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범어동변호사 천주현 박사(대한변호사협회 대구 경북 현직 1호 형사전문)의 저서 ‘시민과 형법’을 통하여, ‘형사절차의 개선점’에 대해 살펴보겠습니다.

[시민과 형법 157회차]

‘형사절차의 개선점’

‘시민과 형법’ (박영사)

제1편 변호인 리포트

제2편 전문분야 이야기

[157] 형사절차의 개선점

우리 형사절차는 다분히 체제수호, 응보에 중점을 두고 하향식 수사, 재판의 모습을 띠어 왔다.

주옥같은 판결을 통해 기본권을 강화해 온 미국과 비교할 때 우리와 같은 기본권 억제형 사법절차는 매우 나쁘다. 사법주권자인 국민을 위해 앞으로는 인권친화적, 민주적, 공개형 사법모델을 구축시켜야 한다. 아래의 절차개선사항은 선진사법을 위한 최소한의 제안에 불과하다.

1. 수사서류작성 시 광범위한 유도신문은 금지하고, 답변인의 진술을 왜곡해 정리하지 말아야 한다. 수사녹취서가 피신조서를 대체하는 것이 바람직할 수도 있다.

2. 변호인 참여권은 실질적으로 보장돼야 하고, 변호인 접견은 함부로 제한돼서는 안 된다.

3. 고소된 경제사건 수사를 인지 사건과 차이를 두지 말고 엄정히 수사해야 하고, 증거제출의무를 고소인에게 대거 부과하지 말아야 한다.

4. 검사는 변호인의 자료를 소홀히 취급하지 말아야 하고, 유죄를 깨트릴 증거가 발견되면 객관의무를 발동해야 한다.

5. 기소 시에는 피의자 측 증거도 함께 제출해야 하고, 함부로 폐기하거나 은닉해서는 안 된다.

6. 반복적 영장청구가 수사의 능사는 아니므로 영장청구권을 남용하여 피의자를 제압하려 해서는 안 된다. 자백은 어디까지나 임의적이어야 한다.

7. 영장청구서 이외의 참고자료를 은밀히 제출하지 말아야 한다. 이는 반칙이고, 방어권을 형해화한다.

8. 자수자는 원칙적으로 강제수사의 대상으로 삼기에 적합하지 않다. 변제기회를 주는 것이 회복적 사법정신에 부합한다.

9. 중형선고가 예상된다며 생각 없이 영장을 발부하는 관행은 시정돼야 한다.

10. 혐의부인이 곧 도주우려, 증거인멸 위험과 동의어가 될 수 없고, 이는 정당한 방어권 행사일 수 있다.

11. 영장심문 시 변호인의 역할을 강화하여 강제수사의 칼날에 선 피의자의 효과적인 조력자가 되도록 해야 한다.

12. 구속적부심사는 고등법원 부장판사가 진행함으로써 영장발부법관의 눈치를 보지 않도록 할 필요가 있다.

13. 고소사건은 법의 기한 내에 신속히 수사가 완료되어야 한다.

14. 경찰은 고소인 및 피의자에게 변호인의 등장을 비난하거나, 나쁜 예단을 표현하지 말아야 한다.

15. 무영장체포 후 석방 전 작성된 조서의 증거가치를 일부러 낮추어 보아야 한다.

16. 수사지휘는 신속히 이뤄져야 한다.

17. 유죄의 확신이 없으면서도 기소하고 보는 것은 가혹하다.

18. 사기죄, 강제집행면탈죄의 수사의지를 강화해야 한다.

19. 항고‧재정신청사건의 진행경과가 전혀 공개되지 않는 것은 불투명하다.

20. 고소인의 수사기록 등사권리를 강화하여 항고권, 재정신청권, 재항고권을 실질적으로 보장해야 한다.

21. 수사미진과 판단유탈, 수사 중 공소시효 도과는 검찰수사의 오랜 적폐다.

22. 수사과정도 ｢대법원 나의 사건검색｣에 준해 공개할 필요가 있다.

23. 영장심사는 반드시 결정문을 작성하고, 판결문에 준해 공개해야 한다.

24. 영장, 구속적부심, 보석, 검찰항고, 재정신청, 재항고, 이의신청에 대한 판단은 상세해야 한다. 일건 기록을 상세히 검토했다고 기재한들 당사자는 승복할 수 없다.

25. 상고(재항고) 판결(결정)서는 상세히 기재돼야 하고, ‘법령위반’ 유무와 ‘판결결과에의 영향’ 여부는 구분해서 기재해야 한다.

26. 필요적 보석이 원칙인 점을 잊어서는 안 된다.

27. 공소장일본주의가 법관의 눈을 가려 불량한 증거조사가 될 가능성이 있다.

28. 변호인 신문 시 수사기록의 공판정 현출은 공판중심주의에 부합하지, 법관을 번거롭게 하는 것이 아니다.

29. 피고인신문은 반드시 실시돼야 하고, 그 순서도 다시 생각해야 한다.

30. 피고인 측 증거신청에 인색해서는 안 된다. 무기대등이 가능한 곳은 법원뿐이다.

31. 각종 공판조서는 상세히 작성돼야 한다.

32. 공판검사는 압수물 등사신청에 열린 자세로 임해야 한다.

33. 증거의 세계에서 수사보고서는 큰 문제다.

34. 정당방위 인정에 지나치게 엄격하다.

< 재판조서 개선점 >

실무상 공판조서가 부실하게 작성되는 일이 부지기수라는 점, 특히 재판녹음이 이루어지지 않은 순간의 재판진행 중 그런 경우가 흔하다는 것은 재판받는 국민의 입장에서 매우 큰 문제이다. 존재한 역사가 기록되지 않아 반증이 허용되지 않는 문제는 재판관계인의 정당한 권리를 해치게 된다.

공판조서가 부실하게 작성될 경우 법관의 구술 소송지휘내용, 변호인의 구술 사실인부와 증거의견 등이 소송기록에 옳게 남지 않는다. 특히 이런 문제점을 같은 심급의 차회 공판기일에 시정시키거나 상급심에서 조서와 다른 내용을 주장하여 변경 인정받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 공판조서에 기재된 내용 외의 다른 내용은 존재하지 않은 것이 되었으므로, 존재하였으나 조서에서 사라진 역사적 사실을 입증하여 시정을 구하는 것이 쉬울 리가 없다.

특히 대법원은 공판조서의 오기, 주장 누락, 문맥의 어색함에 대해 심각하게 생각지 않고, 상고사유로 고려하지도 않는다.따라서 이런 문제점을 미리 알고 한 회의 공판기일이 끝날 때마다 작성된 공판조서를 일일이 확인하고, 기재 부실에 대해 이의하는 방법 밖에 없다.

그런데 이의 및 시정에도 중대한 장애요소가 있다. 공판조서 작성이 빨리 되지 않는다는 점, 이의진술을 하여도 법관이 시정하지 않고 실체심리에만 집중하다가 심리를 종결하는 것, 그리고 이의진술한 내용마저 당해 공판조서에 기재되지 않는 문제반복이 그것이다. 특히 이러한 조서 부실작성의 관행은 억울하여 맹렬히 부인하는 사건에서는 피고인의 방어권과 상소권에 지대한 지장을 주므로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

한편 위와 같은 이유로 시정도 아니 되었고, 상급심에서 바로잡을 수도 없는 공판조서가 증거법의 세계에서는 제한 없는 증거능력(각주 1) 과 절대적 증명력(각주 2) 을 부여받고 있으므로, 피고인에게 미칠 불이익은 이루 말할 수 없다.잘못 기재된 재판조서가 오류 없고 수정 불가한 임금님 말씀이 된 것이다.

모름지기 수사기관은 신문조서를 똑바로 작성해야 하고, 법원은 공판조서, 증인신문조서, 검증조서 등 각종 재판조서를 정확하게 작성해야 한다. 따라서 원천적 해법을 두 가지 제시한다.

