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형사전문변호사 천주현 박사(대한변호사협회 대구 경북 현직 1호 형사전문)의 저서 ‘시민과 형법’을 통하여, ‘시민 형법_정당방위_위법성조각사유, 부당한 침해 방위를 위한 행위’에 대해 살펴보겠습니다.

[시민과 형법 201회차]

‘시민 형법_정당방위_위법성조각사유, 부당한 침해 방위를 위한 행위’

‘시민과 형법’ (박영사)

제1편 변호인 리포트

제2편 전문분야 이야기

제3편 시민 형법

[13] 정당방위

제21조(정당방위) 

① 자기 또는 타인의 법익에 대한 현재의 부당한 침해를 방위하기 위한 행위는 상당한 이유가 있는 때에는 벌하지 아니한다.

② 방위행위가 그 정도를 초과한 때에는 정황에 의하여 그 형을 감경 또는 면제할 수 있다.

③ 전항의 경우에 그 행위가 야간 기타 불안스러운 상태 하에서 공포, 경악, 흥분 또는 당황으로 인한 때에는 벌하지 아니한다.

1. 위법성조각사유와 정당방위

위법성조각사유가 있으면 구성요건에 해당하는 행위도 무죄가 된다. 위법성은 적극적으로 규명하는 방식이 아니라, 소극적 검토방식을 취하고 있다.(각주 1) 형법이 인정하는 위법성조각사유에는, 정당방위(제21조), 정당행위(제20조), 긴급피난(제22조), 자구행위(제23조), 피해자의 승낙(제24조)이 있다.

만약 피고인이 형법이 규정하는 위법성조각사유 외의 것, 예컨대 ‘범죄의 불가피성’을 주장하며 무죄를 주장할 경우 그러한 것은 초법규적 발상으로서 그것이 위법성 조각사유로서의 정당방위나 긴급피난을 말하는 것이라면 그에는 엄격한 요건이 있을 뿐만 아니라 이와 같은 사유는 행위의 위법성 조각의 문제일 뿐 형의 양정의 조건이 되는 것은 아니다.(각주 2)

2. 자기 또는 타인의 법익에 대한 부당한 침해를 방위하기 위한 행위

가. 객관적 정당화 상황

자기의 법익을 지키기 위한 행위뿐만 아니라 타인의 법익을 방어하기 위한 행위도 정당방위가 된다. 따라서 피고인이 그의 부에게 닥친 부당한 침해를 방위하기 위한 행위를 한 것은 위법하지 않다.(각주 3)

부당한 침해행위는 공권력에 의해서도 이루어질 수 있다. 특히 경찰관의 불법 체포, 불법 임의동행은 위법한 직무수행이므로 이에 대항한 것은 공무집행방해죄가 성립되지 않고, 나아가 그로 인해 경찰관이 상해를 입었다고 하더라도 그것이 자신의 신체를 지키기 위한 일념에서 저항 끝에 발생한 것이라면 상해죄는 정당방위로 인해 위법성이 조각된다. 양 죄는 모두 무죄가 된다.

불법체포에 저항한 사례

▶ ｢피고인의 모욕 범행은 불심검문에 항의하는 과정에서 저지른 일시적, 우발적인 행위로서 사안 자체가 경미할 뿐 아니라, 피해자인 경찰관이 범행현장에서 즉시 범인을 체포할 급박한 사정이 있다고 보기도 어려우므로, 경찰관이 피고인을 체포한 행위는 적법한 공무집행이라고 볼 수 없고,피고인이 체포를 면하려고 반항하는 과정에서 상해를 가한 것은 불법체포로 인한 신체에 대한 현재의 부당한 침해에서 벗어나기 위한 행위로서 정당방위에 해당한다.｣(각주 4)

▶ ｢현행범인으로서의 요건을 갖추고 있었다고 인정되지 않는 상황에서 경찰관들이 동행을 거부하는 자를 체포하거나 강제로 연행하려고 하였다면, 이는 적법한 공무수행이라고 볼 수 없고, 그 체포를 면하려고 반항하는 과정에서 경찰관에게 상해를 가한 것은 불법 체포로 인한 신체에 대한 현재의 부당한 침해에서 벗어나기 위한 행위로서 정당방위에 해당하여 위법성이 조각된다.｣(각주 5)

