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성폭력변호사 천주현 박사(대한변호사협회 대구 경북 현직 1호 형사전문)의 저서 ‘시민과 형법’을 통하여, ‘무서운 오해와 순간의 실수’에 대해 살펴보겠습니다.

[시민과 형법 130회차]

‘무서운 오해와 순간의 실수’

‘시민과 형법’ (박영사)

제1편 변호인 리포트

[130] 무서운 오해와 순간의 실수

2018. 12. 7. 대구지방법원은 자신의 단원을 지목하여 SNS에 허위사실로 명예를 훼손한 자치단체 소속 합창단 단장에게 유죄를 인정하면서 벌금 400만원을 선고했다. 피고인은 합창단 단원 42명이 가입돼 있는 SNS 게시판에 피해자를 지목하면서, “거짓제보를 한 단원”이라는 표현을 쓰며 퇴단하라는 취지의 글을 올렸다. 피해자가 피고인을 구청 감사과에 투서한 사람으로 오해하여 저지른 행위다. 피해자는 해당민원을 제기한 적이 없는 무고(無辜)한 사람이었다.

정보통신망법상 명예훼손죄는 두 개의 행위를 처벌하고 있다. 비방할 목적으로 정보통신망에 사실을 적시할 것, 비방할 목적으로 정보통신망에 허위의 사실을 적시할 것.

두 개의 행위유형은 정보통신망을 이용하여 타인의 명예를 훼손한다는 점에서 형법보다 가중 구성요건이 된다. 그리고 비방할 목적을 요구하므로, 공익목적으로 행위를 한 경우에는 구성요건 자체가 조각되어 무죄가 된다. 마지막으로 허위로 그 같은 행위에 나아갔다면 진실사실 적시보다 형이 가중된다. 허위라는 점에 대한 입증책임은 검사가 진다.

피해자가 자신을 모함했다고 함부로 생각하고, 사실을 상세히 확인치 않고 성급히 행위에 나아가는 사례가 많다. 이 경우 평소 자신과 사이가 좋지 않았던 사람이 허위 명예훼손 피해를 입게 되는 경우가 많다.

이 같은 명예훼손 행위, 특히 SNS를 이용한 행위는 주로 교수사회, 종중, 교회, 동호회에서 심심찮게 발생한다. 사람이 모여 활동하면서 상시로 특수목적을 갖고 대면하며, 자연스럽게 내 편과 네 편이 나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본건 피고인 입장에서 보면 피해자가 자신을 구청에 제보했다고 믿고 한 행동일 수 있다. 그렇다면 허위성에 대한 인식이 없는 사건으로 볼 수 있다. 그러나 피고인은 무엇이 사실인지 확인도 없이 너무나 성급히 피해자를 제보자로 단정 지은 점에서 허위성에 대한 미필적 인식이 있었다고 보는 것이 옳다.

한편 피고인의 행위가 공익 목적이어서 비방의 목적이 없었다고 보기는 어렵다. 특정인을 지목해 SNS에 ‘거짓제보를 한 사람’으로, 그리고 ‘퇴단하기 바란다’는 내용의 글을 올린 것은 합창단의 공익을 위한 것이라기보다는 자신이 제보당한 점에 대한 보복목적이었다고 보여지기 때문이다.

이상으로 대구성폭력변호사 천주현 박사의 저서 ‘시민과 형법’을 통해 ‘무서운 오해와 순간의 실수’에 대해 알아보았습니다.

천주현 변호사는 대구에서 정보통신망 허위사실 명예훼손, 성폭력 사건 등 다수의 형사사건을 취급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