 사건에 대한 변호인 선임만을 하였는데 추가 기소되어 병합 심리된 다른 사건에도 변호권이 미치는가와 관련하여서는 견해의 대립이 있으나, 피고인 및 변호인이 반대하지 않는 한 당연히 미친다고 보는 것이 재판절차와 피고인의 이익을 위해 타당할 것이다. 형사소송규칙도 그와 같다(규칙 제13조).

(4) 피선임자

변호인은 변호사 중에서 선임하여야 한다(법 제31조 본문). 다만 대법원 아닌 법원은 특별한 사정이 있으면 변호사 아닌 자를 변호인으로 선임함을 허가할 수 있다(법 제31조 단서).(각주 3) 통상은 사법연수생에 대한 국선변호선정이 주를 이루어 왔고, 법원사무관을 국선변호인으로 선정한 사례도 있다.(각주 4)

선임할 수 있는 변호인의 수에는 제한이 없다. 다만 소송지연을 방지하기 위하여 대표변호인제도를 도입하고 있다. 수인의 변호인이 있는 때에는 재판장이 피고인·피의자 또는 변호인의 신청에 의하거나 신청이 없는 때에는 직권으로 대표변호인을 지정할 수 있고(법 제32조의2 제1항, 제2항), 대표변호인이 지정된 경우 대표변호인에 대한 통지 또는 서류의 송달은 변호인 전원에 대하여 효력이 있다(규칙 제13조의4).(각주 5) 수사단계에서는 피의자에게 수인의 변호인이 있는 때에는 검사가 대표변호인을 지정할 수 있고(법 제32조의2 제5항), 이 경우 검사에 의한 대표변호인의 지정은 기소 후에도 효력이 있다고 규정(규칙 제13조의4)하고 있다.(각주 6)

다만 실무상으로는 사무실을 달리하는 한 각 변호인에게 모조리 통지해 주고 있다.

나. 국선변호인

(1) 의의

피의자(피고인) 등이 직접 변호인과 위임계약을 체결하여 선임절차를 밟을 경제적 여력이 없을 경우 법원이 직권 또는 피고인의 신청으로 변호인을 선정하여 주는 경우가 있다. 이러한 변호인을 국선변호인이라 한다(헌법 제12조 4항 단서).(각주 7)

(2) 선정사유

(가) 법원이 직권으로 변호인을 선정해야 할 경우(법 제33조 1항)로는 피고인이 구속된 때, 미성년자인 때, 70세 이상인 때, 농아자인 때, 심신장애의 의심이 있는 때, 피고인이 사형, 무기 또는 단기 3년 이상의 징역이나 금고에 해당하는 사건으로 기소된 때이다.

(나) 위 경우에 해당하지 않는 경우라도, 법원은 피고인이 빈곤 그 밖의 사유로 변호인을 선임할 수 없는 경우에 피고인의 청구가 있는 때 변호인을 선정하여야 한다(법 제33조 제2항).

(다) 청구가 없더라도 법원은 피고인의 연령·지능 및 교육 정도 등을 참작하여 권리보호를 위하여 필요하다고 인정하는 때에는 피고인의 명시적 의사에 반하지 아니하는 범위에서 변호인을 선정하여야 한다(법 제33조 3항). 현재 실무상으로는 피고인에게 송달하거나 교부하는 제출을 요하는 의견서 양식 뒤에 국선변호인 선정신청서가 붙어 있고, 해당 재판부에 배속된 국선변호인의 이름이 모두 소개되고 있으며 선택할 수 있는 공란이 있다. 1회 공판까지도 변호인이 없는 경우 피고인에게 국선변호인 지정여부를 묻고 있으며, 희망하는 경우 거의 100% 선정하고 있다. 심지어 희망하지 않는다고 말하였음에도, 공소사실의 인부조차 명확히 답변하지 못하는 반면 사건의 성질은 난해한 경우 재판장이 직권으로 국선변호인을 선정하는 경우도 있다. 피고인의 이익 및 심리의 편의 모두를 고려한 결과이다.

