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는 대구범어동형사변호사 천주현 박사(대한변호사협회 대구 경북 1호 형사전문)의 저서 ‘수사와 변호’를 통하여, ‘고소대리_불복방법_재정신청’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수사와 변호 56회차]

‘고소대리_불복방법_재정신청’

‘수사와 변호’ (박영사)

제1편 수사

제2장 수사기관

제3장 수사의 방식과 종류

제4장 위법수사 규제의 필요성

제5장 수사방식의 변제

6장 수사서류의 증거법상 기능

제7장 수사의 객체

제2편 변호

제1장 변호인 제도

제2장 피의자 변호권 강화방안

제3장 피해자 변호권 강화방안

제4절 고소대리

다. 재정신청

(1) 제도의 취지 및 확대운용 배경

종래 형법 제123조 내지 제125조에 정해진 공무원의 직권남용, 불법체포·감금, 폭행·가혹행위나 일부 공직선거법 위반죄 등에 한하여 재정신청대상으로 한 것을, 개정 형사소송법에서는 고소사건(告訴事件)에 대해서는 재정신청 대상을 모든 범죄에 관한 검사의 불기소처분으로 확대하였고,(각주 1) 고발사건(告發事件)의 경우에는 형법 제123조 내지 제126조의 죄의 경우(직권남용, 불법체포·감금, 폭행·가혹행위, 피의사실공표죄)에만 재정신청을 허용하고 있다(법 제260조 제1항).(각주 2)(각주 3)

이 제도는 검사의 불기소처분에 대한 국민의 재판 받을 권리를 대폭 확장하고 사인 소추주의의 채택으로 형사재판과정에 국민들이 적극 참여함으로써 민주사법의 구현에 기여하게 되었음을 뜻한다고 평가되고 있고,(각주 4) 재정신청은 검찰과 독립한 사법기관에 의하여 중립적이고 객관적으로 불기소처분의 당부가 심사되는 절차로, 심리결과 불기소처분의 부당성이 인정되는 경우 그 기소가 강제되며 공소의 취소도 불가능하게 되는 강력한 권리구제 제도이다.(각주 5)

심지어 일각에서는 기소재량에 대한 실질적 통제책(각주 6)은 재정신청 밖에 없다고까지 보고 있다. 검찰항고제도는 불기소 결정을 내린 검찰조직 내의 통제책이라는 점에서 엄정한 조사를 기대하기 어렵고, 헌법소원 역시 기본권 침해라는 기준으로 접근하여 불기소처분의 당·부당만을 결정하고 현실적으로 공소제기의 효력을 발동하는 것이 아니라는 점에서 완전치 못하지만, 재정신청은 기소재량의 당·부당, 공소제기의 필요성 등을 구체적으로 파악하여 공소제기의 효력을 낳으므로 재정신청만이 검사의 기소재량을 직접적으로 통제한다는 점을 근거로 한다. 헌법소원과의 핵심적 차이는, 헌법소원이 피해자의 기본권(재판청구권, 피해자진술권 등) 침해에 대한 구제책이라면, 재정신청제도는 잘못된 검사의 기소재량을 시정하는 제도로 볼 것이다.(각주 7)

(2) 절차

(가) 재정신청을 위해서는 원칙적으로 검찰 항고를 거쳐야 하나(법 제260조 제2항 본문, 검찰항고전치주의), 항고 이후 재기수사가 이루어진 다음에 다시 공소를 제기하지 아니한다는 통지를 받은 경우, 항고 신청 후 항고에 대한 처분이 행하여지지 아니하고 3개월이 경과한 경우, 검사가 공소시효 만료일 30일 전까지 공소를 제기하지 아니하는 경우에는 곧바로 재정신청을 할 수 있다(법 제260조 제2항 단서, 항고전치주의 예외).

재정신청을 하려는 자는 항고기각 결정을 통지받은 날 또는 괄호 안의 사유가 발생한 날부터(항고 이후 재기수사가 이루어진 다음에 다시 공소를 제기하지 아니한다는 통지를 받은 경우, 항고 신청 후 항고에 대한 처분이 행하여지지 아니하고 3개월이 경과한 경우, 검사가 공소시효 만료일 30일 전까지 공소를 제기하지 아니하는 경우) 10일 이내에 지방검찰청검사장 또는 지청장에게 재정신청서를 제출하여야 한다. 다만, 검사가 공소시효 만료일 30일 전까지 공소를 제기하지 아니하는 경우에는 공소시효 만료일 전날까지 재정신청서를 제출할 수 있다(법 제260조 제3항).

재정신청서에는 재정신청의 대상이 되는 사건의 범죄사실 및 증거 등 재정신청을 이유 있게 하는 사유를 기재하여야 한다(법 제260조 제4항).

