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범어동형사변호사 천주현 박사(대한변호사협회 대구 경북 현직 1호 형사전문)의 저서 ‘시민과 형법’을 통하여, ‘슬라임 독성 발표 논란’에 대해 살펴보겠습니다.

[시민과 형법 138회차]

‘슬라임 독성 발표 논란’

‘시민과 형법’ (박영사)

제1편 변호인 리포트

[138] 슬라임 독성 발표 논란

2018. 12. 18. 우리나라 완구업계는 비상이 걸렸다. ○○대 보건환경연구소 교수팀이 시중 슬라임 제품의 붕소 함량이 EU 기준을 크게 초과했다고 발표했기 때문이다. 몸에 해로운 완구를 사 준 것으로 생각한 부모들은 당장 아이들이 슬라임을 갖고 놀지 못하게 했고, 추가 구입을 하지 않는 통에 장난감업계는 큰 충격에 빠졌다.

그런데 최근 ○○대의 위 발표가 잘못된 논문에 터잡은 것이고, 슬라임의 유해 기준을 잘못 적용했다는 동아일보와 대한화학회의 보도가 나왔다(2019. 1. 24.자). EU의 기준은 슬라임을 삼켰을 때 몸에 남는 붕소의 양을 연구한 기준치이고, ○○대 연구소는 슬라임 속에 든 붕소 전체의 양을 연구한 것이라서 잘못됐다는 내용의 기사다.

장난감을 삼킨 후 위 속에서 2시간 머물 때 위산에 의해 녹아 나올 수 있는 붕소의 양(용출량)을 발표한 EU 표준문서 ‘장난감안전기준(EN 71)’과 달리 ○○대 연구팀은 용출량이 아닌 함량을 기준으로 발표해 버렸다는 취지다. 그리고 ○○대 논문이 EU 표준문서를 인용하지도 않았고 분석방법도 명확히 밝히지 않았다는 국가기술표준원 관계자의 말을 인용했다.

함량과 용출량의 개념상 차이를 이해하지 못했다면 ○○대 연구진이 자격 미달이 되고, 그럼에도 해당 교수팀에게 어린이용품의 환경유해물질 연구비로 3년 간 13억 6천만원을 지원한 것이라면 환경부의 능력 미달 사태가 된다.

앞으로 환경부, 산업통상자원부, 국가기술표준원, 대한화학회가 공동으로 전문가 조사를 벌여 심도 있는 논의, 비교법적 검토 끝에 대국민 발표를 하는 것이 좋겠다. 어른들이 혼란을 겪으면 아이들도 제대로 성장할 수가 없다.

참고로, 본건에서 ○○대 연구소가 그간 지원받은 연구 상당수에서 연구능력이 현저히 부족했음에도 불구하고 허위의 연구계획서를 국가에 제출해 과도한 연구비를 수령한 것이라면, 연구를 주모한 자들은 허위공문서작성죄 및 동행사죄(이 사건 ○○대가 국립대일 경우), 사기 내지 보조금관리에관한법률위반죄가 성립될 수 있고, 이어 수령한 연구비를 개인적으로 착복했다면 횡령죄로도 처벌될 수 있다.

나아가 슬라임 판매호황 기세를 꺾기 위해 고의로 허구의 연구결과를 발표한 것이라면, 위계업무방해죄 내지 허위명예훼손죄 등의 처벌을 받게 됨과 동시에 불법행위배상청구를 당하게 될 가능성도 있다.

단 위 형사법적 내용들은 ○○대 교수진이 애초부터 나쁜 의도를 갖고 고의적인 범죄를 저지른 경우에 한함을 밝혀 둔다.

이상으로 대구범어동형사변호사 천주현 박사의 저서 ‘시민과 형법’을 통해 ‘슬라임 독성 발표 논란’에 대해 알아보았습니다.

천주현 변호사는 대구에서 허위공문서작성죄, 보조금 사기, 횡령죄 사건 등을 취급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