(라) 그 외 치료감호의 청구가 있는 사건(치료감호법 제15조 2항), 구속 전피의자심문(법 제201조의2), 체포·구속적부심사시(법 제214조의2 제10항)의 경우에도 직권으로 변호인을 선정하여야 한다.(각주 8)

(3) 수사단계 일반의 국선변호는 여전히 미흡

위 3가지 경우(치료감호청구사건, 체포·구속적부심사건, 영장실질심사사건) 이외에는 아직 수사단계에서는 단순히 수사 받고 있다는 이유만으로 추가적인 국선변호인 선정이 가능하지 않다.(각주 9)

그러나 영장실질심사 또는 구속적부심사와 같은 본안 전 재판 이외에도 피의자신문 등으로 수사의 객체가 되어 있는 피의자의 절차적 권리를 적극적으로 보호하고, 또 수사가 종료되어 기소된 이후에는 수사내용을 뒤집거나 수사절차의 위법을 시정하기란 사실상 불가능한 재판실정을 감안할 때 수사단계 피의자에 대한 국가적 보호조치를 더욱 강화해 나갈 필요가 있다.(각주 10)

(4) 선정절차

(가) 공소제기 전의 선정을 보면, 구속전피의자심문(법 제201조의2)에 따라 심문할 피의자에게 변호인이 없거나 체포·구속적부심사 절차(법 제214조의 2)에 따라 체포 또는 구속의 적부심사가 청구된 피의자에게 변호인이 없는 때에는 법원 또는 지방법원 판사는 지체 없이 국선변호인을 선정하고 피의자와 변호인에게 그 뜻을 고지하여야 한다(규칙 제16조 제1항). 이 경우 국선변호인에게 피의사실의 요지 및 피의자의 연락처 등을 함께 고지할 수 있다(규칙 제16조 제2항). 구속영장이 청구된 후 또는 체포·구속의 적부심사를 청구한 후에 변호인이 없게 된 때에도 같다(규칙 제16조 제4항). 위의 고지는 서면 이외에 구술·전화·모사전송·전자우편·휴대전화 문자전송 그 밖에 적당한 방법으로 할 수 있다(규칙 제16조 제3항).

실무상으로는 구속전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을 ‘기소 전 국선’이라 하는데, 보통 전년도 11월 내지 12월경 각 지방변호사회는 회원들을 상대로 “법원으로부터 국선변호 희망자를 모집한다 하니 신청자는 첨부 양식 신청서를 작성하여 변호사회에 제출하라”는 이메일, 팩스, 휴대전화 문자를 보낸다. 신청서를 보면, 관내 고등법원, 지방법원, 가까운 지원에 대해 각기 본안국선희망여부, 영장국선 희망여부 란에 체크하게 되어 있다. 이렇게 수집된 신청서를 정리하여 변호사회가 관할법원에 송부하면, 신년에 법원이 작성한 기소 전 국선예정자표 및 재판부별 국선변호인명단이 공개된다. 이 순서에 따라 구속전피의자심문이 이루어지고, 해당 재판부별 국선변호인명단에 따라 해당 재판부의 국선 사건을 선정 받게 된다(규칙 제16조의2 제1항).(각주 11)

(나) 공소제기 후 국선변호인의 선정은, 재판장은 변호인 없는 피고인에게 서면으로 형사소송법 제33조 1항 1호 내지 6호에 해당하는 때(각주 12)에는 변호인 없이 개정할 수 없다는 취지, 피고인 스스로 변호인을 선임하지 아니할 경우 법원이 국선변호인을 선정한다는 취지를, 제33조 2항에 해당하는 때(각주 13)에는 법원에 대하여 국선변호인의 선정을 청구할 수 있다는 취지를, 제33조 3항에 해당하는 때(각주 14)에는 법원에 대해 국선변호인의 선정을 희망하지 아니한다는 의사를 표시할 수 있다는 취지를 고지한다(규칙 제17조 제1항, 제2항). 위와 같은 고지 후 법원은 각 요건 충족 시 지체 없이 국선변호인을 선정하고 피고인 및 변호인에게 그 뜻을 고지해야 한다(규칙 제17조 제3항).

