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범어동형사변호사 천주현 박사(대한변호사협회 대구 경북 현직 1호 형사전문)의 저서 ‘시민과 형법’을 통하여, ‘현직 판사의 음주운전 벌금 불복소송’에 대해 살펴보겠습니다.

[시민과 형법 119회차]

‘현직 판사의 음주운전 벌금 불복소송’

‘시민과 형법’ (박영사)

제1편 변호인 리포트

[119] 현직 판사의 음주운전 벌금 불복소송

윤창호법이 시행된 후로 음주단속 기준이 강화되고, 처벌도 세졌다는 점을 여러 차례 설명드린 적이 있다.

그런 가운데 현직 판사가 0.056% 음주 수치로 단속되고, 벌금 100만원의 약식명령을 받자 불복한 사건이 화제다. 한 지방법원의 판사가 2018. 10. 서울 강남에서 음주 후 운전대를 잡았다가 위와 같은 측정결과가 나와 벌금형에 처해졌는데, 판사이자 피고인이 된 피청구인은 법원에 정식재판을 청구했다.

약식명령청구는 구약식기소라 하고, 약식절차에서는 징역형 처벌이 불가능하여 피고인에 유리하다. 반면 정식기소를 구공판기소라 하고, 이는 징역형 선고가 가능하며, 기소의 방식은 구속기소와 불구속기소로 나뉜다. 구공판기소 사건 중에서 보호사건으로 다루는 것이 적절하다고 판단한 사건은 가정법원으로 이송하여 형벌 대신 보호처분으로 사건이 종결되는 경우가 있다.

약식기소와 구공판기소는 어떠한 기준에서 누가 하게 되는가. 바로 검사의 재량에 따른다. 검사는 사건의 경중, 재범 여부, 합의 여부 등을 감안해 사건을 간이하게 처리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되는 사건에 대해 약식기소를 해 왔다.

문제는 당사자가 무죄를 다투는 등 혐의를 적극 부인하는데도 약식기소한 사례가 있어, 불복율이 매우 높았다. 그리고 의외로 청구된 약식 벌금액이 높아서 불복하는 사안, 또 혐의는 인정하지만 기소유예 처분을 희망하였는데 뜻밖에도 벌금형 처분이 되어 전과가 남게 된 경우도 불복의 주요 사유가 되어 왔다.

위와 같은 세 가지 이유로 불복율이 지나치게 높아지자 정부와 법원은 업무경감을 꾀하는 방편으로 형사소송법을 개정하여 약식명령에 불복하여 정식재판을 청구할 경우 같은 형종 내에서 형량을 더 높일 수 있도록 했고, 이는 법관에 의한 재판받을 청구권의 실질적 보장 측면에서 위헌적 요소가 있다고 필자는 2015년 출간한 ｢수사와 변호｣ 책에서도 강조했다.

약식제도에 대한 형사소송법 규정(제448조 내지 제457조의2)에 따를 때 우리는 다음과 같은 몇 가지 사실을 요약적으로 알 수 있고, 생활 속에서 유의하여 제도를 이용해야 한다.

첫째, 사법경찰관과 검사를 상대로 수사변호를 최대한도로 펼쳐 조기에 무혐의, 기소유예 처분을 받도록 손을 미리 쓰는 것이 낫다. 형사절차는 조기에 빠져나오는 것이 돈이 적게 들고, 생계를 덜 위협받는다. 또 자신의 연고사회에 소문확산을 막을 수도 있다.

둘째, 검사가 약식명령을 청구한 경우 그 벌금액이 과도하지 않고, 벌금형 전과가 본인의 장래에 크게 영향을 미치지 않는 경우는 불복하지 않는 것도 고려해야 한다. 공무원 또는 공기업, 공사에 취업코자 하는 분들은 벌금형 전과가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성범죄 100만원 이상 벌금 전과 제외). 또 현재 공무원인 분이라도 벌금형만으로는 국가공무원법, 지방공무원법, 경찰공무원법, 소방공무원법, 교육공무원법상 당연퇴직 사유가 아니므로 걱정하실 필요가 없다(성범죄 100만원 이상 벌금 전과 제외).

셋째, 약식명령에 불복할 경우 벌금형이 높아질 수 있다는 점을 각오해야 한다.

넷째, 다만 벌금형이 징역형으로 바뀌는 경우는 없으므로 불이익에 한계가 있다.

다섯째, 약식명령에 불복하여 정식재판을 청구한 경우 1심 법관에게 무죄 주장을 확실히 해야 한다. 억울하다는 것이 혐의를 인정할 수 없다는 것인지, 형이 과중하다는 것인지 구분해서 주장해야 상대가 알아들을 수 있다.

여섯째, 형사법관은 정식재판사건에서 벌금형의 선고유예를 통해 장래의 전과발생을 막을 수도 있어, 그 권한이 막강하다.

위와 같은 사정을 복합적으로 보면, 입건되어 장래 불이익이 예상되는 분들은 수사초기부터 변호사 선임에 특별히 신경 써서 검사를 설득하는 것이 중요하고, 만약 약식기소 등 기소에 이른 경우 자신의 신분상 불이익을 제거하기 위해 최선을 다해 1심 법관을 상대로 변호하되, 신분상 불이익이 없는 일반 시민이라면 정식재판청구는 무죄를 다투는 사건에 한하는 것이 좋다.

이상으로 대구범어동형사변호사 천주현 박사의 저서 ‘시민과 형법’을 통해 ‘현직 판사의 음주운전 벌금 불복소송’에 대해 알아보았습니다.

천주현 변호사는 대구에서 음주단속, 약식명령, 정식재판 청구 사건 등 다수의 형사사건을 취급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