첫째, 작성자인 공무원이 문제이므로 왜곡이 아예 불가능하도록 공판녹취서를 공판조서에 대체하는 것, 둘째, 형사소송법을 개정하여 공무원의 작성재량을 대폭 축소하고, 잘못이 쉽게 시정되도록 제도를 바꾸는 것이다. 국민은 국회에 문제점 해결을 요구해야 하고, 국민을 위해 제도를 개선하는 것은 국회의 본래적 역할이다.한 때 사법의 독립이 강조되던 어두운 시기가 있었지만, 현재는 사법권이 유기‧남용되어 나라의 걱정거리가 되었다.대의제를 기본으로 한 민주주의 정치는 비단 부당한 행정권의 통제에 그치지 않고 사법권에 대한 통제에도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사법권은 성역이 아니고, 고작해야 민주주의를 수호하기 위한 평화적 해결절차 중 하나에 불과하다. 재판의 독립은 초법적인 것이 아니라 어디까지나 헌법과 법률에 의한 양심적 판단을 보장하는 것에 불과한데도(헌법 제103조), 최근 재판독립 그 자체를 목적시하는 경향이 강해 매우 우려스럽다.

< 대법원이 공판조서를 바라보는 관점 >

▶ 피고인이 주장하는 이 사건 공판조서의 오기, 주장 누락, 문맥의 어색함 등도 적법한 상고이유가 되지 아니하거나, 판결 결과에 영향을 미쳤다고 할 수 없다.나아가 기록을 자세히 살펴보아도 검찰이 편파수사를 하고 기소재량권을 남용하였다고 볼 아무런 자료가 없고, …(이하 생략).(각주 3)

▶ 공판조서의 기재가 명백한 오기인 경우를 제외하고는,공판기일의 소송절차로서 공판조서에 기재된 것은 조서만으로써 증명해야 하고 그 증명력은 공판조서 이외의 자료에 의한 반증이 허용되지 않는 절대적인 것이므로,(각주 4) 원심 및 제1심 공판조서의 기재가 잘못되었다는 취지의 상고이유의 주장은 더 나아가 살필 필요 없이 이유 없다.(각주 5)

▶ 형사소송법 제56조는 “공판기일의 소송절차로서 공판조서에 기재된 것은 그 조서만으로써 증명한다.”고 규정하고 있는바, 같은 법 제48조,(각주 6) 제50조,(각주 7) 제51조,(각주 8) 제53조(각주 9)가 공판조서의 작성자, 작성방식, 기재요건 등을 엄격하게 규정하고 있는 점, 같은 법 제52조가 공판조서의 경우 진술자의 청구가 있는 때에는 그 진술에 관한 부분을 읽어주고 증감변경의 청구가 있는 때에는 그 진술을 기재하도록 규정하고 있는 점, 같은 법 제54조가 차회의 공판기일에 있어서는 전회의 공판심리에 관한 주요사항의 요지를 조서에 의하여 고지하고, 검사, 피고인 또는 변호인이 그 변경을 청구하거나 이의를 진술한 때에는 그 취지를 공판조서에 기재하며, 그 경우 재판장이 그 청구 또는 이의에 대한 의견을 기재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는 점, 같은 법 제55조가 피고인은 공판조서의 열람 또는 등사를 청구할 수 있고 그 청구에 응하지 아니한 때에는 그 공판조서를 유죄의 증거로 할 수 없도록 규정하고 있는 점, 공판조서의 기재가 소송기록상 명백한 오기인 경우에는 공판조서는 그 올바른 내용에 따라 증명력을 가진다고 해석되는 점(각주 10)등에 비추어 보면, 위 조항이 비록 다음에서 보는 바와 같이 공판조서의 절대적 증명력을 인정하는 취지라고 하더라도 그것이 공판조서 작성자를 다른 공무원이나 국민보다 지나치게 보호함으로써 헌법상 평등의 원칙이나 과잉금지의 원칙에 위반된다고 볼 수는 없으므로, 위 조항이 헌법에 위반된다는 취지의 상고이유의 주장은 이유 없다.

형사소송법 제56조에 의하면, 소송절차에 관한 사실은 공판조서의 기재가 소송기록상 명백한 오기인 경우를 제외하고는, 공판조서에 기재된 대로 공판절차가 진행된 것으로 증명되고, 다른 자료에 의한 반증은 허용되지 아니한다고 할 것이다.(각주 11)

▶ 원심이 형사소송법상의 절차에 위반 하였다는 것이므로 이 점에 관하여 살펴본다.

먼저 원심이 증인 한○○에 대한 증인신문조서가 작성되지 않은 상태에서 위 증인신문조서를 증거로 채택하여 유죄판결을 선고한 것은 위법한 것이라는 주장에 관하여 보건대,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이 채택한 유죄의 증거는 증인 한○○에 대한 증인신문조서가 아니라 증인 한○○의 원심법정에서의 진술이고, 공판조서는 공판기일 후 5일 이내에 정리해야 하는 것이나(형사소송법 제54조 제1항), 이는 훈시규정으로서 정리기간이 경과되었다는 사실만으로 공판조서가 무효가 된다고 볼 수 없으므로, 위 주장은 이유 없다.

다음, 원심판결 선고 당시 판결서가 작성되지 아니한 상태에서 판결선고하였다는 주장에 관하여 보건대, 공판기일의 소송절차로서 공판조서에 기재된 것은 그 조서만으로써 증명해야 하고(형사소송법 제56조), 그 증명력은 공판조서 이외의 자료에 의한 반증이 허용되지 않는 절대적인 것인바,(각주 12) 원심 제5회 공판조서(소송기록 제572쪽)의 기재에 의하면 원심 재판장이 판결서에 의하여 판결을 선고하였다고 기재되어 있음이 명백하므로, 원심판결은 판결서에 의하여 적법하게 선고되었다 할 것이고, 소론과 같이 원심 판결 선고 후에 수회에 걸쳐 판결문등본 교부신청을 하였으나 즉시 교부받지 못하였다는 사유만으로써 위 공판조서의 기재 내용이 허위라고 단정할 수 없다 할 것이다. 논지는 이유 없다.

또 형사소송법 제377조 제1항 소정의 소송기록 송부기간 및 형사소송규칙 제148조 소정의 구속 피고인에 대한 판결서등본 송부기간은 강행규정이 아니라 훈시규정이라 할 것이므로 원심이 소송기록 송부기간이 지난 후에 검찰청에 기록을 송부하고, 판결등본 송부기간 후에 피고인에게 판결등본을 송부한 사유만으로는 적법한 상고이유가 될 수 없다.(각주 13) 논지는 이유 없다.

그 밖에 원심판결에 선고일에 원본을 영수한 것으로 사실과 다르게 기재되었고, 판결선고 후까지도 보석허부 결정을 고지하지 아니하고 결정문을 송부하지 아니하였다는 주장에 관하여 살펴보면, 이러한 사유는 적법한 상고이유가 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원본 영수일자가 사실과 다르다고 인정할 자료가 없고, 원심 제5회 공판조서의 기재를 보면 보석신청 기각결정을 고지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으며, 형사소송법 제42조, 제43조의 규정에 비추어 보면 공판정에서 결정을 고지하는 경우에는 그 결정등본을 피고인에게 송달할 필요가 없는 것이다. 논지는 모두 이유 없다.(각주 14)

▶ 공판에 참여한 서기관 또는 서기는 공판기일에서의 피고인의 진술과 증인의 진술을 공판조서에 기재해야 하고(형사소송법 제51조 제1항, 제2항 제8호, 제48조 제2항, 이하 형사소송법은 ‘법’이라 한다), 피고인이나 피고인 아닌 자의 진술을 기재한 당해사건의 공판조서는 법 제311조 전문의 규정에 의하여 당연히 증거능력이 있다.한편, 법이 피고인에게 공판조서의 열람 또는 등사청구권(법 제55조 제1항)을 부여한 이유는 공판조서의 열람 또는 등사를 통하여 피고인으로 하여금 진술자의 진술내용과 그 기재된 조서의 기재내용의 일치 여부를 확인할 수 있도록 기회를 줌으로써 그 조서의 정확성을 담보함과 아울러 피고인의 방어권을 충실하게 보장하려는 데 있다 할 것이므로, 피고인의 공판조서에 대한 열람 또는 등사청구에 법원이 불응하여 피고인의 열람 또는 등사청구권이 침해된 경우에는 그 공판조서를 유죄의 증거로 할 수 없을 뿐만 아니라(법 제55조 제3항), 공판조서에 기재된 당해 피고인이나 증인의 진술도 증거로 할 수 없다고 봐야 한다.

