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는 대구형사변호사 천주현 박사(대한변호사협회 대구 경북 1호 형사전문)의 저서 ‘수사와 변호’를 통하여, ‘변호인의 권한_기록열람·등사권’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수사와 변호 35회차]

‘변호인의 권한_기록열람·등사권’

제1편 수사

제2장 수사기관

제3장 수사의 방식과 종류

제4장 위법수사 규제의 필요성

제5장 수사방식의 변화

제6장 수사서류의 증거법상 기능

제7장 수사의 객체

제2편 변호

제1장 변호인 제도

제1절 변호인의 의의 및 지위

제2절 변호인의 권한

다. 변호인의 기록열람·등사권

(1) 중요성

수사기관은 고소, 인지 등 수사의 단서를 접한 순간으로부터 피의자조사, 참고인조사, 압수·수색·검증 등 수사과정을 거치면서 범죄혐의를 입증하는데 필요한 증거를 다수 보관·소지하고 있는 반면, 피의자는 자신의 혐의가 구체적으로 무엇이며 그에 대한 증거로 수사기관이 어떠한 증거를 보유하고 있는지 알지 못한 채 수사를 받고, 일방적으로 기습 기소를 당하게 되는 것이 수사현실이다. 이는 명백히 무기대등(武器對等)의 원칙에 반하고, 변호인의 실질적 조력을 받을 권리에도 반하는 것이다.

따라서 형사소송법은 수사단계의 기록열람·등사권 및 소송계속 중 기록열람·등사권을 보장함으로써 무기대등의 원칙을 실현하고, 나아가 변호인의 충분한 조력을 받도록 규정하고 있다. 요컨대 기록 열람·등사권 보장은 방어권의 전제조건이라 할 것이다.(각주 1)

(2) 수사단계의 열람·등사

(가) 원칙적 허용

수사단계에서 원칙적으로 피의자 또는 변호인의 열람·등사권은 보장되나, 수사보안 및 피해자보호 등의 사유로 거부되거나 제한되는 경우가 있다.

사건관계인(피고인, 피의자, 변호인, 보조인, 법인인 피고인 또는 피의자의 대표자·특별대리인, 피진정인, 피내사자, 신청사유를 소명한 고소인·고발인·진정인 또는 피해자) 또는 참고인은 수사 중인 기록, 진정·내사중인 기록, 불기소기록(기소중지·참고인중지기록, 항고·재항고기록을 포함한다), 종결된 진정·내사 기록 중 본인진술서류 및 본인 제출 서류의 전부 또는 일부에 대하여 검찰에 열람·등사를 신청할 수 있다(사건기록 열람ㆍ등사에 관한 업무처리 지침 제3조 제1항, 제2조 제1호. 불기소기록에 대해서는 검찰보존사무규칙 제20조의2). 피고소인·피고발인 또는 변호인은 필요한 사유를 소명하고 고소·고발장의 열람·등사를 신청할 수 있으나, 고소·고발장에 첨부된 제출서류는 제외한다(사건기록 열람ㆍ등사에 관한 업무처리 지침 제3조 제3항).

검사는 위와 같은 청구가 있는 경우에는 신속하게 허가 여부를 결정하여야 하고, 결정을 함에 있어 필요하다고 인정하는 경우에는 청구인에게 정당한 사유가 있음을 소명하는 자료의 제출을 요구할 수 있다. 검사는 청구의 전부나 일부를 허가하지 아니하는 경우에는 청구인에게 불기소사건기록 등 열람·등사 불허가통지서에 그 이유를 명시하여 통지하여야 한다(검찰보존사무규칙 제21조).

(나) 예외적 불허

검사는 검찰보존사무규칙 제20조의2에 따른 불기소사건기록 등의 열람·등사 신청에 대하여, ① 기록의 공개로 인하여 국가의 안전보장, 선량한 풍속 그 밖의 공공의 질서유지나 공공복리를 현저히 해칠 우려가 있는 경우, ② 기록의 공개로 인하여 사건관계인의 명예나 사생활의 비밀 또는 생명·신체의 안전이나 생활의 평온을 현저히 해칠 우려가 있는 경우, ③ 기록의 공개로 인하여 공범관계에 있는 자 등의 증거인멸 또는 도주를 용이하게 하거나 관련 사건의 수사 또는 재판에 중대한 장애를 가져올 우려가 있는 경우, ④ 기록의 공개로 인하여 비밀로 보존하여야 할 수사방법상의 기밀이 누설되거나 불필요한 새로운 분쟁이 야기될 우려가 있는 경우, ⑤ 그 밖에 기록을 공개함이 적합하지 아니하다고 인정되는 현저한 사유가 있는 경우 기록의 열람·등사를 제한 할 수 있다(검찰보존사무규칙 제22조).(각주 2) 또 성폭법, 아청법 등 다른 법률에 의하여 공개가 금지되는 사항에 대하여는 열람·등사를 신청할 수 없고, 검사도 허가할 수 없다(사건기록 열람ㆍ등사에 관한 업무처리 지침 제8조).

(다) 체포·구속적부심

체포·구속적부심이 청구된 경우 수사기관은 피의자의 변호인에게 수사기록 중 고소장과 피의자신문조서의 열람·등사를 허용하여야 하며,(각주 3) 담당검사는 피의자 또는 피고인이 체포·구속적부심사 또는 보석을 청구하여 법원으로부터 수사기록송부요청을 받은 때에는 지체 없이 수사기록을 법원에 송부하여야 하고, 변호인은 수사기록송부가 법원에 완료된 사실을 확인 후 법원에 열람·등사를 신청하여도 된다(사건기록 열람ㆍ등사에 관한 업무처리 지침 제10조).

(라) 열람·등사의 실무절차

구체적 절차에 대해서는 사건기록 열람ㆍ등사에 관한 업무처리 지침에서 규정하고 있다.

① 기록 열람·등사의 신청은 민원사무담당직원이 이를 접수하고, ② 민원사무담당직원은 신청서를 접수한 때에는 즉시 사건기록 열람·등사 신청 및 처리부에 이를 기재한 다음 기록 열람·등사사무담당직원에게 신청서를 인계한다. 다만, 신청범위 및 사유가 특정되어 있지 아니한 때에는 그 특정을 요구하여야 하며, 신청범위 특정은 등사문서지정서에 의하여 그 특정을 요구할 수 있다. ③ 기록 열람·등사사무담당직원은 열람·등사신청의 범위 및 사유를 담당검사에게 즉시 보고하고 열람·등사의 허가여부의 결정을 받아야 하고, 검사는 불허가할 경우 그 이유를 명시하여야 한다. ④ 담당검사가 등사를 허가한 때에는 기록 열람·등사사무담당직원은 허가된 부분을 직접 등사하여야 하고, ⑤ 기록 열람·등사사무담당직원은 열람·등사가 완료된 때에는 신청서와 등사서류를 민원사무담당직원에게 인계한다. ⑥ 민원사무담당직원은 신청인에게 기록을 열람하게 하거나, 등사서류를 교부하는 경우에는 처리부에 처분내용을 기재하고 신청인의 서명 또는 날인을 받아야 한다. ⑦ 민원사무담당직원 또는 기록 열람·등사사무담당직원은 열람·등사 업무의 처리가 지연된 경우 또는 신청인이 등사서류 등의 수령을 지체한 경우에는 사건기록열람·등사신청서의 비고란에 그 사유를 기재하여야 한다(동 지침 제13조).