(나) 재정신청서를 제출받은 지방검찰청검사장 또는 지청장은 재정신청서를 제출받은 날부터 7일 이내에 재정신청서·의견서·수사 관계서류 및 증거물을 관할 고등검찰청을 경유하여 관할 고등법원에 송부하여야 한다. 다만, 항고 이후 재기수사가 이루어진 다음에 다시 공소를 제기하지 아니한다는 통지를 받은 경우, 항고 신청 후 항고에 대한 처분이 행하여지지 아니하고 3개월이 경과한 경우, 검사가 공소시효 만료일 30일 전까지 공소를 제기하지 아니하는 경우에는 지방검찰청검사장 또는 지청장은 신청이 이유 있는 것으로 인정하는 때에는 즉시 공소를 제기하고 그 취지를 관할 고등법원과 재정신청인에게 통지하고, 신청이 이유 없는 것으로 인정하는 때에는 30일 이내에 관할 고등법원에 송부한다(법 제261조).

(다) 고등법원이 관할법원이 되고, 결정기간은 3개월로 한정하며(법 제262조 제2항),(각주 8) 재정법원의 공소제기 결정이 있는 경우 검사는 공소를 제기하여야 한다(법 제262조 제6항).

재정신청에 대한 법원의 심판기준(審判基準)에 대해 개정 형사소송법은 ‘신청이 이유 있는지’ 만을 규정하고 있다(법 제262조 제2항 제2호). 문언 만으로만 보면, 검사가 불기소처분 할 당시의 자료와 상황 하에서 불기소처분이 정당한지를 판단하는 것으로 이해될 수도 있지만, 법원이 판단할 당시까지의 사정변경을 모두 참작하여, 즉 공소제기 필요성도 포함시켜 이유 유무를 따지는 것이 타당하다고 볼 것이다.(각주 9) 따라서 신청인은 추가 증거자료가 있을 경우 재정신청서에 첨부하여 함께 판단받을 기회를 가진다고 봐야 한다.

결정과정(決定過程)은 비공개이고(법 제262조 제3항) 이에 대해서는 이설이 있을 수 있으나 현재 합헌적 규정으로 판단되었으며,(각주 10) 사건기록 일체(재정신청서·의견서·수사 관계서류 및 증거물)를 고등법원이 검찰로부터 송부 받아 서면 검토하는 방식으로 심리하고 있고(법 제261조), 필요한 때에는 증거 조사를 할 수 있다(법 제262조 제2항 2문).

증거조사를 할 경우 가능한 증거조사의 내용, 방법에 대해서는 다툼이 있다.

이에 대하여는, ① 법관 스스로 수사 자료의 검토 후 수사가 미진한 부분이 있으면 보충적으로 조사할 수 있으며, 재정신청 심리를 항고의 절차에 준하여 할 수 있으므로(법 제262조 제2항) 필요하면 법원은 피의자의 출석 및 심문, 신청인의 출석 및 의견청취, 검사 및 사법경찰관의 의견청취, 수사자료의 검토 등의 임의처분을 원칙으로 하고 꼭 필요한 경우에 한하여(당해 강제처분이 핵심적 증거가 되어 이 조사를 하지 않으면 기소여부를 가리기 불가능하다고 볼 정도에 한하여) 피의자의 심문을 위한 구인, 압수·수색·검증 등의 강제저분도 가능하다고 보는 견해(强制處分 許容說)와,(각주 11) ② 독일 실무는 증거조사 방법에 재한은 없으나 대부분 서면심리를 하고 있으므로, 우리도 독일의 일반원칙을 적용하여, 법원은 자료의 검토, 피의자 또는 증인신문을 할 수는 있으나, 재정심리 절차에서는 아직 공소제기 이전 단계로서 피의자는 피고인의 지위를 갖는 것이 아니고, 또 우리 형사소송법은 일본 형사소송법 제265조 제4항과 같이 재정신청 절차에 있어 특정의 조사를 위해 재판장의 지위를 갖는 수명법관이나 수탁판사 규정이 없는 점을 보면 압수·수색이나 구속 등 강제처분은 재정심리 법원 자체적으로 할 수 없다고 해석함이 타당하다는 견해(强制處分 不許說)가 대립한다. 이 견해는 만약 필요한 경우에는 독일의 실무례에 따라 검사에게 결정으로 수사를 요청하고 검사로 하여금 강제수사를 하도록 한 후 그 결과를 통보받아 증거를 검토하여 재정신청의 당부를 결정하는 것이 상당하다고 해석하고 있다.(각주 12)

