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변호사협회 등록 형사전문변호사(대구 1호 형사전문변호사) 천주현 박사 언론 인터뷰 (숙명여대 법과대학 유일 언론 법지 별간호 제17호_2021. 9. 1.자)
형사소송 절차에 대해 천주현 변호사와 말하다
공정한 형사수사의 키워드는 권력분립과 투명성...
|숙명여대 법과대학 유일 언론 법지 별간호 제17호_2021. 9. 1.자
천주현 변호사
< 주요경력 >
▶제48회 사법시험 합격
▶사법연수원 제38기(형사법)
▶경북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형사법 외래교수
▶대구지방변호사회 소송실무연수원 형사변호실무 교수
▶법률신문 필진
◆◆ 변호사님께서 형사소송법 분야를 전담하시게 된 계기와 주요 업무에 대해 알고 싶습니다.
2007년 사법연수원 재직 당시 로펌의 전문영역 개척과 개별 변호사도 전문성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있었습니다. 이에 사법연수원은 전문 선택 참고를 위해 전공 계열을 만들었고, 저는 그중 형사법을 전공으로 택해 특수범죄·형사정책을 추가로 연구했습니다.
직장생활 이후 단독사무소를 개소해 형사사건을 전문으로 취급했고, 처리사건 실적과 대학원 형사법 전공 이력을 토대로 형사전문변호사가 됐습니다. 13년의 변호사 생활 중 12년 동안 대한변호사협회 형사전문변호사로 일했습니다. 피의자를 위한 경찰 수사변호·검찰 수사변호·형사 1·2·3심 각 재판을 담당하고 있으며, 피해자를 위한 고소대리·항고대리·재정신청대리·재항고대리와 재판에서의 피해자대리를 주로 하고 있습니다.
◆◆ 변호사님께서 담당하셨던 사건 중 기억에 남는 사례는 무엇인지 듣고 싶습니다.
1심에서 3개 죄 모두무죄 선고를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2심에서 죄가 4개로 늘어난 후 일부 죄가 유죄로 뒤집혔던 사례가 가장 기억에 남습니다. 본 사례가 특히 기억에 남는 이유는 형사소송법 조항을 위반한 사정이 있다고 보기 때문입니다.검사는 재판 결과를 유죄로 번복하기 위해 피해자 증인신문을 재실시하고, 증인에게 시종일관 유도신문을 했습니다. 또한 증거능력이 상실된 증거를 참고자료로 제출하고, 피해자 진술에 신빙성이 없다는 전문심리위원의 회시가 있었으나 판단을 누락했거나 이유가 불비됐습니다. 모든 위법을 지적했지만 결론이 정해진 재판이라고 느껴져, 헌법과 형사소송법의 여러 조항이 잠탈되는 것 같았습니다.
◆◆ 법무부는 형사공공변호인제도(각주 1)도입의 내용을 담은 형사소송법 및「법률구조법」일부개정법률안 입법을 예고했습니다. 현재 경찰 수사 과정의 변호인 참여 비율이 약 1%로 추산되고 있는 현실에서 형사공공변호인 제도의 기대효과가 궁금합니다.
형사공공변호인 제도는 중범죄자에게 국가가 변호사를 제공하는 정책이며, 이에 해당하는 죄목으론 살인·강도·강간·상해치사죄 등이 있습니다. 형사공공변호인 제도의 필요성은 이전부터 꾸준히 제기돼 왔습니다. 중대범죄자임에도 자력 문제로 변호사 선임을 하지 못하면 수사상 위법이 발생할 수 있으므로, 국가의 조력이 요구되기 때문입니다. 현재 국선변호의 범위는 구속 전 피의자심문·체포·구속적부심사 또는 형사재판 단계에서 이뤄지고 있습니다. 공판 절차는 수사 단계에서 확보한 진술 등의 증거를 자유심증주의 하에 판단한다는 점에서, 국선변호의 범위를 수사 단계까지 확대한다면 피의자의 인권을 보호하고 방어권을 강화할 것으로 기대됩니다. 다만, 피해자 보호를 우선시할 것과 공정한 운영이 중요합니다.
