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수성구변호사 천주현 박사(대한변호사협회 대구 경북 현직 1호 형사전문)의 저서 ‘시민과 형법’을 통하여, ‘시민 형법_긴급피난’에 대해 살펴보겠습니다.

[시민과 형법 213회차]

‘시민 형법_긴급피난’

‘시민과 형법’(박영사)

제1편 변호인 리포트

제2편 전문분야 이야기

제3편 시민 형법

[14] 긴급피난

제22조(긴급피난) ① 자기 또는 타인의 법익에 대한 현재의 위난을 피하기 위한 행위는 상당한 이유가 있는 때에는 벌하지 아니한다.

② 위난을 피하지 못할 책임이 있는 자에 대하여는 전항의 규정을 적용하지 아니한다.

③ 전조 제2항(감면적 과잉방위)과 제3항의 규정(불가벌적 과잉방위)은 본조에 준용한다.

1. 자기 또는 타인의 법익에 대한 현재의 위난을 피하기 위한 행위

주행 중 브레이크가 고장 나 주정차되어 있던 화물차에 고의로 충돌하여 인명피해를 막은 경우처럼 자기 또는 타인의 법익에 대한 위난을 피하기 위한 행위는 긴급피난에 해당하여 위법성이 조각된다.

정당방위에서 살핀 바와 같이 객관적 정당화 상황에서 행위자는 주관적 정당화 요소, 즉 피난의사를 갖고 행위 하였어야 한다.(각주 1)

▶ ｢…(전략) 피고인 C에게 당시 과연 그와 같은 위난을 피하려는 의사 즉 “피난의사”가 있었는가 여부를 따져본다. 일건기록을 살펴보면, 첫째, 동 피고인이 진정히 소론 위난을 피하려는 의사가 있었다면 최소한 당시의 국무총리(대통령권한대행이 당연히 될 사람) AO에 대해서만은 진실 즉 A가 고의로 대통령을 살해한 사실을 알리고 선후책을 의논하였어야 할 터인데 그러지 아니하고 A의 오발탄에 대통령이 죽은 것으로 거짓 보고한 점은 위난을 피하려는 의사보다는 A의 내란에 가담하려는 의사가 앞서 있었다고 인정되고, 둘째, 동 피고인이 진정히 소론 위난을 피하려는 의사가 있었다면 당시 막강한 수도경비군단을 장악하고 있었던 동 군단장 겸 대통령경호실차장 AN육군중장과 상의해서 소규모 작전으로 넉넉히 A를 체포 또는 사살할 수 있었을 터인데 이에 이르지 아니한 점은 위난을 피하려는 의사보다는 A의 내란에 가담하려는 의사가 앞서 있었다고 인정되고, 셋째, 동 피고인은 본건 범행 당일 오후 7시 43분경 A가 총격을 마치고 나오면서 자기에게 보안유지 등 후사를 부탁하고 육본방카로 향발한 직후 상피고인 E가 가지고 있던 권총을 빼앗아 가지고 이를 소지한 채 군병원, 청와대, 육군본부방카, 국방부등을 출입하였으니만큼 동 피고인이 진정히 소론 위난을 피하려는 의사가 있었다면 육본방카 또는 국방부사무실에서 A를 만나서 고담할 때 얼마든지 이를 사살할 수 있는 기회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이에 이르지 아니한 점은 위난을 피하려는 의사보다는 A의 내란에 가담하려는 위사가 앞서 있었다고 인정된다. 그렇다면 설사 그 당시의 사태가 소론 현재의 위난이 존재하는 상태이었다고 가정하더라도 소위 피난의사 있었다고 인정할 수 없는 이상 이건 긴급피난의 성립을 인정할 수 없다.｣(각주 2)

따라서 반란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불법으로 병력을 동원한 것은 긴급피난의사를 인정할 수 없으므로 위법성이 조각될 수 없다.