생각건대 모든 강제처분을 허용하는 것은 원칙적으로 송부된 기록을 검토하는 방식을 규정한 형사소송법 제261조, 필요한 때에는 증거를 조사할 수 있다고 규정한 제262조 제2항 2문의 해석상 불허함이 타당하다. 형사소송법 제262조 제2항 2문의 규정은 “증거를 조사할 수 있다”는 것으로 이는 검찰로부터 송부받은 증거를 조사할 수 있다는 것이지, 이를 넘어서 적극적으로 압수·수색 등을 통해 증거수집까지 허용하는 것은 아니라고 보여지기 때문이다. 따라서 재정신청법원은 원칙적으로 기록검토와 기록상의 증거에 대해 공판정 검증, 피의자신문, 증인신문, 감정 등 필요한 증거조사를 할 수 있다고 보아야 하고, 다만 피의자는 이미 수사기관에서 진술을 한 자로 진술증거의 객체가 되었으므로 필요한 경우 예외적으로 심문을 위한 구인이 허용된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 강제처분의 종류에 따라 허부를 나눌 수 있다고 해석하는 것이 법문의 해석에 부합한다고 생각된다(구인 허용, 압수·수색 불허설).

한편 앞서 항고 부분에서 살핀 바와 같이, 불기소결정문을 잘 쓴 검사에게 인사 가산점을 부과하겠다는 서울고등검찰청의 조치는 앞으로 고등법원이 세밀한 심리를 하는데 도움을 줄 것이어서 피해자의 권리구제 차원에서 필자는 기대가 크다.

(라) 고등법원이 재정결정을 하면 지방검찰청 검사장 또는 지청장은 지체 없이 담당검사를 지정하고 지정받은 검사는 공소를 제기하여야 하며(법 제262조 제6항), 부심판결정에 따라 공소가 제기된 때 검사는 공소를 취소할 수 없다(법 제264조의2).

(마) 개정 형사소송법에서는 종래 부심판결정이 있은 사건에 관하여 지정변호사가 공소유지를 하던 방식(각주 13)을 검사의 공소유지 방식으로 변경하였다. 검사가 공소를 제기하고(법 제262조 제6항), 검사는 공소를 취소할 수 없다고 규정(법 제264조의2)한 점을 보면 그러하다.

이와 같이 검사의 공소유지 방식 하에서 검사가 무죄를 구형하는 경우가 있어 문제될 수 있으나,(각주 14) 검사의 구형의견에는 기속력이 없으므로 재판부는 유죄의 판결을 할 수 있다.(각주 15) 불고불리의 원칙은 공소제기 없이 규문주의(糾問主義)로 벌하지 않는다는 것을 의미하고,(각주 16) 기소된 바에야 처벌을 구하는 범죄에 대해 법정형 내에서 처단형을 정하고 다시 선고형을 정하는 것은 법원의 권한이기 때문이다.

(바) 부심판결정에 대해서는 불복할 수 없으나(법 제262조 제4항),(각주 17)(각주 18) 재정신청기각결정에 대하여 신청인은 형사소송법 제415조(각주 19)에 의해 즉시항고로써 불복할 수 있다.

헌법재판소 2011. 11. 24, 선고 2008헌마578 등 한정위헌결정.

「재정신청 기각결정에 대하여 형사소송법 제415조의 재항고를 금지하는 것은 대법원에 명령·규칙 또는 처분의 위헌·위법 심사권한을 부여하여 법령해석의 통일성을 기하고자 하는 헌법 제107조 제2항의 취지에 반할 뿐 아니라, 헌법재판소법에 의하여 법원의 재판이 헌법소원의 대상에서 제외되어 있는 상황에서 재정신청인의 재판청구권을 지나치게 제약하는 것이 된다. 그리고 형사소송법 제415조는 형사소송법 제402조와 달리 아무런 예외를 두지 않은 채 이른바 법령위반을 이유로 즉시항고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고, 소액사건심판법 제3조 제1호, ‘상고심절차에 관한 특례법’ 제4조 제1항에서 처분이나 원심판결의 헌법위반이나 법률위반 여부가 문제되는 경우 대법원의 판단을 받도록 규정하고 있는 것과 비교할 때, 처분(불기소처분)의 헌법위반 여부나 위법·부당 여부에 관한 법원의 결정인 재정신청 기각결정에 대하여 이른바 법령위반을 이유로 한 재항고를 허용하지 아니하는 것은 재정신청 기각결정의 법적 성격에도 부합하지 않으며, 민사소송법은 재항고(제442조) 뿐만 아니라 불복할 수 없는 결정이나 명령에 대하여 이른바 법령위반을 이유로 대법원에 특별항고를 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제449조). 비교법적으로도 일본 형사소송법은 항고재판소의 결정에 대하여는 항고할 수 없지만, 항고재판소의 결정에 대하여 헌법위반이나 헌법해석의 잘못을 이유로 하여 특별항고를 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러한 사정들을 고려할 때, 형사소송법 제262조 제4항의 “불복할 수 없다.”는 부분은, 재정신청 기각결정에 대한 ‘불복’에 형사소송법 제415조의 ‘재항고’가 포함되는 것으로 해석하는 한, 재정신청인인 청구인들의 재판청구권을 침해하고, 또 형사소송법 제415조의 재항고가 허용되는 고등법원의 여타 결정을 받은 사람에 비하여 합리적 이유 없이 재정신청인을 차별취급함으로써 청구인들의 평등권을 침해한다.」

