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래 논문은 대한변호사협회 전국 3호 (대구 1호) 형사전문변호사 천주현 박사의 논문으로써, 대구지방변호사회 회지인 「형평과 정의」 제27집(2012년)에 수록된 것입니다.
위법소득에 대한 과세 (각주 1)
천 주 현 (각주 2)
Ⅰ. 문제점
예컨대 회사의 임원으로 있으면서 회사소유 부동산 매각대금을 횡령한 경우, 재개발주택조합장으로 재직하면서 시공사와 짜고 공사대금을 부풀려 주고 뇌물을 받은 경우 위법한 방법으로 얻은 소득으로 볼 수 있는데 이때에도 소득세법상 과세가 가능한지에 대해 논의가 있었으나 학설과 판례는 대체로 인정하여 왔고, 2005년 소득세법 개정으로 적어도 뇌물, 알선수재, 배임수재의 경우에는 과세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하였다.(각주 3)
그러나 여전히 위법소득에 대해 과세함이 윤리적으로 정당한지, 지나치게 반사회적인 행위에 대해서는 평등의 논리로 접근할 수 없으므로 논의배제영역이 아닌지, 뇌물, 알선수재, 배임수재 이외의 경우에도 과세를 할 수 있다는 말인지에 대해 살펴볼 가치가 있다.
Ⅱ. 위법소득의 개념
일률적으로 정의하기는 어려우나 대체로 절도, 강도, 사기, 공갈, 횡령, 수뢰, 도박, 밀수, 매춘, 마약판매 등 형사상 범죄행위에 의한 소득이나, 영업허가를 받지 않고 영업을 하여 번 소득이나 무허가건물에 대한 임대소득과 같이 행정법규 등 단속법규에 위배되는 행위로 인한 소득또는 법률상 요구되는 허가를 받지 않거나 등록을 하지 않고 영업을 하여 얻은 소득, 나아가 이사회의 결의 없이 이사가 법인과 이해가 충돌되는 거래행위를 하여 획득한 소득과 같이 민사상 무효 또는 취소의 원인이 되는 법률행위로 인하여 얻은 소득 등을 포괄하는 개념으로 정의할 수 있다(각주 4).
현재 대부분의 문헌들은 헌법적으로 허용되지 않는 수익창출행위를 직업으로 하여 돈을 번 자에 대해 이것을 위법소득과세의 일반론으로 다룰지 여부에 대해 언급을 하지 않고 있는데 인신매매와 같은 경우에는 절대적인 금지만 존재할 뿐이어서 위법소득과세 일반론을 적용하는 것은 국가의 근간을 흔들고 헌법이 금지하는 인권유린 상태가 발생할 것이므로 허용될 수 없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각주 5).
Ⅲ. 외국의 입법례 및 판례
1. 미국
미국은 1913년의 연방소득세법(Income Tax Act of 1913)에서 적법한 거래(lawful business)로부터 얻은 소득에 한하여 소득세를 과세하도록 규정하였으므로 위법소득에 대하여는 소득세의 과세 여부가 아예 문제가 되지 않았다. 이와 같은 태도는 1916년에 이루어진 연방소득세법의 개정에서 ‘적법한 거래(lawful business)’라는 문언에서 ‘적법한(lawful)'이란 단어를 삭제한 후에도 견지되었다. 즉, 횡령금의 과세소득 구성 여부를 다룬 Commissioner v. Wilkox(각주 6)에서 연방대법원은 횡령자가 문제로 된 금액(횡령금)에 대한 법적인 권리를 갖고 있지 않음을 이유로 과세소득이 아니라고 판시(각주 7)하였다.
그러나 연방대법원은 1952년에 Rutkin v. United States사건(각주 8)에서 금품강요죄(extortion)를 범함으로써 취득한 금품은 피해자가 피해사실을 알지 못하는 횡령과는 달라서 원상회복의 개연성이 낮기 때문에 과세소득을 구성한다는 판결을 내렸다.
이어서 1961년에 대법원은 횡령금의 과세 여부를 다룬 James v. United States사건(각주 9)에서 반환의무에 관한 명시적 또는 묵시적인 합의가 없고, 그 금액이 처분에 관하여 아무런 제한이 없는 한 적법한 수입이거나 위법한 수입이거나를 묻지 아니하고 모든 과세소득을 구성한다고 판시하여 횡령금에 대한 과세를 긍정하였다. 이후에는 사기·절도 등으로 인한 위법소득에 대한 소득세의 과세가 일반화되기에 이르렀다.(각주 10)
2. 독일
독일은 위법소득에 대하여 명문의 규정을 두고 있다. 1977년 조세기본법 제40조는 ‘법률위반행위 또는 양속위반행위’라는 제목하에 “조세법률의 요건사실의 전부 또는 일부를 충족한 행위가 법률의 명령 혹은 금지 또는 양속에 위반되는가의 여부는 과세에 대하여 관계가 없다”. 또한 동법 제41조는 ‘무효의 법률행위’라는 제목하에 “① 법률행위가 무효이거나 또는 무효로 되는 것은 관계자가 이 법률행위의 경제적 결과를 발생시키고, 또한 존속시키는 범위 및 기간 중에 있어서는 과세에 대하여 관계가 없다. 전단의 규정은 조세법률에 특별한 규정이 있는 경우에는 적용하지 아니한다. ② 가장법률행위 및 가장행위는 과세에 대하여 관계가 없다. 가장법률행위에 의해 다른 법률행위를 숨긴 때에는 그 숨긴 법률행위가 과세의 기준이 된다”고 하여 이 문제를 입법적으로 해결하고 있다.(각주 11)
3. 일본
우리의 기본통칙에 해당되는 일본의 통달은 처음에는 위법소득의 과세 여부에 대하여 혼란이 있었고 조세행정 사무상으로도 변화가 있었다. 즉, 제2차 세계대전 전 암거래가 횡행하던 시기인 1942년의 소득세 기본통달은 암거래에 의한 이득을 원칙적으로 과세의 대상으로 삼지 않았지만, 1946년 및 1947년의 소득세법 개정에 의하여 포괄적 소득개념을 기초로 한 종합누진소득 과세의 방향으로 바뀌게 되자 1948년의 통달은 “절도, 횡령, 사기, 강박 등에 의한 영득물의 수입에 관하여는 다음에 게기하는 바에 의한다. ① 절도, 강도, 횡령에 의한 재물은 법률상 소유권이 이전되지 않으므로 소득으로 되지 않는다. ② 사기 또는 강박에 의한 급부는 일응 소유권이 이전하기 때문에 소득으로 된다. 다만, 후일 재판에 의하여 취소되는 경우 또는 계약의 합의해제의 경우에는 소득에 산입한 연도의 세액을 경정한다. ③ 도박, 통제가격 위반에 의한 수입은 일응 소유권이 이전하기 때문에 소득으로 된다. 다만, 형사재판에 의하여 추징금이 징수될 경우에는 ② 단서와 마찬가지로 취급한다”고 규정하여 위법소득도 일정의 범위 내에서 과세의 대상이 되는 것으로 하였다. 그 후 1970년 7월 통달 개정에 의하여 수입금액의 인정에 있어서는 수입원인의 여하를 묻지 않는 것으로 바뀌었다.(각주 12)
판례도 위법소득에 대한 과세를 지지하고 있다. 즉, 물가통제령에 위반한 거래로 인한 수입, 암거래에 의한 수입, 횡령에 의한 수입, 폭력도박단의 도박개장수입, 이자제한법 초과의 이자수입 등도 모두 과세소득에 포함된다고 판시하였다.(각주 13)
Ⅳ. 과세 허용여부
이에 대하여 소득세법 제21조 제1항 제23호 내지 24호에서 뇌물, 알선수재, 배임수재에 의하여 받는 금품에 대해서는 기타소득으로 보고 과세할 수 있다고 허용하고 있다고는 하나, 여전히 다른 유형의 위법소득에 대해서 살펴보기 위해서라도 대립하는 견해들의 논거를 볼 필요가 있다.
