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수성구형사전문변호사 천주현 박사(대한변호사협회 대구 경북 현직 1호 형사전문)의 저서 ‘시민과 형법’을 통하여, ‘음주측정 시기의 중요성’에 대해 살펴보겠습니다.

[시민과 형법 120회차]

‘음주측정 시기의 중요성’

‘시민과 형법’ (박영사)

제1편 변호인 리포트

[120] 음주측정 시기의 중요성

최근 서울고등법원 행정부는 한 부모 가정의 가장인 모 A씨가 서울지방경찰청장을 상대로 제기한 운전면허취소소송에서 원고인 A씨에 대해 승소판결했다(서울고법 2018누51814 판결). 주된 요지는 음주운전적발 당시 바로 음주측정을 하지 않고, 그로부터 상당 시간이 경과한 후 경찰서 교통사고 조사계에서 실시한 음주측정결과는 믿을 수 없다는 내용이다.

A는 아이 아빠 없이 배달 식료품 소매업을 하는 사람으로, 점포 없이 차로 이동하며 식료품을 판매하는 딱한 사람이었다. 장사를 마친 A가 상인들과 저녁식사와 술을 취식하고는, 대리기사를 부른 후 차를 빼달라는 요구로 불과 20m 차량을 운전하게 되었다. 바로 그 순간 접촉사고가 발생했고, A는 음주운전 혐의로 조사를 받게 되었다.

문제는 A가 음주운전을 한 시점으로부터 1시간 가량 후에 측정이 이뤄졌다는 것이다. 현장에서 단속 즉시 바로 측정했다면 그 결과를 신뢰할 수 있지만, 이 사건과 같이 술 마신 후 30분 내지 90분 사이의 혈중알콜농도 최고치 순간에 실시된 측정결과만으로는 A에게 운전취소 사유가 발생한 것이 맞는지 단정할 수 없다. 하필 A의 측정결과는 0.13%였고, 만약 아직 완전히 상승기가 아니었던 운전 당시 바로 측정했다면 그보다 수치가 낮을 수 있었다는 것이 법원의 결론이다.

재판부의 지적과 같이 도로교통법과 동 시행규칙에서는 혈중알콜농도가 0.1%일 때 면허를 취소하되 다만 운전이 가족의 생계를 유지할 중요수단인 때에는 취소기준을 0.12% 초과로 규정하고 있으므로(도로교통법 시행규칙 제91조 제1항의 [별표 28] 운전면허 취소․정지처분 기준 1.의 바.), A는 술기운이 다소나마 덜 올랐을 운전당시 바로 측정됐다면 0.1199% 이내였을 가능성이 얼마든지 있었다.

위와 같은 사정을 모두 감안한 법원은 뒤늦게 측정된 결과만을 토대로 처분한 피고 서울지방경찰청장의 행위는 사실을 오인한 나머지 감경사유 존부에 대한 판단을 그르쳤으며, 재량준칙을 위반해 평등원칙에 위배된 잘못이 있다고 판시했다.

우리 헌법은 평등의 원칙을 규정하고 있고, 헌법재판소는 합리적 차별, 즉 이유 있는 불평등을 오히려 평등원칙에 부합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같은 것은 같게, 다른 것은 다르게”라는 헌재의 입장이 이 사건에 어떻게 적용된 것인지 필자가 법원의 속마음을 표현해 보면, 다음과 같다.

“운전면허취소 예외사유(감경사유) 있는 자는 모두가 단순정지 처분을, 그러한 감경사유 없는 자는 모두가 면허취소 처분을”, “운전면허취소 사유가 없는 자는 운전면허취소 사유 있는 자와 다른 경감된 처분을” 받는 것이 헌법이 요구한 합리적 차별칙에 부합함을 알 수 있는 귀한 판결이었다.

이상으로 대구수성구형사전문변호사 천주현 박사의 저서 ‘시민과 형법’을 통해 ‘음주측정 시기의 중요성’에 대해 알아보았습니다.

천주현 변호사는 대구에서 운전면허취소소송, 음주운전, 도로교통법위반 사건 등 다수의 형사사건을 취급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