(사) 재정신청이 있으면 재정결정이 있을 때까지 공소시효의 진행이 정지되고, 부심판결정이 있는 때에는 공소시효에 관하여 그 결정이 있는 날에 공소가 제기된 것으로 본다(법 제262조의4).

(아) 법원은 재정신청 기각결정 또는 재정신청인의 취소가 있는 경우에는 결정으로 재정신청인에게 신청절차에 의하여 생긴 비용의 전부 또는 일부를 부담하게 할 수 있고(법 제262조의3 제1항),(각주 20) 법원은 직권 또는 피의자의 신청에 따라 재정신청인에게 피의자가 재정신청절차에서 부담하였거나 부담할 변호인선임료 등 비용의 전부 또는 일부의 지급을 명할 수 있다(법 제262조의3 제2항). 제1항 및 제2항의 결정에 대하여는 즉시항고를 할 수 있다(법 제262조의3 제3항).

(3) 관할 비판론에 대하여

항고전치주의의 유지, 관할 고등법원에 의한 재정결정은 종래와 같으나, 종래 고등검찰청검사장에게 인정되던 공소제기명령이 삭제된 데다가(법 제260조 내지 제262조), 재정신청대상마저 크게 확대된 결과 고등법원의 사건부담이 대단히 가중되었다며 왜 고등법원이 재정결정을 해야 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는 주장이 있다. 즉 비록 재정신청이 신청인에 의해 취소되거나 고등법원에 의해 기각될 때, 재정신청이 인용되었다고 하더라도 피의자의 신청이나 법원의 직권에 의해 신청인에게 소요된 비용을 부담하게 하는 것으로 재정신청의 남발을 막는 장치를 두었으나(법 제262조의3) 이러한 장치만으로 재정신청의 남발을 막을 수 있을지 의문이며, 고등법원 사건부담의 폭주나 해당 고등법원 형사부 판사들의 전심 관여 문제, 지방법원 판사들에게 줄 심리적 영향 등의 점에서 보면 이해하기 어렵고, 따라서 지방법원이나 지원에서 재정신청을 심리하고 결정하면 족하다는 것이다.(각주 21)(각주 22)

그러나 사견으로는, 위 견해는 항고전치주의를 거치는 결과 재정신청의 대상은 항고기각결정에 대해 불복하는 것이란 점을 간과한 주장이다. 즉 항고기각결정의 주체는 각급 고등검찰청이므로 항고절차를 거친 사건에 대해서는 적어도 그에 대응하는 고등법원이 심리하라는 것으로 이해하는데 어려움이 없고, 또 같은 합의부라도 고등법원 합의부는 재판장의 경력이 이미 고등검찰청 검사장의 경륜을 넘어서고 있는 경우가 상당하고, 주심 및 배석판사 또한 지방법원 부장판사에 이르기 직전 단계로 법조경력이 상당하므로 그와 같은 충분한 경륜을 갖춘 법관들이 신중히 결정을 하라는 의미여서 고등법원의 업무가중 문제는 범죄피해자인 국민들을 생각할 때 고려할 요소가 아니다. 모든 국가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오고, 국민을 위해 국가기관이 사용되어야 함은 헌법의 기초정신이다.

그리고 재정신청의 남발여부도 성급하다. 검사의 항고기각결정이 지나치게 짧아 도대체 고등검찰청은 사건을 면밀히 검토한 것이 맞는지, 항고이유가 있다고 보아 직접 경정수사를 하였다면 어떤 수사를 거친 후 원처분과 같은 결정에 도달하였는지, 또는 직접 경정처분이 아닐 경우 고등검찰청은 지방검찰청으로 하여금 재기 수사케 한 후 지검의 재기수사를 어떻게 지휘하여 기각결정에 도달한 것인지 알 수조차 없는 경우가 허다하며, 항고기각결정의 단 한 줄, “일건 기록을 세밀히 검토한 결과 항고이유를 찾기 어렵다(또는 원처분이 정당하다)”는 내용은 억울하여 고소, 항고를 거쳐 재정신청에까지 이른 피해자에게 납득하기 힘든 기각사유이므로 재정신청의 신중한 판단은 필수적인 것이며 신청이 남발되었다고 쉽게 속단할 것도 아니다. 특히 구법과 같이 재정신청 대상범죄가 제한되어 있던 것을 개정 형사소송법에서는 전면 확대하고, 심지어 고발사건도 일정 허용하는 것으로 개정한 형사소송법의 정신을 감안한다면 법원편의주의적 시각에서나 가능한 우려를 해소하기 위해 개정 형사소송법을 다시 개악할 이유는 없다. 심지어 일부 주장처럼 고발사건도 모든 사건으로 확대해야 할 필요성이 있을지 모른다.