1. 부정설의 논거
위법소득에 대해서는 과세할 수 없다는 견해는, ① 도덕적 차원에서 위법소득에 대하여 국가가 이를 인식하고 과세한다면 국가가 한편으로는 위법행위를 제재하면서 다른 한편으로는 그러한 위법행위의 때묻은 과실의 분배에 참가한다는 것이 되어 몰가치적일 뿐만 아니라 국가가 이러한 행위를 시인하게 되어 혼란이 생긴다는 점(도덕론), ② 위법행위는 많은 경우 범죄로서 처벌되고 그 목적물은 몰수 또는 추징되거나 행정처분의 대상으로서 불이익한 처분을 받고 목적물의 반환 또는 상환이 강제되는데 이를 과세하면 이중의 불이익을 주어 너무 가혹하다는 점(각주 14), ③ 권리적 차원에서 볼 때, 경제적 이익의 소유가 법적으로 확정된 상태에 도달하여야만 과세적상이 있다고 보아야 하므로 위법행위는 대부분 사법상으로도 무효·취소될 처지에 있어 그로 인한 경제적 이익의 법적귀속이 확정되었다고 볼 수 없는 점(권리이론) 등이 그 논거이다.
2. 긍정설의 논거
위법소득에 대해 과세할 수 있다는 견해는, ① 위법소득이라고 하여도 현실적으로 환원되지 않는 것이 많으므로 환원될 것이라는 이유로 과세할 수 없는 것이 아니며, 후에 환원되면 그 때 조정하면 된다는 점(각주 15), ② 세법은 현실적으로 소득에 착안하여 과세하는 것에 불과하므로 위법소득에 대하여 과세한다고 하여도 그 위법행위 자체를 시인하는 것은 아니라는 점, ③ 조세는 형사벌·행정형벌 또는 민사벌로서의 법적 성격을 지니지 아니하므로 이중처벌의 문제가 생길 염려가 없고 이득이 몰수·추징되면 그 시점에서 과세의 시정방법을 강구하면 된다는 점(각주 16), ④ 적법한 소득에 대하여만 과세하고 위법한 소득에 대하여 과세하지 않는다면 세법상 위법소득자를 적법소득자보다 더 우대하는 결과를 초래하게 되어 조세정의나 조세공평에 반한다는 점(정의론)(각주 17), ⑤ 세무관서가 제한된 인력으로 그 적법성과 유효성을 일일이 가려낸다는 것은 불가능에 가까운 일이고 또한 자칫 부당한 결과를 낳게 할 위험성마저도 배제할 수 없다는 점(각주 18) 등이 그 논거이다.
3. 검토
이상의 위법소득에 대한 부정론과 긍정론은 저마다 타당한 논거를 가지고 있다. 위법소득 과세를 긍정하는 논거의 기저에는 세법의 해석·적용의 원칙인 실질과세원칙이 지배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위법소득에 대하여 과세하는 명시적 규정이 없던 시절 이를 가능하게 하는 것은 실질과세원칙에서 기인한다는 주장과(각주 19) 굳이 실질과세원칙을 들먹일 필요도 없이 세법이 정한 요건을 충족한 사실만 있으면 되는, 즉 과세요건 충족 사실 여부 문제라는 주장(각주 20)이 대립하고 있다.
실질과세원칙은 각자의 조세부담능력에 상응하는 조세를 징수하여 과세의 공평을 도모하기 위하여는 경제적 의의 및 실질을 기준으로 세법을 해석하고 적용하여야 한다는 원칙으로서 세법의 해석이나 과세요건사실의 인정에 있어서 반드시 명문규정이 필요로 하지 않는바, 이 원칙을 적용하면 범죄행위·각종 단속법규의 위반 등으로 얻은 위법소득에 대하여도 과세가 가능하며 무효인 법률행위 및 취소할 수 있는 법률행위로 인하여 사실상의 경제적 효과가 발생하거나 존속하는 경우에는 그 경제적 효과에 대하여도 과세가 가능하게 된다고 해석해야 된다.(각주 21)
다만, 위법소득에 과세한다는 것에 대해 현 소득세법이 뇌물, 알선수재, 배임수재로 인한 이득에 대해서만 과세한다고 규정하고 있으므로 실질과세원칙은 자칫 과세요건법정주의, 유추, 확장해석의 금지 및 합법성의 원칙을 표방하는 조세법률주의와 충돌하는 문제를 낳을 수 있으므로 그 조화점은 조세법률주의를 침해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그 적용이 가능하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각주 22)
Ⅴ. 판례의 태도
우리나라 대법원의 태도는 처음에는 이를 부정하다가 현재 판례는 위법소득에 대한 과세에 대해 원칙적으로 긍정적인 입장을 취하고 있다.
(1) 위법소득에 대한 과세를 否定한 판결로는 대법원 1964. 12. 22. 선고, 64다925 인데 이 판결에서 대법원은 「소득이 있다 하여 그 소득을 세원으로 하여 세금을 부과함은 그 소득의 원인이 되는 법률관계가 유효하다는 것을 전제로 하는 것이고, 법인세법 및 소득세법에서 말하는 소득 또는 총익금이라 하는 것이 재산증가의 원인이 되는 사실을 말하는 것이라면 그 사실은 유효한 법률사실을 말한다」고 판시하였다.
