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는 대구횡령사건변호사 천주현 박사(대한변호사협회 대구 경북 1호 형사전문)의 저서 ‘수사와 변호’를 통하여, ‘실제 변호사례_횡령죄’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수사와 변호 59회차]

‘실제 변호사례_횡령죄’

‘수사와 변호’ (박영사)

제1편 수사

제2장 수사기관

제3장 수사의 방식과 종류

제4장 위법수사 규제의 필요성

제5장 수사방식의 변화

제6장 수사서류의 증거법상 기능

제7장 수사의 객체

제2편 변호

제1장 변호인 제도

제2장 피의자 변호권 강화방안

제3장 피해자 변호권 강화방안

제4장 실제 변호사례

2. 횡령죄

가. 사건 (대구지방검찰청 2011년 형제*****호)

피의자 한OO 및 피의자 이OO는 (주)베스코****의 각 대표이사 및 관리이사로서, (주)삼******의 대표이사인 김종*에게 충남 아산소재 일진***(주)의 아산공장 내부의 기계 및 부속설비 일체를 매수하여 그 기계 및 부속설비를 철거한 후 매각하여 차액에 해당하는 수익을 배분하기로 하는 약정을 체결하고(검사는 ‘동업약정’으로 주장), 아산공장 매수대금 36억 3,000만원 중 피해자 (주)삼******의 대표이사인 김**에게 25억 1,000만원을 부담케 하여 매수대금을 마련한 후 2010. 10. 22.부터 2010. 12. 2.경 사이 압출기 3대를 포함하여 공장 기계 및 부속물을 철거하여 타에 매각한 후 그 대금 명목으로 17억 원 상당의 매각금을 피의자들 운영의 (주)베스코****로 송금 받았으나, 피해자에게 약속한 금원을 지급하지 않고 피의자들 개인 용도로 사용하거나 (주)베스코****의 다른 사업계획에 사용하여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횡령).

나. 변론

사건 수임 당시 이미 변호인 없이 몇 차례 검찰 수사를 받은 피의자들에게 확인한 고소된 범죄사실은 피해자가 지급한 25억 원 전부가 피해액이었고, 구속을 전제로 수사가 되고 있다는 점을 확인한 후 사건에 착수하였다.

이 사건에서 가장 핵심쟁점은 금원의 성격과 피의자들과 피해자가 약정하였다는 이익분배약정의 성격이었다. 이익분배약정을 일방적으로 동업약정으로 간주하여 위탁관계를 인정하려는 검사는 약정 당시의 사정을 가급적 상세화(과장?)하여 돈만을 지급한 것이 아니라 피해자가 일정역할을 분담하기로 한 후 매각이익금을 5 : 5로 나누기로 한 것이라는 전제에서 피의자들을 추궁하였다.

필자가 변호인으로서 사건을 볼 때 구두 약정만이 있었고, 그 약정의 내용으로는 이익금을 5 : 5로 나누는 약정일 뿐 피해자의 역할이 매수자금의 확보 이외에는 전혀 없는 등 오히려 이익금을 전제로 한 투자금 유치가 분명한 바, 금원의 성질을 ‘투자금’으로, 법률관계를 ‘투자·정산관계’로 구성함이 타당하여 무죄변론을 시작하였다.

이러한 점을 입증하기 위하여 ① 우선, 동업 인정의 엄격한 요건을 대법원 판례에 따라 분설하고, ② 거액의 돈을 지급하면서 동업계약서가 존재하지 않는 이례성, ③ 공장매수계약서에 피의자들 운영의 회사만이 단독매수인이고, 피해자의 이름은 등장하지 않는 점, ④ 거래상대방이었던 매도인도 피의자를 단독매수인으로 인식하고 있었던 사정, ⑤ 공장매수 및 철거과정의 전과정(全課程)을 피의자들이 전적으로 책임진 반면, 피해자는 아무런 역할이 없었던 점, ④ 물건의 상태를 잘못 파악하여 이익이 나지 않았고 오히려 오염물제거명령에 좇아 토지원상회복에 수억 원의 공사비용이 지출되었으나 피해자는 그 책임을 외면한 점, ⑤ 그 와중에 피해자의 대리인은 이익이 나지 않고 적자를 볼 것을 알자 무단으로 기계 중 일부를 피의자들과 상의하지 않고 가져가 환가·취득한 점, ⑥ 총 매각대금과 총 지출비용을 피해자에게 고지하여 민사상 정산을 보자고 수차 피의자가 피해자에게 내용증명을 보낸 점, ⑦ 정산을 위한 만남에서 피해자가 자신은 ‘투자’한 것이 맞다고 자인한 점, ⑧ 임의정산 결과 손해만 보고 이득이 없자, 다른 공장을 매수하여 이득을 낸 후 다시 나누자고 합의한 점, ⑨ 실제 피해자는 다른 물건을 구경하러 피의자와 함께 현장에 동행하기까지 한 사실을 주장하고 부합하는 각 증거자료를 제출하였다.