< 각주 >

1) 이로써 이제 고소사건은 항고 이후 오직 재정신청만 가능하다. 재정신청이 가능하므로 재항고할 수 없고(검찰청법 제10조 제3항), 일단 재정신청을 거친 경우 재판에 대해서 헌법소원을 금지하는 헌법재판소법(동법 제68조 제1항 본문)에 위반되고, 재정신청을 거치지 않은 경우 보충성 원칙을 규정한 헌법재판소법(동법 제68조 제1항 단서)에 의해 헌법소원이 불허되기 때문이다.; 신동운, 신형사소송법, 법문사, 2008, 374면; 차용석/최용성, 형사소송법, 제4판, 21세기사, 2013, 277면; 최영승, 형사소송법, 제2판, 피앤씨미디어, 2013, 169면; 손동권/신이철, 새로운 형사소송법, 세창출판사, 2013, 344면.

2) 이와 같이 재정신청을 할 수 있는 고발사건은 재항고할 수 없다(검찰청법 제10조 제3항).

3) 재정신청제도를 합리적으로 개선한 개정 형사소송법의 취지에 대해서는, 법제처 형사소송법 ‘제‧개정이유 (국가법령정보센터 바로가기)’에 잘 소개되고 있다.

「재정신청제도의 합리적 개선(법 제260조 내지 제262조, 법 제262조의2·제262조의3 신설, 법 제262조의4, 법 제264조의2 신설) (1) 현행 형사소송법은 재정신청 대상범죄를 공무원의 직무에 관한 죄 중 직권남용, 불법체포·감금 및 폭행·가혹행위 등의 범죄로 한정함으로써 검사의 불기소처분에 대한 사법심사의 폭이 제한되어 있고, 재정신청에 대한 처리기간이 지나치게 단기이고 재정신청의 기각결정에 대한 불복수단이 없는 등 재정신청제도의 합리적 운영에 상당한 애로가 있었음. (2) 재정신청의 대상범죄를 모든 범죄로 확대함으로써 국가 형벌권 행사의 적정성을 제고함. (3) 재정신청의 남용을 방지하기 위하여 신청권자는 고소권자로 제한하되, 형법상 공무원의 직무에 관한 죄 중에서 직권남용, 불법체포·감금 및 폭행·가혹행위의 죄의 경우에는 현행대로 고발사건을 포함하도록 함. (4) 재정신청 범위의 확대에 따른 피고소인의 장기간 법적 불안정 및 제도의 남용을 방지하기 위하여, 재정신청의 관할법원을 고등법원으로 조정하고, 재정신청인의 재정결정에 대한 불복을 금지하도록 하는 한편, 재정신청의 기각결정을 받은 자에 대한 비용부담 제도를 도입함. (5) 법원은 재정신청이 이유 있다고 인정한 경우에는 공소제기를 결정하도록 하고, 공소의 제기는 검사가 수행하도록 하되, 이에 대하여는 공소취소를 할 수 없도록 함. (6) 재정신청사건의 심리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공개하지 아니하도록 하고, 재정신청사건의 심리 중에는 관련 서류 및 증거물의 열람 또는 등사를 허가할 수 없도록 함.」

4) 오기두, “개정된 형사소송법의 운용”, 「저스티스」통권 제103호, 한국법학원, 2008, 100면.

5) 헌법재판소 2014. 2. 27, 선고 2012헌마983 결정이유 참조.