(2) 그러나 이후 대법원 1979. 8. 28. 선고, 79누188 판결에서는 「사법상 유효한 매매계약에 기한 수입 뿐만 아니라 사법상 무효인 매매계약에 기한 수입도 세법상 과세수입에 포함된다고 해석함이 상당하다」고 판시하여 肯定적인 입장을 취한 이후 (3) 형사법적 위법과 관련한 사례(대법원 1983. 10. 25. 선고, 81누136)에서 대법원은 「소득세법은 개인의 소득이라는 경제적 현상에 착안하여 담세력이 있다고 보여지는 것에 과세하려는 데 그 근본취지가 있다 할 것이므로 과세소득은 이를 경제적 측면에서 보아 현실로 이득을 지배관리하면서 이를 향수하고 있어서 담세력이 있는 것으로 판단되면 족하고 그 소득을 얻게 된 원인관계에 대한 법률적 평가가 반드시 적법하고 유효한 것이어야 하는 것은 아니라 할 것이므로 범죄행위로 인한 위법소득이더라도 귀속자에게 환원조치가 취해지지 않은 한 이는 과세소득에 해당한다」고 판시하였다.(각주 23) (4) 민사법적 위법과 관련한 사례(대법원 1985. 5. 28. 선고, 83누123)에서도 「법인과 이사 사이에 이익이 상반되는 금전소비대차라 하더라도 위 소비대차에서 발생한 이자소득을 과세소득에서 제외시킬 것은 아니다」라고 판시하였다.(각주 24) (5) 대법원 1991. 12. 10. 선고, 91누5303 판결에서도 「상호신용금고의 대표이사가 신용금고 명의로 부금을 수입하거나 금원을 차입하고도 이를 상호신용금고법 제17조 제2항에 따라 장부에 기장하지 않고 소위 부외부채로 관리, 유용하였다면 비록 그와 같은 차입행위가 같은 법 제17조 소정의 차입절차 등을 위배한 것이 되어 사법상으로는 신용금고의 차입행위로서 무효가 된다 하더라도 그 부외부채의 상대계정인 현금은 일단 신용금고에 들어온 법인의 수익으로 보아야 한다. 그리고 위와 같이 상대계정인 현금이 신용금고의 장부에 기장되지 아니한 이상 이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사외로 유출되었다고 보아야 할 것이니, 그 귀속이 분명하지 않다면 법인세법 제32조 제5항 및 그 시행령 제94조의 2 제1항에 의하여 대표이사에 대한 상여로 소득처분이 되고, 따라서 위 인정상여에 대하여 근로소득세를 부과할 수 있다」고 판시하였다. (6) 대법원 1994. 12. 27. 선고, 94누5823 판결에서도 「귀금속도매업을 영위하는 법인이 밀수금괴를 매입하여 판매한 행위는 영업활동에 해당되고, 따라서 당해 금괴의 판매로 인하여 얻은 소득은 법인의 과세소득을 구성한다」고 판시하였다. (7) 대법원 1995. 11. 10. 선고, 95누7758 판결에서도 「원심이 위 4대의 차량에 대한 매매대금은 원고의 익금으로 산입할 것인가의 여부를 판단하기 위하여는 위 4대에 대한 매매계약의 유·무효만 따질 것이 아니라 원고가 현실적으로 위 매매대금을 지배관리하면서 그 이득을 향수하고 있는지의 여부도 따졌어야 할 것이다. 기록에 의하면 위 △△△는 위 4대에 대한 매매대금을 원고에게 입금시킨 것이 아니고 자신이 임의로 사용한 것임을 알 수 있는바, 그렇다면 위 △△△가 매각한 위 4대의 차량에 대하여는 원고에게 매매계약의 효력이 미치지 아니할 뿐 아니라 원고가 그 매매로 인한 현실적 이득을 지배 관리하면서 이를 향수하는 지위에 있는 것도 아니어서 위 4대에 대한 매매대금을 원고의 익금으로 산입할 수 없는 것이므로, 위 4대에 대한 매매대금을 익금으로 산입하지 아니한 원심의 조치는 결과적으로 정당하고, 원심의 앞서 본 바와 같은 잘못은 판결에 영향이 없다고 할 것이다」고 판시하였다.
(8) 그런데 대법원 판결 95누18383 에서는 토지거래허가를 받지 못해 “매매”가 아닌 “증여”를 원인으로 등기부상의 소유권이전을 취하고 대금수수를 한 사례에서(=민법상 무효인 계약에 근거하여 양도인이 대금수수를 한 사례) 매매계약이 무효인 이상 그 매매대금이 양도인에게 지급되었다 하여도 양도소득세 부과대상인 자산의 양도에 해당한다거나 자산의 양도로 인한 소득이 있었다 할 수 없으므로 양도소득세 부과대상이 아니며, 또한 증여받은 것이 아니므로 증여세 부과처분도 위법하다고 하여 결국 양도소득세도 부과할 수 없고, 증여세도 부과할 수 없다고 판결한 바 있었으나, 이 대법원 판결은 아래 2010두23644 전원합의체 판결에 의해 폐기되었다.
(9) 대법원 2011.7.21. 선고 2010두23644 전원합의체 판결 【양도소득세부과처분취소】
【판시사항】
[1] 국토의 계획 및 이용에 관한 법률에서 정한 토지거래허가구역 내 토지를 매도하고 대금을 수수하였으면서도 토지거래허가를 배제하거나 잠탈할 목적으로 매수인 앞으로 매매가 아닌 증여를 원인으로 한 이전등기를 마쳤거나 토지를 제3자에게 전매하여 매매대금을 수수하고서도 최초의 매도인이 제3자에게 직접 매도한 것처럼 토지거래허가를 받아 이전등기를 마친 경우, 위 등기가 말소되지 않은 채 남아 있고 매도인 또는 중간 매도인이 수수한 매매대금을 그대로 보유하고 있는 때에는 예외적으로 양도소득세 과세대상이 되는지 여부(적극)
[2] 갑이 을과 토지거래허가구역 내 을 소유 토지에 관하여 매매계약을 체결한 직후 병 등과 그 토지에 관한 전매계약을 체결한 다음 을과 병 등을 직접 당사자로 하는 토지거래허가를 받아 병 등 명의로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친 데 대하여, 과세관청이 위 토지 전매가 양도소득세 과세대상에 해당한다며 갑에게 양도소득세 등을 부과하는 처분을 한 사안에서, 위 매매계약과 전매계약은 국토의 계획 및 이용에 관한 법률에서 정한 토지거래허가를 배제하거나 잠탈하는 내용의 계약으로 모두 확정적으로 무효이지만, 을에서 최종매수인인 병 등 앞으로 소유권이전등기가 마쳐진 채 말소되지 않고 남아 있고 갑이 병 등에게서 받은 매매대금을 반환하지 않고 보유하고 있다면, 이는 위 토지를 사실상 이전함으로써 양도한 것이고 갑에게 자산의 양도로 인한 소득이 있으므로 예외적으로 양도소득세 과세대상이 된다는 이유로, 위 처분은 적법하다고 한 사례.
