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형사사건변호사 천주현 박사(대한변호사협회 대구 경북 현직 1호 형사전문)의 저서 ‘시민과 형법’을 통하여, ‘특수공무방해치상죄’에 대해 살펴보겠습니다.

[시민과 형법 9회차]

‘특수공무방해치상죄’

‘시민과 형법’ (박영사)

제1편 변호인 리포트

[9] 특수공무방해치상죄

재판을 받던 중 항소심 선고기일에 이르러 재판연기신청을 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고 당일 항소기각판결이 선고되자, 앙심을 품고 법정 의자를 판사가 앉아 있던 법대로 던진 사건이 발생했다. 이를 본 법원보안요원은 제지하는 과정에서 피고인이 휘두른 의자에 무릎을 다쳤고, 피고인은 특수공무방해치상죄로 징역 1년 6월의 실형이 선고됐다.

판사는 자의적인 재판을 한 것인가. 그리고 피고인의 행위는 정당한가.

피고인이 신청한 변론재개는 형사소송법과 민사소송법 모두에서 규정하고 있다. 형사소송법은 제305조에서 ‘법원은 필요하다고 인정한 때에는 직권 또는 검사, 피고인이나 변호인의 신청에 의하여 결정으로 종결한 변론을 재개할 수 있다.’라고 규정하고, 민사소송법은 제142조에서 ‘법원은 종결된 변론을 다시 열도록 명할 수 있다.’라고 규정하고 있어, 종결된 변론을 재개하는 것은 어디까지나 재판장의 권한이자 임의사항인 것을 알 수 있다.(각주 1)

합당한 재개사유를 명확히 서면으로 제출하여 재판부가 수긍할 만한 중요내용이 담긴 재개신청이라면 실무상 대부분 변론재개결정이 내려지는데, 소송경험이 부족한 일반인은 막연히 재판이 미진했다고 생각되어 이미 정해진 선고기일을 무리하게 연장하거나 합당한 사유 없이 변론 재개신청을 하게 되어 결과가 좋지 않다. 이 사건의 피고인도 미진하게 느낀 재판을 재개하지 않고 선고하자 자의적 재판으로 느껴 불만을 갖고 재판부를 향해 테러한 것이다. 영화 ‘부러진 화살’의 소재 중 하나이기도 하다. 그만큼 공정한 재판에 대한 갈증이 우리 사회에는 크다.

실무상 중요 재개사유로 볼 수 있는 예로는, 핵심 증거의 추가 발견, 소환불능의 증인이 드디어 재판에 나오기로 결심한 경우, 중요문서인 합의서나 투자각서를 관련소송이나 수사에서 확보한 경우, 본인변론 또는 미진한 국선변호로 정상변론이 거의 이루어지지 못하고 졸속으로 변론이 종결된 상태에서 사선변호인을 선임하여 장래 충실한 정상변론이 기대되는 경우 등이다.

피고인의 행위는 정당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가히 충격적이다. 의자는 판사를 상대로 한 폭행에 사용되었기 때문에 통상의 용례를 넘어서 흉기에 준하는 위험한 물건이 되었다. 피고인은 판사를 가격하려 했지만 이를 제지하려던 법원 보안요원에게 맞아 피해가 다른 쪽으로 발생했다. 그러나 그러한 상해결과는 피고인의 예상범위 내에 있던 것이라서 특수공무방해치상죄라는 중한 처벌이 불가피하다. 3년 이상의 유기징역이 법정형이나, 피고인이 반성하고 있고 평소 정신과 치료를 받아왔다는 점을 감안하여 감경처벌을 받았다.

이 사건과 같이 위험한 물건으로 공무원의 직무를 방해하는 것은 단순히 욕설을 하거나, 고성을 지르거나, 멱살을 잡거나, 몸을 밀치는 것과는 달리 폭행방법에 있어 비난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특수공무방해는 공무집행방해죄보다 가중 처벌한다. 나아가 위험한 물건을 휘둘러 공무원의 직무를 방해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상해의 결과까지 발생한 경우 징역형만 규정되어 있고 형량도 상당히 높다. 강간죄의 형량에 준한다.

만약 피고인이 단순히 판사에게 욕설을 하거나 고성을 지르는 행위만을 했다면 폭행, 협박에 해당하지 않아 공무집행방해죄로는 처벌되지 않고, 재판을 방해할 목적으로 모욕했다고 보아 벌금형이 가능한 법정모욕죄로 처벌될 수 있었다(형법 제138조).

< 각주 >

1) 형사소송법 제305조는 “법원은 필요하다고 인정한 때에는 직권 또는 검사, 피고인이나 변호인의 신청에 의하여 결정으로 종결한 변론을 재개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는바, 변론종결 후 변론재개신청이 있는 경우에도 종결한 변론을 재개하느냐의 여부는 법원의 재량에 속하므로, 검사나 피고인에게 주장 및 입증을 위한 충분한 기회를 부여하였다가 변론을 종결한 이상 다른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 후에 이루어진 변론재개신청을 법원이 받아들이지 아니하였다고 하여 이를 위법하다고 할 수는 없다(대법원 2009. 1. 15, 선고 2008도10365 판결; 대법원 2014. 4. 24, 선고 2014도1414 판결).

이상으로 대구형사사건변호사 천주현 박사의 저서 ‘시민과 형법’을 통해 ‘특수공무방해치상죄’에 대해 알아보았습니다.

천주현 변호사는 대구에서 공무집행방해, 상해, 특수상해 등 다수의 형사사건을 취급하고 있습니다.