6) 박기석, “개정 형사소송법의 재정신청제도”, 「비교형사법연구」9권 2호, 한국비교형사법학회, 2007, 221-223면에서, 토론자 송길룡 부장검사는 형사사법을 담당하는 기관의 통제는 두 가지 형태가 있다고 한다. 첫째는, 국민에 의한 직접통제이다. 미국의 국민적 통제방식을 보면, 이는 영미법계의 분권화된 당사자 주의적 형사사법구조에서 유래하는 통제장치로서 형사사법을 담당하는 경찰, 검찰, 법원 간에 상호간 지휘·감독관계가 없고 국민이 직접 형사사법 기관을 통제하는 방식이라고 한다. 이 방식에 의하면, 검사가 고소사건이나 기타 사건에 대하여 불기소 처분한다고 하여 항고나 재정신청, 헌법소원 등이 일체 인정되지 않고 검사의 결정이 종국처분이 되어 일견 보면 전혀 통제장치가 없는 것처럼 보이나, 위와 같은 검찰운영에 대하여 지역주민의 직접 선거에 의하여 선출된 지역 검찰청의 검사장이 지역주민에 대한 정치적 책임을 지는 것이며, 또 국민이 직접 형사사법에 참여자로 나서 형사사법 운용의 한 틀을 구성하는 방식으로 검찰 기소단계에서는 기소배심이 기소여부를 결정하고, 법원의 공판단계에서는 배심원이 사실관계를 확정하며 배심원의 평결에 대하여는 항소가 불허되는 등 국민의 직접적 통제수단이 존재한다고 본다. 한편 간접적 통제수단으로는 사인소추제도를 소개하고 있다. 둘째, 기관간 통제는, 독일 및 일본, 우리나라가 택하고 있는 재정신청 제도라는 것이다.

7) 박기석, “개정 형사소송법의 재정신청제도”, 「비교형사법연구」9권 2호, 한국비교형사법학회, 2007, 202-204면.

한편 기소재량 통제의 의미에 대해 “개인이 직접 법원에 형사처벌을 요구하는 것으로 국가소추주의에 대한 예외이며, 기소 및 판단을 사법부에서 전부 하기 때문에 권력분립에 대한 예외요, 탄핵주의의 포기인 동시에 규문주의로의 회귀”라는 비판에 대해서, 박기석 교수는 “법원은 공소제기의 필요성과 정당성만을 판단하는 것이지 공소제기와 유지는 검사 혹은 공소유지변호사가 담당하는 것이요, 검찰 권력에 대한 견제의 일환이기 때문에 규문주의로의 회귀라는 표현은 지나친 비약”이라고 반박하고 있다. 같은 논문, 202면 주14).

8) 훈시규정으로 운영되고 있다. 예컨대, 대구고등법원 초재 307 사건의 경우, 2014. 6. 11. 재정신청서를 접수하였고, 법원은 2014. 6. 25. 피의자 및 신청인에게 각 재정신청접수통지서를 발송하여 같은 해 6. 30. 각 도달되었으며, 2014. 7. 2. 변호인(신청 대리인)이 재정신청보충이유서 제출, 2014. 9. 2. 변호인(신청 대리인)이 재정신청보충이유서 제출, 2014. 10. 21. 변호인(신청 대리인)이 증거자료 제출, 2015. 2. 24. 변호인(신청 대리인)이 증거자료를 추가로 제출하였으나 아무런 결정이 없다가, 민사소송에서 재정신청인이 일부 승소한 2015. 6. 11. 이후인 2015. 6. 25. 재정신청을 기각하였다(同日은 민사승소판결문이 소송대리인에게 송달된 날이기도 하다). 피해자의 권리구제기간이 지나치게 길다고 할 것이다.

반면, 신중한 심리를 위하여 훈시규정으로 해석하는 견해로는, 신동운, 신형사소송법, 법문사, 2008, 363-364면.

9) 同旨 박기석, “개정 형사소송법의 재정신청제도”, 「비교형사법연구」9권 2호, 한국비교형사법학회, 2007, 216면; 신동운, 신형사소송법, 법문사, 2008, 365면.

10) 헌법재판소 2011. 11. 24, 선고 2008헌마578 등 결정. 「재정신청사건의 심리를 비공개원칙으로 하는 형사소송법(2007. 6. 1. 법률 제8496호로 개정된 것) 제262조 제3항 및 재정신청사건의 심리 중 관련 서류 및 증거물의 열람 또는 등사를 불허하는 동법 제262조의2 본문이 재정신청인인 청구인들의 재판청구권을 침해하는지 여부(소극), 형사소송법 제262조 제3항이 재정신청사건의 심리를 비공개원칙으로 하고 법 제262조의2 본문이 재정신청사건의 심리 중 관련 서류 및 증거물의 열람 또는 등사를 불허하는 것은 피의자의 사생활 침해, 수사의 비밀 저해 및 민사사건에 악용하기 위한 재정신청의 남발 등을 막기 위한 것으로 그 입법목적의 합리성이 인정되고, 법 제262조 제3항은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 심리를 공개할 수 있도록 하고 있고, 법 제262조의2 단서는 재정신청사건을 심리하는 법원이 그 증거조사과정에서 작성된 서류의 전부 또는 일부의 열람 또는 등사를 허가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는바, 법 제262조 제3항과 제262조의2 본문은 입법재량 행사의 합리성이 인정되므로 재정신청인인 청구인들의 재판청구권을 침해한다고 볼 수 없다.」

11) 박기석, “개정 형사소송법의 재정신청제도”, 「비교형사법연구」9권 2호, 한국비교형사법학회, 2007, 211-212면; 신동운, 신형사소송법, 법문사, 2008, 364면; 김재환, 형사소송법, 법문사, 2013, 252면; 강동욱/황문규/이성기/최병호, 형사소송법 강의, 오래, 2013, 320면.

