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는 대구형사사건전문변호사 천주현 박사(대한변호사협회 대구 경북 1호 형사전문)의 저서 ‘수사와 변호’를 통하여, ‘피의자 변호권 강화방안_신병결정단계 변호권 행사’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수사와 변호 38회차]

‘피의자 변호권 강화방안_신병결정단계 변호권 행사’

‘수사와 변호’ (박영사)

제1편 수사

제2장 수사기관

제3장 수사의 방식과 종류

제4장 위법수사 규제의 필요성

제5장 수사방식의 변화

제6장 수사서류의 증거법상 기능

제7장 수사의 객체

제2편 변호

제1장 변호인 제도

제2장 피의자 변호권 강화방안

제1절 서 론

제2절 내사단계 변호권 행사

제3절 수사단계 변호권 행사

제4절 신병결정단계 변호권 행사

1. 구속제도와 영장실질심사(구속전피의자심문(각주 1))

가. 구속 제도

구속이란 피의자 또는 피고인의 신체의 자유를 체포에 비하여 장기간에 걸쳐 제한하는 강제처분이다.(각주 2)

구속피의자는 반드시 체포된 자임을 요하지 않는다. 사전영장에 따라 미체포 피의자에 대하여 바로 구속영장을 발부하고 집행할 수 있기 때문이다(법 제201조, 제201조의2 제2항). 반면, 체포 후 구속영장을 발부받아 구속하는 경우를 실무상 사후영장이라 한다(법 제201조, 제201조의2 제1항).

구속은 체포와 달리 무영장구속이라는 예외가 없다. 오직 발부된 영장에 의해서만 구속이 가능하다.

구속은 형사소송의 진행과 형벌의 집행을 확보함을 목적으로 한다. 따라서 수사를 용이하게 하기 위해 사용되어서는 아니 된다.(각주 3) 수사의 편의를 위한 것으로는 체포제도로 충분하다.

피고인이나 피의자가 죄를 범하였다고 의심할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고, 일정한 주거가 없을 때, 증거를 인멸할 염려가 있을 때, 도망 또는 도망할 염려가 있을 때의 하나에 해당할 경우(각주 4) 구속할 수 있다(법 제70조, 제201조).

구속에 대한 상세한 논의는 제1편 제3장 제3절 2. 나.항을 참조할 것.

나. 영장실질심사

(1) 필요적 실시

개정 형사소송법은 제201조의2에서 기존의 임의적 심문을 필요적 심문으로 변경하였다. 체포된 피의자의 경우 신청이 없더라도 영장심사를 실시하며, 미체포 피의자의 경우 피의자가 죄를 범하였다고 의심할 만한 사유가 있는 한(곧바로 영장을 기각할 사안이 아닌 한) 필요적으로 실시하여야 한다. 다만 피의자가 도망하는 등의 사유로 심문할 수 없는 경우에는 피의자심문절차를 진행하지 않고 구속영장을 발부할 수 있다(법 제201조의2 제2항 단서).

이 제도는 수사기관의 일방적 주장에 기초하여 영장을 발부하지 않고 법관이 직접 피의자를 심문하여 구속의 필요성 등을 판단함으로써 영장주의의 실효성을 담보함과 동시에 법치주의의 보루로서의 기능을 한다.(각주 5) 담당법관이 피의자의 얼굴을 대면하고 수사기록 속에 나타나지 않는 피의자만이 알고 있는 변소내용을 들어본 후 발부여부를 결정할 수 있어 더욱 정확한 판단이 될 수 있고, 수사절차의 위법에 대하여 듣고 판단할 수 있다는 점에서 필요적 실시로 바뀐 현 제도는 타당하다고 하지 않을 수 없다.(각주 6)

(2) 실시시기

형사소송법 제200조의2·제200조의3 또는 제212조에 따라 체포된 피의자에 대하여 구속영장을 청구 받은 판사는 지체 없이 피의자를 심문하여야 한다. 이 경우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구속영장이 청구된 날의 다음날까지 심문하여야 한다(법 제201조의2 제1항).

법문에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청구된 날의 다음날까지’ 실시하는 것으로 규정하였으므로 영장담당 판사가 판단하여 특별한 사정이 있다고 인정할 경우에는 구속영장이 청구된 날의 다음날이 아닌 그 이후에 실시해도 무방하다고 보는 견해(각주 7)가 있으나, 극히 신중할 것이다. 이미 체포되어 있는 자의 불필요한 수감기간을 늘릴 뿐으로서 자칫 그와 같이 해석할 경우 사법행정편의주의에 의해 불법체포 된 자의 인권침해가 가중될 수 있기 때문이다.(각주 8)

제1항 외의 피의자에 대하여 구속영장을 청구 받은 판사는 피의자가 죄를 범하였다고 의심할 만한 이유가 있는 경우에 구인을 위한 구속영장을 발부하여 피의자를 구인한 후 심문하여야 한다. 다만, 피의자가 도망하는 등의 사유로 심문할 수 없는 경우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법 제201조의2 제2항).