기록에 의하면, 피고인은 제1심에서 2002. 11. 17.자 제1회 공판기일의 공판조서와 2002. 12. 11.자 제2회 공판기일의 공판조서에 대한 등사청구를 하였으나(공판기록 376면), 제1심이 이에 대하여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아니함으로써 피고인의 등사청구에 불응한 사실을 알 수 있는바,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제1심 제2회 공판기일의 공판조서는 증거능력이 없고, 따라서 그 공판조서에 기재된 증인 강○○‧정연○의 각 진술은 증거로 사용할 수 없다고 할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원심이, 제1심 제2회 공판기일에서의 증인 강○○‧정연○의 각 진술이 기재된 공판조서에 대한 피고인의 열람 또는 등사청구가 거부되기는 하였지만 그 공판기일에서의 증인 강○○‧정연○의 각 진술 자체는 증거로 사용할 수 있다고 판단하는 한편, 피고인의 양형부당의 항소이유를 받아들여 제1심판결을 파기하고 다시 판결하면서 법 제369조에 의하여 제1심판결에 기재한 증거를 인용하는 방식으로 증인 강○○‧정연○의 각 진술을 유죄의 증거로 사용한 것은 증인의 진술을 기재한 공판조서의 증거능력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위법을 저질렀다할 것이다.

그러나 기록에 의하면, 공소사실에 일부 부합하는 피고인의 원심법정에서의 진술, 증인 박영○, 임경○의 원심법정에서의 각 진술, 검사 작성의 피고인에 대한 각 피의자신문조서의 기재, 피고인이 증거로 함에 동의한 사법경찰리 작성의 김상○, 김삼○○, 김○열에 대한 각 진술조서의 기재, 의사 이천○ 작성의 소견서의 기재 등을 종합하면, 피고인에 대한 이 사건 공소사실을 인정하기에 충분하므로 원심의 위와 같은 잘못은 판결에 영향이 없다고 할 것이다. …(중략)

공판조서의 기재가 명백한 오기인 경우를 제외하고는 공판기일의 소송절차로서 공판조서에 기재된 것은 조서만으로써 증명해야 하고, 그 증명력은 공판조서 이외의 자료에 의한 반증이 허용되지 않는 절대적인 것이다.(각주 15)

기록에 의하면, 원심 각 공판기일에 재판장이 피고인에게 전회 공판심리에 관한 주요사항의 요지를 고지한 것으로 공판조서에 기재되어 있음을 알 수 있고, 그 기재가 명백한 오기라고 볼 만한 자료가 없다. 따라서 이와 같은 공판조서의 기재 내용을 다투는 상고이유는 이유 없다.(각주 16)

▶ 원심 제1회 공판조서의 기재에 의하면 피고인에게 증거조사결과에 대한 의견을 묻고 증거조사를 신청할 수 있음을 고지하였을 뿐만 아니라 최종의견진술의 기회를 주었음이 명백하다.이와 같은 소송절차에 관한 사실은 공판조서에 기재된 대로 공판절차가 진행된 것으로 증명되고 다른 자료에 의한 반증은 허용되지 않는 것이다.(각주 17)

▶ 최후진술권의 미부여 등 공판절차상의 위법이 있다는 주장에 대하여

이 사건 제1심 및 원심법원의 각 공판조서의 기재에 의하면, 피고인에게 증거조사결과에 대한 의견을 묻고 증거를 신청할 수 있음을 고지하였으며, 최종의견진술의 기회를 주었음이 분명하다.이러한 제반 소송절차에 관하여는 공판조서에 기재된 대로 공판절차가 진행된 것으로 증명되고, 다른 자료에 의한 반증은 허용되지 않는 것이다. 논지도 받아들일 수 없다.

판결의 선고에 위법이 있다는 주장에 대하여

판결의 선고를 변론종결일로부터 14일 이내에 해야 하고, 번잡한 사건이나 기타 특별한 사정이 있는 때에도 21일을 초과할 수 없다고 규정한 형사소송규칙 제146조의 규정은 이른바 훈시적인 규정임에 다름 아니며, 또한 판결서에 피고인의 직업 등을 잘못 기재하였다 하여 그러한 잘못이 판결결과에 어떤 영향을 미친 것이라고 볼 수도 없다.(각주 18) 논지 역시 이유 없다.

공판조서의 증거능력이 없다는 주장에 대하여

피고인은 변호인이 없는 때에 한하여 공판조서의 열람을 청구할 수 있는 것인바(형사소송법 제55조 제1항), 기록에 의하면 이 사건 피고인에 대하여는 원심에서 국선변호인이 선임되어 있었음이 분명하므로, 원심이 피고인의 공판조서 열람청구를 불허하였다고 하여 그 공판조서를 유죄의 증거로 삼을 수 없다는 논지는 더 따져 볼 필요 없이 이유 없다.(각주 19)

▶ 원심 제3차 공판조서에 피고인의 변호인이 출석한 것으로 기재되어 있음이 명백한 이상, 피고인의 변호인이 출석하지 아니한 상태에서 재판을 진행한 것이 잘못이라는 소론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

원심이 판결선고기일에 변론을 재개하고 바로 검사의 공소장변경허가신청을 허가하여 변경된 공소사실에 대하여 심리를 하고 이에 출석한 피고인과 피고인의 변호인이 별다른 이의를 제기하지 아니한 채 달리 신청할 증거가 없다고 진술함에 따라 피고인 및 피고인의 변호인에게 최종 의견진술의 기회를 부여한 다음 다시 변론을 종결하고, 같은 날 판결을 선고하였다고 하여, 피고인의 방어권을 제약하여 법률에 의한 재판을 받을 권리를 침해하였다고 할 수는 없다. 논지는 이유 없다.(각주 20)

▶ 기록에 의하면, 원심 제1회 공판기일에 재판장이 피고인에게 진술거부권이 있음을 고지했고, 제3회 공판기일에 변호인의 최종변론 및 피고인의 최후진술이 있은 후 변론이 종결되었으며, 제4회 공판기일에 재판장이 판결을 선고하면서 상소기간, 상소장 제출법원 및 상소법원에 대하여 고지한 것으로 공판조서에 기재되어 있음을 알 수 있고, 그 기재가 명백한 오기라고 볼 만한 자료가 없다. 따라서 이와 같은 공판조서의 기재 내용을 다투는 상고이유는 받아들이지 아니한다.(각주 21)

▶ 기록에 의하면, 원심 각 공판기일에 재판장이 피고인에게 전회 공판심리에 관한 주요사항의 요지를 고지한 것으로 공판조서에 기재되어 있음을 알 수 있고, 그 기재가 명백한 오기라고 볼 만한 자료가 없다.따라서 이와 같은 공판조서의 기재 내용을 다투는 상고이유는 이유 없다.(각주 22)

▶ 형사소송법 제42조는 재판의 선고를 공판정에서 할 때에는 재판서에 의해야 한다는 취지로 규정하고 동법 제43조는 판결을 선고함에는 재판장이 주문을 낭독하고 이유의 요지를 설명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으며 동법 제51조는 공판조서의 필요적 기재사항의 하나로 판결 기타의 재판을 선고 또는 고지한 사실을 규정하고 동법 제56조는 공판기일의 소송절차로서 공판조서에 기재된 것은 그 조서만으로써 증명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그런데 기록에 의하여 1982. 2. 11.의 원심 8차 공판조서를 보건대 재판장은 판결서에 의하여 판결을 선고하였음이 기재되어 있으므로 동 판결선고절차는 적법하게 이루어졌음이 증명되었다고 할 것이며 여기에는 다른 자료에 의한 반증을 허용하지 못하는 바이므로(각주 23) 소론 검찰서기의 보고서로써는 위 공판조서의 내용이 허위라고 단정할 수 없으니 판결서 없이 판결을 선고한 위법이 있다는 논지는 채택할 바 못된다.(각주 24)

▶ 기록에 비추어 보면, 재항고인에 대한 본건 1심판결 선고조서에 피고인인 재항고인이 출석했고 판사는 판결서에 의하여 판결을 선고하고 상소기간 및 상소법원을 고지한 기재가 있고 판사가 서명날인한 사실이 인정되므로 동 판결선고절차는 적법하게 진행되었다 할 것이고 선고기일에 피고인이 입원하여 있었고 피고인의 형이 대신 출석하였다는 변소는 받아들일 수 없다.