형사소송법 제33조 제2항의 경우(빈곤 그 밖의 사유로 변호인을 선임할 수 없는 경우)에는 선정청구를 하는 피고인이 소명자료를 제출하여야 하며, 다만 기록에 의하여 그 사유가 소명되었다고 인정될 때에는 소명 없이 선정결정이 가능하다(규칙 제17조의2). 법원은 피고인의 선정청구가 있을 경우 허 또는 불허의 결정을 내려야하지 아무런 결정을 하지 않을 수는 없다.(각주 15) 따라서 구속피고인의 국선변호인 선정청구에 대하여 국선변호인 선정결정을 한 후에 국선변호인의 사임허가신청을 받아들여 국선변호인 사임허가와 선정취소결정을 한 경우 법원은 지체 없이 새로운 국선변호인을 선정하여야 하므로, 국선변호인에 대한 사임허가 및 선정취소결정이 있은 후에 피고인이 새로운 국선변호인 선정 혹은 특별변호인선임 허가신청을 하였으나 법원이 그에 대한 결정을 하지 아니한 채 변호인 없이 공판절차를 계속 진행하여 심리를 마친 것은 위법하다.(각주 16)

국선변호인은 피고인마다 1인을 선정하나, 사건의 특수성에 비추어 필요하다고 인정할 때에는 1인의 피고인에게 수인의 국선변호인을 선정할 수 있고, 피고인 사이에 이해가 상반되지 아니할 때(각주 17)에는 수인의 피고인을 위하여 동일한 국선변호인을 선정할 수도 있고(규칙 제15조), 실무상 흔히 일어나는 일이다. 이에 대해서는 공범자 간에도 책임을 전가하는 성향을 감안하면 부분적으로 이익이 충돌하는 경우가 있으므로 재고되어야 한다는 비판이 가능하다.

< 생각할 점 >

국선변호인 제도를 두고 있는 형사소송법 하에서 빈곤한 국민은 국선변호인 선정 청구를 할 수 있고 변호인의 보수는 국가가 지급하는 방식으로 사회적 약자를 배려하고 있고(刑事訴訟), 민사소송에서도 가난하여 변호사를 소송대리인으로 선임할 수 없는 국민은 법원에 소송구조결정을 신청할 수 있고 그와 별도로 법률구조공단의 도움을 받을 수 있으나(民事訴訟), 유독 파산신청을 한 기초수급자 등의 경우에는 파산관재인 보수를 지원하는 제도가 존재하지 않고 실무상 파산관재인 보수 예납명령에 불응할 경우 아무리 경제형편을 소명하더라도 즉시 파산기각결정이 내려져 면책의 본안에도 들어서지 못한다. 문제라 할 것이므로 채무자회생및파산에관한법률의 개정과 국가예산마련이 요구된다 할 것이다(破産節次).

(5) 사임절차

일단 선정된 국선변호인은 반드시 법원의 허가를 얻어 사임하도록 규정하고 있다(규칙 제20조).

국선변호인의 사임사유는 질병 또는 장기여행, 피고인 또는 피의자로부터 폭행·협박·모욕을 당하여 신뢰관계가 파탄 난 경우, 피고인 또는 피의자로부터 부정한 행위를 종용받은 경우이다(규칙 제20조). 통상 실무적으로 가장 고민되는 경우는 바로 신뢰관계 파탄의 경우이다.

구체적인 예로는, 기일이 상당히 남았고 선정결정이 비교적 최근에 있었으며 선정결정 이후 곧바로 소송기록 열람·등사를 마치고 기록을 검토 중인데 피고인이 반복적으로 전화하여 변호사를 바꾸라고 하는 경우, 방문시간대를 잡아 조만간 연락하겠다고 고지하였음에도 자신의 억울함만을 반복호소하고 술에 취하여 전화로 변소하는 경우, 피고인과 접견을 통해 변론방향을 모두 확인하였고 동의하에 행한 변론을 피고인의 가족이 주위의 자문(변호사의 자문은 아님이 명백한 수준)을 듣고는 재판부에 변호인의 변론내용의 전부 취소를 구하며 인격적 모독을 가하는 경우(각주 18) 등이다.(각주 19)

(6) 국선전담변호인제도

최근 사법연수원 및 법학전문대학원을 졸업한 신입변호사들이 관심을 갖고 다수 지원하고 있는 국선전담변호사의 근거규정은 형사소송규칙 제15조의2이다.