12) 박기석, “개정 형사소송법의 재정신청제도”, 「비교형사법연구」9권 2호, 한국비교형사법학회, 2007, 225-226면 이하 토론자 송길룡 부장검사의 토론문 참조.

13) 일본은 지정변호사에 의한 공소수행 방식을 취하고 있고, 우리도 구법에서는 공소유지변호사가 전담하는 것이었다. 독일은 검사가 공소를 수행한다는 점에서 우리 개정 형사소송법의 태도와 같다(박기석, “개정 형사소송법의 재정신청제도”, 「비교형사법연구」9권 2호, 한국비교형사법학회, 2007, 223면).

14) 통계적으로는, 2010년 국정감사에서, 2008년 1월부터 2010년 6월까지 법원이 기소를 결정한 234건의 재정신청사건 가운데 검찰이 구형을 하지 않거나 무죄를 구형한 사건은 모두 91건(38%)이고, 이 가운데 27건(30%)이 유죄 선고된 것으로 드러났다. 검찰의 권한을 통제하기 위해 확대된 재정신청제도가 검찰의 재정결정사건에 대한 무성의한 태도로 본래의 취지대로 운영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윤동호, “수사협조범죄자 기소면제 및 형벌감면 법제화 비판”, 「비교형사법연구」13권 2호, 한국비교형사법학회, 2011, 329면 참조).

구체적 사례를 예시한 문헌으로는, 도중진·박광섭, “형사사법절차에서 범죄피해자 참여제도 실효화 방안”, 「피해자학연구」21권 2호, 한국피해자학회, 2013, 293면 주43).

15) 오기두, “개정된 형사소송법의 운용”, 「저스티스」통권 제103호, 한국법학원, 2008, 104면.

16) 소추권자의 소추에 의하지 아니하고 재판기관이 직권으로 형사절차를 개시하여 심판하는 규문주의는 근대 형사소송법이 소추기관과 재판기관을 분리하여 탄핵주의적 형사소송제도를 확립함으로써 폐기되었고, 불고불리의 원칙이 형사소송의 기본원칙으로 확립되었다. 현행 형사소송법은 국가소추주의를 채택하고 있으므로(법 제246조) 불고불리의 원칙은 형사소송의 기본원칙이다(백형구, 형사소송법, 법원사, 2012, 15면).

17) 개정 형사소송법 이전(구법에서는 고등법원의 재정결정이나 재정신청 기각결정에 대해 항고할 수 없다고 규정) 대법원 판례도, 부심판결정에 대해서는 불복할 수 없다고 보았고, 다만 재정신청기각결정에 대해서는 불복이 가능하다고 해석하고 있었다.

대법원 1997. 11 .20, 선고 96모119 전원합의체 결정[재정신청부심판결정에대한즉시항고기각결정에대한재항고. 「공직선거및선거부정방지법 제273조 제2항에 의하여 같은 조 제1항의 규정에 의한 재정결정에 준용되는 형사소송법 제262조에 의하면 같은 조 제1항의 재정신청 기각결정이나 관할지방법원의 심판에 부하는 결정에 대하여는 같은 조 제2항에 의하여 항고할 수 없도록 되어 있으나, 헌법 제107조 제2항과 형사소송법 제415조의 규정의 취지에 비추어 볼 때 재정신청 기각결정에 재판에 영향을 미친 헌법·법률·명령 또는 규칙의 위반이 있음을 이유로 하는 때에는 대법원의 최종적 심사를 받기 위하여 재항고를 할 수 있다. 그러나 형사소송법 제262조 제1항의 재정결정 중 관할지방법원의 심판에 부하는 결정에 잘못이 있는 경우에는 그 결정을 통하여 심판에 회부된 본안사건 자체의 재판을 통하여 대법원의 최종적인 판단을 받을 수 있는 길이 열려 있으므로, 이와 같은 심판회부의 결정에 대한 재항고를 허용하지 않는다고 하여 재판에 대하여 최종적으로 대법원의 심사를 받을 수 있는 권리가 침해되는 것은 아니라고 할 것이므로 동법 제262조 제1항의 결정 중 관할지방법원의 심판에 부하는 결정에 대하여는 동법 제415조의 재항고는 허용되지 않는다.」

18) 현행 형사소송법의 규정 그 자체로는 부심판결정에 대하여도, 재정신청기각결정에 대하여도 모두 불복할 수 없도록 규정하고 있다(제262조 제4항).