(3) 공소제기 후 열람·등사

(가) 검사가 보관하고 있는 서류 등의 열람·등사

1) 검사는 공소제기시 공소장만 법원에 제출하고 증거기록은 증거조사 과정에서 제출한다. 공소장일본주의 때문이다. 따라서 변론을 위해서는 검사가 공소제기시 법원에 제출하지 않은 증거기록 또는 수사기록을 열람하기 위하여 별도의 규정이 필요하다. 바로 형사소송법 제266조의3 내지 4가 2007년 신설된 조문이다.(각주 4)(각주 5) 이에 따라 피고인 또는 변호인은 공소제기 후 검사가 보관하고 있는 서류 등의 증거개시를 신청하고, 검사가 이를 거절하는 때에는 법원에 불복을 신청할 수 있다.

2) 피고인과 변호인은 검사에게 공소 제기된 사건에 관한 서류 또는 물건의 목록과 공소사실의 인정 또는 양형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서류 등(각주 6)의 열람·등사 또는 서면의 교부를 신청할 수 있다(법 제266조의3 제1항).(각주 7) 열람·등사를 신청할 수 있는 서류 등에는 도면·사진·녹음테이프·비디오테이프·컴퓨터용 디스크, 그 밖에 정보를 담기 위하여 만들어진 물건으로서 문서가 아닌 특수매체를 포함한다(법 제266조의3 제6항). 피고인에게 변호인이 있는 경우에는 피고인은 열람만을 신청할 수 있고 등사신청은 불가하다(법 제266조의3 제1항 단서).

3) 신청을 받은 검사는 국가안보, 증인보호의 필요성, 증거인멸의 염려, 관련 사건의 수사에 장애를 가져올 것으로 예상되는 구체적인 사유 등 열람·등사 또는 서면의 교부를 허용하지 아니할 상당한 이유가 있다고 인정하는 때에는 열람·등사 또는 서면의 교부를 거부하거나 그 범위를 제한할 수 있고, 검사는 열람·등사 또는 서면의 교부를 거부하거나 그 범위를 제한하는 때에는 지체 없이 그 이유를 서면으로 통지하여야 하고, 거부 또는 제한을 하는 경우라도 서류 등의 목록에 대하여는 열람·등사를 거부할 수 없다(법 제266조의3 제2항, 제3항, 제5항).(각주 8)

4) 피고인 또는 변호인은 검사가 서류 등의 열람·등사 또는 서면의 교부를 거부하거나 그 범위를 제한한 때에는, 법원에 그 서류 등의 열람·등사 또는 서면의 교부를 허용하도록 할 것을 신청할 수 있고(법 제266조의4 제1항), 또한 검사가 신청을 받은 때부터 48시간 이내에 그 거부나 범위 제한에 대한 서면 통지를 하지 아니하는 때에도 같은 신청을 법원에 할 수 있다(법 제266조의3 제3항, 제4항).

법원은 이 같은 신청이 있는 때에는 열람·등사 또는 서면의 교부를 허용하는 경우에 생길 폐해의 유형·정도, 피고인의 방어 또는 재판의 신속한 진행을 위한 필요성 및 해당 서류 등의 중요성 등을 고려하여 검사에게 열람·등사 또는 서면의 교부를 허용할 것을 명할 수 있고, 이 경우 열람 또는 등사의 시기·방법을 지정하거나 조건·의무를 부과할 수 있다(법 제266조의4 제2항). 법원은 허용하는 결정을 하는 때에는 검사에게 의견을 제시할 수 있는 기회를 부여하여야 하고(법 제266조의4 제3항), 필요하다고 인정하는 때에는 검사에게 해당 서류 등의 제시를 요구할 수 있고, 피고인이나 그 밖의 이해관계인을 심문할 수 있다(법 제266조의4 제5항). 만약 검사가 이 같은 열람·등사 또는 서면의 교부에 관한 법원의 결정을 지체 없이 이행하지 아니하는 때에는 해당 증인 및 서류 등에 대한 증거신청을 할 수 없다(법 제266조의4 제5항).

5) 법문 및 최근 판례에서 보듯이 법원의 증거개시결정이 도입된 점과 검사가 법원의 명령에 불응할 경우 국가배상책임을 지며,(각주 9) 검사의 해당 증거신청이 불허되는 내용이 신설된 것은 대단한 진전이라 하겠다. 형사소송법 제266조의3 및 제266조의4는 그간의 다툼(공소제기 후 검사가 보관중인 서류 등에 대해 열람·등사가 허용되는지, 그 법적 근거는 무엇인지)에 대해 명확히 해결한 훌륭한 입법이고, 또 검사가 자의적으로 열람·등사를 거부할 수 없도록 심리적 압박을 가한 것은 사실이다. 무턱대고 열람·등사를 거부한들 피고인과 변호인은 법원에 증거개시에 대한 결정을 내려달라고 신청할 수 있고, 법원이 허용하는 결정을 내릴 경우 따르지 않을 수 없기 때문이다. 따르지 않을 경우 유죄의 증거로 제출할 수 없는 불이익을 감수해야 한다.

다만, 미국과 같이 증거개시의무 위배시 무죄선고가 가능하도록 강력한 제재규정이 없는 점은 아쉽다.

미국 연방대법원은 Brady v. Maryland, 373 U. S. 83(1963) 판결에서, 검사는 피고인에게 무죄를 입증할 수 있는 증거(exculpatory evidence)를 제공하여 주어야 한다고 판시하였고, 검사는 피고인이 공판정에 제출된 물적 증거를 활용하여 공판을 준비할 수 있는 기회를 주어야 하며, 만약 검사가 피고인에게 유리한 증거인 보고서 및 진술서를 제출하지 않은 경우 피고인에 대한 유죄 선고 후라 하더라도 이 사유로 재심절차 등에서 피고인은 무죄를 선고받게 된다고 보았다.(각주 10)

위와 같은 입법례를 가진 나라에 비해서 우리나라는 무죄를 입증할 수 있는 검사의 소지증거를 제출받기 어려울 뿐만 아니라 제출치 않을 경우 고작해야 그 증거(개시에 불응한 해당 증거)를 신청하지 못하거나 사후 국가배상청구를 할 수 있다는 것에 불과하여 사실상 검사에게 실질적 불이익을 줄 수 없고, 또 유죄확정판결 후 재심으로 다투고자 하더라도 실무상 쉽지 않다. 명백한 신규증거가 없을 경우 재심개시결정이 나기도 어렵고, 재심절차가 개시되었다 하더라도 유죄 확정된 형사재판에 무슨 증거(유죄입증의 증거)가 제출되었는지는 알 수 있으나 검사의 수중에 피고인에게 유리한 수사서류로 어떤 것이 남아 있었는지 알기가 쉽지 않아 종국에는 재심청구가 기각당할 확률이 높으며, 검사가 재심법원의 제출명령을 이행하지 않는다 하여 그것만으로 바로 재심이 인용되어 확정판결이 취소된다는 규정도 존재하지 않으므로 여러모로 미국보다 그 힘이 약하기 그지없다.

6) 다음으로 아쉬운 점은 바로 피해자의 인적사항과 참고인진술조서 등에 대한 열람·등사 문제이다.