부합증거로는, 입금내역, 통장매수계약서, 공장매도인의 확인서, 과정을 아는 관련자들의 진술, 매각관련자료 및 입금내역, 원상회복명령 공문과 원상회복 현장사진 및 지출내역, 자금지출에 대한 이사회회의록 및 지출결의서, 다툼이 되기 전 보낸 공문 및 내용증명, 피해자와의 대화 녹취록, 피해자 대리인(私人)이 물건을 임의 반출한 목격자 확인서, 다른 물건을 구경하러 함께 간 사진 등을 제출하였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정산의지와 출석의지를 밝혔다. 검찰에 제출한 총 참고자료는 53개였다.

다. 결과

예상한 바와 같이 수사검사는 강경하였고, 다만 횡령 피해금액을 줄여 12억 4천만 원의 피해를 입힌 것으로 축소한 후 수사를 계속하던 중 구속영장을 청구(각주 1)하였으나, 그간의 수사변론과정을 모두 검토한 영장담당법관에 의해 구속영장이 기각되었고,(각주 2) 불구속 기소되어 대구지방법원 2011고합***호로 심리되었다. 공판검사는 피고인들에게 각 징역 4년 및 징역 3년을 구형하였으나, 재판부는 변론내용을 반영하여 무죄판결을 선고하였다.(각주 3) 이후 검사가 항소, 상고하였으나, 각 기각되어 무죄가 확정되었다.

< 각주 >

1) 대구지방검찰청 제2011-****호 구속영장에는, 사안이 중대하고, 누범기간 중으로 향후 높은 형의 선고가 예상되어 도주할 우려가 있을 뿐만 아니라, 현재까지 수사과정에서 피의자가 수사에 임한 것은 오로지 자신들의 주장을 수사기관에 관철시키기 위함일 뿐이어서 언제든 피의자의 주장이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즉시 도주할 우려가 있으며, 기계 및 고철 매각대금 사용처에 대한 자료는 대부분 피의자가 가지고 있어 향후 조작 등 증거를 인멸할 우려가 높고, 거액의 동업재산에 대해 동업관계를 부인하면서 피해자의 접근을 배제한 채 은닉한 후 투자금 정산의 민사상 의무만 있을 뿐이라며 범행 부인하는바 죄질 극히 불량하다는 사유가 기재되어 있었다.

2) 영장기각의 사유(대구지방법원 영장 2011-****호)를 그대로 소개한다. 「1. 피의자는 아산공장 매매 당시 피해자로부터 25억 원 상당을 교부받은 것은 단순한 투자금에 불과하고 동업관계가 아니어서 이 사건 압출기와 그 매각대금 모두 (주)베스코****의 단독 소유이므로 그 매각대금을 피해자의 동의 없이 사용한 것이 횡령에 해당되지 아니하고, 다만 피해자에게 투자금을 정산해 줄 의무만 있는데 여러 가지 사정으로 그 정산이 늦어진 것에 불과하지만 조만간 피해자 측에 원만한 정산이 이루어 질 전망이라고 주장하며 이 사건 횡령 범행을 부인하고 있다. 2. 피의자가 그의 변소에 부합하는 자료를 제출하는 등 피의자에게 이 사건 영장기재 횡령 범행에 대하여 다투어 볼 여지가 있고, 확보된 증거자료 등에 비추어 보면 피의자에게 방어권 행사의 범위를 넘어 증거를 인멸할 염려가 있다고 보기 어려움. 3. 피의자는 주거 일정하고, 수사의 경과, 지금까지 수사기관의 소환에 성실하게 응하여 왔으며, 향후에도 수사기관이나 법원의 출석 요구에 성실히 응할 것을 다짐하고 있는 점 등을 참작할 때 본안 재판 시까지 도망할 염려가 있다고 보기도 어려움.」

3) 선고일 전 이례적으로 재판부는, 변호인이었던 필자에게 구술 최종변론의 요지를 정리하여 제출해주면 고맙겠다고 하여 판결에 반영될 중요사항을 즉시 작성하여 이메일 교부한 사실이 있었다.

이상으로 대구횡령사건변호사 천주현 박사의 저서 ‘수사와 변호’를 통해 ‘실제 변호사례_횡령죄’에 대해 살펴보았습니다.

천주현 변호사는 대구에서 사기, 컴퓨터등사용사기, 준사기, 부당이득, 공갈, 특수공갈 등 다수의 형사사건을 취급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