▶ ｢봉담지구대에 가게 된 피고인은 같은 날 23:38경 경찰관 공소외 2로부터 음주측정기에 입김을 불어넣는 방법으로 음주측정에 응할 것을 요구받았으나 1차 측정을 거부한 사실, 피고인은 같은 날 23:49경 위 장소에서 다시 공소외 2로부터 “선생님, 음주측정을 거부하면 불이익이 있습니다.”라는 말과 함께 2차 측정을 요구받자 이를 거부하면서 공소외 2의 배를 주먹으로 1회 때려 공소외 2에게 약 14일간의 치료를 요하는 복부좌상을 가한 사실, 그와 같이 음주측정을 요구하는 과정에서 공소외 2를 비롯한 경찰관들이 피고인에게 실력을 행사하지는 않은 사실 등을 알 수 있는바, 비록 피고인이 위법하게 체포된 상태에 있었고 공소외 2가 음주측정을 요구한 행위가 위법하다고 하더라도, 공소외 2가 피고인에게 음주측정을 요구하였을 뿐 공소외 2를 비롯한 경찰관들이 피고인에게 실력을 행사하는 등의 침해행위를 하지 않았고, 피고인이 위법한 체포상태를 벗어나려는 데에 대하여 공소외 2가 이를 저지하는 상황도 아니었는데, 피고인이 공소외 2의 배를 때려서 공소외 2에게 상해를 가한 이상 피고인의 행위를 사회적으로 상당한 방위행위에 해당한다고 보기는 어려우므로, 피고인의 위 상해행위가 정당방위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고, 달리 위법성이 조각되는 등 범죄가 성립되지 않는다고 볼 사유가 없다.｣(각주 6)

반란진압부대에 대항한 불법 병력동원행위

▶ ｢…(전략) (4) 피고인들의 병력동원이 정당방위 또는 긴급피난이라는 피고인 C, G, H의 변호인 T의 주장에 대하여

(가) 정당방위가 성립하기 위하여는 현재의 부당한 침해를 방위하기 위한 행위이어야 할 것인데, 앞서 본 바와 같이 W 차장의 부대출동명령이나 그 출동준비명령과 X 수경사령관의 피고인들에 대한 공격준비행위는 피고인들의 불법공격에 대비하거나 반란을 진압하기 위한 정당한 직무집행으로서, 이를 가리켜 현재의 부당한 침해행위라고 볼 수는 없으므로, 이에 대항한 피고인들의 병력동원행위가 정당방위에 해당한다고 할 수 없다.｣(각주 7)

정당한 침해에 대해 정당방위는 불가

▶ ｢공직선거 후보자 합동연설회장에서 후보자 갑이 적시한 연설 내용이 다른 후보자 을에 대한 명예훼손 또는 후보자비방의 요건에 해당되나 그 위법성이 조각되는 경우, 갑의 연설 도중에 을이 마이크를 빼앗고 욕설을 하는 등 물리적으로 갑의 연설을 방해한 행위가 갑의 ‘위법하지 않은 정당한 침해’에 대하여 이루어진 것일 뿐만 아니라 ‘상당성’을 결여하여 정당방위의 요건을 갖추지 못했다.｣(각주 8)

나. 주관적 정당화요소

침해상황이라는 객관적 요건 하에서 방위의사로 행위해야만 정당방위가 된다.(각주 9) 따라서 자신에게 총구를 겨누고 있는 사실을 인식하지 못한 채로 평소 피해자를 살해해야겠다고 생각하다가 유리한 시점이라 보아 총을 쏘아 살해했다면, 설령 상대방이 먼저 총구를 겨누고 있었다는 객관적 정당화 상황이 뒤늦게 밝혀지더라도 그에게는 주관적 정당화요소가 결여되어 정당방위로 평가될 수 없다.

마찬가지로 긴급피난에는 피난의사가, 자구행위에는 자구의사가 요구된다.

< 각주 >

1) 이재상‧장영민‧강동범, 형법총론, 제9판, 박영사, 2017, 216면.

2) 대법원 1983. 3. 8, 선고 82도3248 판결.

3) 대법원 1986. 10. 14, 선고 86도1091 판결.

4) 대법원 2011. 5. 26, 선고 2011도3682 판결.

5) 대법원 2002. 5. 10, 선고 2001도300 판결.

6) 대법원 2012. 12. 13, 선고 2012도11162 판결.

7) 대법원 1997. 4. 17, 선고 96도3376 전원합의체 판결.

8) 대법원 2003. 11. 13, 선고 2003도3606 판결.

9) 대법원 1981. 8. 25, 선고 80도800 판결.

이상으로 대구형사전문변호사 천주현 박사의 저서 ‘시민과 형법’을 통해 ‘시민 형법_정당방위_위법성조각사유, 부당한 침해 방위를 위한 행위’에 대해 알아보았습니다.

천주현 변호사는 대구에서 위법성조각사유, 정당행위, 긴급피난, 상해죄 사건 등 다수의 형사사건을 취급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