형사소송법 제266조의3 제1항 제2호만을 놓고 본다면, 열람·등사를 신청할 수 있는 서류 등에 피해자의 인적사항과 진술기재서면이 포함되는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피해자의 인적사항과 주소, 진술기재서면 속의 상세한 인적사항이 노출될 경우 보복 또는 진술번복의 목적으로 사용될 수 있고, 충분히 그런 예들도 있었다. 이에 아청법 제31조 제1항(비밀누설 금지)(각주 11),성폭법 제24조 제1항(피해자의 신원과 사생활 비밀 누설 금지)에서 수사 또는 재판공무원에게 피해자의 인적사항 등에 대해 누설을 금지하기에 이르렀다. 이러한 특별법상의 누설금지 규정으로 인해 피고인의 형사소송법상 열람·등사권과 충돌하는 모양새를 띄게 되었다.

일반법과 특별법의 관계에서는 특별법이 우선하므로 피고인 및 변호인의 열람·등사 신청에 대해 검사는 기록 전부를 곧바로 허용할 수 없고, 인적사항이 누설될 염려가 없는 방식의 열람·등사만을 허가할 것이다. 실무상으로는 전체기록 등사 후 피해자 인적사항을 제거한 후 기록을 넘겨주고 있다.

이러한 등사 현실에 대해, 법무부는 서울중앙지방법원의 실례를 들면서, 피해자의 인적사항 미제공으로 인한 피고인의 방어권 행사에 큰 지장을 초래하는 경우가 많지 않은 반면, 인적사항의 제공으로 인한 피해자의 신변 안전에 대한 위협이나 2차적 피해가 보다 빈번히 발생할 우려가 있어, 종래에는 피고인이나 가족에게 함부로 인적사항을 제공하지 않고 합의, 공탁 목적으로만 사용할 것을 다짐하는 서면을 제출받은 것을 전제로 변호인에게는 열람을 허용하다가 2010. 10. 이후부터는 참여관 또는 법원조사관을 통하여 피해자의 의사를 확인하여 처리하고 있고 공개를 거부할 경우 공개하지 않는다고 소개하였다.(각주 12)

그러나 이 같은 열람·등사의 제한은 피고인 및 변호인의 방어권에 큰 지장을 초래하지 않는 경우가 아니다. 합의 또는 공탁을 통해 피해의 전부 또는 일부를 회복시키는 것이 개인적 법익침해군에 속하는 범죄의 양형에서는 가장 크게 작용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장차 공탁을 위한 목적이 분명하고 변호인에 한해 인적사항에 대한 열람·등사를 허용하고, 만약 다른 목적으로 피고인에게 누설 시 변호인이 징계를 받는 방법으로 일단 열람·등사는 허용하여야 할 것으로 본다.(각주 13)

(나) 법원이 보관하고 있는 서류 등의 열람·등사

1) 피고인과 변호인은 소송계속 중의 관계서류 또는 증거물을 열람하거나 등사할 수 있다. 피고인의 법정대리인, 특별대리인, 보조인 또는 피고인의 배우자·직계친족·형제자매로서 피고인의 위임장 및 신분관계를 증명하는 문서를 제출한 자도 같다(법 제35조).

피고인 및 변호인은 각 회 차 공판조서 및 첨부 증인신문조서, 피고인신문조서에 대해서도 등사할 수 있다(법 제55조 제1항).

2) 실무상 문제점으로는, 공판진행 중 공판조서 및 증인신문조서의 열람·등사를 신청할 경우 즉각 등사가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실무상으로는 공판조서의 작성이 덜 되었다거나, 공판조서에 재판장의 날인이 되지 않았다거나, 차회 증인신문이 남았다는 이유를 들거나, 사건의 특수성으로 인해 재판장이 고민 중이라거나, 판사가 기록을 보고 있다거나 하는 각종 핑계를 대며 1~2주 이상 보류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이는 다음과 같은 현행법 규정에 위배된 관행이고, 위법하다.

가) 형사소송법은 공판기일의 소송절차에 관하여는 참여한 법원사무관 등이 공판조서를 작성하여야 하고(법 제51조 제1항), 공판조서에는 제51조 제2항에 규정된 사항과 모든 소송절차를 기재하여야 하며, 재판장과 참여한 법원사무관 등이 기명날인 또는 서명하여야 하고(법 제53조 제1항), 재판장이 기명날인 또는 서명할 수 없는 때에는 다른 법관이 그 사유를 부기하고 기명날인 또는 서명하여야 하며 법관 전원이 기명날인 또는 서명할 수 없는 때에는 참여한 법원사무관 등이 그 사유를 부기하고 기명날인 또는 서명하여야 하며(법 제53조 제2항), 법원사무관 등이 기명날인 또는 서명할 수 없는 때에는 재판장 또는 다른 법관이 그 사유를 부기하고 기명날인 또는 서명하여야 한다(법 제53조 제3항)고 규정하고 있다. 또한 공판조서는 각 공판기일 후 신속히 정리하여야 하며(법 제54조 제1항), 다음 회 공판기일에는 전회의 공판심리에 관한 주요사항의 요지를 공판조서에 의하여 고지하여야 하되, 다음 회의 공판기일까지 전회의 공판조서가 정리되지 아니한 때에는 조서에 의하지 아니하고 고지할 수 있고(법 제54조 제2항), 검사·피고인 또는 변호인은 공판조서의 기재에 대하여 변경을 청구하거나 이의를 제기할 수 있으며(법 제54조 제3항), 청구나 이의에 대해 재판장은 그 취지와 자신의 의견을 기재한 조서를 당해 공판조서에 첨부하여야 한다(법 제54조 제4항). 피고인은 공판조서의 열람 또는 등사를 청구할 수 있고, 응하지 않은 때에는 그 공판조서는 증거로 할 수 없기까지 하다(법 제55조).(각주 14)

위 규정들을 보면, 적어도 차회 공판기일까지는 전회의 공판조서가 정리되어야 하며, 신속히 정리하라고 하였으므로 더 빨리 되어야 하는 것으로 해석하는 것이 오히려 자연스럽다. 만약 늦게 정리되더라도 차회 기일을 넘겼다면 즉시 밀린 전전회의 것은 정리되어야 하는 것이 맞다.(각주 15) 법관은 정당한 이유 없이 공판조서 정리가 미루어진 경우 이를 시정시켜야 할 것이다.

나) 공판조서가 제때 기재되지 않음으로 인해 변호인의 등사권이 허용되지 않을 경우 그 공판조서는 증거로 삼지 못하는데도, 공판조서를 제때 정리하지 않거나 열람·등사를 수차 불허함은 법의 명문규정에 반하는 처사이다. 또한 공판조서의 등사와 검토가 이루어져야 변호인과 피고인이 변경을 청구하거나 이의를 제기할 수 있을 것이어서 그 전제로서의 등사의 중요성은 두말할 나위가 없고, 등사가 제때 되지 아니하여 결심 이후 또는 선고 이후에나 잘못된 기재사실을 알게 된다면 변경의 청구나 이의도 제대로 할 수 없다. 심지어 공판조서의 제한 없는 증거능력(법 제311조)과 공판기일의 소송절차로서 공판조서에 기재된 것은 그 조서만으로 증명한다는 절대적 증명력(법 제56조)을 감안한다면 반드시 공판조서 및 증인신문조서는 제때 정리되어야 하며, 피고인 및 변호인이 제때 열람·등사할 수 있어야 할 것이다. 1심에서의 열람·등사가 늦게 허용되어 상소심에서 조서내용의 부정확성을 주장한다 하더라도 항소심은 그에 반한 사실판단을 할 수 없으므로, 피고인은 방어권을 침해당하였고, 변호인은 변론권을 침해당한 것이다.(각주 16)

다) 심지어 아래와 같은 방법으로 절차규정을 위반함으로써 열람·등사신청에 대한 법원의 판단보류상태(부작위)가 대법원 검색란에 나타나지 조차 않아 위법한 관행을 통제할 길조차 없다.