【판결요지】
[1] [다수의견] (가) 구 소득세법(2006. 12. 30. 법률 제8144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구 소득세법’이라 한다) 제88조 제1항 본문은 “ 제4조 제1항 제3호 및 이 장에서 ‘양도’라 함은 자산에 대한 등기 또는 등록에 관계없이 매도, 교환, 법인에 대한 현물출자 등으로 인하여 그 자산이 유상으로 사실상 이전되는 것을 말한다.”라고 규정하고 있을 뿐 자산이 유상으로 이전된 원인인 매매·교환·현물출자 등(이하 ‘매매 등’이라 한다) 계약이 법률상 유효할 것까지 요구하고 있지 않다. 한편 매매 등 계약이 처음부터 국토의 계획 및 이용에 관한 법률(이하 ‘국토계획법’이라 한다)에서 정한 토지거래허가를 배제하거나 잠탈할 목적으로 이루어진 경우와 같이, 위법 내지 탈법적인 것이어서 무효임에도 당사자 사이에서는 매매 등 계약이 유효한 것으로 취급되어 매도인 등이 매매 등 계약의 이행으로 매매대금 등을 수수하여 그대로 보유하고 있는 경우에는 종국적으로 경제적 이익이 매도인 등에게 귀속되고, 그럼에도 매매 등 계약이 법률상 무효라는 이유로 매도인 등이 그로 말미암아 얻은 양도차익에 대하여 양도소득세를 과세할 수 없다고 보는 것은 매도인 등으로 하여금 과세 없는 양도차익을 향유하게 하는 결과로 되어 조세정의와 형평에 심히 어긋난다.
【이유】
<중 략>
이와 달리, 위와 같은 예외적인 경우에도 자산의 양도에 해당하지 아니하여 그로 인한 소득이 양도소득세 과세대상이 되지 아니한다는 취지로 판시한 대법원 1997. 3. 20. 선고 95누18383 전원합의체 판결, 대법원 2000. 6. 13. 선고 98두5811 판결 등의 견해는 이 판결의 견해에 저촉되는 범위에서 이를 변경한다.
Ⅵ. 관련문제
1. 소득세법에서 규정된 소득에 대해서만 과세가 가능한지
이에 대해서는 대법원은 1983. 10. 25. 선고, 81누136 판결에서「소득세법은 소득세 부과대상이 되는 소득을 일일이 열거하여 그 열거된 소득에 대하여만 소득세를 부과하도록 규정하고 있으므로 소득세법에 규정되어 있지 아니한 소득에 대하여 소득세를 부과할 수 없음은 소론과 같으나, 소득세법은 개인의 소득이라는 경제적 현상에 착안하여 담세력이 있다고 보여지는 것에 과세하려는 데 그 근본취지가 있다할 것이므로, 과세소득은 이를 경제적 측면에서 보아 현실로 이득을 지배․관리하면서 이를 향수하고 있어 담세력이 있는 것으로 판단하면 족하고 그 소득을 얻게 된 원인관계에 대한 법률적인 평가가 반드시 적법하고 유효한 것이어야 하는 것이 아니라」라고 설시하고 있는바, 대법원이 설시 전단에서는 소득세법의 열거규정성을 다시 한번 확인하고 있으면서도 후단에서는 「소득세법은 개인의 소득이라는 경제적 현상에 착안하여 담세력이 있다고 보여지는 것에 과세하려는 데 그 근본취지가 있다할 것이므로」고 하여 소득세법에 열거된 소득이 아니더라도 과세가 가능하다는 취지로 읽힐 여지가 있어 문제의 소지가 있다.
생각건대 위법소득이 과세대상이 되려면 소득세법에 열거된 소득이어야 한다는 통설(각주 25)이 타당하고, 그렇게 보지 않고 실질과세원칙을 강조하여 위법소득 과세의 근거를 찾게 되면 당장 조세법률주의의 위배라는 문제가 제기될 수 있다는 점과 현행 소득세법의 열거소득의 입법형태를 형해화하는 점에서 대법원의 판시사항을 위법소득도 열거된 소득에 해당하여야만 과세할 수 있다고 좁게 해석해야 할 것이다.(각주 26)
이후 소득 있는 곳에 과세 있다는 조세원칙을 실현하고 조세평등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유형의 위법소득에 과세할 수 있는 길이 열려 있어야 한다는 지적(각주 27)이 있어 오다가 우리 소득세법은 제21조에서 제23호 내지 제24호에서 뇌물, 알선수재 및 배임수재에 의하여 받는 금품을 기타소득으로 보고 과세하기에 이르렀다.
그러나 여전히 위 기타소득에 열거되지 아니한 위법소득에 대해서까지 과세할 수 있는지에 대해서는 그간 명시적 조문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과세해 온 대법원의 입장이 그대로 이어질지는 지켜보아야 할 것이며, 위 열거한정설에 따를 때에는 여전히 규정된 뇌물, 알선수재 및 배임수재에 의해 수령한 금품 이외 과세한다는 판결이 나올 때에는 비판의 여지가 있다.
2. 위법소득의 과세시기
기간과세제도를 채택하고 있는 소득세법과 법인세법의 경우 소득의 귀속연도를 정하는 기준으로는 여러 견해가 제시되고 있지만, 그 중 권리확정주의가 가장 합리적인 것으로 지지받고 있고 이에 대해 대법원은 「소득이 발생하였다고 하려면 소득이 현실적으로 실현되었을 것까지는 요하지 않으나 적어도 소득이 발생할 권리가 그 실현의 가능성에 있어서 상당히 높은 정도로 성숙, 확정되어야 하고 이는 일률적으로 정할 수는 없으나 개개의 구체적인 권리의 성질이나 내용, 법률상․사실상의 여러 조건들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결정하여야 한다」는 취지로 판시하고 있다.(각주 28)
그러나 권리확정주의를 취하고 있다고는 하나 예컨대 추징금 확정판결이 있은 경우에 대해 법원과 국세심판원은 다른 입장을 취한 적이 있는 등 혼선이 있으므로 명확한 세부규정이 필요하다고 보겠다. 법원의 입장은 「추징금 확정판결만으로는 귀속자에 대한 환원조치와 동일시할 수 없으므로 이에 대한 과세처분은 정당하다」고 한 반면,(각주 29) 국세심판원은 「청구인의 횡령금에 대한 서울고등법원의 추징금선고 판결의 확정으로 과세대상 소득이 없어졌음에도 이를 인정하지 아니하고 기타소득에 해당하는 사례금으로 보아 과세한 처분은 부당하다」(각주 30)고 한 예에서 보듯 과세시점에 대하여 명시적 규정이 없는 현 상황 하에서 과세관청은 어느 입장을 받아들여야 할지 적용상의 문제에 봉착하게 되는 것이다.