그리고 징역1년의 실형을 선고받았으나 법정구속을 하지 않으므로 형집행유예를 선고받은 것으로 잘못 전해 듣고 또한 선고당시 법정이 소란하여 판결주문을 알아들을 수 없었으므로 항소제기기간 내 항소를 하지 못한 것이라면 그 사유만으로는 형사소송법 제345조의 자기 또는 대리인이 책임질 수 없는 사유로 상소제기기간 내 상소를 하지 못한 경우에 해당된다고 볼 수 없으므로 거기에 상소권회복청구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바 없다.(각주 25)

< 저자의 다른 책 ｢수사와 변호｣에서 인용(각주 26) >

｢…(전략) (나) 법원이 보관하고 있는 서류 등의 열람‧등사

1) 피고인과 변호인은 소송계속 중의 관계서류 또는 증거물을 열람하거나 등사할 수 있다. 피고인의 법정대리인, 특별대리인, 보조인 또는 피고인의 배우자‧직계친족‧형제자매로서 피고인의 위임장 및 신분관계를 증명하는 문서를 제출한 자도 같다(형사소송법 제35조, 이하 ‘형사소송법’을 ‘법’이라 한다).

피고인 및 변호인은 각 회 차 공판조서 및 첨부 증인신문조서, 피고인신문조서에 대해서도 등사할 수 있다(법 제55조 제1항).

2) 실무상 문제점으로는, 공판진행 중 공판조서 및 증인신문조서의 열람‧등사를 신청할 경우 즉각 등사가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실무상으로는 공판조서의 작성이 덜 되었다거나, 공판조서에 재판장의 날인이 되지 않았다거나, 차회 증인신문이 남았다는 이유를 들거나, 사건의 특수성으로 인해 재판장이 고민 중이라거나, 판사가 기록을 보고 있다거나 하는 각종 핑계를 대며 1~2주 이상 보류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이는 다음과 같은 현행법 규정에 위배된 관행이고, 위법하다.

가) 형사소송법은 공판기일의 소송절차에 관하여는 참여한 법원사무관 등이 공판조서를 작성해야 하고(법 제51조 제1항), 공판조서에는 제51조 제2항에 규정된 사항과 모든 소송절차를 기재해야 하며, 재판장과 참여한 법원사무관 등이 기명날인 또는 서명해야 하고(법 제53조 제1항), 재판장이 기명날인 또는 서명할 수 없는 때에는 다른 법관이 그 사유를 부기하고 기명날인 또는 서명해야 하며 법관 전원이 기명날인 또는 서명할 수 없는 때에는 참여한 법원사무관 등이 그 사유를 부기하고 기명날인 또는 서명해야 하며(법 제53조 제2항), 법원사무관 등이 기명날인 또는 서명할 수 없는 때에는 재판장 또는 다른 법관이 그 사유를 부기하고 기명날인 또는 서명해야 한다(법 제53조 제3항)고 규정하고 있다. 또한 공판조서는 각 공판기일 후 신속히 정리해야 하며(법 제54조 제1항), 다음 회 공판기일에는 전회의 공판심리에 관한 주요사항의 요지를 공판조서에 의하여 고지해야 하되, 다음 회의 공판기일까지 전회의 공판조서가 정리되지 아니한 때에는 조서에 의하지 아니하고 고지할 수 있고(법 제54조 제2항), 검사‧피고인 또는 변호인은 공판조서의 기재에 대하여 변경을 청구하거나 이의를 제기할 수 있으며(법 제54조 제3항), 청구나 이의에 대해 재판장은 그 취지와 자신의 의견을 기재한 조서를 당해 공판조서에 첨부해야 한다(법 제54조 제4항). 피고인은 공판조서의 열람 또는 등사를 청구할 수 있고, 응하지 않은 때에는 그 공판조서는 증거로 할 수 없기까지 하다(법 제55조).(각주 27)

위 규정들을 보면, 적어도 차회 공판기일까지는 전회의 공판조서가 정리되어야 하며, 신속히 정리하라고 하였으므로 더 빨리 되어야 하는 것으로 해석하는 것이 오히려 자연스럽다. 만약 늦게 정리되더라도 차회 기일을 넘겼다면 즉시 밀린 전전회의 것은 정리되어야 하는 것이 맞다.(각주 28) 법관은 정당한 이유 없이 공판조서 정리가 미루어진 경우 이를 시정시켜야 할 것이다.

나) 공판조서가 제때 기재되지 않음으로 인해 변호인의 등사권이 허용되지 않을 경우 그 공판조서는 증거로 삼지 못하는데도, 공판조서를 제때 정리하지 않거나 열람‧등사를 수차 불허함은 법의 명문규정에 반하는 처사이다. 또한 공판조서의 등사와 검토가 이루어져야 변호인과 피고인이 변경을 청구하거나 이의를 제기할 수 있을 것이어서 그 전제로서의 등사의 중요성은 두말할 나위가 없고, 등사가 제때 되지 아니하여 결심 이후 또는 선고 이후에나 잘못된 기재사실을 알게 된다면 변경의 청구나 이의도 제대로 할 수 없다. 심지어 공판조서의 제한 없는 증거능력(법 제311조)과 공판기일의 소송절차로서 공판조서에 기재된 것은 그 조서만으로 증명한다는 절대적 증명력(법 제56조)을 감안한다면 반드시 공판조서 및 증인신문조서는 제때 정리되어야 하며, 피고인 및 변호인이 제때 열람‧등사할 수 있어야 할 것이다. 1심에서의 열람‧등사가 늦게 허용되어 상소심에서 조서내용의 부정확성을 주장한다 하더라도 항소심은 그에 반한 사실판단을 할 수 없으므로, 피고인은 방어권을 침해당했고, 변호인은 변론권을 침해당한 것이다.(각주 29)

다) 심지어 아래와 같은 방법으로 절차규정을 위반함으로써 열람‧등사신청에 대한 법원의 판단보류상태(부작위)가 대법원 검색란에 나타나지 조차 않아 위법한 관행을 통제할 길조차 없다.

즉, 변호사의 직원이 공판조서 및 증인신문조서 열람‧등사 신청서를 작성하여 형사단독과(혹은 합의과) 접수처에 그것을 제출만 하면, 접수처에서 담당부에 신청서를 인계한 후 판사의 허가를 받아 해당부분을 등사하여 다시 형사단독과(혹은 합의과) 접수처로 등사된 기록이 내려와야 하고 그것을 신청인에게 교부하면 될 것이다.

그런데 실무상으로는 형사단독과(혹은 합의과) 접수처에 열람‧등사신청서를 제출하러 가면 법원에서는 연필로 날짜만 표시한 후 신청인에게 직접 담당부에 가서 열람‧등사한 후 다시 오면 열람‧등사신청서를 접수받겠다고 한다. 신청인이 담당부의 실무관에게 가접수된 열람‧등사 신청서를 제시하며 등사를 요청하면 실무관은 열람‧등사신청서가 정식으로 접수되지 않았다는 사정을 악용하여 위 여러 가지 핑계를 대며 기록을 내어주지 않는 경우가 많다. 그 같은 경우 변호사실 직원은 그 날 갖고 간 열람‧등사신청서를 그대로 갖고 돌아올 수밖에 없다. 그 경우 대법원 나의 사건검색란 사이트에는 변호사실 직원이 열람‧등사신청서를 제출한 사실이 드러나지 않는다.

그와 같이 보류 또는 사실상 반려로 변론에 충분히 지장을 받은 후 담당부에서 기록을 내어주면 간신히 열람‧등사를 하고, 형사단독과(혹은 합의과) 접수처에 그 날 날짜로 된 열람‧등사신청서를 제출하고 돌아오게 된다. 대법원 ‘나의 사건검색 사이트’ 란(각주 30) 에는 마지막 날, 즉 실제로 등사가 허용된 날 변호인의 열람‧등사신청서가 법원에 제출된 것으로 기록된다.

결국 법원 직원의 임무태만과 공모공동의 변론방해증거는 남아 있지 않다. 최근 수사방해죄(넓게는 사법방해죄)를 신설해야 한다는 주장이 많다. 그것도 아무런 협조의무 없는 참고인의 거짓진술과 불출석에 맞서기 위해서 수사방해죄가 신설되어야 할 실정이라면, 오히려 위와 같은 정당한 변론권을 침해한 공무소의 부실행정을 대비해 변론방해죄를 신설함이 더 타당할지 모른다. 변호사의 변론권의 보호법익은 단순히 변호사의 영리사무가 아니다. 헌법상 피고인의 변호인조력권이라는 중대한 법익을 수호하기 위한 전제라고 봐야 한다.