그간 국선전담변호사는 각 고등법원별로 선발하고, 선발업무는 각 고등법원에 구성되어 있는 국선변호감독위원회가 담당하여 왔다. 그간의 관행으로는 한번 국선전담변호사로 임용되어 활동을 시작하면 1회 2년씩, 3회까지 자동으로 연장근무를 할 수 있었다. 국선전담변호사의 활동에 대해 2014. 2. 서울중앙지방법원이 형사 피의자와 피고인 86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상담과정의 충실도와 만족도는 88%에 이른다고 나타났다.(각주 20)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한변호사협회의 성명을 보면, 변호사들의 국선전담변호활동으로 위와 같이 피고인들의 높은 만족도가 계속 이어질지는 의문이라고 한다. 국선전담변호사들이 자동 재임용되던 신뢰가 최근 재임용에 탈락하고 그 자리를 법원 로클럭(재판연구원)을 마친 신규 변호사들이 채우고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각주 21) 이것이 법원 로클럭→국선전담변호사→법관으로 이어지는 중간경력관리용의 의심이 충분히 가능하다는 것이 대한변호사협회의 입장이다.(각주 22)

또 위 성명 이후 대한변호사협회는 결의문「-국선전담변호사제도, 사법부에서 즉시 독립시켜야 한다.-」을 통하여 위와 같은 문제점을 다시 지적하면서, 근원적인 문제는 국선전담변호사를 법원이 독점적·배타적으로 관리하고 평가하는 것은 국선변호사 제도의 본질에 반할 위험이 크다고 보고 있다. 즉, 위촉과 평가 권한이 법원에 전적으로 부여된 결과 국선전담 변호사의 변론의 독립성을 해칠 우려가 높기 때문이라며, 피고인을 변호하다 보면 기존 판례를 다툰다든지 법원의 불공정한 재판 절차 등에 대해 지적할 수 있어야 하는데, 현재처럼 법원이 일체의 권한을 가진 시스템 아래서 국선전담변호사들에게 법원의 눈치를 보지 아니하면서 그런 역할을 기대하기는 쉽지 않고, 결국 이는 국민에게 피해가 돌아가게 된다는 것이다.(각주 23)

생각건대 국선전담변호사제도는 그 확대시행을 위해 오랜 논의와 국민의 공감대를 확보하여 활성화에 성공한 만큼 사법복지국가의 중심적 기능이 될 수 있도록 올바르게 정착되어야 할 것이고, 경제적으로 곤궁한 형사피고인들에게 최대의 도움을 줄 수 있을 때 그 존재의의가 있는 것만은 분명하다. 그러므로 현재 법원의 국선전담변호사 선발은 선발방식에서 종전의 신뢰를 깨뜨리고, 숙련된 형사변호인들의 변론 노하우를 비교적 저렴하게 국민에게 제공하던 방식을 이탈하여 사법서비스의 질을 떨어뜨리며, 선발의 공정성에 의심이 제기되었다는 사정만으로도 개선될 필요성이 있다. 따라서 대법원은 단순히 해명자료를 통하여 사실을 부인(각주 24)만 할 것이 아니라, 의혹 해소를 위해 즉시 신규 국선전담 변호사 선정 결과와 그 과정을 투명하게 공개해야 하며, 국선전담변호사제도가 좀 더 국민에게 봉사하는 제도로 한 단계 도약하기 위해서는 위촉과 관리를 사법부에서 독립된 제3의 주체에게 옮기는 것이 맞다.

