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형사사건변호사 천주현 박사(대한변호사협회 대구 경북 현직 1호 형사전문)의 저서 ‘시민과 형법’를 통하여, ‘현행범체포와 남용의 위험’에 대해 살펴보겠습니다.

[시민과 형법 5회차]

‘현행범체포와 남용의 위험’

‘시민과 형법’ (박영사)

제1편 변호인 리포트

[5] 현행범체포와 남용의 위험

간밤에 술자리를 가진 후 음주운전을 하지 않으려 차를 술집 근처에 놔두고 귀가한 A씨. A씨는 아침 일찍 차량을 빼달라는 경찰관의 전화를 세 차례 받고 1시간가량 떨어진 주차장소로 가서 자신의 차량을 약 2m 운전했다.

그런데 좀 더 차를 빼지 않는다는 이유로 부근의 인부와 시비가 되었고, 술 냄새가 난다며 경찰에 신고 당했다. 출동한 경찰관은 음주감지기만 현장에 가져오고 음주측정기를 갖고 오지 않아 A에게 수사관서로 동행을 요구했다가 거절당하자 A를 음주운전죄 현행범으로 체포했다. 그리고 이러한 체포상태에서 세 차례에 걸쳐 음주측정을 요구했지만, A는 불응했고 음주측정거부죄로 재판받게 됐다.

이러한 현행범 체포는 적법한가. 그리고 음주측정거부죄를 유죄로 판단한 1, 2심 판결은 정당한가.

형사소송법 제211조에서, 현행범이란 범죄의 실행 중이거나 실행의 즉후인 자라고 규정하고, 핵심적 개념표지는 행위의 가벌성, 범죄의 현행성, 시간‧장소적 접착성이며, 체포의 필요성(도망 및 증거인멸 우려)도 당연히 요구된다.

따라서 이미 범죄가 이루어진지 한참이 지났거나 장소적으로도 상당히 떨어진 거리에서 범인을 발견한 경우에는 범인임이 명백하다고 확신할 수 없을 뿐 아니라 범죄의 현행성과 시간적 접착성이 결여되어 현행범으로 체포할 수 없다.

영장 없이 체포할 수 있는 경우인 긴급체포와 현행범체포 중에서 유독 현행범체포는 누구든지 할 수 있으므로 범죄가 실행 중이거나 바로 직후인 경우라서 누구라도 범죄와 범인을 명백히 알 수 있는 경우에 한하여 누구든지 체포할 수 있게 만든 제도가 현행범체포임을 유의해야 하며, 따라서 확장해석 돼서는 안 된다.

이 사건에서 운전자는 전날 술을 마시고 주거에서 잠을 자고 있었는데 다음 날 아침 경찰의 전화를 받고 차를 빼기 위해 2m 이동시켰던 바, 술을 마신 때로부터 이미 상당한 시간이 경과한 뒤 운전을 했으므로 음주운전죄를 저지른 범인인지 명백하지 않다.

또 요구받은 대로 차량을 2m 움직인 것에 불과하여 스스로 운전할 의사를 가졌다거나 차량을 이동시킨 후에도 계속해 운전할 태도를 보인 것도 아니어서 음주운전의 고의도 없었다.

따라서 경찰관의 행위는 현행범 체포의 요건을 해석하는 데 있어 현저히 합리성을 잃은 것으로 위법한 체포가 된다(대법원 2016도19907 판결).

특히 본건의 경찰관은 음주감지기 외에 별도로 음주측정기를 소지하지 아니하였으므로, 손쉽게 현장에서 측정할 수 있었는데도 그의 과실로 장비가 있는 수사관서까지 가자고 요구한 것이 되므로 임의동행 거부를 빌미로 현행범 체포한 것은 불필요한 체포가 된다. 운전자의 임의동행 거부행위가 현장에서 도망하거나 증거를 인멸하려 한 것으로 단정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위법한 체포 상태 하에서 음주측정을 거부한 것은 무죄이다.

이상으로 대구형사사건변호사 천주현 박사의 저서 ‘시민과 형법’를 통해 ‘현행범체포와 남용의 위험’에 대해 알아보았습니다.

천주현 변호사는 대구에서 체포, 구속, 영장실질심사, 보석청구 등 다수의 형사사건을 취급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