결론적으로 위법소득에 대한 과세시기와 과세대상의 판단은 위법소득 과세가 타당하고 그 소득이 언젠가 원상회복․추징 등으로 귀속자로부터 상실되어 환급 등의 방법으로 시정하는 것이 타당하다면, 추징금 판결을 통해 환원조치가 이루어진 시점에는 과세를 할 수 없는 것은 자명한 것이고, 추징금 선고확정이 있으면 이는 언젠가는 징수된다는 점에서 보면 결론을 달리 하지 않는다고 해석할 것이다.(각주 31)
3. 위법소득을 위한 지출비용을 필요경비로 볼 수 있는지
이에 대하여는 조세법상 과세표준을 계산함에 있어서는 일반적으로 순소득주의가 적용되기 때문에 이를 형식적으로 이해하면 위법소득에 있어서도 소득을 창출함에 있어서 필수적으로 지출된 비용에 대한 공제를 인정할 수 있다는 積極說(각주 32)과 위법한 방법으로 소득을 창출함에 있어서 소요된 필요경비의 공제를 인정한다면 바로 조세법이 위법행위를 조장하는 상황이 되기 때문에 허용될 수 없다는 消極說(각주 33)이 대립한다.
미국의 판례의 경우에는 위법한 지출․뇌물 등에 대하여 공제를 인정하면 위법한 행위를 조장하는 결과가 되어 공익을 해한다고 하여 매출처의 구매담당 직원에게 준 뇌물과 의사가 위법한 낙태수술에 사용한 약대 등은 비용으로서 공제를 부인한 반면, 불법으로 도박업을 하는 회사가 지출한 임금과 임대료, 건설업자가 사업과 관련하여 준 뇌물 등은 필요경비로 인정하는 등 다소 혼선을 보였다.(각주 34) 그러다가 1969년에 공무원에 대한 위법한 지출, 불법한 뇌물 또는 연방내국세입법이나 주세법상 면허나 인허가 취소사유가 되는 지출, 의사나 의료보험 및 의료공제사업 종사자에 의한 리베이트나 뇌물, 공정거래법에 따른 징벌적 3배 배상금, 법을 위반함으로 인하여 정부에 지급한 벌금 또는 과징금 등은 비용으로 인정하지 않도록 연방내국세입법 제162조에 규정하였고,(각주 35) 1981년에 마약 밀매업에 들어간 경비도 손금불산입 된다고 규정하였다.(각주 36)
생각건대 위법소득 획득에 소요된 필요경비를 인정하게 되면 일반국민의 법감정이나, 조세법이 위법행위를 조장한다는 측면에서 비판이 있을 수 있으나 위법소득에 대하여 경제적 담세능력을 들어 과세하면서 이에 소요된 비용을 공제하지 않는다면 동일한 사안을 달리 취급하는 결과를 낳아 불공평할 뿐 아니라 조세법률주의의 파생원칙인 합법성의 원칙에도 배치되는 결과를 낳는다는 점에서 필요경비의 손금은 인정하는 것이 타당하다.(각주 37)
그러나 미국의 판례 및 입법례에서도 예시된 바와 같이 지출비용 자체에 위법성이 있는 것까지 이를 무한정 인정할 것인가가 문제이다. 또한 인정한다면 그 범위를 어떻게 확정할 것인가이다.
대법원은 1994. 12. 27. 선고, 94누5823 판결에서 「관세법 위반으로 일부 밀수품이 몰수되고 이미 판매해 버린 밀수품 상당의 가액을 추징당한 경우에 그 몰수된 금품 상당의 가액과 추징된 가액을 법인세법상 손금에 산입할 수 없다」고 판시하고 있는바, 탈세를 기도하기 위한 목적으로 사용되어진 비용과 같이 조세범죄를 수행하는데 지출한 비용, 밀매하기 위하여 구입한 마약의 구입가액 등은 손금산입 부인 사유로 볼 수 있을 것이다. 또한 대법원 96누6158 판결도 손금산입의 인정범위에 대하여 「사회절서에 반하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는 이를 부인할 수 있다고 판시하고 있는바, 이러한 손금산입의 인정 여부는 다양하게 나타날 수 있고 해석에 따라 인정 여부에 결론을 달리하게 되어 법적용에 불평등한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 따라서 가장 바람직한 것은 손금을 부인하는 특별한 경우를 국민의 합의인 조세법률에 명시적으로 규정을 하는 것이 법적안정성과 예측가능성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다.(각주 38)(각주 39)
4. 위법소득이 소멸된 경우
범죄행위, 사법상에 하자가 있는 법률행위, 단속법규 위반행위 등의 위법소득에 의하여 얻은 경제적 가치 내지 이익은 그러한 행위의 무효․취소로 말미암아 원상회복․손해배상․몰수․추징 등으로 상실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때에 따라서 이들 이익이 위법 또는 불법행위자에게 그대로 귀속되는 경우도 있어 만약 이들 위법소득이 상실되지 않고 특정인에게 귀속되는 경우에는 과세를 하는 것이 당연하다. 다만, 사후에 이들 위법소득이 원상회복․추징 등에 의하여 소멸될 경우에는 과세처분의 취소, 세액환급 등의 절차에 따라 구제를 받을 수 있어야 마땅하다.
다행히 현행 국세기본법은 이러한 위법소득의 경우를 의식하여 명시적으로 규정하고 있지는 않지만, 제45조의 2에서 구제방법을 찾을 수 있다.
현행 국세기본법 제45조의 2(경정 등의 청구) 제2항은 후발적 경정청구제도를 들여와 「최초의 신고․결정 또는 경정에 있어서 과세표준 및 세액의 계산근거가 된 거래 또는 행위 등이 그에 관한 소송에 대한 판결에 의하여 다른 것으로 확정된 때」나, 「그 밖에 이에 유사한 법정사유가 있을 때(각주 40)」에는 그 사유가 발생한 것을 안 날부터 2월 이내에 결정 또는 경정을 청구할 수 있게 하고 있다.
따라서 현행 소득세법에서는 현실적 수입이 있다면 일단 과세하고 나중에 사정변경이 생기면 당초의 과세를 경정할 수 있게 된다. 소득세법과 논리적 일관성을 유지하려면, 법인세에서도 당초의 과세를 경정할 수 있게 된다. 소득세법과 논리적 일관성을 유지하려면, 법인세에서도 처음에 세금을 계산할 당시의 사정이 잘못된 경우에는 차액을 나중 사업연도의 손익에 반영할 것이 아니라, 경정청구를 통하여 당초의 세액을 바로잡아야 한다.(각주 41)
미국에서도 현행법은 후발적 사정이 있으면 당초의 세액을 바로잡든가, 아니면 후발적 사정이 생긴 해의 손익계산에 반영하든가 두 가지 중 하나를 납세자가 선택할 수 있게 하고 있다.(각주 42)
5. 위법소득 미신고에 대한 제재
현행 소득세법과 법인세법은 자진신고제도를 채택하여 납세자의 판단에 따라 성실한 신고를 유도하고 있다.