(3) 심문기일의 절차

심문기일에 지방법원판사는 구속사유를 판단하기 위하여 피의자를 심문하고, 검사와 변호인은 심문기일에 출석하여 의견을 진술할 수 있다(법 제201조의2 제4항). 심문을 함에 있어 지방법원판사는 공범의 분리심문이나 기타 수사상의 비밀보호를 위하여 필요한 조치를 취하여야 한다(법 제201조의2 제5항). 판사는 피의자가 심문기일에 출석을 거부하거나 질병 그 밖의 사유로 출석이 현저히 곤란하고, 피의자를 심문 법정에 인치할 수 없다고 인정되는 때에는 피의자의 출석 없이 심문절차를 진행할 수 있다(규칙 제96조의13 제1항). 심문은 법원청사 내에서 하여야 하나, 피의자가 출석을 거부하거나 출석할 수 없는 때에는 경찰서, 구치소 기타 적당한 장소에서 할 수 있다(규칙 제96조의15). 피의자에 대한 심문절차는 공개하지 아니하나, 다만 판사는 상당하다고 인정하는 경우에는 피의자의 친족, 피해자 등 이해관계인의 방청을 허가할 수 있다(규칙 제96조의14).

심문에 앞서 판사는 피의자에게 구속영장청구서에 기재된 범죄사실에 대하여 진술을 거부할 수 있으며, 이익 되는 사실을 진술할 수 있음을 알려 주어야 한다(규칙 제96조의16 제1항). 판사는 피의자를 심문함에 있어서 구속 여부를 판단하기 위하여 필요한 사항에 관하여 신속하고 간결하게 심문하여야 한다. 증거인멸 또는 도망의 염려를 판단하기 위하여 필요한 때에는 피의자의 경력, 가족관계나 교우관계 등 개인적인 사항에 관하여 심문할 수 있다(규칙 제96조의16 제2항).

검사와 변호인은 판사의 심문이 끝난 후에 의견을 진술할 수 있다. 다만, 필요한 경우에는 심문 도중에도 판사의 허가를 얻어 의견을 진술할 수 있다(규칙 제96조의16 제3항). 피의자는 판사의 심문 도중에도 변호인에게 조력을 구할 수 있고(규칙 제96조의16 제4항), 판사는 구속의 여부를 판단하기 위하여 필요하다고 인정하는 때에는 심문 장소에 출석한 피해자 그 밖의 제3자를 심문할 수 있다(규칙 제96조의16 제5항).

심문할 피의자에게 변호인이 없는 때에는 지방법원판사는 직권으로 변호인을 선정하여야 한다. 이 경우 변호인의 선정은 피의자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가 기각되어 효력이 소멸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제1심까지 효력이 있다(법 제201조의2 제8항). 이에 의하여 모든 구속된 피의자에게 국선변호인이 선정될 수 있게 되었다.

법원은 변호인의 사정이나 그 밖의 사유로 변호인 선정결정이 취소되어 변호인이 없게 된 때에는 직권으로 변호인을 다시 선정할 수 있다(법 제201조의2 제9항).

변호인의 의견진술권 및 구속전피의자심문조서의 작성에 대해서는 아래 항에서 별도로 살피도록 한다.

(4) 변호인의 의견진술

검사와 변호인은 심문기일에 출석하여 의견을 진술할 수 있으나(법 제201조의2 제3항), 심문기일에 심문할 수는 없다.(각주 9)

개정 형사소송규칙 제96조의16 제3항은 “검사와 변호인은 판사의 심문이 끝난 후에 의견을 진술할 수 있다. 다만, 필요한 경우에는 심문 도중에도 판사의 허가를 얻어 의견을 진술할 수 있다.”라고 규정하고 있을 뿐이다. 종전의 “검사와 변호인은 판사의 심문이 끝난 후에 판사의 허가를 얻어 피의자를 심문할 수 있다.”는 규정을 현재와 같이 개정함으로써 더 이상 현행법 하에서 변호인이 피의자를 심문할 수 없는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그러나 이는 법관이 직권으로 범죄사실에 대해 피의자에게 심문하고 질문의 취지를 효과적으로 이해하지 못한 피의자가 충분한 자기방어를 할 수 없는 방식이므로 변호에 불충분하고 변호권 행사의 제약이 된다고 본다.변호인이 심문 또는 신문할 수 있어야만 통상의 공판절차에서처럼 피의자에게 구속사유가 없다는 점을 폭넓게 현출시킬수 있을 것이다. 장차 변호인의 신문권(또는 반대신문권, 또는 심문권(각주 10))을 인정하는 방향으로 개선되어야 할 것으로, 후술한다.(각주 11)