즉, 변호사의 직원이 공판조서 및 증인신문조서 열람·등사 신청서를 작성하여 형사단독과(혹은 합의과) 접수처에 그것을 제출만 하면, 접수처에서 담당부에 신청서를 인계한 후 판사의 허가를 받아 해당부분을 등사하여 다시 형사단독과(혹은 합의과) 접수처로 등사된 기록이 내려와야 하고 그것을 신청인에게 교부하면 될 것이다.

그런데 실무상으로는 형사단독과(혹은 합의과) 접수처에 열람·등사신청서를 제출하러 가면 법원에서는 연필로 날짜만 표시한 후 신청인에게 직접 담당부에 가서 열람·등사한 후 다시 오면 열람·등사신청서를 접수받겠다고 한다. 신청인이 담당부의 실무관에게 가접수된 열람·등사 신청서를 제시하며 등사를 요청하면 실무관은 열람·등사신청서가 정식으로 접수되지 않았다는 사정을 악용하여 위 여러 가지 핑계를 대며 기록을 내어주지 않는 경우가 많다. 그 같은 경우 변호사실 직원은 그 날 갖고 간 열람·등사신청서를 그대로 갖고 돌아올 수밖에 없다. 그 경우 대법원 나의 사건검색란 사이트에는 변호사실 직원이 열람·등사신청서를 제출한 사실이 드러나지 않는다.

그와 같이 보류 또는 사실상 반려로 변론에 충분히 지장을 받은 후 담당부에서 기록을 내어주면 간신히 열람·등사를 하고, 형사단독과(혹은 합의과) 접수처에 그 날 날짜로 된 열람·등사신청서를 제출하고 돌아오게 된다. 대법원 ‘나의 사건검색 사이트’ 란(각주 17)에는 마지막 날, 즉 실제로 등사가 허용된 날 변호인의 열람·등사신청서가 법원에 제출된 것으로 기록된다.

결국 법원 직원의 임무태만과 공모공동의 변론방해증거는 남아 있지 않다. 최근 수사방해죄(넓게는 사법방해죄)를 신설해야 한다는 주장이 많다. 그것도 아무런 협조의무 없는 참고인의 거짓진술과 불출석에 맞서기 위해서 수사방해죄가 신설되어야 할 실정이라면, 오히려 위와 같은 정당한 변론권을 침해한 공무소의 부실행정을 대비해 변론방해죄를 신설함이 더 타당할지 모른다. 변호사의 변론권의 보호법익은 단순히 변호사의 영리사무가 아니다. 헌법상 피고인의 변호인조력권이라는 중대한 법익을 수호하기 위한 전제라고 봐야 한다.

(4) 문제점 및 개선책

(가) 우선, 수사단계의 등사와 관련하여, 1) 검찰에 기록 열람·등사를 신청할 경우 즉각 복사가 이루어지는 경우가 거의 없다. 일단 신청서를 민원공무원에게 제출하면 검사실에 알아보고 등사가 가능한 시간대를 통지해 줄 것이니 돌아가라고 하여 돌아오면, 하루나 이틀 또는 수일 이내에 검찰 민원실에서 복사가 가능하니 복사하러 언제 오라고 한다. 수사진행으로 인한 경우로서 어쩔 수 없는 경우도 있겠으나, 경우에 따라서는 단순히 기록을 찾아 즉각 꺼내어 주는 것이 어려운 등 담당검사실의 사정으로 등사가 지연되는 경우도 많다. 한시가 바쁠 수 있는 수사단계의 변호권에 사실상 제약이 되고(등사지연의 문제),(각주 18) 만약 영장실질심사 또는 구속적부심 일정이 눈앞에 있을 경우 이러한 문제는 더욱 심각하게 다가온다.

2) 이러한 등사지연은 물론이고, 검찰보존사무규칙 제22조 각 호의 사유는 지나치게 추상적이고 포괄적이어서 언제든지 수사방해 등의 사유를 들어 등사를 거부할 수 있는 점, 실제 자신의 진술 이외에는 전혀 등사가 되지 아니하는 문제(거부사유 및 등사범위의 문제)가 있고, 이에 대해 불복한다 한들 이미 시간이 경과한 후에는 불복의 실익이 없어진다는 점(효과적 불복이 될 수 없음),

3) 피고소인·피고발인 또는 변호인은 필요한 사유를 소명하고 고소·고발장의 열람·등사를 신청할 수 있으나, 고소·고발장에 첨부된 제출서류는 제외한다고 규정(각주 19)되어 있는데, 실제 실무상 고소장 열람·등사는 거의 불가능하고 첨부서류는 아예 원천적으로 등사가 불허되도록 입법되어 방어권이 현저하게 위축된 점(특히 고소사건의 경우 등사제외의 문제),

4) 합의나 공탁을 위해 피해자 인적사항 열람·등사가 꼭 필요하나, 실제 성폭법, 아청법 등의 취지에 따라 등사가 거부되고 있는 사정(피해변제의 어려움),

5) 「사건기록 열람ㆍ등사에 관한 업무처리 지침」에 따르면, 신청인이 민원사무담당직원에게 열람·등사신청서를 제출하면, 민원사무담당직원은 이를 기재하고 기록 열람·등사신청직원에게 인계하고, 그 직원은 담당검사의 허가를 득한 후 해당부분에 대한 등사를 직접 한 후 등사본을 민원사무담당관에게 주면, 민원담당사무직원은 수령부에 수령케 한 후 등사된 기록을 내어주게끔 되어 있는데도(신청인→민원담당직원→열람·등사직원→검사 허가 후 열람·등사직원의 등사→민원담당직원→신청인에게 교부), 실무상 변호사의 직원이 위와 같은 절차를 밟을 경우 변호사의 직원이 열람·등사를 직접하고 이때 열람·등사직원은 등사 전후 지켜보며 기록의 파훼를 방지하는 정도의 일만 하고, 피해자의 인적사항 등을 칼로 제거하는 과정 및 천공을 하는 일련의 작업도 모두 변호사의 직원을 시키고 있다(등사절차 위배). 만약 지침에 정해진 바와 같이 올바르게 절차가 진행된다면 변호인의 직원은 손쉽게 등사된 기록을 건네받아 찾아오기만 하면 되는 것으로 변론보조에 더욱 힘을 쓸 수 있을 것이다. 한 번 가면 여러 시간 지나서 돌아오는 일이 허다하며, 한 번 만에 등사가 허가되지 않았다며 다시 오라 하여 수차 검찰청 민원실을 방문하여 이제나 저제나 등사가 되는지 확인하여야 하는 것이 검찰청과 변호사 사무실간 오늘날 모습이다. 법 규정 어디에도 없는 행위의무 및 수인의무를 강요하는 것이 된다.

따라서 장차 ① 등사거부사유를 더욱 구체적으로 한정함이 타당할 것이고, ② 고소·고발장의 첨부서류를 알지 못하고서야 수사기관이 가진 증거에 대한 반박변론이 충분하지 못할 것이므로 이에 대해서도 열람·등사를 허용하여야 할 것이며, ③ 피해자의 인적사항은 목적 외 사용을 벗어날 경우 변호사가 유출에 대한 책임을 질 각오를 하고라도 입법을 바꾸어 단순히 피해변제를 할 목적이 분명할 경우에는 이를 공개하여야 할 것이며, ④ 등사절차가 법 규정대로 이루어지는지에 대해서는 각 청 검사장이 애착을 갖고 수시로 사무감독권을 제대로 행사하여야 할 것이다.

