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형사사건전문변호사 천주현 박사(대한변호사협회 대구 경북 현직 1호 형사전문)의 저서 ‘시민과 형법’을 통하여, ‘고래싸움과 새우등’에 대해 살펴보겠습니다.

[시민과 형법 55회차]

‘고래싸움과 새우등’

‘시민과 형법’ (박영사)

제1편 변호인 리포트

[55] 고래싸움과 새우등

▲▲법원은 최근 A노총 간부 2명에 대해 공동협박등 죄로 유죄판결을 내렸다. B노총 소속 크레인 기사가 공사현장에서 일하게 되자 A노총 간부들이 그를 그만두게 하기 위해 크레인 업체 대표 등을 협박한 사건이다. 세(勢) 대결이 일어난 곳은 ○○시이다.

A노총 타워크레인분과 지부가 본건 공사업무를 방해한 모습은 기상천외했다. 우선 이들은 A노총 ▲▲지부 운영회의를 열어 B노총 소속 크레인 기사가 ○○시 해당 공사현장에서 일할 수 없도록 공사 관계자를 협박할 것을 공모하고, 크레인 업체 대표를 찾아가 B노총 기사를 해고하지 않으면 산업안전보건법 위반으로 고발하겠다고 협박했다. 이러한 협박은 정당한 권리 행사인가(제1의문). 또 이들은 누구를 기사로 쓰건 그의 자유인 크레인 대표에게 ‘A노총 사람을 쓰든가 비노조원을 고용하라’는 요구를 했다. 이러한 행위는 크레인 대표의 의사결정의 자유를 침해한 것인가(제2의문). 피고인들은 자신의 요구를 관철시키고자 며칠 후부터 노조원 11명과 노동가요를 크게 틀고 시위하며 위력을 행사했고, ‘공사현장 간부에게 기사를 바꾸든가 크레인 대표를 바꿔야 하고 그 때까지 집회를 계속하며 사진을 찍어 고발하겠다’고 겁주었다. 단일의 범의를 갖고 공사현장 간부를 추가로 협박하고 강요한 것은 별도 죄인가(제3의문). 이후 피고인들은 B노총 기사가 해고되지 않자 공사현장소장에 대해 있지도 않은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고발장을 노동청에 제출하고, 한 달간 16회에 걸쳐 집회를 계속했다. 추가 고발장도 제출했음은 물론이다. 고발장에는 다른 현장에서 찍은 위반사례 사진을 떡하니 첨부하기도 했다. 이러한 거짓고소는 무고인가. 그리고 노동청에 허위고발 한 것도 무고죄가 되는가(제4의문).

첫째, 이번 판결에서는 ▲▲지부 지회장과 지회 조직차장이 처벌되었지만, B노총 소속 기사를 쫓아내기 위한 모의는 A노총 ▲▲지부 운영회의에서 이루어졌다. 따라서 검사가 좀 더 공모관계를 발본색원했다면 당시 회의에 참석하여 동조한 그 외의 자들도 처벌이 가능할 수 있었다. 판례는 공모(共謀)공동정범을 광범위하게 인정한다.

둘째, 크레인 대표는 A노총 소속 기사를 고용할 법적 의무가 없는데, 그러한 요구를 하며 해악을 고지한 것은 협박으로 권리행사를 방해하거나 의무없는 일을 강요한 것이다. 이들의 협박은 정당하지 않고, 사회상규에도 반한다. 따라서 피고인들에게는 폭처법상 공동강요죄가 성립한다(제1, 2답).

셋째, 노조원 11명과 공사현장 앞에서 가요를 크게 틀고 시위한 것은 위력 업무방해죄 소지가 있다. 또 공사현장 간부에게 같은 협박을 가한 것은 별도로 공동협박죄 또는 공동강요죄가 가능하다. 강요가 성립될 경우 협박은 배제된다. 보충관계다. 크레인 대표와 공사현장 간부는 각기 다른 피해자이고 가해일시도 달라서 날을 달리하는 두 개의 죄는 포괄일죄가 아니고 가중처벌의 대상인 경합범이다(제3답).

넷째, 허위 고발을 한 것은 무고죄이다. 이들은 본건 현장의 사진이 아닌 거짓사진을 첨부하기까지 했으므로 허위 인식이 있었다. 경찰서뿐만 아니라 노동청과 세무서, 대한변호사협회에 허위고발‧진정을 하는 것도 모두 무고죄에 해당한다(제4답).

이상으로 대구형사사건전문변호사 천주현 박사의 저서 ‘시민과 형법’을 통해 ‘고래싸움과 새우등’에 대해 알아보았습니다.

천주현 변호사는 대구에서 공동협박죄, 산업안전보건법위반, 공동강요죄 등 다수의 형사사건을 취급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