◆◆ 국회 법제사법위원회가 법안심사소위원회에서 판사로 지원 가능한 최소 법조 경력을 현행 5년으로 유지하는 내용의「법원조직법」개정안을 의결했습니다. 이는 판사 임용 자격 조건을 10년까지 높인 현행법을 개정한 것입니다. 법조 경력 조건을 5년으로 유지하는 이유가 무엇인지 듣고 싶습니다.
과거에는 사법시험 합격으로 이른 나이에도 바로 판사가 될 수 있었고, 젊은 판사의 졸속판결을 수용하지 못하겠다는 법감정, 그리고상급심에서 오판이 뒤늦게 발견되는 경우가 흔히 있었습니다. 이에 판사 임용 자격 요건을 10년으로 상향했는데, 이에 대해 진입 장벽이 너무 높아져 법관 지원율이 낮아질 뿐만 아니라 법관의 연령 구성 다양성을 저해한다는 지적도 제기됐습니다. 개정안은 판사로 지원 가능한 최소한의 법조 경력을 5년으로 낮추고 있으나, 특허법원이나 고등법원 판사는 10년 이상의 경력을 그대로 요구할 전망입니다. 이는 사실관계를 최종적으로 판단하는 위 법원들의 특성상 경험이 많은 판사가 재판을 맡아야 한다는 것이 그 이유입니다.
이미 과거에 합의된 내용을 뒤집는 것인 만큼, 국민의 의견을 광범위하게 청취함이 요구됩니다. 이 문제는 국민의 실질적 재판청구권 보장과 관련한 헌법적 문제입니다.
◆◆ 6대 범죄(각주 2) 수사를 전담할 반부패강력부가 없는 지방검찰청과 지청은 검찰총장 승인이 있어야 인지수사가 가능합니다. 이러한 규정에 대해 상위법인 형사소송법과 상충한다는 지적이 있습니다. 해당 규정이 형사소송법과 어떻게 상충하는지 묻고 싶습니다.
‘서울중앙지검을 제외한 17개 지방검찰청 형사부는 직접수사를 개시하려면 검찰총장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는 하위규정이 형사소송법과 검찰청법의 내용에 반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의문을 검찰이 던지고 있습니다. 위임입법은 헌법과 행정법 영역에서 널리 인정되고 있지만, 법률에 근거를 둘 것과 상위법에 반하지 말 것을 요구합니다.
사견으로는, 합헌 결정이 날 가능성이 높다고 보며 일부 위헌적 요소는 법규 개정으로 간단하게 해결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는 공무사회 내부의 문제이지, 국민의 기본권과 직접 관련된 것이 아니라고 볼 여지가 큽니다.요컨대 검사는 법률상 수사권을 갖고 있는데, 공무원복무규정과 흡사한 명령에 의해 권한행사가 제한되는 꼴입니다.
◆◆ 전두환 군사 정권에 맞서 비상계엄 철폐 시위 참여 후 포고령 위반으로 징역형을 선고받은 A씨가 재심으로 무죄를 선고받았습니다. 이처럼 유죄가 확정된 형사사건에 재심 사유가 발생한 경우 형사소송법에 따라 당사자·법정대리인·유족·검사가 재심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 형사소송법에서 당사자의 이해관계인이 아닌 검사의 재심청구를 가능하게 한 이유를 알고 싶습니다.
형사소송법이 재심청구권자로 검사를 규정한 이유는 검사가 본래 공익의 대변자이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취지는 민법에서도 발견되며, 법원의 심판이 법령에 위반한 것을 발견한 때 확정판결을 시정하는 비상상고권도 같습니다.
한국 검찰이 수사기관으로 변질되면서 피의자·피고인의 카운트파트 이미지가 강해졌지만, 본래 검사제도는 인권옹호적인 것으로, 자의적 형벌권으로부터 국민을 보호하기 위해 탄생됐습니다. 이런 검사제도의 연혁을 보면, 피고인의 이익을 위해 재심을 청구할 권한이 주어진 점이 특이하거나 이상할 리 없습니다. 검사는 재심청구권자이자 비상상고권자이면서, 한편으로는 국가 상대 행정소송을 담당하는 정부기구인데, 결국 국민과 국가 모두를 위한 중립적이고 공정한 기구로서의 검사제도를 예정하고 있는 것입니다.
◆◆ 2018년 버닝썬 게이트의 피고인인 유명 연예인과 해당 소속사의 전 대표 모두 구속영장이 기각됐습니다. 위 사례에서 구속영장 발부가 거부된 이유와 구속영장이 효력을 발생하게 되는 조건이 궁금합니다.