미국(美國)의 공익변호사(Public defender)제도는 법원이 개인 변호사나 변호사 단체와 계약을 체결하고 그에 따라 변호사 단체에 국선대리인 선정에 관한 권한을 부여하고 있으며, 일본(日本)도 1948년 이래 단위변호사회가 국선변호 희망자 명부에서 국선변호인을 인선, 추천하고 재판장이 선임하는 방식을 취하고 있다.(각주 25)

< 각주 >

1) 대법원 1961. 6. 7, 선고 4294형상923 판결; 대법원 1968. 4. 30, 선고 68도195 판결; 대법원 1969. 10. 4, 선고 69모68 결정.

2) 참고로, 형사사건의 경우 항소장의 제출은 선고일로부터 7일, 항소이유서의 제출은 소송기록 접수 통지일로부터 20일 이내이다. 형사사건의 경우 실형이 선고된 의뢰인의 경우에는 연락이 닿지 않더라도 원심 변호인으로서는 일단 항소장을 접수해 두어야 한다. 2심에서 비로소 변호인으로 선임된 자는 아무리 다급히 선임되었더라도 항소이유서 제출기간이 도과하지 않았는지를 살펴야 하고 그 기일을 준수하여야 한다. 기일도과시 원칙적으로 항소기각결정 사유가 되기 때문이다(법 제361조의4).

민사사건의 경우에는 항소기간은 판결문이 송달된 날로부터 2주, 항소이유서의 제출기간은 재판부의 서면준비 기한에 따르며, 상고이유서는 대법원의 소송기록 접수 통지를 받은 날로부터 20일 안에 제출하여야 한다. 형사든 민사든 초일은 산입하지 않는다.

3) 중국의 경우, 피고인은 형사소송법의 규정에 따라 스스로 변호권을 행사하는 외에, 변호사 또는 근친자 기타의 공민에게 변호를 의뢰할 수 있다. 따라서 변호사 자격이 없는 자가 변호인이 될 수 있다(이만희, “중국의 사법절차에 있어서 인권보장”, 「형사정책연구소식」제14호, 한국형사정책연구원, 1992, 10면 참조).

4) 대법원 1974. 8. 30, 선고 74도1965 판결.

5) 실무에서는 각 공동변호인의 소속 로펌 또는 사무소가 완전히 다른 경우 대표변호인 지정제를 거의 사용하지 않고, 각 변호인에게 통지·송달을 별도로 실시하고 있다. 대표변호인 지정에 대해 변호인들의 반발이 있을 수 있고, 강행하였다가 어느 변호인의 변론권을 사실상 침해하거나 제약한 결과라고 상소할 위험을 고려한 실무운용이 아닌가 생각된다.

6) 수사실무에서도 이와 같은 대표변호인 지정은 역시 거의 사용하고 있지 않다. 더구나 통상 송치통보 및 처분결과통지 등을 변호인에게 송달하여 왔으나, 최근 몇 년 사이 피의자에게 또는 고소인에게만 결과통지를 하고, 변호인 또는 고소 대리인에게 통지하지 않는 수사검사들이 많아졌다. 따라서 이 같은 실정에서라면 더더욱 대표변호인제의 실시는 영장청구 통보 이외에는 사용의 필요성도 거의 없다고 볼 것이다.

7) 중국도 검찰관이 출정하여 기소한 사건에 대해서 피고인이 변호인을 의뢰하지 않은 때에는 인민법원은 변호인을 지명할 수가 있다(이만희, “중국의 사법절차에 있어서 인권보장”, 「형사정책연구소식」제14호, 한국형사정책연구원, 1992, 10면).

8) 이재상, 형사소송법, 제9판, 박영사, 2013, 136면에서는 「2006년 형사소송법 일부 개정 법률에 의하여 국선변호가 대폭 확대된 결과이며, 이에 의하여 구속된 피고인뿐만 아니라 피의자에 대하여도 공판과 수사절차에서 전면적인 국선변호가 인정되게 되었다.」라고 서술하고 있으나, 필자는 아직 수사 중 피의자에 대한 방어권 보충이 충분치 못하다고 보고 있다.