(나) 재판단계의 등사와 관련하여서도, 등사 지연문제, 등사절차위배문제, 피해자인적사항 불고지 문제 등에 대해 같은 지적을 할 수 있고, 해당 부분에서 상세한 바 있다. 특히 공판조서 및 증인신문조서 작성의 지연 및 이와 결부된 등사지연의 문제에 대해서는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나아가 단순의 등사지연 이외에 부정확한 조서정리도 이곳에서 문제를 제기하고자 한다.

1) 우선, 공판조서(公判調書)와 관련하여, 통상 변호인이 공판조서를 보려하는 것은 변호인과 피고인의 진술 및 증인의 진술을 법원사무관 등이 공판조서에 그대로 기재하는 경우가 없고 그 취지만을 요약하여 기재하게 되는데, 요약하는 과정에서 그 취지마저도 왜곡되게 기재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각주 20)

예를 들면 변호인이 열심히 강조한 법리변론마저도 ‘선처를 바란다’고 기재하여 법리변론을 정상변론으로 기재하여 두는 경우가 허다하다. 또 피해변제를 하지 않으면 실형이 예상된다는 재판장의 예단적 편파발언, 피고인신문에서 피고인의 부인답변 후 갑작스레 방청석의 피해자를 일으켜 세워 피고인을 탄핵케 하는 절차위반행위,(각주 21)(각주 22) 증거신청의 불허과정에서 보여준 재판장의 자질부족발언(각주 23) 등 판사의 불공정성이나 자질을 의심할 대목이 애초 기재되지 않는 것은 당연하다.

2) 다음으로, 증인신문조서(證人訊問調書)는 변호인이 신문한 것을 재판장의 신문으로 바꾸어 기재해 두거나, 신문 일부가 축소되거나 순서에 어긋나게 정리되어 있음은 물론 증인의 답변도 자의적으로 요약하여 기재한 경우가 많다.(각주 24)

3) 만약 모든 재판에 대해 의무적으로 영상녹화하고,(각주 25) 그 내용을 토대로 조서의 이의과정에서 조서와 대조한다면 허위공문서라 해도 과언이 아닐 조서가 상당할 것이다. 이러한 점 때문에 모든 재판에 대한 녹화, 녹음, 속기의 필요성을 대한변호사협회에서 오랫동안 주장하고 있는 것인데, 번번이 법원의 반대로 좌절되었다.(각주 26)

법원은 사건관계인에 대한 보호, 심리부담 등을 이유로 반대해 왔으나, 이는 타당하지 않다. 파행적 재판운영을 하는데 심리적 부담이 되긴 하겠으나 올바른 재판에 대한 물리적 부담은 될 수 없고, 조서작성의 정확성을 확인하기 위해 필요한 경우에 한하여 보관된 녹화물을 공판조서와 대조하는 것은 직전 재판에 대한 재공개에 불과할 뿐 첫 공개도 아니므로 갑작스레 사건관계인에게 피해가 갈 리도 없기 때문이다.

< 생각할 점 >

작게는 위와 같은 공판조서 및 증인신문조서의 작성상의 문제점, 크게는 편파재판 및 불공정재판의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대한변호사협회가 시행 중인 법관평가제로 충분할 것인지 재고해 볼 필요가 있다.

사견으로는 강제력이 없고 표본을 모으기에 늘 어려움이 따르는 법관평가제만으로는 한계가 있고, 종국적 해결법은, 가) 모든 재판의 공개(피해자보호를 위한 일부 경우 제외), 나) 재판과정의 영상기록화 또는 녹음(예외 없음), 다) 하급심 판결의 전면 인터넷 공개(예외 없음)가 답이라고 본다.

가) 재판의 공개(裁判公開)와 관련하여 최근 변화되고 있는 모습을 보면, 헌법재판소는 2014. 2. 18. 통합진보당 해산심판 제2차 변론기일을 열었고 4시간에 걸친 변론내용 전부를 인터넷 헌법재판소 홈페이지에 동영상 공개하였다.(각주 27) 또 2014년 4월 법원은 대법원 공개변론의 사상 최초 온라인 생중계를 실시한 사실이 있고, 이에 대해 대한변호사협회는 ‘2013 인권보고서’에서, 사법신뢰, 사법참여, 재판장 막말 방지 차원에서 대단히 바람직하다고 평가하였다.(각주 28)현재 재판공개가 특별히 제한되는 경우는 많지 않으나, 재판의 제한 없는 생중계 및 법원 홈페이지에 변론 전부의 동영상을 공개하는 것은 헌법 제27조 제3항을 실질적으로 보장한 것으로 볼 수 있고, 이 점에서 헌법재판소 및 대법원의 재판내용 동영상 공개는 선진사법의 미래모습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나) 재판과정의 영상기록화(裁判過程 映像記錄畵)에 대해 최근 변화된 흐름을 보면, 대법원은 앞으로 전국 법원의 모든 재판 과정을 녹음하기로 하는 법정녹음제도를 전면 실시한다는 방침을 최근 밝힌 바 있고,(각주 29) 대법원이 밝힌 구체안은, 우선 민사재판의 모든 증인신문은 법정에서 녹음하고, 변론과정은 원·피고가 모두 동의하는 경우 녹음, 형사재판은 증인신문에 한해 녹음하고 심급별로 녹취도 병행, 1심 단독 재판은 법정 녹음을 원칙으로 하고 항소하면 사후 녹취 가능, 1심 합의재판과 2심에서는 속기록 작성과 현장녹음을 병행하는 안이었고,(각주 30) 이에 대해 대한변호사협회는 재판과정 녹음 전면 실시를 환영하면서도 조서작성과 반드시 병행해야 한다고 주장하였다. 법정녹음으로 조서를 전면 대체할 경우, 녹음파일은 종이로 된 조서보다 재생장치의 작동이나 보관과정에서 훼손되거나 조작될 위험성이 높고, 중요한 부분만을 확인하고자 하는 경우 파일 내에서 저장위치 등을 파악하기 어려워 그 내용 확인에 시간이 많이 소요된다는 이유이다. 따라서 조서가 주가 되어야 하고, 녹음파일은 조서의 객관적 공정성을 보완하는 역할을 하여야 한다는 것이다.(각주 31)

그리고 이 책의 집필 중 드디어 재판과정 중 일부 소송행위(증인신문 또는 피고인신문)에 대해 필수적으로 녹음하는 제도가 시행되었다. 즉 2015년부터 대법원의 지침에 따라 증인신문시 녹음을 의무화하였고, 2015. 4. 현재 필자가 증인신문조서를 등사하여본 결과 증인신문녹취 파일을 USB에 담아 교부하면서 별도로 녹취서를 등사할 수 있었다. 이제 증인신문조서의 그릇된 정리관행이 개선될 것이고, 녹음파일을 토대로 허위증언에 대해 적극적으로 나설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근거규정은 민사소송규칙 및 변론의 속기·녹음에 관한 업무처리요령(재일 2004-3), 형사소송규칙 및 공판정에서의 속기·녹음·영상녹화에 관한 예규(재형 2007-5), 형사공판조서 등의 작성에 관한 예규(재형 2003-3)이다. 형사소송의 경우에는 증인신문 및 피고인신문절차에서 의무적으로 녹음을 하여야 하고, 녹취서의 경우에는 자백사건은 녹취서는 작성하지 않고 부인사건은 필요적으로 녹취서를 작성하여 기록에 편철하여야 한다. 형사항소심의 경우에는 양형부당만 다투는 경우에는 녹음만 하고, 유무죄 판단을 다투는 사건에서는 녹취를 병행한다.