현재로서도 판사의 허가를 얻고 피의자의 동의를 얻은 경우라면 변호인도 심문이 가능할 것으로 보는 견해(각주 12)가 있으나, 과연 법에 규정되어 있지 않은 변호인의 피의자심문권을 동의라는 점을 매개로 법관의 허가를 얻어 실시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통상 변호인이 의견진술을 길고 상세하게 할 경우만 하더라도 영장법관은 인상을 찌푸리며 간결히 의견진술을 마무리 해 줄 것을 요청하는 경우가 많은 점을 보면 그 전망이 어둡다고 본다.

(5) 조서작성

구속 전 심문조서는 공판조서에 준하여 작성한다.(각주 13) 구속영장이 청구되어 법원이 구속전피의자심문을 하는 경우 법원사무관 등은 심문의 요지 등을 조서로 작성하여야 하고(법 제201조의2 제6항), 법원이 피의자심문조서를 작성하는 때에는 조서 작성의 일반원칙에 따라 조서 기재의 정확성 여부를 진술자에게 확인하고, 조서에 간인하여 서명날인 또는 서명을 받아야 하며, 검사·피의자 또는 변호인이 조서 기재의 정확성에 관하여 이의를 제기한 때에는 그 진술의 요지를 기재하고 법관·법원사무관 등이 조서에 기명날인 또는 서명하여야 한다(법 제201조의2 제10항, 제48조, 제53조). 구속전피의자심문조서는 형사소송법 제311조의 법원 또는 법관의 조서에는 해당하지 않지만, 제315조의 기타 특히 신빙할 만한 정황에 의하여 작성된 서류로서 증거능력을 가질 수 있다.(각주 14)

법관 중에서는 형사소송법 제48조, 제52조와의 관계상 구속영장 실질심문 절차에 관한 조서에 진술자인 피의자의 간인, 서명, 날인을 받아야 하므로, 법원사무관 등의 업무가 너무 번거롭게 되었고, 따라서 실무상으로는 1쪽으로 작성된 간략한 심문조서에 피의자의 서명, 무인만을 받고 있다고 소개하는 견해가 있다.(각주 15)

그러나 이 같은 제도운영과 소회는 법원편의주의적 사고로 보이며 특이하다고 할 수밖에 없다. 구속을 결정하기 위해 법관이 피의자를 심문하는 절차이고 단 1회 만에 구속·불구속이 판가름 나는 심문절차에서 유일한 불복의 증거로 겨우 공판조서만이 남았다 해도 과언이 아닌데,공판조서에 피의자의 진술이 잘 기재되었는지 확인시키는 일환으로 피의자의 서명, 날인, 간인을 필요로 하게 된 것이 법원사무관에게 번거로운 일이 되었다는 것, 사무관이 피의자에게 내용을 읽어보게 한 후 서명, 날인의 가중된 업무를 수행하게 되었으므로 1쪽 짜리 심문조서를 작성할 수밖에 없게 되었다는 주장들은 쉽게 이해하기 어려운 것이다.

오히려 법관의 입장에서는 법문과 같이 심문의 요지에조차 이르지 못할 정도로 부실한 조서작성이라면 이 점을 개선시키기 위해 적극 소송지휘권을 행사해야 함이 법관의 책무로 보인다. 실제 심문조서에는 「피의자 “선처를 바란다고 진술”」로만 기재되어 있는 것이 대부분이어서, 변호인 입장에서는 범죄혐의, 구속사유, 구속계속의 필요성 등과 관련하여 무엇을 토대로 구속적부심사를 준비해야할지 답답할 때가 많다. 따라서 향후에는 피의자가 자신이 받은 신병재판에 대해 실질적 불복권을 보장받을 수 있도록‘심문조서에 심문의 요지 등을 기재한다’고 애매하게 규정할 것이 아니라, 오히려 상세하게 기재하도록 입법개선이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6) 심문조서에 대한 검찰입장