9) 반면 성폭력범죄피해자를 위해서는 특별법에서 국선변호인 지정을 허용하고 있다(제2편 제3장 제3절 참조).

10) 同旨 권오걸, “수사절차에서의 변호권의 확대방안”, 「법학연구」제18집, 한국법학회, 2005. 6, 247면.

그러나 필자의 주장과 같이 현저한 실무상 필요성을 고려하기 보다는 외국의 입법례를 소개하며, 이미 우리가 모든 구속피고인과 영장실질심사 또는 구속적부심사를 받는 모든 피의자에게 국선변호인을 두게 된 것만 해도 큰 발전이고 현재로서도 특별히 미흡하다고 볼 수 없다는 견해도 있다(김희균, “형사사법제도의 변천과 인권-당사자주의의 확립-”, 「법과 사회」34권, 법과사회이론학회, 2008, 247면. 김희균 교수는, 영국에서는 체포된 모든 피의자에게 국선변호인을 붙이고 있으나, ‘퍼블릭 디펜더’라고 하는 공익변호사 제도를 일찍부터 발달시켜온 미국에서조차 모든 피의자에게 공익변호사가 붙는 것은 아니라는 점을 논거로 들고 있다. 오히려 국선변호의 질을 따져야 한다고 보고 있다).

11) 형사소송규칙 제16조의2 (국선변호인 예정자명부의 작성)

① 지방법원 또는 지원은 국선변호를 담당할 것으로 예정한 변호사, 공익법무관, 사법연수생 등을 일괄 등재한 국선변호인 예정자명부(이하 ‘명부’라고 한다)를 작성할 수 있다. 이 경우 국선변호 업무의 내용 및 국선변호 예정일자를 미리 지정할 수 있다.

② 지방법원 또는 지원의 장은 제1항의 명부 작성에 관하여 관할구역 또는 인접한 법원의 관할구역 안에 있는 지방변호사회장에게 협조를 요청할 수 있다.

③ 지방법원 또는 지원은 제1항의 명부를 작성한 후 지체없이 국선변호인 예정자에게 명부의 내용을 고지하여야 한다. 이 경우 제16조제3항의 규정을 적용한다.

④ 제1항의 명부에 기재된 국선변호인 예정자는 제3항의 고지를 받은 후 3일 이내에 명부의 변경을 요청할 수 있다.

⑤ 제1항의 명부가 작성된 경우 법원 또는 지방법원 판사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명부의 기재에 따라 국선변호인을 선정하여야 한다.

12) 1. 피고인이 구속된 때, 2. 피고인이 미성년자인 때, 3. 피고인이 70세 이상인 때, 4. 피고인이 농아자인 때, 5. 피고인이 심신장애의 의심이 있는 때, 6. 피고인이 사형, 무기 또는 단기 3년 이상의 징역이나 금고에 해당하는 사건으로 기소된 때.

13) 빈곤 그 밖의 사유로 변호인을 선임할 수 없는 경우.

14) 피고인의 연령·지능 및 교육 정도 등을 참작하여 권리보호를 위하여 필요하다고 인정하는 때.

15) 대법원 1995. 2. 28, 선고 94도2880 판결.

16) 대법원 2006. 11. 24, 선고 2006도3213 판결.

17) 주로 공범인 공동피고인, 자연인과 법인의 동시기소.

18) 실제 예를 본다. 대구지방법원 2011노****호.

[사실관계] 무고죄 항소심에서(1심은 실형선고) 기록상 명백히 사실오인으로 고소하였을 뿐 고의로 허위 고소한 것이 아닌 점이 드러나, 변호인이 사실오인 또는 법리오해로 고소하게 된 경위를 변론하여 결국 무죄변론 또는 양형변론을 적극적으로 하였는데, 결심 직후 돌연 피고인의 처가 사실오인 주장에 발끈하며 재판부에 변호인을 모함하여 부득이 변호인이 사임계를 제출한 사례였다.

