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성폭행변호사 천주현 박사(대한변호사협회 대구 경북 현직 1호 형사전문)의 저서 ‘시민과 형법’을 통하여, ‘시민 형법_성범죄_강간등 상해·치상, 강간등 살인·치사죄(6)’에 대해 살펴보겠습니다.

[시민과 형법 400회차]

‘시민 형법_성범죄_강간등 상해·치상, 강간등 살인·치사죄(6)’

‘시민과 형법’ (박영사)

제1편 변호인 리포트

제2편 전문분야 이야기

제3편 시민 형법

[33] 성범죄

5. 강간등 상해‧치상, 강간등 살인‧치사죄

바. 강간치사‧상죄와 같은 결과적 가중범은 기본범죄의 고의 이외에 중한 결과에 대한 예견가능성을 필요로 함은 앞서 보았다. 따라서 피고인과 피해자가 여관에 투숙하여 별다른 저항이나 마찰 없이 성행위를 한 후, 피고인이 잠시 방 밖으로 나간 사이에 피해자가 방문을 안에서 잠그고 구내전화를 통하여 여관종업원에게 구조요청까지 한 후라면, 일반경험칙상 이러한 상황 아래에서 피해자가 피고인의 방문 흔드는 소리에 겁을 먹고 강간을 모면하기 위하여 3층에서 창문을 넘어 탈출하다가 상해를 입을 것이라고 예견할 수는 없다고 할 것이므로 이를 강간치상죄로 처단할 수 없다.(각주 1)

사. 강간범인이 피해자를 사망에 이르게 한 경우에 그 사망의 결과가 간음행위 자체뿐만 아니라 강간의 수단으로 사용한 폭행으로 인하여 초래된 경우에도 강간치사죄가 성립하는 것이나, 다만 범인이 강간의 목적으로 피해자에게 폭행을 가할 때에 살해의 범의가 있었다면 살인죄와 강간치사죄의 상상적 경합범이 성립한다고 할 것이므로, 강간범인이 살해의 미필적 고의를 가지고 피해자의 입을 막고 경부를 눌러 피해자를 질식으로 인한 실신상태에 빠뜨려 강간한 후 그즈음 피해자를 경부압박으로 인한 질식으로 사망케 하였다면 살인죄와 강간치사죄의 상상적 경합범으로 보아 가장 무거운 살인죄에 정한 형으로 처벌한 원심판결은 정당하다.(각주 2)

아. 강간치상 범행 후 피해자에게 용서를 구하였으나 피해자가 이에 불응하면서 강간사실을 부모에게 알리겠다고 하자 피해자를 살해하였다면, 이는 강간살인죄가 아니라 강간치상죄와 살인죄의 경합범이 된다.(각주 3)

자. 강간치상죄를 범하고 실신한 피해자를 구호하지 않고 방치하였더라도 별도로 유기죄가 성립되지 않고, 강간치상죄만 성립한다.(각주 4) 피고인에게는 법률상‧계약상 보호의무가 없기 때문이다(형법 제271조).

차. 수인이 공모하여 피해자에게 항거불능의 폭행을 가한 후 순차 강간하여 피해자에게 전치 2주일을 요할 찰과상 등을 입게 하였다면 그로 인한 강간치상의 죄수는 강간회수에 따라 성립되며 그 수개의 죄는 형법 37조 전단의 경합관계에 있다.(각주 5)

< 역사의 유물 >

친고죄가 존속 중이던 2013. 6. 19.까지도 본죄는 친고죄가 아니었다.

따라서 강간상해‧치상 사건의 변호전략은 강간의 기회와 별도로 상해가 발생했다고 주장하여 결합범(강간살인, 강간상해) 또는 결과적 가중범(강간치사, 강간치상)을 경합범으로 분리하는 것(강간과 상해의 경합범 기소를 꾀함) 또는 아예 강간상해죄의 상해로 인정할 수 없다는 것이 주를 이루었다. 후자의 것은 상대적 상해개념에 따라 자연치유될 정도의 경미한 상처라고 주장하여 상해를 없애는 것이었다.

이후 혐의가 가벼워져 홀로 남은 강간죄는 친고죄였으므로 합의를 통해 공소기각판결을 받는 것이 정통적 변론이었다.

이 과정에서 피해자가 상해진단서를 낼 것인지, 상처부위가 이미 치유되었다고 피해자가 진술해줄 것인지가 중요 관건이 되었고, 합의금의 액수를 높여서라도 피해자가 수사와 재판에서 우호적 태도를 취해주길 바라는 경우가 흔히 있었다. 실체진실의 왜곡이 충분히 우려되던 역사의 유물이고, 낡은 변론방식이다.

< 각주 >

1) 대법원 1985. 10. 8, 선고 85도1537 판결.

2) 대법원 1990. 5. 8, 선고 90도670 판결.

3) 대법원 1987. 1. 20, 선고 86도2360 판결.

4) 대법원 1980. 6. 24, 선고 80도7260 판결.

5) 서울고등법원 1974. 11. 8, 선고 74노733 제2형사부판결 : 확정.

이상으로 대구성폭행변호사 천주현 박사의 저서 ‘시민과 형법’을 통해 ‘시민 형법_성범죄_강간등 상해·치상, 강간등 살인·치사죄(6)’에 대해 알아보았습니다.

천주현 변호사는 대구에서 대구강북경찰서 사건 등 다수의 형사사건을 취급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