외국의 경우를 보면,(각주 32) 미국(美國) 켄터키 주에서는 재판기록이 녹화된 비디오 기록을 항소심에서 직접 사용하고 있고, 다른 많은 주에서는 법정에서 비디오를 사용하고 있기는 하지만 그 내용을 기록한 조서도 별도로 첨부하도록 하고 있다. 이와 같이 재판과정을 비디오로 녹화하면 표정이나 억양 등을 포함하여 문자로 기록하는 것보다 훨씬 자세하게 기록하게 되고, 종래의 공판조서에 의해서는 1심에서의 증언이나 피고인의 태도 등을 그대로 생생하게 항소심에 전달할 수 없었던 문제점도 해결할 수 있어, 결과적으로 항소심 판사도 사실심에서의 증언이나 진술을 보고 들을 수 있기 때문에 사실심 판사처럼 증언의 신빙성에 관하여 판단할 기회를 가지게 된다.

다) 하급심 판결의 전면 인터넷 공개(下級審 判決 公開)도 점차 강화되고 있다. 대법원은 ｢형사 판결서 등의 열람 및 복사에 관한 규칙｣을 제정하여 2013. 1. 1.부터 형사판결문을 공개하고 있다.

현재 대법원에 별도로 마련된 자료실에서 하급심 판결을 확인하는 방법은, 확인하고자 하는 해당 사건의 당사자 이름과 사건번호 등을 이미 알고 있어야 열람할 수 있는 방식인데다가 대법원의 특정 장소에 설치되어 있는 컴퓨터로만 확인할 수 있어 실효성이 적다.

그와 별도로 형사 판결서 등의 열람 및 복사에 관한 규칙에 따라 판결을 선고한 법원에 미리 신청하여 판결문을 발급받을 수도 있으나, 이 역시 선고법원, 사건번호, 당사자명을 모두 알고 있을 때라야 가능한 것이어서 사실상 법원출입기자로서 이미 그 사건에 대해 내막을 알고 있는 경우만 가능하고 일반 국민이 하급심 법원의 일반 흐름을 위해 여러 판결을 확인할 수 있는 제도는 아니다. 또 사건당사자가 판결비공개 신청을 할 경우 등사가 불가능하다.

결국 현재의 운영형태는 당초의 도입취지에 반한다. 판결서를 제공하여 국민의 알권리를 충족시키겠다고 하면서 제도를 잘 활용할 수 있는 대상자를 사실상 미리 한정하고, 공개될 판결도 전국 하급심 판결 모두를 예정했다기보다는 일단 판결서 제공 신청이 들어온 판결을 급히 비실명처리 후 제공하는 형태로 볼 수밖에 없어 제도 도입은 실패했다고 본다. 따라서 향후에는 당사자 이름 등 프라이버시와 관련된 부분을 비실명처리 후 모든 사건을 원칙적으로 대법원 및 각급 법원의 홈페이지에서 자유롭게 열람할 수 있도록 바꾸어야 할 것이다.(각주 33)

< 각주 >

1) 同旨 김희균, “형사사법제도의 변천과 인권-당사자주의의 확립-”, 「법과 사회」34권, 법과사회이론학회, 2008, 248면.

2) 최근 서울행정법원은, 검찰보존사무규칙은 법률상의 위임근거가 없는 행정기관 내부의 사무처리준칙으로서 행정규칙에 불과하므로, 검사는 동 규칙을 근거로 불기소사건기록 열람·등사신청을 불허할 수 없다고 판단하여 향후 대법원의 태도가 주목된다(서울행정법원 2015. 3. 26, 선고 2014구합69099 판결). 그렇다면, 이제 법규적 효력이 없는 검찰보존사무규칙은 적어도 열람등사를 거부할 수 있는 근거로서는 무용지물이 될 것이고, 다만, 정보공개법 제9조 제1항 제4호에 따라 ‘공개될 경우 범죄수사에 관한 직무수행을 현저히 곤란하게 하는 경우’에 해당할 때에만 거부할 수 있게 될 것이다. 대법원의 최종 판단이 중요하다고 할 것이다.

3) 헌법재판소 2003. 3. 27, 선고 2000헌마474결정.

4) 이 조문이 신설되기 전에는 형사소송법 제35조에 의해 공소제기 후 검사가 보관하고 있는 서류 등에 대해 열람·등사가 허용되는지 견해가 대립되고 있었으나, 피고인의 방어권과 실질적 당사자주의 실현, 검사의 공익적 지위, 형사소송법 제35조가 보관 장소에 대해 제한을 두지 않은 점, 공소장일본주의의 도입취지가 피고인 및 변호인의 열람·등사를 제한하기 위해 도입된 것이 아닌 점 등을 이유로 제35조로도 당연히 허용된다고 보았다(이재상, 형사소송법, 제9판, 박영사, 2013, 152면).

5) 그러나 이 신설조문에 대하여, 김희균, “형사사법제도의 변천과 인권-당사자주의의 확립-”, 「법과 사회」34권, 법과사회이론학회, 2008, 248면에서는, 공소제기 전 수사단계에서의 증거개시가 규정되어 있지 않은 점은 여전히 아쉽고, 또 증거개시의 예외 사유가 너무 포괄적으로 규정된 점도 문제라고 보고 있다. 타당한 지적이다. 김희균 교수는, 유럽과 국제형사재판소의 증거개시 규정 등 증거개시는 이미 국제규범이 되었으므로 더 확대하여야 한다는 주장도 덧붙이고 있다.

6) 1호 내지 4호에서 규정하고 있다.

1. 검사가 증거로 신청할 서류 등, 2. 검사가 증인으로 신청할 사람의 성명·사건과의 관계 등을 기재한 서면 또는 그 사람이 공판기일 전에 행한 진술을 기재한 서류 등, 3. 제1호 또는 제2호의 서면 또는 서류 등의 증명력과 관련된 서류 등, 4. 피고인 또는 변호인이 행한 법률상·사실상 주장과 관련된 서류 등(관련 형사재판확정기록, 불기소처분기록 등을 포함한다).

7) 공판준비 또는 공판기일과 관련하여서도 비슷한 취지의 규정이 있다. 검사, 피고인 또는 변호인은 공판준비 또는 공판기일에서 법원의 허가를 얻어 구두로 상대방에게 법 제266조의3·제266조의11에 따른 서류 등의 열람 또는 등사를 신청할 수 있다(규칙 제123조의5 제1항). 상대방이 거부하거나 그 범위를 제한한 때에는 법원은 열람 또는 등사를 명하는 결정을 할 수 있고(동조 제2항), 이 경우의 신청과 결정은 공판준비 또는 공판조서에 기재하여야 한다(동조 제3항).

8) 이재상, 형사소송법, 제9판, 박영사, 2013, 153면에서는, 이 부분을 두고 증거개시제도의 실효성을 확보하기 위한 것이라고 본다. 타당한 지적이다. 검사의 등사거부 시 법원에 열람·등사의 허용을 구하는 신청을 하게 될 것인데, 적어도 서류 등의 목록을 봐야 무슨 서류에 대해 열람·등사를 거부하였는지를 알 수 있기 때문이다.

