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변호사 천주현 박사(대한변호사협회 대구 경북 현직 1호 형사전문)의 저서 ‘시민과 형법’을 통하여, ‘대학사회의 위험한 신호’에 대해 살펴보겠습니다.

[시민과 형법 16회차]

‘대학사회의 위험한 신호’

‘시민과 형법’ (박영사)

제1편 변호인 리포트

[16] 대학사회의 위험한 신호

대학은 필연적으로 지식을 전달하는 교육기관임을 넘어서서 근본적 정체(正體)를 확립해야 한다. 바로 연구기관으로서의 본연의 모습이다. 따라서 연구에 중점을 두는 대학원이 대학의 중심기관이 될 수밖에 없고, 연구자가 되고자 하는 이는 누구나가 학위과정 속에서 독자적 연구가 가능할 수 있도록 배우고 연마하게 된다.

이 과정에서 교수의 연구지도는 필수적이고, 연구자는 지도교수의 연구에 참여하는 한편 참여과정에서 얻은 아이디어와 연구방식을 응용하여 스스로의 연구를 진행해 자신의 가설을 세우고 검증절차를 밟는다. 그리고 그 연구가 독자적 평가를 받는 단계에서 종국적으로 박사학위를 취득하게 되는 것이다.

위와 같은 학문의 진‧출입 과정에서 사람은 필수적으로 엮여 부대끼게 되는데, 그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첫 번째 부작용이 바로 사제지간의 갑질이다. 두 번째 부작용은 학문인의 염결성과 연구과정의 윤리성이 쇠퇴하며 배금주의와 결합하는 문제다. 후자는 정부나 기관의 돈을 사기‧횡령하거나 학교의 연구시설을 불법으로 사용해 타인에게 이익을 주는 배임의 모습을 띠게 된다.

2017년의 대표적 사례만 보아도 그 정도가 심하며 전국적으로 광범위하다.

앞서 ｢나라다운 나라, 갑질 없는 세상｣ 칼럼에서 소개된 성신여대, 인천대, 서울대, 경북대, 대구한의대, 포스텍 교수뿐만이 그 예의 전부가 아니다. 산학협력단에서 관리하는 11개 국가연구개발 사업의 연구책임자 지위를 이용하여 다수의 학생을 연구원으로 허위 등록해 인건비를 가로채 실형 선고된 부산대 교수 사례도 시사하는 바가 크고, 급기야 최근 조직폭력배의 문화를 보는듯한 대학병원의 폭행‧금품갈취 사건은 매우 큰 충격을 준다.

○○대병원의 전공의 A씨는 선배들의 주말 식사비용으로 50~100만원을 늘 준비해두고 선배의사들의 요구가 있을 때마다 갈취당했다고 한다. 그간 빼앗긴 돈이 880만원이었는데도 A씨는 학교에 정식으로 신고하지 못하다가 최근 병원을 그만둔 후 수사기관에 고소했다.

A씨에 따르면, 평소 뺨을 맞거나 발길질을 당해 온 터라 두려움이 앞섰고, 평소 같은 과 펠로 교수는 술자리에서 “후배들은 좀 맞아야 한다”는 말을 즐겨했기 때문에 신고가 오히려 불이익을 부추길 것이라 생각했다는 것이다. 심지어 펠로 교수로부터 직접 구타당한 적도 있다고 하니 오죽했을까. 가해자로 지목된 이들은 허위사실 무고라고 강변했지만, A씨는 최근 보건복지부 수련환경평가위원회에 금품을 갈취당한 대화 녹취록과 통장사본을 제출한 상태다.

지난 정부 청와대를 둘러싼 광범위한 직권남용과 뇌물, 의료법 위반, 국회 위증이 있어 국민들은 지도층의 권력남용과 부패 앞에서 촛불을 들었다. 이제 학생들이 대학에서 촛불을 들어야 하겠는가. 폐쇄사회인 대학의 도덕 불감증에 대해 경고음이 울리고 있다.

이상으로 대구변호사 천주현 박사의 저서 ‘시민과 형법’을 통해 ‘대학사회의 위험한 신호’에 대해 알아보았습니다.

천주현 변호사는 대구에서 국가보조금 사기, 횡령, 폭행, 금품갈취 등 다수의 형사사건을 취급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