현행법이 요구하고 있는 신고 등은 소득발생 원인행위를 구체적으로 명시할 것을 요구하고 있지 않기 때문에 범죄행위 등으로부터 획득된 위법소득도 당연히 과세대상 소득이면 신고대상이 되는 것이다.
위법소득은 대개 과세관청의 세무조사, 법원의 판결, 정부기관 간의 과세자료 통보 등을 통해 확인할 수 있으나 이는 극히 일부에 해당되고, 현실적으로 확인할 수 없는 경우가 더 많을 것으로 보인다. 또한 위법소득은 성질상 자진신고를 기대할 수 없는 소득인 관계로 위법소득자 모두 과세되어야 한다는 견지에서 현행 가산세 등으로는 실효성이 없으므로 위법소득 미신고자에 대한 불이익 규정을 별도로 두는 제도를 생각해 볼 수 있다.
이에 대하여는 헌법 제12조 제2항 후단의 묵비권 규정이 형사절차 만에 있어서가 아니라 행정절차, 국회에서의 질문 등 심문절차에서 적용된다고 보기 때문에(각주 43) 행정절차에 해당되는 조세부과처분에서의 조세확정절차도 헌법상 문제가 될 수 있는 것이란 점을 논거로 위헌으로 보는 견해가 있으나 다음의 이유로 위헌으로 볼 수 없다는 견해가 유력하다.(각주 44)
그 이유의 하나는, 만약 위헌이라고 한다면 위법소득은 납세자가 자발적으로 신고하든가 세무조사시 포착되는 경우 등에만 예외적으로 과세함에 지나지 않게 되어 공평부담의 요청에 반하게 된다는 것이다. 또 하나의 이유로서, 현행법이 요구하고 있는 신고 등이 소득발생 원인행위 하나하나를 구체적으로 명시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면 헌법위반의 문제가 생길 여지도 없지 않겠지만 현행법이나 과세실무상으로는 대체로 수입금액, 필요경비, 소득금액, 세액 등의 명시는 요구하나 더 나아가 어떠한 행위나 거래에 의하여 구체적으로 소득이 발생하였는가 하는 것까지 밝힐 것을 요구하고 있지는 않으므로 납세자는 위법소득을 신고하는 경우에 그 소득의 종류(예컨대 사업소득이냐, 기타소득이냐)만을 밝히면 충분하다는 이유에서이다.(각주 45)(각주 46)
Ⅶ. 위법소득의 정보 파악
위법소득에 대해 과세하여야 할 현실적 필요성과 실정법적 근거까지 마련되었지만, 이를 어떻게 포착할 것인지는 위법소득의 음성적 특성상 실로 어려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재정경제부 금융정보분석원은 자금세탁방지관련 법령을 개정하여 의심 있는 금융거래(각주 47)의 보고금액을 5천만원에서 1천만원으로 기준을 강화하여 2004년부터 금융기관에 적용하고, 2005년부터는 2천만원 이상 고객 현금거래 보고제도와 금융기관의 창구직원이 통장을 개설해 줄 때 실명확인 이외에도 고객의 직업과 자산, 주위의 평판 등을 알아내도록 한다는 방침을 밝혔고, 특정금융거래보고법과 동 시행령에 의해 수용되었다.(각주 48)
위법소득을 직접 겨냥한 것은 아니지만, 그 간 정부는 과표양성화 등을 위하여 많은 입법적, 행정적 조치를 취해왔다. 금융실명제의 실시 신용카드의 사용촉진, 불로소득자에 대한 세무조사강화, 과세자료제출법(각주 49)의 제정, 금융정보분석원의 신설 등 다양한 조치들이 그것이다.
나아가 법원과 국세청간의 협조를 생각해 볼 수도 있다. 현행 과세자료제출법 제5조의 과세자료의 범위에는 ‘법원의 판결’이 들어가 있지 않지만, 도박․횡령․공갈․수뢰 등 대부분의 위법소득은 법원의 판결(특히 하급심 판결)에서 상세히 파악할 수 있으므로, 제한된 범위 내에서 법원의 판결문을 열람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해 볼 수 있을 것이다.
또한 경찰청 및 검찰청의 처분결과 과세자료로 삼을 수 있는 자료를 국세청에 통보토록 하고, 세무서장 및 국세청장이 이들 수사기관에 대해 타당한 사유가 있어 서면으로 요청하는 경우에는 불가피한 사유가 없는 한 거부할 수 없도록 하는 것을 법제화하는 것도 적극 검토해 볼 필요가 있을 것이다.
이상의 방안들은 위법소득에 대한 엄정한 과세가 가능할 수 있어 법적용에 있어서의 평등실현이 가능하게 되고, 과세권행사의 절차와 비용이 상당히 절감될 수 있을 것이고, 다만, 이러한 방안이 과세편의로 남용되지 않도록 절차적 규정의 보장과 위법소득자의 충분한 입증기회의 부여가 보장되어야 할 것이다.(각주 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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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각주 >
1) 이 논문은 2012년 제1학기 경북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조세법기초이론 세미나에서 발표한 자료를 보완, 정리한 것임
2) 변호사, 경북대 법학 박사과정
3) 소득세법 제4조(소득의 구분)① 거주자의 소득은 다음 각 호와 같이 구분한다.
1. 종합소득
이 법에 따라 과세되는 모든 소득에서 제2호 및 제3호에 따른 소득을 제외한 소득으로서 다음 각 목의 소득을 합산한 것
가. 이자소득
나. 배당소득
다. 사업소득
라. 근로소득
마. 연금소득
바. 기타소득
2. 퇴직소득
퇴직으로 발생하는 소득과 「국민연금법」 또는 「공무원연금법」 등에 따라 지급받는 일시금(부가금·수당 등 연금이 아닌 형태로 일시에 받는 것을 포함한다. 이하 같다)
3. 양도소득
자산의 양도로 발생하는 소득
소득세법 제21조(기타소득) ① 기타소득은 이자소득·배당소득·사업소득·근로소득·연금소득·퇴직소득 및 양도소득 외의 소득으로서 다음 각 호에서 규정하는 것으로 한다.
<개정 2010.12.27, 2012.1.1>
23. 뇌물
24. 알선수재 및 배임수재에 의하여 받는 금품
4) 나성길, 위법소득 과세의 쟁점과 개선방향, 조세연구 제3집, 한국조세연구포럼, 2003. 9. 604-640면.
5) 이동식, 일반조세법, 준커뮤니케이션즈, 2011, 151-154면.
6) 327 U.S. 404(1946).
7) John K. McNulty, Federal Income Taxation of Indivisuals, 4th edition(West Publishing Co., 1988), p42.
8) 343 U.S. 130(1952).
9) 366 U.S. 213(1961).
10) 이태로/안경봉, 판례체계 조세법, 조세통람사, 1991, 206면; 김완석, 법인세법론, 광교TNS, 2003, 249-150면.