(4) 문제점 및 개선책

(가) 우선, 수사단계의 등사와 관련하여, 1) 검찰에 기록 열람‧등사를 신청할 경우 즉각 복사가 이루어지는 경우가 거의 없다. 일단 신청서를 민원공무원에게 제출하면 검사실에 알아보고 등사가 가능한 시간대를 통지해 줄 것이니 돌아가라고 하여 돌아오면, 하루나 이틀 또는 수일 이내에 검찰 민원실에서 복사가 가능하니 복사하러 언제 오라고 한다. 수사진행으로 인한 경우로서 어쩔 수 없는 경우도 있겠으나, 경우에 따라서는 단순히 기록을 찾아 즉각 꺼내어 주는 것이 어려운 등 담당검사실의 사정으로 등사가 지연되는 경우도 많다. 한시가 바쁠 수 있는 수사단계의 변호권에 사실상 제약이 되고(등사지연의 문제),(각주 31) 만약 영장실질심사 또는 구속적부심 일정이 눈앞에 있을 경우 이러한 문제는 더욱 심각하게 다가온다. 2) 이러한 등사지연은 물론이고, 검찰보존사무규칙 제22조 각 호의 사유는 지나치게 추상적이고 포괄적이어서 언제든지 수사방해 등의 사유를 들어 등사를 거부할 수 있는 점, 실제 자신의 진술 이외에는 전혀 등사가 되지 아니하는 문제(거부사유 및 등사범위의 문제)가 있고, 이에 대해 불복한다 한들 이미 시간이 경과한 후에는 불복의 실익이 없어진다는 점(효과적 불복이 될 수 없음), 3) 피고소인‧피고발인 또는 변호인은 필요한 사유를 소명하고 고소‧고발장의 열람‧등사를 신청할 수 있으나, 고소‧고발장에 첨부된 제출서류는 제외한다고 규정(각주 32) 되어 있는데, 실제 실무상 고소장 열람‧등사는 거의 불가능하고 첨부서류는 아예 원천적으로 등사가 불허되도록 입법되어 방어권이 현저하게 위축된 점(특히 고소사건의 경우 등사제외의 문제), 4) 합의나 공탁을 위해 피해자 인적사항 열람‧등사가 꼭 필요하나, 실제 성폭법, 아청법 등의 취지에 따라 등사가 거부되고 있는 사정(피해변제의 어려움), 5) ｢사건기록 열람‧등사에 관한 업무처리 지침｣에 따르면, 신청인이 민원사무담당직원에게 열람‧등사신청서를 제출하면, 민원사무담당직원은 이를 기재하고 기록 열람‧등사신청직원에게 인계하고, 그 직원은 담당검사의 허가를 득한 후 해당부분에 대한 등사를 직접 한 후 등사본을 민원사무담당관에게 주면, 민원담당사무직원은 수령부에 수령케 한 후 등사된 기록을 내어주게끔 되어 있는데도(신청인→민원담당직원→열람‧등사직원→검사 허가 후 열람‧등사직원의 등사→민원담당직원→신청인에게 교부), 실무상 변호사의 직원이 위와 같은 절차를 밟을 경우 변호사의 직원이 열람‧등사를 직접하고 이때 열람‧등사직원은 등사 전후 지켜보며 기록의 파훼를 방지하는 정도의 일만 하고, 피해자의 인적사항 등을 칼로 제거하는 과정 및 천공을 하는 일련의 작업도 모두 변호사의 직원을 시키고 있다(등사절차 위배). 만약 지침에 정해진 바와 같이 올바르게 절차가 진행된다면 변호인의 직원은 손쉽게 등사된 기록을 건네받아 찾아오기만 하면 되는 것으로 변론보조에 더욱 힘을 쓸 수 있을 것이다. 한 번 가면 여러 시간 지나서 돌아오는 일이 허다하며, 한 번 만에 등사가 허가되지 않았다며 다시 오라 하여 수차 검찰청 민원실을 방문하여 이제나 저제나 등사가 되는지 확인해야 하는 것이 검찰청과 변호사 사무실간 오늘날 모습이다. 법 규정 어디에도 없는 행위의무 및 수인의무를 강요하는 것이 된다.

따라서 장차 ① 등사거부사유를 더욱 구체적으로 한정함이 타당할 것이고, ② 고소‧고발장의 첨부서류를 알지 못하고서야 수사기관이 가진 증거에 대한 반박변론이 충분하지 못할 것이므로 이에 대해서도 열람‧등사를 허용해야 할 것이며, ③ 피해자의 인적사항은 목적 외 사용을 벗어날 경우 변호사가 유출에 대한 책임을 질 각오를 하고라도 입법을 바꾸어 단순히 피해변제를 할 목적이 분명할 경우에는 이를 공개해야 할 것이며, ④ 등사절차가 법 규정대로 이루어지는지에 대해서는 각 청 검사장이 애착을 갖고 수시로 사무감독권을 제대로 행사해야 할 것이다.

(나) 재판단계의 등사와 관련하여서도,등사 지연문제, 등사절차위배문제, 피해자인적사항 불고지 문제 등에 대해 같은 지적을 할 수 있고, 해당 부분에서 상세한 바 있다. 특히 공판조서 및 증인신문조서 작성의 지연 및 이와 결부된 등사지연의 문제에 대해서는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나아가 단순의 등사지연 이외에 부정확한 조서정리도 이곳에서 문제를 제기하고자 한다.

1) 우선, 공판조서(公判調書)와 관련하여, 통상 변호인이 공판조서를 보려 하는 것은 변호인과 피고인의 진술 및 증인의 진술을 법원사무관 등이 공판조서에 그대로 기재하는 경우가 없고 그 취지만을 요약하여 기재하게 되는데, 요약하는 과정에서 그 취지마저도 왜곡되게 기재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각주 33)

예를 들면 변호인이 열심히 강조한 법리변론마저도 ‘선처를 바란다’고 기재하여 법리변론을 정상변론으로 기재하여 두는 경우가 허다하다. 또 피해변제를 하지 않으면 실형이 예상된다는 재판장의 예단적 편파발언, 피고인신문에서 피고인의 부인답변 후 갑작스레 방청석의 피해자를 일으켜 세워 피고인을 탄핵케 하는 절차위반행위,(각주 34)(각주 35)증거신청의 불허과정에서 보여준 재판장의 자질부족발언(각주 36)등 판사의 불공정성이나 자질을 의심할 대목이 애초 기재되지 않는 것은 당연하다.

2) 다음으로, 증인신문조서(證人訊問調書)는 변호인이 신문한 것을 재판장의 신문으로 바꾸어 기재해 두거나, 신문 일부가 축소되거나 순서에 어긋나게 정리되어 있음은 물론 증인의 답변도 자의적으로 요약하여 기재한 경우가 많다.(각주 37)

3) 만약 모든 재판에 대해 의무적으로 영상녹화하고,(각주 38)그 내용을 토대로 조서의 이의과정에서 조서와 대조한다면 허위공문서라 해도 과언이 아닐 조서가 상당할 것이다. 이러한 점 때문에 모든 재판에 대한 녹화, 녹음, 속기의 필요성을 대한변호사협회에서 오랫동안 주장하고 있는 것인데, 번번이 법원의 반대로 좌절되었다.(각주 39)

법원은 사건관계인에 대한 보호, 심리부담 등을 이유로 반대해 왔으나, 이는 타당하지 않다. 파행적 재판운영을 하는데 심리적 부담이 되긴 하겠으나 올바른 재판에 대한 물리적 부담은 될 수 없고, 조서작성의 정확성을 확인하기 위해 필요한 경우에 한하여 보관된 녹화물을 공판조서와 대조하는 것은 직전 재판에 대한 재공개에 불과할 뿐 첫 공개도 아니므로 갑작스레 사건관계인에게 피해가 갈 리도 없기 때문이다.

< 생각할 점 >

작게는 위와 같은 공판조서 및 증인신문조서의 작성상의 문제점, 크게는 편파재판 및 불공정재판의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대한변호사협회가 시행 중인 법관평가제로 충분할 것인지 재고해 볼 필요가 있다.

사견으로는 강제력이 없고 표본을 모으기에 늘 어려움이 따르는 법관평가제만으로는 한계가 있고, 종국적 해결법은, 가) 모든 재판의 공개(피해자보호를 위한 일부 경우 제외), 나) 재판과정의 영상기록화 또는 녹음(예외 없음), 다) 하급심 판결의 전면 인터넷 공개(예외 없음)가 답이라고 본다.

