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성범죄사건변호사 천주현 박사(대한변호사협회 대구 경북 현직 1호 형사전문)의 저서 ‘시민과 형법’을 통하여, ‘강간상해죄 재판과 무죄’에 대해 살펴보겠습니다.

[시민과 형법 38회차]

‘강간상해죄 재판과 무죄’

‘시민과 형법’ (박영사)

제1편 변호인 리포트

[38] 강간상해죄 재판과 무죄

지난 10. 13. 대구지방법원은 술집에서 만나 노래방을 거쳐 남자의 집에서 3차 술자리를 가지던 중 강간상해피해를 입었다는 강간상해죄 공소사실을 배척하고 무죄를 선고했다.

생면부지의 남녀가 술자리에서 가무를 즐기고, 당일 만난 남자의 집에 가는 것은 이례적이다. 남녀 간 어느 정도의 호감이 있을 때, 그리고 술에 취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문제는 바로 그 술에 있다. 술에 취한 상태에서 남자로서는 여자와 본의 아니게 신체접촉을 할 수 있고, 여자는 남자와 잠자리까지는 같이 하고 싶지 않았을 수가 있는 것이다. 이와 같이 상대의 진의가 파악되지 않은 상태에서 어설프게 남녀가 새벽까지 함께 있다가 발생하는 성범죄 사건도 결국은 데이트폭력이다.

대구지방검찰청은 피의자의 행위가 강간과정에서 상해까지 입힌 중대범죄로 보고 2차까지 구속영장청구를 했고, 2차례 모두 영장이 기각되자 부득이 피의자를 불구속 기소했다.

피해자는 검사에 의해 선정된 피해자변호사의 도움을 받아 검찰에 수차례 의견서를 제출하면서 강간상해 피해를 특히 부각시켰고, 피의자에 대한 구속수사를 반복적으로 요청했다. 필자는 해당 사건의 피해결과가 과연 강간과정에서 발생한 것인지 심각한 의문을 갖게 됐고, 당면한 2차 영장심사 시 조만간 도래할 형사재판을 대비하는 궁극적 변론을 준비했다. 현장에 함께 있었던 증인이 보고들은 내용을 토대로 침대에 함께 누운 경위, 피의자의 집에서 추가로 음주한 사실, 피의자의 집으로 오게 된 경위, 음주가무의 모습을 역으로 추적하여 변론했고, 대구지방법원 영장전담재판부는 변호인의 주장을 수용하여 검찰의 영장청구를 기각했다.

형사재판을 담당한 대구지방법원 형사합의부 역시 강간의 실행에 착수한 사실이 없다는 변론을 토대로 공판검사에게 공소장변경을 권고하였으나, 이를 수용하지 않은 검찰의 주장을 배척하고 강간상해죄에 대해 무죄, 다만 축소사실인 상해에 대해서만 벌금 200만원을 선고했고, 대구고등법원도 원심의 결론을 유지했다.

이 사건에서 볼 수 있듯이 술자리가 길어지며 발생하는 성범죄 사건은 보통 수사와 증거관계가 엉성하고, 피해자의 주장을 토대로 억지 영장청구, 억지 기소하는 경우가 흔히 있다.

만약 영장이 청구되거나 기소될 경우 피의자는 이제 모든 것을 걸어야 한다. 이 사건의 죄명만 해도 강간상해죄로 무기 또는 징역 5년 이상에 해당하는 중범죄다. 검사는 징역 7년 내지 10년을 구형하는 경우도 허다하다.

따라서 만약 억울한 중죄로 수사를 받게 되는 시민은 몇 가지를 유의해야 한다. 첫째, 함부로 피해자를 만나 진술을 회유하려 하거나 죄를 자백하는 취지의 발언을 하여서는 안 된다. 둘째, 그러한 취지는 전화, 문자, 카카오톡, 기타 SNS 어느 것으로도 전달하지 말아야 한다. 셋째, 자신의 기억에 부합하는 증거를 수집해야 한다. 증거가 사건해결에 주요한 증거이든 간접증거이든 상관이 없다. 이러한 증거의 가치평가는 형사변호사와 검사와 판사의 몫이므로 본인이 성급히 증거를 삭제하거나 참고인의 조력을 맹신하고 조치를 미뤄서는 안 된다. 한편 CCTV는 보관기간이 한 달 이내로 짧은 경우가 많고, 내용은 덮여 기록되는 방식이므로 포렌식을 통한 복원이 불가한 경우가 많다.

실무상 자주 발생하는 성범죄는 강간, 강간상해(치상), 준강간, 준강간상해(치상), 강제추행, 강제추행상해(치상), 준강제추행, 준강제추행상해(치상), 준유사강간, 준유사강간상해(치상), 카메라촬영, 공연음란, 성폭법 위반, 아청법 위반죄이다. ‘준(準)’자가 붙은 것은 주로 술이 원인이다.

이상으로 대구성범죄사건변호사 천주현 박사의 저서 ‘시민과 형법’을 통해 ‘강간상해죄 재판과 무죄’에 대해 알아보았습니다.

천주현 변호사는 대구에서 준강제추행, 강제추행, 카메라촬영, 공연음란 등 다수의 성범죄 사건을 취급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