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성폭행사건변호사 천주현 박사(대한변호사협회 대구 경북 현직 1호 형사전문)의 저서 ‘시민과 형법’을 통하여, ‘사무장병원 단속과 국민건강보험공단의 고충’에 대해 살펴보겠습니다.

[시민과 형법 110회차]

‘사무장병원 단속과 국민건강보험공단의 고충’

‘시민과 형법’ (박영사)

제1편 변호인 리포트

[110] 사무장병원 단속과 국민건강보험공단의 고충

최근 민주당 송기헌 의원이 특색있는 법률안을 발의했다. 국민건강보험공단 직원이 사법경찰관리의 직무를 수행할 수 있도록 하는 법률안이다. 이에 대해 의료계는 수사권 남용을 이유로 반대견해가 높고, 사무장병원이 판을 치는 이유가 보건복지부와 공단의 조사 한계 때문이 아니라 부실한 관리감독에서 연유한다고 주장한다. 조만간 위 법안이 본회의에 상정된다면 의사협회가 다시 한 번 파업을 선언할지 모르겠다.

수사권을 가진 건강보험공단 직원이 특별사법경찰이 되어 관련자 소환, 자료제출 요구, 불응 시 체포․구속 신청, 압수․수색 신청, 자료 포렌식 복원 등 광범위한 수사활동을 할 경우 다수의 병․의원이 직접적 타격을 입을 가능성이 높다. 사무장병원이 아니더라도 과잉진료로 보험사기를 저질러 온 병원들도 이제 본격적으로 수사망에 오르게 되기 때문이다.

사법경찰은 우리가 흔히 경찰이라고 알고 있는 일반사법경찰과 다소 생소한 특별사법경찰로 나누어진다. 특사경은 법정특사경과 지정특사경으로 나누어지는데, 이번 송기헌 의원안은 국민건강보험법에서 아예 공단 직원에게 수사권을 부여하는 안으로 보이는 바, 이렇게 될 경우 전국의 건강보험공단 직원 중 상당수가 수사활동에 종사하게 되면서 의료계 종사자 상당수가 전과자가 될 가능성이 높다.

또 미리부터 수사할 경우 2009년부터 2017년까지 적발한 사무장병원 중 환수조치에 응하지 않았던 1조 6천 7백 9십 2억 3천 4백만원과 같은 숨은 돈을 찾아내어 모두 환수할 가능성도 높다. 김용익 국민건강보험공단 이사장도 12. 19. 기자간담회에서 사무장병원 단속에는 특사경이 필요하다고 강조함으로써 공식적으로 지지했다.

병원개설과 운영은 어디까지나 의료인과 의료법인만이 하도록 규정돼 있고, 이는 국민건강보장의 기초이며 마지막인데도, 그간 사무장병원이 횡행했던 이유는 의료인의 경제력보다 그들을 고용한 사기꾼들의 경제력이 더 우세했기 때문이다. 또 명의대여를 해도 환자나 공단과 같이 병원 외부자는 운영 내막을 쉽게 파악할 수 없는 구조적 특징에서 기인하는 바가 크므로, 이번 법안은 매우 시의적절한 발의였다고 본다.

의료계가 그간 의약분업, 문재인 캐어, 의사 구속 등의 사건마다 거리에 나와 시위를 한 것은 의료인의 권익을 지키기 위한 조치였다는 점에서 이해가 간다(물론 필자가 동의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이번 법안은 정상적으로 병원을 운영하는 의사의 권익을 오히려 지켜줄 수도 있다는 점에서 의료계에서도 동조 의견이 있는 듯하여 고무적이다. 불법을 근절하면 정상운영방식의 병원 수익이 개선될 가능성이 있다.

명의대여는 한두 군데 업계에 국한된 얘기가 아니다. 의료계, 법조계, 법무사업계, 건축업계 등에서 명의대여는 폭넓게 자리잡고 있다. 근절돼야 하는데도 오히려 그 수가 늘고 있고, 단속 시 음성화로 변질되는 정도에 불과해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

변호사업계에서도 이 같은 문제를 인식하고, 대한변호사협회에서 고발사건들에 대해 신속히 조사하여 징계하고 있다. 그 정도가 심하거나 반복될 경우 해당 회원을 제명하기도 한다. 사무장 변호사실은 때로 사무장 로펌으로 규모를 키우기도 한다. 이러한 ‘무늬만 법무법인’은 과도한 지점 또는 지방사무소 개설, 부실변론, 과대․허위광고, 무가치한 기획소송 남발, 고객 돈 횡령 등을 저지르는 경우가 있어서 소비자들의 주의를 요한다.

무릇 의사든 변호사든 자신의 이름을 걸고 국민에 대한 전문서비스를 펼치는 이들은 정당한 경력과 실력으로 소비자의 권익을 지켜내야 하는 것이지, 일반 사업처럼 생각하고 무책임한 행위를 해서는 안 된다고 필자는 믿는다.

그러한 의미에서 대한변호사협회도 홈페이지를 통해 변호사 징계내역과 법무법인 징계내역을 공개하고 있다. 이 같은 조치를 보건복지부와 의사협회도 비슷한 수준으로 취하는 것이 국민에게 좋을 줄로 안다.

이상으로 대구성폭행사건변호사 천주현 박사의 저서 ‘시민과 형법’을 통해 ‘사무장병원 단속과 국민건강보험공단의 고충’에 대해 알아보았습니다.

천주현 변호사는 대구에서 보험사기, 의료법위반 사건 등 다수의 형사사건을 취급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