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성범죄변호사 천주현 박사(대한변호사협회 대구 경북 현직 1호 형사전문)의 저서 ‘시민과 형법’을 통하여, ‘사내 성범죄’에 대해 살펴보겠습니다.

[시민과 형법 34회차]

‘사내 성범죄’

‘시민과 형법’ (박영사)

제1편 변호인 리포트

[34] 사내 성범죄

그간 은밀히 진행되고 조용히 묻혀왔던 사내 성범죄 사건이 최근 수면 위로 부상하여 초미의 관심이 되었다.

영남일보 2017. 11. 8.자 사설도 성적인 언어와 행동으로 공격해 직장 동료에게 피해를 주는 직장 내 성범죄 사건들을 예시하면서 조직문화 개선을 촉구한 바 있다.

대구의 경우도 예외가 아니다. ▣▣은행, ○○의회 사건이 발생했고, 물의를 일으킨 ◇◇치킨 회장도 원래 대구사람이고 대구기업이다.

기업총수인 전 ▲▲그룹 회장은 사임 후 미국체류 중 14일 체포영장이 발부된 상태다.

성범죄 사건 피해자들의 감수성은 뜻밖에도 무뎠다. 여성가족부는 실태조사 응답자의 78%가 ‘참고 넘어갔다’는 결과를 발표했는데, 성범죄의 양상과 대처방안은 무엇인가.

남자 간부에 의해 성추행 당할까 봐 최근 여직원들 사이에 회식공포(회식포비아)가 유행하고 있는 점을 보면 대부분의 사내 성범죄 사건은 부적절한 회식문화에서 기인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회식도 근무의 연장이라고 본 기성세대들은 대부분 회사의 간부이고, 그들은 자신들이 신입일 때 겪고 당한 일을 전통이나 관행으로 포장하며 회식을 강요한다. 회식자리는 술잔을 강제로 돌린 후 술 취한 상태에서 러브 샷이나 옆자리 술시중을 요구하는 수순으로 자연 진화한다. 술 핑계를 댈 수 있다는 점, 공동체의 이익에 합치된다고 믿는 점, 동석한 이목이 유리한 증인이 되는 점, 예상되는 피해자의 순종성, 계속근무를 바라는 한 쉽게 형사사건화하기 쉽지 않다는 점, 회식시간이 길어질수록 신체접촉 기회를 얻을 수 있는 점 때문에 가해자는 회식을 즐기는 반면 피해자는 회식공포를 느끼는 것이다.

신고된 사내 성폭행, 성추행 사건은 2016년 한해 721건, 신고된 성희롱 사건은 같은 해 556건이다.

사내 성범죄 또는 성희롱은 형사법상 다음과 같은 분석이 가능하다. 언어(言語)에 의한 것과 신체접촉(身體接觸)에 의한 것으로 나누는 것이 중요하다.

(1) 말에 의한 희롱은 공개장소에서 피해자의 평판을 저하시키는 모욕죄에 해당하는 경우가 있고(만약 피해자가 아동이라면 성적 학대행위가 된다), (2) 체육대회, 회식장소, 노래방, 귀가길 동행과정에서의 신체접촉은 피해자가 만취(滿醉)했다면 준강간(상해, 치상), 준유사강간(상해, 치상), 준강제추행(상해, 치상)죄가 성립하고, (3) 피해자가 만취하지 않았고 폭행(暴行), 협박(脅迫)이 있었다면 강간(상해, 치상), 유사강간(상해, 치상), 강제추행(상해, 치상)죄가 성립할 수 있다. (4) 만약 상하관계를 이용해 위력이나 위계를 사용하였다면 업무상 위력 등에 의한 간음죄로 처벌된다.(각주 1)(각주 2) (5) 나아가 위와 같은 범죄를 저지르면서 피해자의 나체 사진을 찍으면 성폭법상 카메라촬영죄가 별도로 성립하고, (6) 처음에는 피해자도 성관계에 합의하고 카메라촬영도 허락했는데 이후 피해자가 만나주지 않자 사진과 동영상을 전송하면서 유포하겠다고 겁을 줘 간음한 것은 드디어 강간죄가 성립된다. 폭행뿐만 아니라 협박을 사용한 것도 강간의 수단이 되기 때문이다.

위와 같은 형사처벌과 미 언급한 사내징계 중에서 수사 및 형사재판절차가 가해자의 범행을 밝히는 우수한 방법임은 말할 필요가 없다. 피해자는 형사판결문을 민사법정에 제출할 수 있고, 불법행위에 따른 손해를 배상받을 수 있다.

그리고 최근 2차 피해방지를 위한 사업주의 조치의무를 강화한 남녀고용평등법 개정안이 국회에서 통과됐는데, 정부의 시정지시에 불응한 사업주는 과태료를 넘어서서 형사처벌을 받게 된다.

< 각주 >

1) 형법 제303조(업무상위력 등에 의한 간음) ① 업무, 고용 기타 관계로 인하여 자기의 보호 또는 감독을 받는 사람에 대하여 위계 또는 위력으로써 간음한 자는 7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개정 2018. 10. 16.>

2) “기록에 의하여 원심판결 이유를 검토하여 보아도 원심이 공소사실 (5), (6)의 범죄사실에 관하여 피해자가 피고인의 억압적 행위에 의하여 피고인과 관계를 가졌다고 볼 증거가 없고더구나 (6)사실은 피해자가 피고인 경영의 회사의 경리직을 그만둔 후 독자적 생활을 한지 5개월이 경과된 후의 일이므로 피고인의 보호나 감독을 받는 부녀자라고 할 수 없다는 이유로 무죄를 선고한 조치는 옳게 수긍이 되고 거기에 채증법칙을 어긴 위법이 있음을 찾아볼 수 없다. 논지 역시 이유 없다.”(대법원 1985. 9. 10, 선고 85도1273 판결)

이상으로 대구성범죄변호사 천주현 박사의 저서 ‘시민과 형법’을 통해 ‘사내 성범죄’에 대해 알아보았습니다. 

천주현 변호사는 대구에서 성폭행, 성추행, 강제추행, 위력간음, 위력추행, 성희롱 등 다수의 성범죄 사건을 취급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