9) 검사가 법원의 위와 같은 열람·등사 허용명령(증거개시결정)을 따르지 않을 경우 위법하여 국가는 배상책임을 지게 된다. 검사의 당사자로서의 지위를 강조하면 검사에게 증거제출 의무를 인정하기 곤란하겠지만, 검사는 준사법기관으로서 객관의무를 지니므로 피고인에게 유리한 증거도 제출할 의무를 부담한다. 따라서 법원의 증거개시결정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에게 유리한 증거를 개시하지 않은 검사의 조치는 위법한 것이다(대법원 2012. 11. 15, 선고 2011다48452 판결).

10) 박용철, “미국의 형사법 연구의 쟁점과 동향-2007년~2010년 미국 연방 대법원 판례를 중심으로-”, 「비교형사법연구」14권 1호, 한국비교형사법학회, 2012, 254-255면 참조.

11) 아청법 제31조(비밀누설 금지) ① 아동·청소년대상 성범죄의 수사 또는 재판을 담당하거나 이에 관여하는 공무원 또는 그 직에 있었던 사람은 피해아동·청소년 또는 대상아동·청소년의 주소·성명·연령·학교 또는 직업·용모 등 그 아동·청소년을 특정할 수 있는 인적사항이나 사진 등 또는 그 아동·청소년의 사생활에 관한 비밀을 공개하거나 타인에게 누설하여서는 아니 된다.

성폭법 제24조의 규정도 같은 취지이다. 다만 다른 사람에게 누설하여서는 아니 된다는 표현상 차이일 뿐이다.

12) 법무부, 법률조력인 업무 매뉴얼, 2012, 36면.

13) 대법원은 2015. 7.부터 피해자를 위한 공탁제도를 시행한다고 밝혔고, 이 제도의 취지는 피해자의 인적사항을 기재하지 않고 형사재판사건의 사건번호만을 쓴 후 해당사건의 피해자를 피공탁자로 특정하면 피해변제금으로 인정하겠다는 것이다. 현재 공탁계에서는 구체적 하위규칙이 내려온 것이 없어 세부지침을 기다리고 있다는 답변이 있었다.

14) 그러나 실무상으로는 변론종결 전까지 열람·등사가 허용되었고 방어권 침해가 엿보이지 아니하다면(실제 열람·등사를 한 날로부터 변론종결일 사이 상당한 기간이 있었을 경우), 위법하지 않고 공판조서는 증거로 삼을 수 있다고 보고 있다(대법원 2007. 7. 26, 선고 2007도3906 판결 참조).

15) 불구속 사건의 경우에는 다음 회 공판이 3-4주가량 후로 잡히는 경우가 많다는 점을 감안하면, 차회 공판기일까지의 시간은 이미 충분하다. 그 날 즉시 또는 수일 내로 정리 못할 사정이 무엇이 있겠는가. 공판조서에 피고인과 변호인의 변론을 그대로 수용하는 것도 아니고, 보통 그 취지만 간략히 요약기재하고 있는 현실을 보면 더더욱 그러하다.

16) 심지어 늦게 정리되고 늦게 열람·등사되는 시기적 문제점과는 별도로 내용적인 면에서도 공판조서 작성관행은 문제가 많다. 공판조서 역시 수사조서와 마찬가지로 조서작성자의 판단이 개입되고 또한 법률용어가 사용됨으로써 있는 그대로의 사실 확인에 중대한 장애를 줄 수 있고, 원진술자의 진술 의미가 그대로 진술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는 견해로는 권오걸, “사실인정과 언어적 한계”, 「형사정책연구」24권 1호(통권 제93호), 한국형사정책연구원, 2013, 225-227면.

17) http://www.scourt.go.kr/portal/information/events/search/search.jsp

18) 필자의 이 같은 비판이 2014년부터 있어오던 중 2015. 6. 11.현재 규정보다 오히려 개선된 등사제도를 시행하고 있는 검찰청이 등장하였으므로 차차 이 부분 문제가 개선될 것으로 생각된다. 광주지검 순천지청은 근무시간 중 민원실을 방문하기 어려운 민원인을 위해 ‘사건기록 열람·등사 전화신청 예약제’를 2015. 5. 28.부터 시행하였는데, 이 제도는 민원인이 전화로 본인 진술이나 본인 제출 서류에 한해 기록 열람·등사를 신청하고, 퇴근시간 또는 휴일에 검찰청 당직실에서 등사본을 찾아가는 제도이다(법률신문, 기사, “기록 열람·등사 예약제 지난달 28일부터 실시 광주지검 순천지청”, 2015. 6. 11, 8면 참조).

의정부지방검찰청은 이 제도를 2015. 3.부터 시행하였다. 통상의 열람·등사의 방법과 같이 처리부서는, 수사 중 기록은 사건과, 재판 중 기록은 공판송무부, 불기소 또는 재판확정 기록은 집행과에서 담당하고, 피의자든 고소인이든 본인 진술부분과 본인 제출서류에 해당하는 부분만 신청이 가능하다(법률신문, 기사, “사건 기록 열람·등사 예약제 실시”, 2015. 3. 30, 8면 참조).

19) 사건기록 열람ㆍ등사에 관한 업무처리 지침 제3조 제3항.

20) 同旨 권오걸, “사실인정과 언어적 한계”, 「형사정책연구」24권 1호(통권 제93호), 한국형사정책연구원, 2013, 225-227면; 권순민, “소송구조와 합리적인 형사소송의 방향”, 「비교형사법연구」10권 1호, 한국비교형사법학회, 2008, 293면 및 주59), 주60)에서는, 공판조서 작성의 충실화는 법관의 심증형성의 과정을 투명하게 공개함으로써 법관 자신의 증거 조사와 공판진행 과정이 그대로 노출된다는 인식을 심어주어 공정한 재판을 유도하는 사후적 통제 수단으로 보고 있다. 그런데 그 간 실무의 공판조서 기재 방식은 대단히 부정확했다는 것이다.

21) 피해자는 검찰 또는 변호인의 증인신청으로 정해진 증인신문기일에 출석하여 위증의 벌을 경고 받은 후 선서하고, 증인석에서 주신문과 반대신문이 교차하는 과정에서 증언할 수 있을 뿐 방청석에서 피해 진술을 할 수는 없다. 또한 법관은 증거조사과정이 끝난 후 피고인신문 즉후 바로 피해자를 방청석에서 일으켜 세운 후 피고인의 진술을 탄핵하는 답변을 들을 수도 없다. 모두가 증거조사절차 위배행위이고, 임의의 진술을 구하는 피고인신문의 본질을 훼손하는 것이다. 同旨 손동권, “한국 형사사법의 현황과 발전방향”, 「형사정책연구」제8권 제3호(통권 제31호), 한국형사정책연구원, 1997, 46면.

22) 참고로 부동의한 증거(예컨대, 익명의 투서)여서 증거로 채택되지 않은 것을 피고인신문 중 검사가 투서의 존재와 내용을 신문하고, 재판장은 호기심에 그대로 신문을 진행시킨 경우도 증거능력 없는 증거를 재판에 현출시켜 유죄심증의 자료로 삼은 것이어서 증거법을 위반한 위법행위이다. 또 증인이 아니어서 재판절차에 참여할 길이 없는 제3자가 악의적으로 재판부에 진정서, 탄원서, 투서를 익명, 가명, 허무인 명의로 내용이 불분명하거나 구체적 사실이 적시되지 아니한 형태로, 때로는 단순한 풍문이나 인신공격적인 내용, 가공의 소설을 써내는 경우 실무상으로는 모두 공판기록에 편철되고 재판부가 읽어보게 되는데, 이러한 기록편철과 사실상의 증거로 사용되는 실무현실은 마치 가랑비에 옷 젖듯이 서서히 유죄심증을 형성하게 되는 것으로 반드시 고쳐져야 한다는 지적이 있다. 반대신문을 통해 탄핵되어야 할 내용의 서류라면 재판부가 피고인에게 동의 여부를 물어 부동의하면 기록에서 배제해야 하고, 아니면 그 작성 명의인을 증인으로 신문한 후에야 증거로 채택하여야 한다는 주장으로, 엄격한 증거조사 절차보장권 차원에서 지극히 타당하다{법률신문, 오피니언(황정근 변호사), “탄원서와 진정서와 투서”, 2015. 5. 11, 14면 참조}.