경찰의 구속영장 신청을 검사가 반려한 것이라면 범죄혐의 소명이 덜 됐다고 보고 보완수사를 요구하기 위함 내지 검경수사권 조정으로 갈등이 깊어진 점이 이유가 될 것입니다. 법원이 구속영장을 기각했다면 범죄혐의 소명·증거인멸 우려·도주 우려의 요건이 충족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구속영장을 청구하기 위해선 압수·수색과 참고인 진술 등 피의자를 옥죄는 중요 자료가 제출돼야 합니다. 그리고 피의자의 최근 동태를 볼 때, 도주하거나 피해자·참고인의 진술을 비틀 사정이 발견돼야 합니다. 이러한 조건들이 충족되지 않을 시 구속제도의 본질상 구속영장 발부는 거부됩니다.
◆◆ 2016년부터 올해 3월까지 불구속 피고인 중 형사공판 1심에서 변호사를 선임하지 않은 비중은 45.8%에 달합니다. 이와 관련해 국선변호사를 선정하는 기준이 무엇인지와 그 기준에 부합하지 못하는 피고인이 사선변호사를 선임하지 않고도 구제받을 수 있는 방법이 있는지 듣고 싶습니다.
사선변호사도 없이 거대 국가기관인 검사를 상대로, 그리고 (검사와 같이 정의를 구현한다는 심정으로 법대에 앉은) 법관을 상대로 무죄를 받아내는 것은 어려운 일입니다. 이에 국가는 국선변호인제도를 운용하고 있으며, 형사소송법에서 국선변호사 선정기준을 정하고 있습니다. 피구속자·고령자·미성년자·농아자·심신장애자·중범죄 피고인에게는 의무적으로 변호인을 선정해야 할 의무가 있고, 빈곤의 경우 청구에 의해 법원이 선정해야 하고, 그밖에 여러 사정을 참작해 법원 직권으로 국선변호인을 선정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현재 피고인의 국선변호인 선정 시 법관에게 재량이 많기 때문에, 사회적 법치국가원리를 구현하기 위해서는 국선변호사제도를 변호사단체가 운영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습니다.
◆◆ 2019년 젠더법연구회 심포지엄의 증인신문팀 설문조사 결과보고에 따르면 판사 10명 중 9명이 성범죄 피해자에게 피해자의 평소 품행·평판·과거 성이력(성경험)을 문제 삼는 부적절한 증인신문을 한 경험이 있다고 밝혔습니다. 이러한 증인신문으로부터 피해자를 보호하기 위한 조치로 무엇이 있을지 궁금합니다.
거짓말탐지기가 완전무결할 수 있다면 여러 형태의 탄핵성 질의는 필요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대법원이 거짓말 탐지 결과를 정황증거로만 인정하고 그 조건도 까다롭게 요구하므로, 결국 발언 태도·범행전후 경위·정황과의 대조 등을 고려할 때 탄핵성 질문을 할 수밖에 없습니다. 장래에는 진술 신빙성을 거짓말탐지기나 AI가 판단하게 한다거나, 진술분석서의 증명력을 높이는 등의 사법환경이 조성될 수 있습니다. 현재 성폭력 재판 관련 법률과 규칙은 피해자를 존중하고 보호하는 재판을 할 것을 명령하고 있습니다. 지켜지지 않는 경우가 있다는 것이지, 법규가 불완전하다고 볼 것은 아닙니다. 그렇기 때문에 완전한 사법 환경 조성 전까지는 대법원 판례가 피해 진술의 신빙성 조건을 더 상세하게 나열해, 하급심에 신호를 주는 방법이 중요합니다.
◆◆ 미국 대법원에서 미성년자 종신형 선고의 문턱을 낮추며 15세에 조부를 살해한 31세 남성에게 종신형을 확정선고 했습니다. 우리나라의 경우「미성년자보호법」으로 성년 이전의 범죄자를 법으로 보호하는데 형사소송 도중 청소년 피고인가 성년으로 법적 지위가 변경되면 처분이 어떻게 달라지는지 알고 싶습니다.