구속전 피의자심문조서 작성 및 교부와 관련하여 보면, 심문조서는 거의 모든 법원에서 간략히 작성하는 바 증인신문조서와 같은 문답식이 아니라 개괄식으로 간략하게 기재되었고,(각주 16) 이러한 심문조서는 법원이 보관하고 검사의 청구시 사본을 교부한다. 그간 법원이 교부를 거부한 사례는 없었고, 검찰 또한 조서 사본을 증거로 제출하거나 채택한 사례는 없었다.(각주 17)

그러함에도 법원의 심문조서의 간략한 작성방식에 대해 검찰은 검찰대로 비판적으로 보고 있다. 구속전 심문조서의 작성, 보관 방법과 관련하여, 대법원 ‘인신구속사무의 처리에 관한 예규’(2012. 12. 27. 제1410-8호)는 구속 전 피의자 심문조서에 피의자 등 진술자의 진술 요지와 검사, 변호인의 의견 요지를 기재하고, 법원장의 공람을 거쳐 1년간 보존 후 폐기하도록 규정됨으로써(동 예규 제47조)(각주 18) 일선 법원에서는 구속 전 심문조서를 매우 짧게 1장짜리로 작성하고, 법원에 보관하고 있다가 검찰 등의 신청이 있는 경우 조서 사본을 교부하는데, 법률에서 조서를 작성하도록 규정한 취지는 피의자의 진술 취지를 충실하게 기재하고 사건 기록에 편철한 다음, 수사 및 재판 과정에서 활용하게 하려는 취지로 보이는데도 지나치게 짧아 법 취지에 충실하지 못한 작성방법이라고 비판하고 있는 것이다.(각주 19)

< 각주 >

1) 문(訊問)이 사실 확인을 위해 신문대상을 조사하는 절차라면, 심문(審問)은 심문받는 자의 이익을 위해 의견진술의 기회를 주는 것이다. 전자의 경우가 수사기관에 의한 피의자 신문이고, 후자가 구속 전 피의자 심문제도이다{박성민, “한미주둔군지위협정(SOFA) 제22조 형사재판권의 형사법적 문제와 개선방안”, 「형사정책연구」22권 4호(통권 제88호), 한국형사정책연구원, 2011, 201면 참조}.

2) 이재상, 형사소송법, 제9판, 박영사, 2013, 253면.

3) 이재상, 형사소송법, 제9판, 박영사, 2013, 254면.

4) 일본 형사소송법은 우리 구속사유와 내용적으로 같으나, 다만 학설과 실무는 이에 더하여 구속의 필요성도 구속의 실질적 요건으로 보고 있다. ‘구속의 필요성이 없는 경우’에는, 소송조건이 결여되어 기소가능성이 없는 경우, 주거가 부정하지만 확실한 신병인수자가 있는 경우, 도망이나 증거인멸의 염려가 없지는 않지만 사안이 경미하여 구속함이 비례칙에 반하는 경우 등이 예시되고 있다(이동희, “한국과 일본의 체포·구속제도에 대한 비교연구-체포·구속의 법제 및 실무운용을 중심으로-”, 「비교형사법연구」11권 1호, 한국비교형사법학회, 2009, 74면 참조).

5) 김용세, “형사절차상 기본권 보장을 위한 형소법규정 및 실무현실에 관한 연구: 헌법적 형사소송의 원리에 기초한 분석적 고찰”, 「형사정책연구」19권 3호(통권 제75호), 한국형사정책연구원, 2008, 87면 참조.

6) 同旨 이재상, 형사소송법, 제9판, 박영사, 2013, 261면. 이재상 교수는, 형사소송법의 필요적 피의자심문제도는 ① 영장주의와 법적 청문권의 보장은 피의자의 구속을 제한하기 위한 법치국가원리의 내용이므로 비용과 소송경제를 이유로 제한할 수 있는 것이 아니고, ② 임의적 피의자심문제도는 체포 또는 구금된 피의자가 법관 또는 법률에 의하여 사법권을 행사할 권한을 부여받은 관헌에게 신속히 인치될 것을 요구하는 국제인권규약의 기준을 충족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③ 구속 전피의자심문은 구속피의자에게 국선변호인을 선정해 주는 절차이며 구속영장이 발부된 때에는 그 선정의 효력이 제1심까지 미친다는 점(제201조의2 제8항)에 비추어 타당한 태도라고 소개하고 있다.

7) 오기두, “개정된 형사소송법의 운용”, 「저스티스」통권 제103호, 한국법학원, 2008, 76면.