가) 재판의 공개(裁判公開)와 관련하여 최근 변화되고 있는 모습을 보면, 헌법재판소는 2014. 2. 18. 통합진보당 해산심판 제2차 변론기일을 열었고 4시간에 걸친 변론내용 전부를 인터넷 헌법재판소 홈페이지에 동영상 공개했다.(각주 40) 또 2014년 4월 법원은 대법원 공개변론의 사상 최초 온라인 생중계를 실시한 사실이 있고, 이에 대해 대한변호사협회는 ‘2013 인권보고서’에서, 사법신뢰, 사법참여, 재판장 막말 방지 차원에서 대단히 바람직하다고 평가했다.(각주 41) 현재 재판공개가 특별히 제한되는 경우는 많지 않으나, 재판의 제한 없는 생중계 및 법원 홈페이지에 변론 전부의 동영상을 공개하는 것은 헌법 제27조 제3항을 실질적으로 보장한 것으로 볼 수 있고, 이 점에서 헌법재판소 및 대법원의 재판내용 동영상 공개는 선진사법의 미래모습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나) 재판과정의 영상기록화(裁判過程 映像記錄畵)에 대해 최근 변화된 흐름을 보면, 대법원은 앞으로 전국 법원의 모든 재판 과정을 녹음하기로 하는 법정녹음제도를 전면 실시한다는 방침을 최근 밝힌 바 있고,(각주 42) 대법원이 밝힌 구체안은, 우선 민사재판의 모든 증인신문은 법정에서 녹음하고, 변론과정은 원‧피고가 모두 동의하는 경우 녹음, 형사재판은 증인신문에 한해 녹음하고 심급별로 녹취도 병행, 1심 단독 재판은 법정 녹음을 원칙으로 하고 항소하면 사후 녹취 가능, 1심 합의재판과 2심에서는 속기록 작성과 현장녹음을 병행하는 안이었고,(각주 43) 이에 대해 대한변호사협회는 재판과정 녹음 전면 실시를 환영하면서도 조서작성과 반드시 병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법정녹음으로 조서를 전면 대체할 경우, 녹음파일은 종이로 된 조서보다 재생장치의 작동이나 보관과정에서 훼손되거나 조작될 위험성이 높고, 중요한 부분만을 확인하고자 하는 경우 파일 내에서 저장위치 등을 파악하기 어려워 그 내용 확인에 시간이 많이 소요된다는 이유이다. 따라서 조서가 주가 되어야 하고, 녹음파일은 조서의 객관적 공정성을 보완하는 역할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각주 44)

그리고 이 책의 집필 중 드디어 재판과정 중 일부 소송행위(증인신문 또는 피고인신문)에 대해 필수적으로 녹음하는 제도가 시행되었다. 즉 2015년부터 대법원의 지침에 따라 증인신문시 녹음을 의무화했고, 2015. 4. 현재 필자가 증인신문조서를 등사하여본 결과 증인신문녹취 파일을 USB에 담아 교부하면서 별도로 녹취서를 등사할 수 있었다. 이제 증인신문조서의 그릇된 정리관행이 개선될 것이고, 녹음파일을 토대로 허위증언에 대해 적극적으로 나설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근거규정은 민사소송규칙 및 변론의 속기‧녹음에 관한 업무처리요령(재일 2004-3), 형사소송규칙 및 공판정에서의 속기‧녹음‧영상녹화에 관한 예규(재형 2007-5), 형사공판조서 등의 작성에 관한 예규(재형 2003-3)이다. 형사소송의 경우에는 증인신문 및 피고인신문절차에서 의무적으로 녹음을 해야 하고, 녹취서의 경우에는 자백사건은 녹취서는 작성하지 않고 부인사건은 필요적으로 녹취서를 작성하여 기록에 편철해야 한다. 형사항소심의 경우에는 양형부당만 다투는 경우에는 녹음만 하고, 유무죄 판단을 다투는 사건에서는 녹취를 병행한다.

외국의 경우를 보면,(각주 45) 미국(美國) 켄터키 주에서는 재판기록이 녹화된 비디오 기록을 항소심에서 직접 사용하고 있고, 다른 많은 주에서는 법정에서 비디오를 사용하고 있기는 하지만 그 내용을 기록한 조서도 별도로 첨부하도록 하고 있다. 이와 같이 재판과정을 비디오로 녹화하면 표정이나 억양 등을 포함하여 문자로 기록하는 것보다 훨씬 자세하게 기록하게 되고, 종래의 공판조서에 의해서는 1심에서의 증언이나 피고인의 태도 등을 그대로 생생하게 항소심에 전달할 수 없었던 문제점도 해결할 수 있어, 결과적으로 항소심 판사도 사실심에서의 증언이나 진술을 보고 들을 수 있기 때문에 사실심 판사처럼 증언의 신빙성에 관하여 판단할 기회를 가지게 된다.

다) 하급심 판결의 전면 인터넷 공개(下級審 判決 公開)도 점차 강화되고 있다. 대법원은 ｢형사 판결서 등의 열람 및 복사에 관한 규칙｣을 제정하여 2013. 1. 1.부터 형사판결문을 공개하고 있다.

현재 대법원에 별도로 마련된 자료실에서 하급심 판결을 확인하는 방법은, 확인하고자 하는 해당 사건의 당사자 이름과 사건번호 등을 이미 알고 있어야 열람할 수 있는 방식인데다가 대법원의 특정 장소에 설치되어 있는 컴퓨터로만 확인할 수 있어 실효성이 적다.

그와 별도로 형사 판결서 등의 열람 및 복사에 관한 규칙에 따라 판결을 선고한 법원에 미리 신청하여 판결문을 발급받을 수도 있으나, 이 역시 선고법원, 사건번호, 당사자명을 모두 알고 있을 때라야 가능한 것이어서 사실상 법원출입기자로서 이미 그 사건에 대해 내막을 알고 있는 경우만 가능하고 일반 국민이 하급심 법원의 일반 흐름을 위해 여러 판결을 확인할 수 있는 제도는 아니다. 또 사건당사자가 판결비공개 신청을 할 경우 등사가 불가능하다.

결국 현재의 운영형태는 당초의 도입취지에 반한다. 판결서를 제공하여 국민의 알권리를 충족시키겠다고 하면서 제도를 잘 활용할 수 있는 대상자를 사실상 미리 한정하고, 공개될 판결도 전국 하급심 판결 모두를 예정했다기보다는 일단 판결서 제공 신청이 들어온 판결을 급히 비실명처리 후 제공하는 형태로 볼 수밖에 없어 제도 도입은 실패했다고 본다. 따라서 향후에는 당사자 이름 등 프라이버시와 관련된 부분을 비실명처리 후 모든 사건을 원칙적으로 대법원 및 각급 법원의 홈페이지에서 자유롭게 열람할 수 있도록 바꾸어야 할 것이다.(각주 46)｣

< 각주 >

1) 형사소송법 제311조(법원 또는 법관의 조서) 공판준비 또는 공판기일에 피고인이나 피고인 아닌 자의 진술을 기재한 조서와 법원 또는 법관의 검증의 결과를 기재한 조서는 증거로 할 수 있다. 제184조 및 제221조의2의 규정에 의하여 작성한 조서도 또한 같다.

2) 형사소송법 제56조(공판조서의 증명력) 공판기일의 소송절차로서 공판조서에 기재된 것은 그 조서만으로써 증명한다.

3) 대법원 2006. 5. 25, 선고 2005도4642 판결.

4) 대법원 1996. 9. 10, 선고 96도1252 판결.

5) 대법원 2000. 7. 4, 선고 2000도1908,2000감도62 판결.

6) 형사소송법 제48조(조서의 작성방법)

① 피고인, 피의자, 증인, 감정인, 통역인 또는 번역인을 신문하는 때에는 참여한 법원사무관등이 조서를 작성해야 한다.

② 조서에는 다음 사항을 기재해야 한다.

 1. 피고인, 피의자, 증인, 감정인, 통역인 또는 번역인의 진술

 2. 증인, 감정인, 통역인 또는 번역인이 선서를 하지 아니한 때에는 그 사유

③ 조서는 진술자에게 읽어주거나 열람하게 하여 기재내용의 정확여부를 물어야 한다.

④ 진술자가 증감변경의 청구를 한 때에는 그 진술을 조서에 기재해야 한다.

⑤ 신문에 참여한 검사, 피고인, 피의자 또는 변호인이 조서의 기재의 정확성에 대하여 이의를 진술한 때에는 그 진술의 요지를 조서에 기재해야 한다.

⑥ 전항의 경우에는 재판장 또는 신문한 법관은 그 진술에 대한 의견을 기재하게 할 수 있다.

⑦ 조서에는 진술자로 하여금 간인한 후 서명날인하게 해야 한다. 단, 진술자가 서명날인을 거부한 때에는 그 사유를 기재해야 한다.