필자가 이 같은 주장을 하여 받아들여져 공판단계에서의 피해자 제출서면 일체를 소송기록에서 분리한 사례로는, 대구지방법원 2014고단6473호 사건이 있었다. 소송기록분리결정 전 판사는 평소 자신도 피해자 제출의 모든 자료가 소송기록에 여과 없이 편철되어 함께 검토되는 점이 이상하게 생각되었다고 말하였다.

23) 검찰증거기록이 법원에 제출된 이후인데도 신청하고자 하는 증인이 무슨 진술을 수사기관에서 했는지에 대해 전혀 모르고 있거나, 피해자 이름도 모르는 있는 등 자질부족에서 기인한 불필요한 실랑이가 종종 있다. 법관은 우선 사실관계를 잘 알고 입증취지와 입증필요성을 판단하여 증거신청에 대한 판단을 하여야 하는데, 실무는 그렇지 않은 경우가 많다. 경솔한 증거신청기각이 문제인 것은, 실체진실발견과 피고인의 방어권에 직접적으로 침해가 되는데도 당해 절차 내에서는 현행 법규 하에서 사실상 불복방법이 없다는 점(현재는 이의권 뿐임) 때문이다. 현행 법규 하에서는 잘못된 증거신청기각결정이 사실오인의 주된 원인이 되었을 경우 항소사유가 될 뿐인데, 이것은 사실심 강화라는 대법원의 목표에 반하고, 불필요한 불복율을 높이는 것이고, 항소심에서의 같은 취지의 증거신청이 반드시 받아들여진다는 보장도 없을 뿐 아니라 경우에 따라서는 (민사라면) 실공방으로 각하될 가능성을 함께 고려해보면 부족하기 짝이 없는 입법이다.

소송지연과 실제진실발견저해, 방어권 침해를 법원이 행할 경우를 대비하여 불복방법이 있어야 할 것이며, 그 방법으로 (실익이 의심되는) 기피신청 정도로는 부족한 입법이다. 항고절차를 신설하고 항고 심리결과 타당한 증거신청에 대해 자의적으로 결정한 것이 드러날 경우 당해 형사법관에게 본안판단오류에 준한 불이익이 있어야 하며, 당해 재판에서 배제되는 경우를 상정하여 입법하여야만 공정한 재판의 이념이 구현될 것이다. 그러한 이념이 잘 구현되는 재판부에서 재판받을 때 피고인은 최종확정 전까지 무죄추정의 원칙에 따라 절차적 권리가 보장될 것임이 분명하다(이러한 문제점에 대해 2014. 12. 18. 대구지방법원에서 주최한 배석판사와 대구지방변호사회와의 간담회에서 필자가 위와 같은 입장을 전달한 바 있고, 참여법관 상당수가 수긍한 바 있다).; 법원의 증거결정도 일정한 한계가 있다고 보아야 한다는 같은 견해로는 이재상, 형사소송법, 제9판, 박영사, 2013, 471면.

24) 이와 반대로, 이례적으로 변호인의 최후변론 내용을 변론종결 후 재판부의 요청으로 이메일로 제출하였더니, 변론서의 내용을 공판조서에 그대로 또는 공판조서 말미에 별지로 상세히 기록하여둔 사건으로는(필자의 경험), 대구지방법원 2011고합500호 특경가법위반(무죄), 대구지방법원 2014고단4289호 강제추행 등(징역 1년) 사건이 있었다. 두 사건 모두 무죄를 극렬히 다투던 사건으로, 재판부의 상세한 공판조서 및 증인신문조서의 노력이 돋보인 경우였다.

25) 현재는 검사·피고인·변호인의 신청이 있는 때에는 공판정 심리의 전부 또는 일부를 속기하게 하거나 녹음장치 또는 영상녹화장치를 사용하여 녹음 또는 영상녹화 하여야 하며, 필요시 직권으로도 명할 수 있다고 규정되어 있으나(법 제56조의2 제1항), 어느 변호인도 조서의 부정확성을 예견하고 재판부를 불신하고 있다는 점을 시사하면서까지 미리 영상녹화신청을 할 수는 없고, 재판부가 직권을 행사하는 일도 좀체 없어 왔다.

26) 고위법관 출신 법조인 중에서도 원칙적으로 이 같은 필요성을 절감하나 속기사의 배치가 부족하고 예산부족으로 현재는 어렵다는 입장을 보이며, 현재의 공판조서, 증인신문조서의 작성방법을 보면 파행적인 증인신문방식이라고까지 표현한 분이 있다{이러한 견해로는 이재홍, “사법제도의 세계화 추진방향”, 「형사정책연구」제6권 제1호(통권 제21호), 한국형사정책연구원, 1995, 18면, 23-25면}.

27) 법률신문, 사설, “재판 동영상 더 적극적으로 공개해야”, 2014. 2. 27.자, 15면.

28) 법률신문, 기사, “대법원 공개변론 온라인 중계… 사법 민주화 촉진”, 2014. 4. 3, 7면.

29) 동아일보, 기사, “대법, 모든 재판과정 녹음 추진”, 2014. 4. 2.자; 법률신문, 기사, “증거채부 기준 설정‧법정녹음 확대‧민사판결서 공개”, 2014. 4. 7.자, 3면.

30) 동아일보, 기사, “황제노역 판결 논란 ‘향판제’ 10년만에 폐지”, 2014. 4. 3, 12면 참조.

31) 대한변호사협회, 성명서, “법정 녹음 전면 실시, 조서작성과 반드시 병행해야 한다”, 2014. 4. 7.자.

32) 아래 입법례는 안경옥, “[제12부] 형사재판절차에서 테크놀로지의 활용과 형사소송법적 문제점”, 「연구총서」04-05, 한국형사정책연구원, 2004. 12, 129면 및 주38) 참조.

33) 필자가 실무상 법원의 형사판결서 공개가 매우 만족스럽지 못하다고 지적하였는데, 대법원도 판결서 공개를 더욱 확대해야 한다는 점에 대하여는 일단 공감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법률신문, 기사, “증거채부 기준 설정‧법정녹음 확대‧민사판결서 공개”, 2014. 4. 7.자, 3면을 보면, 박병대 법원행정처장이 2014. 3. 2. 대법원 청사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발표한 재판제도 개선과 관련한 ‘로드맵’에는, 2005. 1. 1.부터는 민사 판결서도 공개할 예정으로 소개되고 있다; 동아일보, 기사, “황제노역 판결 논란 ‘향판제’ 10년만에 폐지”, 2014. 4. 3, 12면.

이상으로 대구형사변호사 천주현 박사의 저서 ‘수사와 변호’를 통해 ‘변호인의 권한_기록열람·등사권’에 대해 살펴보았습니다.

천주현 변호사는 대구에서 불법감금, 폭행, 가혹행위, 피의사실공표 사건 등 다수의 형사사건을 취급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