반란진압부대에 대항한 불법 병력동원행위

▶ ｢…(전략) (4) 피고인들의 병력동원이 정당방위 또는 긴급피난이라는 피고인 C, G, H의 변호인 T의 주장에 대하여

(가) 정당방위가 성립하기 위하여는 현재의 부당한 침해를 방위하기 위한 행위이어야 할 것인데, 앞서 본 바와 같이 W 차장의 부대출동명령이나 그 출동준비명령과 X 수경사령관의 피고인들에 대한 공격준비행위는 피고인들의 불법공격에 대비하거나 반란을 진압하기 위한 정당한 직무집행으로서, 이를 가리켜 현재의 부당한 침해행위라고 볼 수는 없으므로, 이에 대항한 피고인들의 병력동원행위가 정당방위에 해당한다고 할 수 없다.

(나) 그리고 긴급피난이 성립하기 위하여는 행위자에게 피난의 의사가 있어야 할 것인데, 기록에 의하면, 피고인들이 병력을 동원한 것은 위난을 피할 의사에 의한 것은 아니고 반란목적을 달성할 의도에 의한 것이라고 보이므로, 피고인들에게 피난의 의사가 있었다고도 할 수 없다.｣(각주 3)

2. 긴급피난은 피고인이 발생시킨 고의의 자초위난 사례에는 적용되지 않는다. 따라서 피고인이 스스로 야기한 강간범행의 와중에서 피해자가 피고인의 손가락을 깨물며 반항하자 물린 손가락을 비틀며 잡아 뽑다가 피해자에게 치아결손의 상해를 입힌 소위를 가리켜 법에 의하여 용인되는 피난행위라 할 수 없다.(각주 4)

3. 위난의 현재성

위난은 현재 발생하고 있는 중이어야 하고, 당면한 위난이 없는데 미리 예방적 피난행위를 하는 것은 허용되지 않는다.

4. 피난행위의 상당성

보호되는 법익이 우월해야 하고(법익균형성), 경미한 수단부터 사용해야 한다(보충성). 긴급피난은 정당방위보다 상당성 판단을 엄격하게 한다. 부당한 침해에 대한 반격이 정당방위라면, 적법한 침해에 대한 반격도 긴급피난에서는 허용하기 때문이다. 법문도 위난의 원인을 특별히 제한하고 있지 않다.

따라서 ◉ 한의사인 피고인이 같은 아파트에 거주하는 응급환자를 자신의 한의원으로 옮기기 위한 행위를 하는 과정에서 다른 대체 이동수단을 이용할 수 있었는데도 굳이 스스로가 무면허운전을 감행한 것은 보충성의 원칙에 반하여 허용되지 않고,(각주 5)◉ 자신의 진돗개를 보호하기 위하여 기계톱을 작동시켜 타인의 개를 절단하여 죽인 것은 긴급피난의 상당성 요건을 갖추지 못했다.(각주 6)

5. 과잉피난, 오상피난

가. 피난행위의 정도가 심할 때에는 정황에 의하여 형을 감경 또는 면제할 수 있고(제22조 제3항, 제21조 제2항), 야간 기타 불안스러운 상태 하에서 공포, 경악, 흥분 또는 당황으로 인한 행위를 벌하지 않는 점은 정당방위의 조문을 그대로 준용한다(제22조 제3항, 제21조 제3항).

나. 오인함에 정당한 이유가 있는 오상피난은 벌하지 않는다.

< 각주 >

1) 대법원 1980. 5. 20, 선고 80도306 판결.

2) 대법원 1980. 5. 20, 선고 80도306 판결.

3) 대법원 1997. 4. 17, 선고 96도3376 전원합의체 판결.

4) 대법원 1995. 1. 12, 선고 94도2781 판결.

5) 청주지방법원 2006. 5. 3, 선고 2005노1200 판결.

6) 대법원 2016. 1. 28, 선고 2014도2477 판결.

이상으로 대구수성구변호사 천주현 박사의 저서 ‘시민과 형법’을 통해 ‘시민 형법_긴급피난’에 대해 알아보았습니다.

천주현 변호사는 대구에서 정당방위, 대구지방검찰청, 서부지청 등 검찰수사 조사 사건 등 다수의 형사사건을 취급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