8) 영장실질심사가 아니더라도 평소 민·형사 사건을 불문하고, 더러 “추가로 심리할 필요”, 또는 “재판부의 기록검토를 위하여”, 또는 “검사의 공소장변경신청을 지켜보기 위하여” 등의 이유로 재판이 지연되는 경우가 있는데, 특히 구속피의자 등 다급한 사건을 변호하는 변호인 입장에서는 답답한 경우가 종종 있다. 물론 기일연기 또는 속행사유로 “피고인의 소재탐지를 위하여” 라거나 “합의여부를 지켜보기 위하여” 또는 “증인소환을 위하여”라는 사유일 경우에는 납득할 수 있지만, 재판부의 사정이 뻔해 보이는데 전자와 같은 사유들을 들어 일방적으로 공판기일(또는 변론기일)을 속행하는 경우, 또 심하게는 이미 결심된 사건에 대해 별다른 사정없이 지정된 선고기일을 취소하고 변론을 재개하거나 선고기일을 미루는 경우 사법부의 신의 또는 능력에 의심을 품을 수밖에 없다(이러한 문제점에 대해 2014. 12. 18. 대구지방법원에서 주최한 배석판사와 대구지방변호사회와의 간담회에서 필자가 위와 같은 입장을 전달한 바 있다).

9) 일본의 경우에는 검사나 변호인의 출입이나 참여, 의견진술 등이 허용되지 않고, 진술거부권이나 이익 되는 사실을 진술할 수 있음을 고지하지도 않는다. 우리와의 차이이다(이동희, “한국과 일본의 체포·구속제도에 대한 비교연구-체포·구속의 법제 및 실무운용을 중심으로-”, 「비교형사법연구」11권 1호, 한국비교형사법학회, 2009, 77면 참조).

10) 명칭은 그 무엇이라도 좋다. 형사소송법 제296조의2와 같이 공소사실 및 정상에 관한 사항에 관한 신문이어도 좋고, 제201조의2와 같이 판사의 심문에 준하는 심문이어도 좋다. 필자가 주장하는 절차는 문언적 의미의 신문과 심문의 차이를 넘어서서 범죄사실 및 구속사유에 대해 상세히 물어 현출시킬 절차가 필요하다는 의미이다.

11) 현재 체포적부심 청구사건, 구속적부심 청구사건을 심리할 때도 심문기일에 출석한 검사, 변호인은 피의자를 심문할 수 없으며, 의견을 진술할 수 있을 뿐이다(개정 형사소송규칙 제105조 제1항). 같은 지적을 할 수 있겠으며, 현행법은 법관의 전지전능을 전제로 영장사유를 직권으로 판단하는 쪽에 가깝다고 볼 수 있는 방증이다.

12) 오기두, “개정된 형사소송법의 운용”, 「저스티스」통권 제103호, 한국법학원, 2008, 76-77면.

13) 형사소송법 제201조의2 제6항. “제1항 또는 제2항에 따라 피의자를 심문하는 경우 법원사무관등은 심문의 요지 등을 조서로 작성하여야 한다.”

14) 이재상, 형사소송법, 제9판, 박영사, 2013, 264면.

15) 오기두, “개정된 형사소송법의 운용”, 「저스티스」통권 제103호, 한국법학원, 2008, 77면, 주11).

16) ‘돈을 받은 사실이 있다고 진술하다’, ‘범죄사실을 대체로 인정함’ 등.

17) 서울동부지방검찰청, 법학교수·검찰 실무연구회 발표자료, 2008. 6. 3, 170-171면.

18) 인신구속사무의 처리에 관한 예규 제47조(심문조서) ① 법원사무관 등은 피의자심문 절차를 진행하는 경우 재판사무시스템을 사용하여 심문조서를 작성한다. ② 심문조서에는 피의자 등 진술자의 진술 요지와 검사, 변호인의 의견 요지를 기재한다. 심문기일에 통역인, 번역인에 대한 심문이 행해진 경우에는 그 진술의 요지를 기재한다. ③ 심문조서는 법원의 장의 공람을 거쳐 [별표] ‘피의자심문조서철’에 편철하여 다음 해 1월 1일부터 1년 동안 보존한다.

19) 서울동부지방검찰청, 법학교수·검찰 실무연구회 발표자료, 2008. 6. 3, 178면.

이상으로 대구형사사건전문변호사 천주현 박사의 저서 ‘수사와 변호’를 통해 ‘피의자 변호권 강화방안_신병결정단계 변호권 행사’에 대해 살펴보았습니다.

천주현 변호사는 대구에서 영장실질심사, 구속, 보석청구 사건 등 다수의 형사사건을 취급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