7) 형사소송법 제50조(각종 조서의 기재요건) 전2조의 조서에는 조사 또는 처분의 연월일시와 장소를 기재하고 그 조사 또는 처분을 행한 자와 참여한 법원사무관등이 기명날인 또는 서명해야 한다. 단, 공판기일 외에 법원이 조사 또는 처분을 행한 때에는 재판장 또는 법관과 참여한 법원사무관등이 기명날인 또는 서명해야 한다.

8) 형사소송법 제51조(공판조서의 기재요건)

① 공판기일의 소송절차에 관하여는 참여한 법원사무관등이 공판조서를 작성해야 한다.

② 공판조서에는 다음 사항 기타 모든 소송절차를 기재해야 한다.

 1. 공판을 행한 일시와 법원

 2. 법관, 검사, 법원사무관등의 관직, 성명

 3. 피고인, 대리인, 대표자, 변호인, 보조인과 통역인의 성명

 4. 피고인의 출석여부

 5. 공개의 여부와 공개를 금한 때에는 그 이유

 6. 공소사실의 진술 또는 그를 변경하는 서면의 낭독

 7. 피고인에게 그 권리를 보호함에 필요한 진술의 기회를 준 사실과 그 진술한 사실

 8. 제48조제2항에 기재한 사항

 9. 증거조사를 한 때에는 증거될 서류, 증거물과 증거조사의 방법

 10. 공판정에서 행한 검증 또는 압수

 11. 변론의 요지

 12. 재판장이 기재를 명한 사항 또는 소송관계인의 청구에 의하여 기재를 허가한 사항

 13. 피고인 또는 변호인에게 최종 진술할 기회를 준 사실과 그 진술한 사실

 14. 판결 기타의 재판을 선고 또는 고지한 사실

9) 형사소송법 제53조(공판조서의 서명 등)

① 공판조서에는 재판장과 참여한 법원사무관등이 기명날인 또는 서명해야 한다.

② 재판장이 기명날인 또는 서명할 수 없는 때에는 다른 법관이 그 사유를 부기하고 기명날인 또는 서명해야 하며 법관전원이 기명날인 또는 서명할 수 없는 때에는 참여한 법원사무관등이 그 사유를 부기하고 기명날인 또는 서명해야 한다.

③ 법원사무관등이 기명날인 또는 서명할 수 없는 때에는 재판장 또는 다른 법관이 그 사유를 부기하고 기명날인 또는 서명해야 한다.

10) 대법원1995. 4. 14, 선고 95도110 판결.

11) 대법원 1995. 4. 14, 선고 95도110 판결; 대법원 1996. 4. 9, 선고 96도173 판결; 대법원 2005. 10. 28, 선고 2005도5996 판결.

12) 대법원 1983. 10. 25, 선고 82도571 판결.

13) 대법원 1961. 4. 28, 선고 4294형상85 판결.

14) 대법원 1995. 6. 13, 선고 95도826 판결.

15) 대법원 1996. 4. 9, 선고 96도173 판결; 대법원 2002. 7. 12, 선고 2002도2134 판결.

16) 대법원 2003. 10. 10, 선고 2003도3282 판결.

17) 대법원 1990. 2. 27, 선고 89도2304 판결.

18) 대법원 1979. 4. 24, 선고 79도456 판결.

19) 대법원 1993. 11. 26, 선고 93도2505 판결.

20) 대법원 1996. 4. 9, 선고 96도173 판결.

21) 대법원 2002. 7. 12, 선고 2002도2134 판결.

22) 대법원 2003. 10. 10, 선고 2003도3282 판결.

23) 대법원 1965. 7. 20, 선고 65도2 판결.

24) 대법원 1983. 10. 25, 선고 82도571 판결.

25) 대법원 1987. 4. 8, 선고 87모19 결정.

26) 천주현, 수사와 변호, 박영사, 2015, 297~306면.

27) 그러나 실무상으로는 변론종결 전까지 열람‧등사가 허용되었고 방어권 침해가 엿보이지 아니하다면(실제 열람‧등사를 한 날로부터 변론종결일 사이 상당한 기간이 있었을 경우), 위법하지 않고 공판조서는 증거로 삼을 수 있다고 보고 있다(대법원 2007. 7. 26, 선고 2007도3906 판결 참조).

28) 불구속 사건의 경우에는 다음 회 공판이 3-4주가량 후로 잡히는 경우가 많다는 점을 감안하면, 차회 공판기일까지의 시간은 이미 충분하다. 그 날 즉시 또는 수일 내로 정리 못할 사정이 무엇이 있겠는가. 공판조서에 피고인과 변호인의 변론을 그대로 수용하는 것도 아니고, 보통 그 취지만 간략히 요약기재하고 있는 현실을 보면 더더욱 그러하다.

29) 심지어 늦게 정리되고 늦게 열람‧등사되는 시기적 문제점과는 별도로 내용적인 면에서도 공판조서 작성관행은 문제가 많다. 공판조서 역시 수사조서와 마찬가지로 조서작성자의 판단이 개입되고 또한 법률용어가 사용됨으로써 있는 그대로의 사실 확인에 중대한 장애를 줄 수 있고, 원진술자의 진술 의미가 그대로 진술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는 견해로는 권오걸, “사실인정과 언어적 한계”, ｢형사정책연구｣ 제24권 제1호(통권 제93호), 한국형사정책연구원, 2013, 225-227면.

30) http://www.scourt.go.kr/portal/information/events/search/search.jsp

31) 필자의 이 같은 비판이 2014년부터 있어오던 중 2015. 6. 11.현재 규정보다 오히려 개선된 등사제도를 시행하고 있는 검찰청이 등장하였으므로 차차 이 부분 문제가 개선될 것으로 생각된다. 광주지검 순천지청은 근무시간 중 민원실을 방문하기 어려운 민원인을 위해 ‘사건기록 열람‧등사 전화신청 예약제’를 2015. 5. 28.부터 시행하였는데, 이 제도는 민원인이 전화로 본인 진술이나 본인 제출 서류에 한해 기록 열람‧등사를 신청하고, 퇴근시간 또는 휴일에 검찰청 당직실에서 등사본을 찾아가는 제도이다(법률신문, 기사, “기록 열람‧등사 예약제 지난달 28일부터 실시 광주지검 순천지청”, 2015. 6. 11, 8면 참조). 의정부지방검찰청은 이 제도를 2015. 3.부터 시행했다. 통상의 열람‧등사의 방법과 같이 처리부서는, 수사 중 기록은 사건과, 재판 중 기록은 공판송무부, 불기소 또는 재판확정 기록은 집행과에서 담당하고, 피의자든 고소인이든 본인 진술부분과 본인 제출서류에 해당하는 부분만 신청이 가능하다(법률신문, 기사, “사건 기록 열람‧등사 예약제 실시”, 2015. 3. 30, 8면 참조).

32) 사건기록 열람‧등사에 관한 업무처리 지침 제3조 제3항.

33) 同旨 권오걸, “사실인정과 언어적 한계”, ｢형사정책연구｣ 제24권 제1호(통권 제93호), 한국형사정책연구원, 2013, 225-227면; 권순민, “소송구조와 합리적인 형사소송의 방향”, ｢비교형사법연구｣ 제10권 제1호, 한국비교형사법학회, 2008, 293면 및 주59), 주60)에서는, 공판조서 작성의 충실화는 법관의 심증형성의 과정을 투명하게 공개함으로써 법관 자신의 증거 조사와 공판진행 과정이 그대로 노출된다는 인식을 심어주어 공정한 재판을 유도하는 사후적 통제 수단으로 보고 있다. 그런데 그 간 실무의 공판조서 기재 방식은 대단히 부정확했다는 것이다.

34) 피해자는 검찰 또는 변호인의 증인신청으로 정해진 증인신문기일에 출석하여 위증의 벌을 경고 받은 후 선서하고, 증인석에서 주신문과 반대신문이 교차하는 과정에서 증언할 수 있을 뿐 방청석에서 피해 진술을 할 수는 없다. 또한 법관은 증거조사과정이 끝난 후 피고인신문 즉후 바로 피해자를 방청석에서 일으켜 세운 후 피고인의 진술을 탄핵하는 답변을 들을 수도 없다. 모두가 증거조사절차 위배행위이고, 임의의 진술을 구하는 피고인신문의 본질을 훼손하는 것이다. 同旨 손동권, “한국 형사사법의 현황과 발전방향”, ｢형사정책연구｣ 제8권 제3호(통권 제31호), 한국형사정책연구원, 1997, 46면.