우리나라의 경우만 19세 미만의 소년은「소년법」에 따른 특례가 적용됩니다. 이에 따라 기소유예나 보호처분을 받는 등 사건이 조기 종결되거나, 구속이 제한되고, 상대적 부정기형이 선고되며,가석방 조건도 완화됩니다. 또한 만 18세 이전에 저지른 범죄에 대해 사형과 무기징역이 금지되거나, 만 18세 미만의 자에게는 환형처분도 금지됩니다. 교도소 수용 시에도 분리 수용을 하며, 자격에 대한 특례규정도 있습니다. 그러나 판결선고 시 18세를 넘으면 환형 처분(각주 3)이 가능하고, 사실심 최종심인 항소심 선고시까지 소년의 신분을 유지하지 못하면 정기형(각주 4)이 선고됩니다. 소년부에 송치된 사건을 심리한 결과 만 19세 이상임이 밝혀지거나, 보호처분 당시 만 19세 이상자였음이 밝혀지면 형사부로 사건이 송치되는 불이익이 있습니다. 한편 소년이 수감 중 23세가 되면 일반교도소로 이감되는 불이익도 있습니다.
◆◆ 미국과 영국 등의 국가에서는 정보화 사회에 발맞추어 국제전자송달(각주 5)을 허용하고 있습니다. 이와 달리 우리나라는 국제전자송달뿐 아니라 일반 전자송달도 금하고 있는데 우리나라가 전자송달을 허용하지 않는 이유가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우리나라는 (수사와 형사소송의 특성상) 보안의 문제, 도달의 증명 문제, 우정사업본부에 의한 송달이 용이한 영토를 가지고 있는 이유로, 국제전자송달과 일반 전자 송달을 택하고 있지 않습니다. 현행법상 공소장부본이 송달되지 않은 상태에서 재판하거나 공소장변경신청 및 허가서가 송달되지 않은 상태에서 재판이 개시될 경우, 위법한 재판이 됩니다. 송달은 재판의 위법성과 관련된 중요한 일이므로, 원시적이더라도 확실한 방법이 선호됩니다.
한편 국제전자송달이 가능하기 위해서는 이메일 및 보안전산망에 의한 국제송달을 유효한 것으로 인정한다는 내용의 국제법적·국내법적 법 개정 절차가 요구됩니다.
◆◆ 형사소송 사건들이 적법한 절차에 따라 공정한 재판을 받기 위해 앞으로 형사소송법이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 듣고 싶습니다.
평소 대한변협신문에 ‘형사절차의 개선점’이란 제목으로 여러 개선사항을 발표하고, 저서 「수사와 변호」·「시민과 형법」의 각 부록에 ‘형사실무상 문제점’이란 글을 수록할 만큼 형사소송법이 나아갈 방향에 관해 많이 고민했습니다. 경찰은 수사권을 행사하고, 검사는 적절한 지휘권과 1차 영장심사권을 행사해, 수사 분야에서도 권력분립이 이뤄져야 합니다. 그리고 검사와 법관을 절대적 존재로 믿고 만들어둔 여러 수사편의·재판편의 규정을 국민 입장에서 대폭 수정해야 합니다. 예컨대, 구속과 관련한 대법원규칙 중 법정구속 부분이 최근 국민과 형사소송법 정신에 맞게 개정된 사실이 있습니다. 이런 점을 보면, 국민에게 부당하게 작용하는 비공개 규칙을 모두 공개하고, 국민의 심사를 받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촘촘하지 못하고 허술하게 설계된 법과 법의 취지에 반하는 내부규칙은 국민의 입장에서 개편돼야 합니다. 사법권의 주인 역시 국민이기 때문입니다.
< 각주 >
1) 수사단계의 피의자에게 국가가 국선변호인을 선정해 수사초기부터 수사 종결 시까지 변호인의 조력을 제공하는 제도.
2) 부패∙경제∙공직자∙선거∙방위사업∙대형참사.
3) 일정한 형의 집행 대신에 다른 형을 집행하게 하는 처분. 벌금∙과태료를 물지 못하는 사람을 노역장에 유치하는 처분 따위.
4) 형사 재판에서의 형의 기간을 확정해 선고하는 자유형
5) 국가 간 재판상 문서의 송달이 이메일∙팩스∙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보안전산망을 비롯한 일체의 전자적 수단에 의해 이뤄지는 것.
<인터뷰란 김정헌∙한세은 기자, 오형희∙전단비 수습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