11) 나성길, 위법소득 과세의 쟁점과 개선방향, 조세연구 제3집, 한국조세연구포럼, 2003. 9. 616면.
12) 김기섭, 위법소득에 대한 과세, 「변호사」, 서울지방변호사회, 1991년 1월호, 168면.
13) 나성길, 위법소득 과세의 쟁점과 개선방향, 조세연구 제3집, 한국조세연구포럼, 2003. 9. 617-618면.
14) 이상원, 위법소득에 대한 과세를 둘러싼 제문제, 사법논집 제16집, 법원행정처, 1985. 580면.
15) 임승순, 조세법, 박영사, 1999, 55면.
16) 이상원, 위법소득에 대한 과세를 둘러싼 제문제, 사법논집 제16집, 법원행정처, 1985, 580면.
17) 정동윤, 범죄행위로 인한 위법소득에 대한 과세의 적법 여부, 판례월보 제135호, 판례월보사, 1981, 135면.
임승순, “토지거래허가를 잠탈하기 위하여 매매를 증여로 등기한 경우의 관계-위법소득에 대한 과세 및 실질과세의 원칙과 관련하여-”, 조세법연구(Ⅴ), 세법연구회, 1999, 248면.
18) 이종남, 세법상 위법소득의 과세, 검찰(제3집), 1974, 118면.
19) 김기섭, 위법소득에 대한 과세, 「변호사」, 서울지방변호사회, 1991년 1월호, 168면.
20) 김두천, 법인세의 이론과 실제, 조세통람사, 1988, 171면; 임영득, 판례조세법연구, 서울출판문화사, 1986, 89면; 김두형, 조세법의 해석론에 관한 연구, 경희대 대학원 박사학위논문, 1996, 209면.
21) 이동식, 일반조세법, 준커뮤니케이션즈, 2011, 153면에서는 ① 합법적인 거래행위를 한 자를 위법행위를 한 자에 비해 불합리하게 차별취급하지 않아야 한다는 점, ② 실질과세원칙에서 실질을 경제적 실질로 이해할 경우 위법한 거래행위를 통해서라도 수익을 발생시키고 수익을 현실적으로 보유하고 있다면 수익 소유자에 대한 과세부과는 타당한 점을 논거로 긍정하고 있다.
22) 나성길, 위법소득 과세의 쟁점과 개선방향, 조세연구 제3집, 한국조세연구포럼, 2003. 9. 604-640면; 임영득, 부당이득 반환금도 과세소득이 되는지, 법률신문, 1977. 6. 20자; 장재식, 조세법, 서울대학교출판부, 1990, 66면; 김두천, 법인세의 이론과 실제, 조세통람사, 1988, 150면; 이철성, 최신조세법, 박영사, 1993, 90면; 선병완, 세법개론, 조세통람사, 1995, 47면.
23) 이 사건의 사실관계는 회사의 부사장으로 재직 중인 납세의무자가 회사소유의 부동산을 제3자에게 매도하고 수령한 대금을 회사에 납입치 아니하고 횡령한 것인데, 이 횡령금액에 대하여 소득세법(법인세법에 의하여 상여로 소득처분된 인정상여에 대한 근로소득세)를 부과할 수 있는지가 쟁점이었다.
24) 이 사건의 사실관계는 납세의무자가 이사로 재직 중인 재단법인에 대하여 돈을 대여하고 이자를 수령한 것인데, 위 소비대차계약이 법인과 이사 사이에 이익이 상반되는 행위로서 법인에 대하여는 그 효력이 없게 된다면, 이러한 경우에 위 이자소득에 대한 과세가 적법한지 여부가 쟁점이었다.
25) 김완석, 소득세법론, 광교TNS, 2003, 149-150면.
서울행정법원 2001. 4. 4. 선고, 99구25262 판결도 「비록 범죄행위로 인하여 얻은 소득이라 할지라도 이것이 위 근거법령이 규정하고 있는 기타소득에 해당하는 이상피고는 이에 대해 적법하게 과세할 수 있다」고 하여 위법소득이 과세대상이 되려면 법령에 열거된 소득이어야 함을 암시하고 있다.
26) 나성길, 위법소득 과세의 쟁점과 개선방향, 조세연구 제3집, 한국조세연구포럼, 2003. 9, 624면.
27) 나성길, 위법소득 과세의 쟁점과 개선방향, 조세연구 제3집, 한국조세연구포럼, 2003. 9. 624면.
28) 대법원 1967. 7. 20. 선고, 67누25 판결 ; 대법원 1977. 12. 27. 선고, 76누25 판결 ; 대법원 1982. 2. 14. 선고, 82누180 판결 ; 대법원 1985. 6. 11. 선고, 85누26 판결 등 다수.
한편 대법원 2002. 10. 11. 선고, 2002두1953 판결은 「소득세법은 현실적으로 소득이 없더라도 그 원인이 되는 권리가 확정적으로 발생한 때에는 그 소득의 실현이 있는 것으로 보고 과세소득을 계산하는 이른바 권리확정주의를 채택하고 있고, 다만 소득의 원인이 되는 채권이 발생한 때라 하더라도 그 과세대상이 되는 채권이 채무자의 도산으로 인하여 회수불능이 되어 장래 그 소득이 실현될 가능성이 전혀 없게 된 것이 객관적으로 명백한 때에는 그 소득을 과세소득으로 하여 소득세를 부과할 수 없다」고 하여 현행 소득세법은 ‘권리확정주의’를 표방하고 있음을 선언하고 있다.
29) 대법원 1998. 2. 27. 선고, 97누19816 판결; 서울행정법원 2001. 4. 4. 선고, 99구25262 판결.
30) 국세심판원은 1996중3129 사건에서 「청구인은 96. 10. 28. 서울지방검찰청 동부지청으로부터 위 추징금을 96. 11. 20.까지 납부하라는 벌과금납부명령서를 받았고, 청구인 및 당해검찰청에 확인한바 현재 추징금의 일부(2천만원)를 납부한 상태이며, 나머지는 분납 중에 있음이 대법원 판결문, 벌과금납부명령서 및 수납통지서 등에 의하여 확인되는 점」을 언급하고 있는 점으로 보아 동 사례금 전액은 언젠가 반환이 확실시되는 관계에 있기 때문에사례금을 기타소득으로 보아 과세한 것은 부당하다고 결정한 것으로 읽을 수 있다.
31) 나성길, 위법소득 과세의 쟁점과 개선방향, 조세연구 제3집, 한국조세연구포럼, 2003. 9. 627면.
32) 김두형, 조세법의 해석론에 관한 연구, 경희대 대학원 박사학위논문, 1996, 324면.
33) 김성주, “실질과세의 원칙, 경제적 관찰방법”, 양승두 교수 화갑기념논문집, 현대공법과 개인의 권익보호, 홍문사, 1994, 590면.
34) 김남욱, 위법소득에 대한 과세처분, 토지공법연구, 한국토지공법학회, 2001, 324면.