[판단] 이 사건에서 변론방향은 다음과 같다. 변호인은 원심처럼 무턱댄 고집(자신의 고소내용은 전혀 틀리지 않았다는 주장)이 아니라 법률적으로 일리가 있는 변론(사실오인에 터잡아 착각하여 고소한 것이라는 주장)을 하였고, 재판부의 호응까지 이끌어내어 최소한 형 감경·원심파기는 가능하였다. 그러나 피고인 처의 그릇된 조언으로 피고인은 재개된 변론에서는 다시 1심과 같이 (절대 허위사실로 고소한 것이 아니라고) 반복 주장하다가 항소기각 되었고, 실형을 그대로 복역하여야만 했다.

[핵심] 국과수 감정(성문감정)결과 피고인과 고소인 간의 녹취록의 근거가 된 음성파일이 피고인의 목소리가 맞다고 2차례 확인되었다. 그런데도 피고인은 끝끝내 녹취록의 일시에 피해자와 대화한 적이 없다며, 민사소송에 녹취록을 증거로 제출한 고소인을 소송사기죄로 고소하였고, 오히려 고소인의 소송사기 고소가 무고로 판명된 사례.

[출소 후 태도] 피고인과 처가 진심으로 사죄하는 내용의 편지를 변호인에게 보내왔는데, 그 내용은 무식한 자는 하나님도 구제할 수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는 내용이었다. 올바른 변론인지를 알아차리지도 못하고 주위 비법률가들에게 문의하여 변론을 오해하여 감정적으로 처리하였으니 용서를 거듭 바란다는 취지.

19) 주로 문제를 일으키는 피고인은 일률적이진 않겠으나, 통상 무고사범, 위증사범, 공무집행방해사범, 맞고소 사건, 허위 명예훼손 사건, 업무방해 사건 등으로서, 최근 파출소 및 소방서에 수준 이하의 행위를 하는 류의 사람 군이 많다. 이 같은 피고인들을 변론하는 과정에서, 국선변호인의 사기가 크게 저하되게 마련인데, 국선변호인 제도의 악용사례로 보여지는 경우도 종종 있다.

20) 대한변협신문, 성명서 “로클럭에 대한 특혜성 국선전담변호사 선발을 우려한다”, 2014. 2. 10.자, 3면.

21) 변협이 확인한 바로는, 서울중앙지방법원의 경우 7명의 국선전담변호사를 위촉하면서 그 중 이번에 증원된 4명을 모두 로클럭 출신 변호사로 위촉했다는 사실.

22) 대한변협신문, 성명서 “로클럭에 대한 특혜성 국선전담변호사 선발을 우려한다”, 2014. 2. 10.자, 3면.

23) 유사한 취지로, 법무부에서는, 파산관재인에 대한 임명, 관리를 법원이 전담하고 있는 것은 파산관재인의 독립적 지위에 비추어 바람직하지 않으므로, 법원 외부에 독립기구로서 파산청 또는 파산관재청(破産管財廳)을 만들어 법무부, 법원, 변협, 외부인사 등이 합의체로서 이것을 관리하여야 한다는 주장을 하고 있다(법률신문, 기사, “‘도산관리청’ 신설… ‘독립’ 여부 고심”, 2012. 8. 6, 6면).

24) 대법원은 “현재 국선전담변호사 선발업무는 각 고등법원에 구성되어 있는 ‘국선변호감독위원회’가 객관적이고 공정한 기준으로 선발하고 있고, 로클럭 출신의 국선전담변호사가 향후 판사 임용에 지원한다 하더라도 로클럭 출신이라는 이유만으로 우대되는 일은 없을 것”이라며 의혹을 부인하였다.

25) 대한변호사협회, 결의문 “-국선전담변호사제도, 사법부에서 즉시 독립시켜야 한다.-”, 2014. 2. 17.자.

이상으로 대구변호사 천주현 박사의 저서 ‘수사와 변호’를 통해 ‘변호인 제도②_변호인의 선임과 종류’에 대해 살펴보았습니다.

천주현 변호사는 대구에서 형사재판, 형사소송, 검찰조사, 경찰수사 사건 등 다수의 형사사건을 취급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