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수성구변호사 천주현 박사(대한변호사협회 대구 경북 현직 1호 형사전문)의 저서 ‘시민과 형법’을 통하여, ‘법원공무원과 뇌물죄’에 대해 살펴보겠습니다.

[시민과 형법 96회차]

‘법원공무원과 뇌물죄’

‘시민과 형법’ (박영사)

제1편 변호인 리포트

[96] 법원공무원과 뇌물죄

최근 서울중앙지방검찰청 공정거래조사부는 현직 법원행정처 직원 3명을 전직 법원 공무원이자 현 사업가로부터 뇌물을 수수한 혐의로 체포했다(2018. 12. 18.).(각주 1)

피의자들은 법원 전산직 공무원이고, 전자법정 구축 등 정보화 사업 진행과정에서 전직 법원 공무원이 실질적 사장인 업체에 일감을 몰아주는 대가로 돈을 수수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일부는 수천만 원, 일부는 억 대의 돈을 받았다고 하니, 일반 뇌물죄가 아닌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상 가중뇌물죄의 대상이다.

검찰이 법원행정처 전산정보관리국 사무실과 공여자인 A씨가 사실상 운영한 업체 3곳, 전현직 법원행정처 직원의 주거지 10여 곳을 압수․수색했다고 하므로, 이미 확보한 증거 속에 장래 공소사실을 입증할 유의미한 내용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공여자가 세운 회사는 2009년~최근까지 수백억 원 대의 법원정보화 사업을 수주했고, 공여자인 A씨는 이미 12. 13. 입찰방해죄와 횡령죄로 구속된 상태다.

A씨에 대한 구속수사 과정에서 새로 발견한 혐의가 바로 뇌물공여죄이고, 이 사건은 애초 법원행정처가 감사를 벌인 뒤 검찰에 수사를 의뢰한 사건이므로, 법원이 관련자를 비호하거나 증거를 인멸할 가능성이 거의 없다.

한편 검찰은 법원행정처 직원들이 입찰관련 서류를 A씨 업체 등에 유출했는지도 별도로 수사하고 있다고 하므로, 새 혐의에 대한 입증이 완료되면 이는 별도의 공무상비밀누설죄에 해당할 여지도 있다.

특히 뇌물 공여자인 피의자 A씨가 2007년 부인 명의로 설립한 회사는 2009년부터 최근까지 실물화상기 도입 등 사업으로 200억원대 매출을 올렸고, 이들이 공급한 영상장비는 일반 공급가보다 10배 가량 가격이 부풀려졌다고 한다. 만약 뇌물을 수수한 공무원들이 10배나 비싼 장비를 구입하여 법원에 손해를 주고 있음을 알고도 한 행위라면, 또 그들이 국가의 회계사무를 집행하는 자 또는 보조자의 직위에 있었음이 확인된다면, 회계관계직원 등의 책임에 관한 법률 제2조 제1호(국가의 회계사무를 집행하는 자)․제2호(지방자치단체의 회계사무를 집행하는 자) 또는 제4호(제1호 또는 제2호에 규정된 사람의 보조자로서 그 회계사무의 일부를 처리하는 사람만 해당한다)의 직위에 있는 자가 국가의 손실을 입힐 것을 알면서 그 직무에 관하여 형법 제355조(횡령, 배임)의 죄를 범한 경우에 해당하므로, 특가법 제5조의 국고손실죄로 매우 무거운 처벌을 받게 될 수도 있다.

공소장(위 수사내용이 모두 증거에 의해 입증될 것이어서 검사가 대부분의 죄에 대해 기소할 경우) 내지 유죄판결의 범죄사실에 담길 내용을 사건의 발생 시간별로 예측해 보면 다음과 같다.

피고인 B, 피고인 C는 법원행정처 전산정보관리국 소속 과장으로, 피고인 D는 같은 국 소속 행정관으로 근무하는 자, 피고인 A는 전직 법원공무원으로써 2009~2018. ○○.경까지 사이에 주식회사 甲, 주식회사 乙, 주식회사 丙을 자신 또는 처 등 타인의 명의로 운영한 실질적 운영자이다.

피고인 B, 피고인 C, 피고인 D는 대법원 전자법정 사업 입찰과 관련하여 피고인 A가 실질적으로 운영하던 위 甲, 乙, 丙 각 주식회사가 별지 목록 기재 각 입찰에서 선정될 수 있도록 하기 위하여 공동으로, 위 피고인 A에게 법원행정처의 입찰 관련 서류를 건네는 방법으로 공무상비밀을 누설하고, 위 각 회사들이 공급하는 제품만 응찰 가능한 조건을 내거는 등으로 입찰을 진행토록 하여 별지 목록 기재 일시 각 입찰에서 위 회사들이 낙찰되도록 함으로써 피고인 A, 주식회사 甲, 乙, 丙으로 하여금 합계 40,000,000,000 원 가량의 정보화사업 입찰을 부당하게 수주케 하여 공정한 입찰을 방해하였다.

피고인 A는 위와 같은 수주의 대가로 별지 목록 기재 일시, 장소에서 피고인 B, 피고인 C, 피고인 D에게 금 ○○원을 지급한 것을 비롯하여 2018년 ○월 ○일까지 사이에 총 ○○회에 걸쳐 총 ○○○원을 공여하였고, 피고인 B, 피고인 C, 피고인 D는 피고인 A로부터 동액을 수수하였다.

< 각주 >

1) 서울중앙지검은 2019. 1. 4. 법원행정처 과장 등 4명을 뇌물 및 공무상비밀누설죄로 구속 기소하고, 피고인들의 도움으로 법원 발주사업 수주에 성공한 납품업자 등 11명은 입찰방해죄로 불구속 기소했다.

이상으로 대구수성구변호사 천주현 박사의 저서 ‘시민과 형법’을 통해 ‘법원공무원과 뇌물죄’에 대해 알아보았습니다.

천주현 변호사는 대구에서 공정거래, 뇌물죄,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 사건 등 다수의 형사사건을 취급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