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형사사건전문변호사 천주현 박사(대한변호사협회 대구 경북 현직 1호 형사전문)의 저서 ‘시민과 형법’를 통하여, ‘단체가입을 강제하면 강요 및 공갈죄’에 대해 살펴보겠습니다.

[시민과 형법 4회차]

‘단체가입을 강제하면 강요 및 공갈죄’

‘시민과 형법’ (박영사)

제1편 변호인 리포트

[4] 단체가입을 강제하면 강요 및 공갈죄

사단법인 A회는 법적으로 강제가입이 요구되는 기구가 아님에도 회원가입을 하지 않은 대구 시내 일반음식점을 상대로 해당 회 가입을 강요하고, 이에 불응 시 위법사항을 구청에 신고해 불이익을 주는 방식으로 가입을 강제한 사실이 최근 드러났다. 총 57곳의 피해가 있어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경찰에 따르면 A회 대구지회 ○○구지부 소속 직원 4인은 회 가입에 불응한 식당들에 대하여 ○○구청에 민원신고를 하고, 목적달성이 되지 않을 경우 국민권익위원회의 국민신문고 홈페이지, 대구시 감사실에 추가로 민원을 제기하기까지 하는 등 치밀한 수법으로 불이익을 준 것으로 드러났다. 그리고는 해당 식당 업주에게 회원 가입 즉시 제기한 민원을 취하하겠다는 식으로 회유했다.

이 사건은 얼핏 보면 위법사실을 신고하는 방식으로 타인에게 불이익을 주는 세파라치와 닮았다. 세파라치는 신고포상금을 수령할 뿐 수사대상이 되지 않는데, 본건 수사는 어떤 측면에서 이해해야 할까.

우선 사단법인 A회는 법적으로 가입이 강제되는 대한변호사협회와 같은 법정기구가 아니다. 따라서 가입할 법적 의무가 없다. 그런데도 위 회 소속 직원들이 가입을 강제한 사실이 있다는 수사결과를 볼 때 강요죄의 구성요건에 해당됨은 자명하다. 협박으로 의무 없는 일을 강제했기 때문이다. 나아가 민원제기 후 가입을 계속 강제한 것은 수단이 목적달성에 필요한 범위를 넘었거나 목적 자체가 정당하지 않아 위법성이 조각될 여지도 없다.

다음으로 폭행, 협박으로 외포심을 일으켜 금원을 갈취한 것은 공갈죄에 해당하고, 수단이 된 강요죄, 협박죄는 별도로 성립하지 않는다(특별관계).

경찰은 피의자들이 회원가입 실적에 따라 휴가비, 상여금 등의 금원을 수령할 위치에 있어 회 가입을 강제한 것으로 보고 있으므로, 단순 강요로 보는 것은 타당하지 않고 경제적 이득을 목적으로 공갈한 것으로 보는 것이 옳다.그렇다면 실제 돈을 받고 입회시킨 피해자들에 대해서는 공갈죄 기수, 끝까지 버텨 돈을 갈취당하지 않은 피해자들에 대해서는 공갈미수죄가 성립하고, 이들 피해자는 다수이므로 피의자들은 경합범으로 가중 처벌된다.

만약 단체 또는 다중의 위력을 보이는 방법으로 공갈한 것이라면 특수공갈죄가 성립되어 벌금형 없는 징역형으로 형량이 급격히 상승하며, 반복적으로 상당기간 이 같은 행위를 해 왔다면 상습범으로 가중 처벌된다.

한편 본건처럼 이미 4차례 압수수색이 있었고 피의자 조사에 차질이 없었으며 기본적 사실관계가 복잡하지 않은 사건에서 구속 기소될 가능성은 비교적 낮다. 도주와 증거인멸의 위험이 없고, 강요 또는 공갈범의 고의라는 주관적 요소에 대해서는 보는 사람마다 다르게 판단할 수 있는 등 다툼의 여지가 있기 때문이다.

이 사건에서 볼 수 있듯이 타인의 약점을 잡아 관계기관에 진정, 신고하면서 사실은 신고자 자신의 경제적 목적을 위하여 타인에게 의무 없는 일을 강요하거나 금원을 빼앗는 행위는 중한 죄로 처벌될 수 있다는 것을 유의해야 한다.

같은 취지로 세파라치를 하더라도 타인의 불법사실을 신고하고 국가기관으로부터 신고포상금을 받으면 그만이지, 피신고자를 협박하여 돈을 받게 되면 위법하게 평가된다. 사무장병원에 대한 내부제보자도 마찬가지다.

이상으로 대구형사사건전문변호사 천주현 박사의 저서 ‘시민과 형법’를 통해 ‘단체가입을 강제하면 강요 및 공갈죄’에 대해 알아보았습니다.

천주현 변호사는 대구에서 권리행사방해죄, 강요, 공갈, 특수공갈 사건 등 다수의 형사사건을 취급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