35) 참고로 부동의한 증거(예컨대 익명의 투서)여서 증거로 채택되지 않은 것을 피고인신문 중 검사가 투서의 존재와 내용을 신문하고, 재판장은 호기심에 그대로 신문을 진행시킨 경우도 증거능력 없는 증거를 재판에 현출시켜 유죄심증의 자료로 삼은 것이어서 증거법을 위반한 위법행위이다. 또 증인이 아니어서 재판절차에 참여할 길이 없는 제3자가 악의적으로 재판부에 진정서, 탄원서, 투서를 익명, 가명, 허무인 명의로 내용이 불분명하거나 구체적 사실이 적시되지 아니한 형태로, 때로는 단순한 풍문이나 인신공격적인 내용, 가공의 소설을 써내는 경우 실무상으로는 모두 공판기록에 편철되고 재판부가 읽어보게 되는데, 이러한 기록편철과 사실상의 증거로 사용되는 실무현실은 마치 가랑비에 옷 젖듯이 서서히 유죄심증을 형성하게 되는 것으로 반드시 고쳐져야 한다는 지적이 있다. 반대신문을 통해 탄핵되어야 할 내용의 서류라면 재판부가 피고인에게 동의 여부를 물어 부동의하면 기록에서 배제해야 하고, 아니면 그 작성 명의인을 증인으로 신문한 후에야 증거로 채택해야 한다는 주장으로, 엄격한 증거조사 절차보장권 차원에서 지극히 타당하다{법률신문, 오피니언(황정근 변호사), “탄원서와 진정서와 투서”, 2015. 5. 11, 14면 참조}.

필자가 이 같은 주장을 하여 받아들여져 공판단계에서의 피해자 제출서면 일체를 소송기록에서 분리한 사례로는, 대구지방법원 2014고단6473호 사건이 있었다. 소송기록분리결정 전 판사는 평소 자신도 피해자 제출의 모든 자료가 소송기록에 여과 없이 편철되어 함께 검토되는 점이 이상하게 생각되었다고 말했다.

36) 검찰증거기록이 법원에 제출된 이후인데도 신청하고자 하는 증인이 무슨 진술을 수사기관에서 했는지에 대해 전혀 모르고 있거나, 피해자 이름도 모르는 있는 등 자질부족에서 기인한 불필요한 실랑이가 종종 있다. 법관은 우선 사실관계를 잘 알고 입증취지와 입증필요성을 판단하여 증거신청에 대한 판단을 해야 하는데, 실무는 그렇지 않은 경우가 많다. 경솔한 증거신청기각이 문제인 것은, 실체진실발견과 피고인의 방어권에 직접적으로 침해가 되는데도 당해 절차 내에서는 현행 법규 하에서 사실상 불복방법이 없다는 점(현재는 이의권 뿐임) 때문이다. 현행 법규 하에서는 잘못된 증거신청기각결정이 사실오인의 주된 원인이 되었을 경우 항소사유가 될 뿐인데, 이것은 사실심 강화라는 대법원의 목표에 반하고, 불필요한 불복율을 높이는 것이고, 항소심에서의 같은 취지의 증거신청이 반드시 받아들여진다는 보장도 없을 뿐 아니라 경우에 따라서는 (민사라면) 실공방으로 각하될 가능성을 함께 고려해보면 부족하기 짝이 없는 입법이다.

소송지연과 실제진실발견저해, 방어권 침해를 법원이 행할 경우를 대비하여 불복방법이 있어야 할 것이며, 그 방법으로 (실익이 의심되는) 기피신청 정도로는 부족한 입법이다. 항고절차를 신설하고 항고 심리결과 타당한 증거신청에 대해 자의적으로 결정한 것이 드러날 경우 당해 형사법관에게 본안판단오류에 준한 불이익이 있어야 하며, 당해 재판에서 배제되는 경우를 상정하여 입법해야만 공정한 재판의 이념이 구현될 것이다. 그러한 이념이 잘 구현되는 재판부에서 재판받을 때 피고인은 최종확정 전까지 무죄추정의 원칙에 따라 절차적 권리가 보장될 것임이 분명하다(이러한 문제점에 대해 2014. 12. 18. 대구지방법원에서 주최한 배석판사와 대구지방변호사회와의 간담회에서 필자가 위와 같은 입장을 전달한 바 있고, 참여법관 상당수가 수긍한 바 있다).

한편 법원의 증거결정도 일정한 한계가 있다고 봐야 한다는 同旨의 견해로, 이재상, 형사소송법, 제9판, 박영사, 2013, 471면.

37) 이와 반대로, 이례적으로 변호인의 최후변론 내용을 변론종결 후 재판부의 요청으로 이메일로 제출하였더니, 변론서의 내용을 공판조서에 그대로 또는 공판조서 말미에 별지로 상세히 기록하여둔 사건으로는(필자의 경험), 대구지방법원 2011고합500호 특경가법위반, 대구지방법원 2014고단4289호 강제추행등 사건이 있었다. 두 사건 모두 무죄를 극렬히 다투던 사건으로, 재판부의 상세한 공판조서 및 증인신문조서의 노력이 돋보인 경우였다.

38) 현재는 검사‧피고인‧변호인의 신청이 있는 때에는 공판정 심리의 전부 또는 일부를 속기하게 하거나 녹음장치 또는 영상녹화장치를 사용하여 녹음 또는 영상녹화 해야 하며, 필요시 직권으로도 명할 수 있다고 규정되어 있으나(법 제56조의2 제1항), 어느 변호인도 조서의 부정확성을 예견하고 재판부를 불신하고 있다는 점을 시사하면서까지 미리 영상녹화신청을 할 수는 없고, 재판부가 직권을 행사하는 일도 좀체 없어 왔다.

39) 고위법관 출신 법조인 중에서도 원칙적으로 이 같은 필요성을 절감하나 속기사의 배치가 부족하고 예산부족으로 현재는 어렵다는 입장을 보이며, 현재의 공판조서, 증인신문조서의 작성방법을 보면 파행적인 증인신문방식이라고까지 표현한 분이 있다{이러한 견해로는 이재홍, “사법제도의 세계화 추진방향”, ｢형사정책연구｣ 제6권 제1호(통권 제21호), 한국형사정책연구원, 1995, 18면, 23-25면}.

40) 법률신문, 사설, “재판 동영상 더 적극적으로 공개해야”, 2014. 2. 27.자, 15면.

41) 법률신문, 기사, “대법원 공개변론 온라인 중계… 사법 민주화 촉진”, 2014. 4. 3, 7면.

42) 동아일보, 기사, “대법, 모든 재판과정 녹음 추진”, 2014. 4. 2.자; 법률신문, 기사, “증거채부 기준 설정‧법정녹음 확대‧민사판결서 공개”, 2014. 4. 7.자, 3면.

43) 동아일보, 기사, “황제노역 판결 논란 ‘향판제’ 10년만에 폐지”, 2014. 4. 3, 12면 참조.

44) 대한변호사협회, 성명서, “법정 녹음 전면 실시, 조서작성과 반드시 병행해야 한다”, 2014. 4. 7.자.

45) 아래 입법례는 안경옥, “[제12부] 형사재판절차에서 테크놀로지의 활용과 형사소송법적 문제점”, ｢연구총서｣, 제04-05, 한국형사정책연구원, 2004. 12, 129면 및 주38) 참조.

46) 필자가 실무상 법원의 형사판결서 공개가 매우 만족스럽지 못하다고 지적하였는데, 대법원도 판결서 공개를 더욱 확대해야 한다는 점에 대하여는 일단 공감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법률신문, 기사, “증거채부 기준 설정‧법정녹음 확대‧민사판결서 공개”, 2014. 4. 7.자, 3면을 보면, 박병대 법원행정처장이 2014. 3. 2. 대법원 청사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발표한 재판제도 개선과 관련한 ‘로드맵’에는, 2005. 1. 1.부터는 민사 판결서도 공개할 예정으로 소개되고 있다; 동아일보, 기사, “황제노역 판결 논란 ‘향판제’ 10년만에 폐지”, 2014. 4. 3, 12면.

이상으로 대구범어동변호사 천주현 박사의 저서 ‘시민과 형법’을 통해 ‘형사절차의 개선점’에 대해 알아보았습니다.

천주현 변호사는 대구에서 수사 피신조서, 경제사건, 영장청구, 구속적부심사, 고소 사건 등 다수의 형사사건을 취급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