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변호사 천주현 박사(대한변호사협회 대구 경북 현직 1호 형사전문)의 저서 ‘시민과 형법’을 통하여, ‘로스쿨 교수와 검사의 범죄공모’에 대해 살펴보겠습니다.

[시민과 형법 95회차]

‘로스쿨 교수와 검사의 범죄공모’

‘시민과 형법’ (박영사)

제1편 변호인 리포트

[95] 로스쿨 교수와 검사의 범죄 공모

2019. 1. 16.자 동아일보는 충격적 기사를 보도했다. 법률가를 양성하는 로스쿨에서 대학의 학사업무를 방해한 범죄 혐의가 드러났다는 취지의 초기 기사다.

A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가 제자인 현직 검사의 박사학위 예비심사 논문의 대필을 적극적으로 돕거나 지시했다는 내용이고, 검사는 현직 검사라고 하니, 도대체가 믿을 사람이 없다. 동아일보가 대검찰청 감찰본부에서 입수한 내용에 따르면, A대 로스쿨 박사과정에 있던 검사는 본래 12쪽 분량의 미완의 예비심사 논문 초안을 교수에게 전달했고, 교수는 석사과정 대학원생들에게 여러 부분을 수정하라고 지시했다고 한다. 두 명의 석사과정 제자가 위 초안을 19쪽으로 불렸고, 최종 단계에서는 제목마저도 피심사자인 검사의 초안과 달라졌다고 한다. 이 과정에서 교수는 대학원생에게 이메일로 작업 경과를 묻고, 자신의 논문 내용을 검사의 논문 초안에 인용하라는 지시도 했다고 한다. 이후 교수는 검사의 부친에게 이메일로 논문을 전했고, 피심사자인 현직 검사는 2016. 12. 10. A대에서 박사학위 예비심사 논문을 발표하는 데 성공했다.

A대의 학위수여 과정을 보면, 박사학위 예비심사 논문이 통과되지 못하면 본심사 학위 논문 작성에 들어갈 수 없는 구조라고 한다. 결국 피혐의자인 A대 교수와 현직 검사는 명시 내지 묵시의 공모를 통하여 A대 법학전문대학원의 박사학위 수여와 관련한 학사업무를 방해했고(형법 제314조), 이 과정에서 석사과정 대학원생 2명에게 의무 없는 일을 강요한 것이다(형법 제324조).

결국 피혐의자들은 위계로써 A대학이라는 사립대학의 학사업무를 방해하였고, 예비논문 심사는 발표되기까지 하여 동죄의 기수에 도달하였다. 다만 강요와 관련하여서는, 석사과정의 대학원생들로 하여금 의무 없는 일을 하게 한 것은 분명하나, 이 과정에서 폭행, 협박이 사용되었는지에 대한 확실한 증거가 없다면 강요죄 성립은 어렵다. 만약 석사과정의 대학원생들이 자발적으로 교수를 도와 현직 검사의 논문 예비발표를 수정한 것이라면, 이들도 업무방해죄의 방조 내지 공동정범으로 처벌될 위기에 처해 있다.

이상으로 대구변호사 천주현 박사의 저서 ‘시민과 형법’을 통해 ‘로스쿨 교수와 검사의 범죄공모’에 대해 알아보았습니다.

천주현 변호사는 대구에서 위계 업무방해죄, 폭행, 협박 사건 등 다수의 형사사건을 취급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