2007년 개정 형사소송법 입법과정에 대해서는 법원행정처, 형사소송법 개정법률 해설, 2007, 65면에서 다음과 같이 소개하고 있다. “당초 정부 원안은 이와 같은 대법원 판례를 입법화하여, 재정신청을 기각한 결정에 대하여 헌법·법률·명령 또는 규칙의 위반이 있음을 이유로 하는 때에 한하여 즉시항고 할 수 있게 하고, 재정신청을 인용하여 사건을 심판에 회부하는 결정에 대하여는 피의자가 본안 형사사건에서 유무죄를 다툴 수 있으므로 심판회부결정 자체에 대한 불복은 허용되지 아니하기로 하였다. 그러나 법사위 논의 과정에서 재정신청 기각결정에 대해서까지 불복할 수 있게 하면 피의자의 지위가 장기간 불안정해지고, 향후 대법원 판례도 변경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으므로, 재정법원의 모든 결정에 대하여 재정신청인이나 피의자가 불복할 수 없도록 하기로 의결하였다(제262조 제4항). 향후 이에 관한 대법원 판례의 추이가 주목된다.”

그러나 이후 부심판결정, 재정신청기각결정 모두에 대해 불복할 수 없도록 한 현행 형사소송법 제262조 제4항은 헌법재판소에 의해 한정위헌결정(헌법재판소 2011. 11. 24, 선고 2008헌마578)으로 (형식은 그대로이면서) 효력범위가 축소되었는바, 현재 재정신청기각결정에 대하여서까지 제415조에 의한 재항고를 불허하는 것은 헌법에 위반되므로 기각결정에 대한 불복은 허용되고 있다.

19) 형사소송법 제415조(재항고) 항고법원 또는 고등법원의 결정에 대하여는 재판에 영향을 미친 헌법·법률·명령 또는 규칙의 위반이 있음을 이유로 하는 때에 한하여 대법원에 즉시항고를 할 수 있다.

20) 비용부담을 임의 규정으로 삼은 것은 타당하다는 견해로는 박기석, “개정 형사소송법의 재정신청제도”, 「비교형사법연구」9권 2호, 한국비교형사법학회, 2007, 213면. 또 박기석 교수는 부담시킴이 옳다고 보는 경우로, 행위 자체가 범죄가 되지 않음이 명백한 경우, 증거불충분 등 불기소 이유를 충분히 알 수 있는 상황임이 명백한 경우, 손해배상 등을 받고 합의한 경우, 동일한 대상에 대해 계속적인 고소, 고발을 한 경우, 정치적 전략 등으로 신청한 것이 명백한 경우 등을 예로 들고 있다.

21) 오기두, “개정된 형사소송법의 운용”, 「저스티스」통권 제103호, 한국법학원, 2008, 100-101면; 김태명, “재판상 준기소절차의 활성화 방안”, 「비교형사법연구」8권 1호, 한국비교형사법학회, 2006, 369-370면; 박기석, “개정 형사소송법의 재정신청제도”, 「비교형사법연구」9권 2호, 한국비교형사법학회, 2007, 214면. 박기석 교수는 검찰의 자체시정을 거친 후 다른 기관인 법원으로 넘어온 이상 어느 심급에서 이 문제를 결정할 것인가는 업무의 적정성이나 효율성의 차원에서 접근해야 하므로, 고등검찰청의 검토를 거쳤으므로 그에 대응하는 고등법원이 재정신청사건을 심리해야 할 필요는 없고, 지방법원 합의부 정도가 업무의 신중성이나 효율성 면에서 타당하다고 보고 있다.

22) 당초 사개추위안은 재정신청사건의 심리를 지방법원 본원 합의부로 하여금 담당하도록 하였다. 그러나 개정 형사소송법은 일본 형사소송법과 달리 고등법원을 재정신청사건의 관할법원으로 규정하였다. 입법자들은 이 점에 관하여 “인간은 감정적 동물이 되어서 미묘한 공기를 나타낼 수 있다. 우리나라의 실정으로 보아서 지방법원과 검찰청이 대립하고 있기 때문에… 한 층 더 높여서 고등법원으로 하고… 고등검찰청과 지방검찰청 책임자들로 하여금 한 번 더 고려할 기회를 주는” 방식을 채택하게 되었다고 밝힌 바 있다(김태명, “재판상 준기소절차의 활성화 방안”, 「비교형사법연구」8권 1호, 한국비교형사법학회, 2006, 369면 참조).

이상으로 대구범어동형사변호사 천주현 박사의 저서 ‘수사와 변호’를 통해 ‘고소대리_불복방법_재정신청’에 대해 살펴보았습니다.

천주현 변호사는 대구에서 무고죄, 사체 오욕, 사체 영득, 분묘발굴, 변사체검시방해 등 다수의 형사사건을 취급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