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성추행변호사 천주현 박사(대한변호사협회 대구 경북 현직 1호 형사전문)의 저서 ‘시민과 형법’을 통하여, ‘시민 형법_사기죄_기망과 처분행위_부작위의 기망성(1)’에 대해 살펴보겠습니다.

[시민과 형법 481회차]

‘시민 형법_사기죄_기망과 처분행위_부작위의 기망성(1)’

‘시민과 형법’ (박영사)

제1편 변호인 리포트

제2편 전문분야 이야기

제3편 시민 형법

[37] 사기죄

3. 기망과 처분행위

나. 부작위의 기망성

(1) 작위뿐만 아니라 부작위에 의해서도 기망이 가능하다. 상대방이 스스로 착오에 빠져 있고, 행위자는 상대의 착오를 제거할 보증인지위에 있으며, 이에 따른 고지의무가 있는데도 불구하고 부작위함으로써 실제로는 작위로 속인 것과 다를 바 없는 경우이다.(각주 1)(각주 2) 고지의무는 법령, 계약, 선행행위, 신의칙에 의해 발생할 수 있다. 그러나 계약관계 그 자체만으로 신의칙상 고지의무가 발생하는 것이라기보다는 특별한 신뢰관계가 있어야 한다.(각주 3) 일반거래의 경험칙상 상대방이 그 사실을 알았더라면 당해 법률행위를 하지 않았을 것이 명백한 경우 신의칙(信義則)에 비추어 사실고지의 법적 의무가 인정된다.(각주 4)

(2) 부작위에 의한 기망은 보험계약자가 보험자와 보험계약을 체결하면서 상법상 고지의무를 위반한 경우에도 인정될 수 있다. 다만 보험계약자가 보험자와 보험계약을 체결하더라도 우연한 사고가 발생해야만 보험금이 지급되는 것이므로, 고지의무 위반은 보험사고가 이미 발생하였음에도 이를 묵비한 채 보험계약을 체결하거나 보험사고 발생의 개연성이 농후함을 인식하면서도 보험계약을 체결하는 경우 또는 보험사고를 임의로 조작하려는 의도를 가지고 보험계약을 체결하는 경우와 같이 ‘보험사고의 우연성’이라는 보험의 본질을 해할 정도에 이르러야 비로소 보험금 편취를 위한 고의의 기망행위에 해당한다.(각주 5) 특히 상해‧질병보험계약을 체결하는 보험계약자가 보험사고 발생의 개연성이 농후함을 인식하였는지는 보험계약 체결 전 기왕에 입은 상해의 부위 및 정도, 기존 질병의 종류와 증상 및 정도, 상해나 질병으로 치료받은 전력 및 시기와 횟수, 보험계약 체결 후 보험사고 발생 시까지의 기간과 더불어 이미 가입되어 있는 보험의 유무 및 종류와 내역, 보험계약 체결의 동기 내지 경과 등을 두루 살펴 판단해야 한다.(각주 6)

< 각주 >

1) 김일수‧서보학, 새로쓴 형법각론, 제9판, 박영사, 2018, 342면; 이재상‧장영민‧강동범, 형법각론, 제10판 보정판, 박영사, 2017, 336면; 대법원 1980. 7. 8, 선고 79도2734 판결.

2) 사기죄 이외에도 부작위에 의한 범죄가 인정된 예를 본다.

예 1. 백화점의 직원은 자신이 관리하는 특정매장의 점포에 가짜 상표가 새겨진 상품이 진열‧판매되고 있는 사실을 발견하였다면 점주나 그 종업원에게 즉시 그 시정을 요구하고 바이어 등 상급자에게 보고하여 이를 시정하도록 할 근로계약상‧조리상의 의무가 있다고 할 것이므로 백화점 직원인 피고인은 부작위에 의하여 공동피고인인 점주의 상표법 위반 및 부정경쟁방지법 위반행위를 방조하였다고 인정할 수 있다(대법원 1997. 3. 14, 선고 96도1639 판결).

예 2. 맡고 있는 입찰사건의 입찰보증금이 계속적으로 횡령되고 있는 사실을 알았다면, 담당 공무원으로서는 이를 제지하고 즉시 상관에게 보고하는 등의 방법으로 횡령행위를 방지해야 할 법적인 작위의무를 지는 것이 당연하므로 작위에 의한 법익 침해와 동등한 형법적 가치가 있는 것이 아니라고 볼 수는 없으므로 그 담당 공무원은 업무상 횡령죄의 종범의 죄책을 면할 수 없다(대법원 1996. 9. 6, 선고 95도2551 판결).

예 3. 피고인이 폭약을 호송하던 중 화차 내에서 금지된 촛불을 켜 놓은 채 잠자다가 폭약상자에 불이 붙는 순간 잠에서 깨어나 이를 발견하였다면 불이 붙은 상자를 뒤집어 쉽게 진화할 수 있었음에도 진화 및 위험발생원인 제거에 관한 의무에 위반하여 이를 그대로 방치하면 화차 안 모든 화약류가 한꺼번에 폭발하리라는 점을 예견하면서도 화차 밖으로 도주하였음은 부작위에 의한 폭발물파열죄(현행 제119조 제1항 폭발물사용죄)가 성립한다(대법원 1978. 9. 26, 선고 78도1996 판결).

3) 김일수‧서보학, 새로쓴 형법각론, 제9판, 박영사, 2018, 343면; 이재상‧장영민‧강동범, 형법각론, 제10판 보정판, 박영사, 2017, 336면.

4) 同旨 이재상‧장영민‧강동범, 형법각론, 제10판 보정판, 박영사, 2017, 335면.

5) 대법원 2012. 11. 15, 선고 2010도6910 판결; 대법원 2017. 4. 26, 선고 2017도1405 판결.

6) 대법원 2017. 4. 26, 선고 2017도1405 판결.

이상으로 대구성추행변호사 천주현 박사의 저서 ‘시민과 형법’을 통해 ‘시민 형법_사기죄_기망과 처분행위_부작위의 기망성(1)’에 대해 알아보았습니다.

천주현 변호사는 대구에서 보험사기 사건 등 다수의 형사사건을 취급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