35) 최병철, 위법소득을 얻기 위하여 지출한 비용이나 지출 자체에 위법성이 있는 비용의 법인세법상 손금산입여부, 대법원판례해설(제30호), 법원도서관, 1998, 529면.
36) 이창희, 손금산입 요건으로서의 통상경비, 상사판례연구(Ⅴ), 박영사, 2000, 433면.
37) 나성길, 위법소득 과세의 쟁점과 개선방향, 조세연구 제3집, 한국조세연구포럼, 2003. 9. 629면.
판례(대법원 1998. 5. 8. 선고, 96누6158 판결)도 제한된 범위 내에서 위법소득을 얻기 위하여 지출한 비용의 손금을 인정하고 있다.
38) 나성길, 위법소득 과세의 쟁점과 개선방향, 조세연구 제3집, 한국조세연구포럼, 2003. 9. 629면.
39) 우리나라의 경우법인세법 제21조, 소득세법 제33조에서는 벌금, 과료(통고처분에 의한 벌금 또는 과료에 상당하는 금액 포함)․과태료, 가산금, 체납처분비, 과징금 등은손금 또는 필요경비에 불산입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판례(대법원 1998. 5. 8. 선고, 96누6158 판결)도 현행 실정법과 같은 입장이다.
40) 국세기본법 제45조의 2 제2항 제2호 내지 제5호가 여기에 해당되며, 위법소득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는 제5호의 위임을 받아 규정된 동법 시행령 제25조의 2(후발적 사유) 제1호 및 제2호가 해당될 수 있다.
1. 최초의 신고·결정 또는 경정을 할 때 과세표준 및 세액의 계산 근거가 된 거래 또는 행위 등의 효력과 관계되는 관청의 허가나 그 밖의 처분이 취소된 경우
2. 최초의 신고·결정 또는 경정을 할 때 과세표준 및 세액의 계산 근거가 된 거래 또는 행위 등의 효력과 관계되는 계약이 해제권의 행사에 의하여 해제되거나 해당 계약의 성립 후 발생한 부득이한 사유로 해제되거나 취소된 경우
41) 이창희, 세법강의, 박영사, 2001, 251면.
42) 미국 Internal Revenue Code 제1341조.
43) 헌법재판소 1997. 3. 27. 선고, 96헌가11 결정.
44) 이종남, 세법상의 위법소득의 과세, 검찰(제3집), 1974, 131면 이하.
45) 이상원, 위법소득에 대한 과세를 둘러싼 제문제, 사법논집 제16집, 법원행정처, 1985, 601면.
46) 한편, 범죄행위로 인하여 얻은 소득을 과세하기 위해 특별히 신고의무 규정을 두는 것 자체는 위헌성의 문제가 없지만, 과연 별도로 둘 필요가 있는지는 현행 규정의 취지와 실효성에 비추어 의문이며, 과잉금지의 원칙에 비추어 위헌성의 소지가 있다면서 위법소득의 미신고자․불성실신고자에 대한 실효성 확보는 별도의 불이익 규정으로 해결할 것이 아니라, 과세자료 확보를 위한 방안이 현실적인 대안이 될 것이라는 견해로는 나성길, 위법소득 과세의 쟁점과 개선방향, 조세연구 제3집, 한국조세연구포럼, 2003. 9. 631-632면.
47) 주로 범죄조직 자금세탁, 밀수출입, 사기․절도, 주가조작, 공무원 뇌물수수, 수출입가격 조작, 국외 재산도피, 마약거래 등 범죄와 관련됐을 가능성이 높은 금융거래를 뜻한다.
48) 금융정보분석원 [Korea Financial Intelligence Unit, 金融情報分析院]에 대한 DAUM 백과사전의 내용을 통해 동 기관이 지나온 길을 간략히 본다.
「요즘금융기관을 이용한 범죄자금의 자금세탁 및 외화 불법유출 방지를 위해 설립된 금융위원회 소속 기관.
범죄단체의 자금세탁, 기업들의 불법적인 비자금 조성, 탈세 및 외화 밀반출 등 불법적인 자금의 흐름을 파악하고 이를 막기 위해 전반적인 자금거래 흐름에 대한 분석 및 조치를 담당하고 있으며, 은행 등 금융회사로부터 자금세탁과 관련한 혐의가 포착되면 정보를 수집해 분석한 후 혐의가 짙으면 검찰 등 수사기관에 제공한다. 2000년 2월 재정경제부에 금융정보분석원 구축기획단이 설치되었다.
2001년 9월 자금세탁 방지와 관련한 2개 법안이 국회에서 의결되어 공포되었다. 같은 해 11월 특정금융거래보고법 시행령이 대통령령으로 공포되어 재정경제부 소속 기관으로 설립되었다. 이에 따라 은행 등 금융회사들은 2,000만 원(외화는 1만 달러) 이상의 금융거래 중 자금세탁 행위가 의심되는 경우 금융정보분석원에 보고하도록 의무화되었다. 2002년 11월 42개 증권사에 혐의거래보고 프로그램을 배포했다. 2008년 금융위원회 소속으로 이관되면서 공중협박자금 조달금지 영역까지 업무가 확대되었다. 공중협박자금이란 국가와 지방자치단체 또는 외국정부(국제기구 포함)의 권한 행사를 방해하거나 공중을 협박할 목적으로 하는 일정한 유형의 폭력·파괴 행위에 이용하기 위해 모집·제공되거나 운반·보관된 자금이나 재산을 의미한다. 2002년 3월 벨기에 금융정보분석원과 양해각서(memorandum of understanding/MOU)를 체결한 것을 시작으로 미국·일본·영국·중국 등 47개국 금융정보분석원과 MOU를 체결하여 국경간 거래를 이용한 자금세탁 혐의가 있는 금융거래 정보를 교환하고 있다.
조직은 원장 밑에 기획행정실·제도운영과·심사분석실·심사분석1~3과로 나뉘어 있고 건전한 금융 시스템 조성, 자금세탁 및 금융범죄 예방 역량 극대화, 국제협력 강화를 핵심목표로 추진하고 있다. 은행 등의 금융기관이 금융정보분석원에 통보해야 하는 혐의거래에 정형화된 가이드라인은 없으나, 매출이 월 10억 원밖에 되지 않은 기업 계좌로 어느날 갑자기 100억 원의 현금이 입출금됐다거나, 소득이 별로 없는 개인 계좌에서 고액의 현금이 입금 당일 인출됐다거나 하면 대부분 통보해야 한다. 서울특별시 영등포구 여의대로 97번지에 있다.」
49) 이 법의 명칭은 ‘과세자료의제출및관리에관한법률’이며, 1999. 12. 31. 제정되었다.
50) 나성길, 위법소득 과세의 쟁점과 개선방향, 조세연구 제3집, 한국조세연구포럼, 2003. 9. 632-63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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